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지도의 뒷면에서
아이자키 유 지음, 김진환 옮김 / 하빌리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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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이자키 유의 장편소설 《올바른 지도의 뒷면에서》를 읽었다. 뒷면이라는 단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마지막 부분을 읽을 때까지 올바른 길로 이끈다는 의미의 지도라고 생각했다. 뭐 틀린 말은 아니지만.

주인공 '코이치로'는 고등학생의 나이에 가출을 한다. 정처 없이 떠돌다 노숙 생활을 하기도 하며, 일용직 노동과 장사 등 살아남기 위해 악착같이 버티고 또 버틴다.

자연스럽게 얼마 전에 읽은 백온유 작가의 《경우 없는 세계》가 생각났다. 그 작품이 한국 가출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그렸다면, 이번에 읽은 《올바른 지도의 뒷면에서》는 일본의 가출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내세웠지만 일본의 현실적인 모습보다는 가상의 주인공 코이치로를 깊숙이 들여다보는 방식을 택했다.

자신을 보호해 주어야 할 아버지는 술과 폭력을 일삼은 데다가 심지어 여자친구를 건드리는 행동까지 했다는 것을 알게 된 코이치로는 끝내 폭발하여 아버지를 마구 폭행하고 집을 나오게 된 것이다. 추운 겨울날 바깥에다 다친 아버지를 버리고 왔으니 틀림없이 죽었을 거라 생각한 코이치로는 집도 자신의 이름도 학생 신분도 모두 버리게 된다.

그렇다고 이 소설의 모든 순간이 어두운 것은 아니다. 어떻게든 다음날을 맞이하기 위한 코이치로의 노력에 감탄이 나왔다. 진심은 언젠간 통한다는 말이 체감되는 이야기였다. 자신의 상황이 어떻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본받고 싶다고 생각했다.

아직 젊은 날 가운데 소설은 막을 내렸지만, 그가 앞으로 이어질 페이지에서도 지금처럼 건실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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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브의 카페를 아시나요
트래비스 볼드리 지음, 한지희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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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재미를 다시 한번 알려준 고마운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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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브의 카페를 아시나요
트래비스 볼드리 지음, 한지희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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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을 좋아하는 이미지'를 가진 지 시간이 꽤 흘렀다. 늘 가방에 책을 넣어 다니고 블로그에 서평을 올리고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는 그런 사람, 그런데 사실 책을 읽는 시간이 매우 줄어들었다. 약속이 없는 주말에 아침부터 독서를 하려는 마음과 달리 내 몸은 누워서 몇 시간 동안 유튜브 쇼츠 영상을 보았다. 그렇게 지금은 일정 시간 동안 유튜브를 잠가놓는 앱을 실행했다.


그런 나에게 책 읽는 즐거움을 새삼스럽게 다시 알려준 책이 이번에 읽은 트래비스 볼드리의 장편소설 《비브의 카페를 아시나요》다. 카페가 들어간 제목과 평화로워 보이는 표지는 이 책의 내용을 전형적인 힐링 소설일 것이라 예상하게 만들었다. 카페에 방문한 손님의 고민이 해결되는 에피소드형 소설 말이다. 그런데 이 소설은 신선함이 가득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예상을 벗어나는 다른 종류의 힐링 소설이었다.


일단 주요 캐릭터 소개부터 당황스러웠다. 판타지 소설에서 볼 수 있을 법한 다양한 종족이 나오기 때문이다. 당황스러운 마음을 부여잡고 프롤로그를 읽으니 이번에는 전투 장면이 등장한다. 카페를 영업하는 힐링 소설이 아니었던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계속 읽다 보니 그런 걱정은 어느새 사라지고 만족과 흥미만 남아 있었다.


주인공 '비브'는 오랜 전투 생활을 끝내고 카페 주인으로서의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커피라는 음료조차 생소한 마을에서 카페를 짓고 직원을 고용하며 커피를 파는 과정이 잔잔하지만 무척이나 흥미롭게 진행된다. 예전에 아이러브커피 게임을 할 때가 생각났다. 단순하게 커피 메뉴를 배워 장사를 하는 게임인데도 어딘가 낭만이 있었는데 그보다 훨씬 더 깊은 서사가 들어가니까 자연스럽게 소설에 몰입할 수 있었다.


