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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 아일랜드
아키요시 리카코 지음, 임희선 옮김 / 하빌리스 / 2025년 4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키요시 리카코의 장편소설 《배틀 아일랜드》를 읽었다. 술집 '아일랜드'의 단골 여덟 명은 마스터와 함께 무인도에 세 가지 물건만 가져갈 수 있다면 무엇을 챙길 것인지 수다를 나눈다. 그런데 마스터가 실제로 무인도를 상속받았다는 사실을 밝히고 바로 다음 주에 모두 세 가지 물건을 챙겨 여행을 떠난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잠시, 정신을 차려보니 크루즈는 사라지고 마스터의 영상이 남아있다. 살아남은 단 한 명에게만 10억 엔을 주겠다는 것이다.
《배틀 아일랜드》는 오랜만에 새벽까지 읽은 자극적인 재미의 작품이었다. 평화로운 나의 삶과는 정반대의 극한 상황이라 더 몰입이 되고 인간의 본성이 드러나는 설정이 좋았다. 서로 협조를 하려는 것도 잠시, 사람을 죽이는 일이 벌어지자 남은 사람들은 누구도 믿지 못하게 되며 이야기는 극한의 끝으로 치닫기 시작한다.
이야기의 시점이 매 장마다 바뀌는 것도 신선했다. 여러 사람의 생각을 더욱 깊이 들여다볼 수 있으면서 선하게 보였던 이 사람이 실제로 속으로 생각한 것은 이렇게 추악한 것이었구나 하는 충격도 같이 있었다. 특히 사람을 죽이는 것에 아무런 죄책감을 가지지 않는 몇몇 사람의 시점은 정말 섬뜩했다.
이런 소설을 읽을 때면 항상 나라면 어땠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애초에 나는 무인도에 가고 싶은 마음은 없다. 사람도 싫고 일도 싫어 무인도에 가고 싶긴 하지만 호텔이 있어야 된다(?) 그럼 무인도가 아니다. 무인도보다는 대화 금지 섬에 가서 대화 금지 호텔에 가면 좋지 않을까. 만약 무인도에 어쩌다 가서 똑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가장 첫 번째로 죽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더러운 꼴 오래 보지 않고 빨리 죽는 게 차라리 나을지도 모르겠다.
《배틀 아일랜드》가 흥미로웠던 것은 결말에서도 여러 번 이야기를 비튼 노력이 보였기 때문이다. 입체적인 인물 설정으로 예상과 다른 전개를 보이는 것이 좋았다. 탱탱볼처럼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이야기의 길이 흥미를 더욱 키웠다. 서바이벌 류의 스릴러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