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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 인 캐빈 10
루스 웨어 지음, 유혜인 옮김 / 필름(Feelm) / 2025년 9월
평점 :
루스 웨어의 장편소설 《우먼 인 캐빈 10》을 읽었다. 8년 전에 출간된 소설인데 넷플릭스에서 영화화가 되면서 새로운 출판사에서 다시 나온 것 같다. 여행 기자 '로라 블랙록'은 얼마 전에 강도를 당했음에도 취재를 위해 초호화 크루즈에 오른다. 9호실에 배정된 그녀는 밤에 10호실에서 누군가 바다로 떨어지는 장면을 목격한다. 그러나 승무원들은 10호실이 비어 있었다는 말을 전한다.
지금까지 루스 웨어의 작품을 총 네 권 읽었는데 한 권도 빠짐없이 스릴 넘치는 이야기를 선사해 주었다. 내용을 거의 기억하지 못한 채로 읽어서 다시 읽었음에도 뒷이야기가 정말 궁금했다. 일단 로라가 헛것을 본 것은 아니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도대체 누가 왜 10호실에 있었으며 떨어진 사람은 누구인가를 알기 위해 서둘러 다음 페이지를 넘겼다.
소설을 읽으면서 로라가 조금 불쌍하다고 느꼈다. 스릴러 소설에서 주인공을 맡아 온갖 고생을 다 했기 때문이다. 강도를 당한 것도 모자라 배 안에서는 살인 사건을 목격했지만 아무도 자신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다. 물론 로라의 말을 믿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약과 술에 의존하고 있는 그녀는 아무래도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로라는 끊임없이 배에 탄 사람들을 의심하고 또 의심한다. 옛 연인 '벤'부터 오로라호를 소유한 '리처드', 어딘가 날카로운 편집장 '티나', 보안 팀장 '닐손'까지 수상해 보이는 사람이 곳곳에 있으니 누굴 믿고 누굴 의심해야 할지 끝까지 헷갈렸다.
책이 꽁꽁 숨기고 있던 비밀이 드디어 후반부에 드러날 때 소설은 힘을 잃지 않고 계속 나아간다. 상황의 변주를 통해 반전이 공개되었음에도 또 다른 긴장감을 만들어낸 것이다. 쿠키 같은 결말까지 보고 나면 아마도 이 소설을 읽기 잘했다고 느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