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디베어는 죽지 않아 안전가옥 오리지널 27
조예은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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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예은 작가의 장편소설 테디베어는 죽지 않아를 읽었다. 전작 칵테일, 러브, 좀비를 읽고 작가의 상상력에 감탄했는데 이번 작품 역시 몰입감이 아주 높은 소설이었다.

 

엄마의 복수를 꿈꾸는 화영과 그녀를 도우려는 도하의 이야기다. 아직은 보살핌이 필요한 나이인 두 명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화영은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 후 가출한 아이들이 같이 사는 아파트에 거주하며, 도하는 끔찍한 가정폭력 속에서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 이렇게 가혹한 설정 속에서 사는 두 명이 참 안쓰러웠다.

 

단단한 두 캐릭터는 목표를 향해 계속 달린다. 화영은 복수를 위해 2000만 원을 모은다. 당장 오늘 먹을 음식 걱정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그녀가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참 안타까웠다. 그럼에도 화영은 쓰러지지 않는다. 그 의지와 집념이 참 대단했다. 도하 역시 화영에 대한 죄책감으로 그녀를 열심히 돕는다. 그 순수한 마음이 인상적이었다.

 

이 피도 눈물도 없는 이야기에서 테디베어가 숨구멍 역할을 한다. 어떠한 사건으로 도하의 영혼이 곰 인형 속으로 들어간 것이다. 이 조그만 곰 인형이 화영을 여러 위기 상황에서 구해낸다. 잔혹한 이야기에 어울리지 않는 테디베어가 대비되어 더 강렬한 느낌을 만들어낸다.

 

화영의 복수는 참으로 쉽지 않은 여정을 거친다. 여러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며 죽을 위기에 놓인 그녀가 맞는 결말은 무엇일까. 쉼 없이 달려가는 소설, 테디베어는 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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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
김지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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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작가의 장편소설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을 읽었다. 힐링 소설을 읽는 건 언제나 즐겁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이유와 같은 것 같다. 조금은 뻔한 설정도 너그럽게 넘어갈 수 있을 만한 미덕이 그 안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연남동에는 24시간 무인 빨래방이 있다. 산뜻한 시그니처 섬유유연제 향이 좋은 그 빨래방에는 다이어리가 있다. 빨래하러 온 사람들이 다이어리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고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이가 준 위로는 상대방을 단단하게 만들어 준다.


이야기의 포문을 여는 것은 ‘장 영감’이다. 반려동물 진돌이와 함께 사는 장 영감은 이불에 실례한 진돌이 때문에 빙굴빙굴 빨래방에 갔다가 ‘미라’를 만난다. 전세 문제와 가족 문제로 힘들어하던 미라 가족은 장 영감과 소중한 인연을 맺는다.


모르는 사람한테 더 솔직해질 때가 있다. 한번 보고 말 사람이니까 현재의 감정에만 충실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다. 빙굴빙굴 빨래방의 작은 연두색 다이어리 역시 익명성을 무기로 사람들 사이를 열심히 이어준다.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이 수많은 힐링 소설 사이에서 가지고 있는 강점은 관계성이다. 빨래방의 특성상 동네 주민들이 이용하다 보니 서로 알아가기가 쉽다. 점점 깊은 관계를 맺은 이들이 하나의 목표를 위해 열심히 협력하는 장면이 참 좋았다.


비판받기 쉬운 장르지만 이렇게 재밌게 쓰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다. 읽으면서 미소가 나온다면 그것만으로도 대성공 아닐까. 우리 동네에도 이런 빨래방이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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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마지막에 본 것은 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
마사키 도시카 지음, 이정민 옮김 / 모로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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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키 도시카의 장편소설 《그녀가 마지막에 본 것은》을 읽었다. 두 번째로 읽는 작가의 작품으로 ‘가쿠토’와 ‘미쓰야’ 형사가 전작에 이어 등장한다. 노숙자 한 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신원을 파악하던 중 시신의 지문이 예전에 조사한 살인 사건에도 등장한 것이다.


괴짜라 불리는 미쓰야의 수사 방식은 여전히 독특했다. 사건을 조사하던 중 꽃꽂이에 꽂혀서 계속해서 그에 관해 조사하거나 파트너인 가쿠토에 알리지 않고 독자적인 행동을 하여 다쿠토를 애타게 만든다. 농담이라고는 모르는 진지한 성격의 미쓰야와 가볍고 서툰 점도 많은 다쿠토는 제법 잘 어울리는 수사 파트너인 것 같다.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두 명이 사망한 만큼 상당히 많은 인물이 사건에 얽혀 있다. 하나의 일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다른 일을 만들어내는 그 과정이 놀라웠다. 이야기의 그물을 설계하는 과정이 전작 《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보다 더 훌륭하다고 생각했다. 뛰어난 완성도로 인해 이야기 속으로 정신 없이 빠져드는 기분을 느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부분을 제외한다면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미쓰야의 대사에 있었다. 죽음과 행복에 관해 이야기하는 그 장면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미쓰야의 과거가 아직 밝혀지지 않아서 다음 시리즈에 나올지 궁금하다. 더 멋진 이야기의 시리즈로 돌아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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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이, 학원
배명은 외 지음 / 빚은책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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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작가가 참여한 괴이, 학원을 읽었다. ‘월영시를 배경으로 하는 괴이 시리즈가 있는데 이번 작품은 학원 이야기다. 배명은, 김선민, 은상, 정명섭, 김하늬 작가가 집필했다. 수능을 앞둔 고등학생만큼 힘든 시기가 또 있을까. 그때의 우리는 잠시 미쳐 있었던 것 같다. 학생들뿐만이 아니라 선생님도, 부모님도 높은 성적을 올리려는 목표를 위해 그 외의 것을 전혀 보지 않았다.

 

괴이, 학원은 지하 1층부터 5층까지 있는 학원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층마다 다른 학원이 존재하는 이곳은 저마다 섬뜩한 비밀을 갖고 있다. <나를 구해줘>의 수학 클리닉을 다니면서 지혁은 처음으로 시험에서 만점을 받는다. 그런데 지혁은 시험을 볼 때의 기억이 전혀 없다. 과연 학원의 비밀은 무엇일까.

 

<얽힘>3층의 과탐 학원에 다닌 은혜영서역시 상당한 집중력을 갖게 된다. 상상도 못 할 방법으로 등수를 높이는 이들에 충격을 받았다.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내가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이 나보다 못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사실이 마음이 아프면서도 공감됐다.

 

우리 반에서는 필기 노트가 없어지는 일이 흔했다. 모의고사 등수를 복도에 붙여두어 성적이 나올 때마다 누가 몇 등인지 수군거리고 질투했다. 그때 등수를 무조건 올려주는 학원이 있다면 나 역시 가지 않았을까. 잘못된 걸 알았다 해도 어쩔 수 없다고 스스로 합리화했을지 모른다. 괴상하고 괴이했던 그 시절을 보듬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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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꿀벌의 예언 1~2 세트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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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지 않는 상상력의 베르나르 베르베르. 전생과 미래를 체험하면서 독자 역시 새로운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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