불안한 사람들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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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미루고 있던 책을 드디어 완독했다.

불안한 사람들-그 안에 등장하는 인물들에게 살짝 어깨토닥해 주게 되는 책.

 

인질범인 여인은 남편이 여자의 상사와 바람을 피워 이혼하고 집을 나온다. 그런데 돈이 없다.

여인은 집이 없으면 아이들을 만나지 못할까봐 두려워 월세를 내기 위해 은행을 털기로 한다.

그런데 하필이면 이 은행은 현금이 없다.

여인은 은행을 나와 맨처음 눈에 띈 오픈하우스로 들어가고 그곳에서 만난 방문객을 상대로 인질극을 벌인다.

그 과정에서 등장 인물 각자가 가지고 있는 각기 다른 불안한 고민들

(인질범, 경찰관 야크와 그의 아버지 짐, 은행 고위간부인 사라, 아파트리모델링 사업을 하는 로게르와 안나레나,신혼부부, 연극배우 레나르트, 딸대신 아파트를 보러온 87세 노인 애스텔, 부동산중개업자와 심리상담사)을 풀어가는데 이들이 하는 이야기들은 독자들이 가진 고민일 수도 있다.

 

불안한 사람들에 등장하는 인질들이 인질범을 안타까워 하고,

여기에 경찰관마저 은행강도가 탈출 할 수 있게 도와주기 시작하는데.

 

스톡홀름 증후군은 인질이 인질범에게 동화되어 동조하는 현상을 말한다.

불안한 사람들에 나오는 스톡홀름 증후군은 무겁지 않다.

불안한 사람들에 나오는 인질들은 인질범에 동화된다기 보다는

그저 자신들의 존재를 드러내고 거기에서 위로를 받는 다는 것이다.

 

인질이 인질범에게 인질범답지 않다고 표현하고, 인질범은 인질들에게 최악의 인질이라고 한다.

배고프다고 피자를 주문하면서 이것저것 요구하는 상황들은 유쾌함을 전한다.

 

최악의 인질이야. 당신들은 역대 최악의 인질이야

 

<도서내용 중>

 

p15. 요즘은 우리가 처리해야 하는 일들이 어처구니 없을 만큼 많다. 취직도 해야 하고 살집도 마련해야 하며 가정도 일구고 세금도 내고 깨끗한 속옷도 챙겨야 하고 빌어먹을 와이파이 비밀번호도 외워야 한다. 우리 가운데 일부는 난장판을 정리하지 못한채 그저 하루하루 살아간다. 세상이 시속 320만 킬로미터로 우주를 뱅글뱅글 관통하는 동안 우리는 없어진 무수한 양말처럼 그 표면위를 겅중겅중 뛰어다닌다. 우리의 심장은 비누와 같아서 손에 잘 쥐어지지 않는다. 긴장의 끈을 놓는 순간 금세 표류하고 사랑에 빠지고 상처를 받는다.

 

p267. “결정을 못하겠어요.” 은행강도는 말했다, 어쩌면 그날 한 말중에서 그게 가장 솔직한 말일지 몰랐다. 누구나 어렸을 때는 얼른 어른이 돼서 모든 걸 직접 결정하고 싶어하지만 어른이 되면 그게 가장 힘든 부분임을 깨닫는다. 항상 의견이 있어야 한다는 것, 어느당에 투표하고 어떤 벽지를 좋아하며 성적 취향이 어떻게 되고 무슨맛 요구루트가 자신의 성격을 가장 잘 드러낼지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 말이다. 어른이 되면 시종일관 시시때때로 선택하고 선택을 당해야 한다.

 

p435. “당신은 인간에게는 단순한 서사뿐 아니라 동화도 필요하다는 걸 아는 사람 같았거든요. 나는 당신이 이 집으로 들어온 순간부터 당신이 마음에 들었어요. 권총이랑 뭐 그런걸로 살짝 난장판을 만들긴 했지만 세상에 난장판 한번 안 만들어본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재밌는 사람들은 전부 살면서 최소한 한번씩은 황당한 짓을 저질렀다고요.!”

 

p448. 그대에게는 아무일도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아니, 그게 아니라 온갖일들이 그대에게 벌어질 테고 모두 멋진 일일 것이다.

 

p.473. 진실, 세상에 진실은 없어. 우리가 우주의 경계에 대해 어찌어찌 알아낸게 있다면 우주에는 경계가 없는 것 뿐이고, 신에 대해 아는게 있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 뿐이다. 따라서 목사였던 어머니가 가족에게 요구한 것은 간단했다. 최선을 다하라는 것.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오늘 사과나무를 심으라는 것. 구할 수 있는 사람은 구하라는 것

 

#불안한사람들#프레드릭배크#소설#서평#추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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