비브의 성실하고 선한 성품 덕에 좋은 동료들이 생기고 카페도 성장하게 된다. 메뉴가 추가되고 동료가 늘어나는 과정 역시 정말 재미있었다. 빌런이 없는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과하지 않아서 좋았다. 어느새 내 입에도 미소가 지어지게 하는 고마운 소설이었다. 언젠가 레전드 앤 라떼에 말차라떼도 파는 날이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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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의 정체 창비아동문고 343
전수경 지음, 김규아 그림 / 창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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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전수경 작가의 동화집 『허수의 정체』는 처음 책을 펼친 순간부터 마치 교실 구석에 조용히 앉아 친구들을 바라보는 듯한 잔잔한 시선으로 우리를 이끈다. 드라마틱한 사건 없이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따뜻한 동화집이었다.


제목이기도 한 「허수의 정체」는 ‘정체가 밝혀지지 않는 아이’ 허수를 중심으로, 우리가 얼마나 쉽게 타인을 단정짓는지 보여준다. 미스터리한 느낌이 나기도 하는 표제작이었는데 아이들이 무심코 던지는 말 한마디가 이상하게 마음을 쿡쿡 찌르는 이야기였다.


또한 「무회전 킥」, 「서툰 등장」 등의 작품에서는 우리가 흔히 지나치는 일상의 순간들이, 어린이의 눈과 마음을 통해 얼마나 복잡하고 풍성한 감정으로 채워져 있는지 알 수 있었다. 특히 각 인물이 가지고 있는 상처나 결핍이 이야기 속에서 결코 과장되지 않게, 그러나 분명하게 드러나는 점이 인상 깊었다.


읽는 내내 “나도 저런 친구가 있었지”, “그땐 왜 그런 말을 했을까” 하는 되돌아보기를 하게 만든 작품이었다. 단순한 교훈이나 정답을 주기보다는, 조용히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답을 찾아가게 하는 힘이 느껴졌다.


어린이 독자들에게는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성장의 거울이 되어줄 것 같다. 부드럽지만 분명한 울림을 지닌 동화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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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 글리코
아오사키 유고 지음, 김은모 옮김 / 리드비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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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독서는 제법 집중이 필요한 취미다. 마음에 여유가 자리 잡아야 할 수 있다. 최근 각종 스트레스가 내 머릿속을 어지럽혀 책을 읽는 것이 힘들었다. 그런 나를 단숨에 책 속으로 끌어들인 책을 읽었다.


아오사키 유코의 장편소설 《지뢰 글리코》는 여고생 '이모리야 마토'가 여러 게임을 통해 상대방을 박살 내는 이야기다. 두뇌 게임이 펼쳐치는 것인데 <오징어 게임>보다는 <라이어 게임>과 비슷한 결을 가졌다. 게임에 진다고 목숨을 잃는 것은 아니다. 정치보다는 머리를 써야 하는 게임이라는 것도 라이어 게임에 가깝다.


머리 쓰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좋아해서 이번 작품도 기대가 컸다. 사실 <데블스 플랜> 같은 프로그램을 보면 내 머리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게임이 많다.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그냥 재밌다고 보는 것이다. 그런데 이 《지뢰 글리코》는 정말 단순한 게임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이해가 쉬웠다. 규칙은 무척이나 간단하지만 이를 이용하는 사람이 명석한 두뇌를 갖고 있으니 그에 따른 간극이 커져 재미도 같이 따라왔다. 몇몇 게임은 교실에서 해보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마토는 상대방을 방심하게 만들면서 자신은 무서울 정도로 압도적인 승리를 준비하는 스타일이다. 그 방식이 놀랍도록 설득력 있고 기상천외한 방식이라 좋았다. 한번 책을 펼치면 끝을 볼 수 있는 재미가 있었다. 특히 마지막 게임에서 그전까지와 달리 막상막하의 상대와 하는 대결이라 긴장감과 짜릿함이 배가 되었다.


에피소드형 소설이지만 기승전결이 확실하고 마지막의 여운까지 있다는 점에서 오랜만에 처음부터 끝까지 매우 만족스러운 독서였다. 아무리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도 이 작품만은 재밌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처음 읽은 아오사키 유고 작가였는데 -관의 살인이 그렇게 끌리지 않아 이제서야 읽었다는 사실이 아쉽게 느껴진다. 눈여겨볼 작가가 한 명 추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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