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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이, 학원
배명은 외 지음 / 빚은책들 / 2023년 6월
평점 :
다섯 작가가 참여한 《괴이, 학원》을 읽었다. ‘월영시’를 배경으로 하는 괴이 시리즈가 있는데 이번 작품은 학원 이야기다. 배명은, 김선민, 은상, 정명섭, 김하늬 작가가 집필했다. 수능을 앞둔 고등학생만큼 힘든 시기가 또 있을까. 그때의 우리는 잠시 미쳐 있었던 것 같다. 학생들뿐만이 아니라 선생님도, 부모님도 높은 성적을 올리려는 목표를 위해 그 외의 것을 전혀 보지 않았다.
《괴이, 학원》은 지하 1층부터 5층까지 있는 학원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층마다 다른 학원이 존재하는 이곳은 저마다 섬뜩한 비밀을 갖고 있다. <나를 구해줘>의 수학 클리닉을 다니면서 ‘지혁’은 처음으로 시험에서 만점을 받는다. 그런데 지혁은 시험을 볼 때의 기억이 전혀 없다. 과연 학원의 비밀은 무엇일까.
<얽힘>의 3층의 과탐 학원에 다닌 ‘은혜’와 ‘영서’ 역시 상당한 집중력을 갖게 된다. 상상도 못 할 방법으로 등수를 높이는 이들에 충격을 받았다.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내가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이 나보다 못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사실이 마음이 아프면서도 공감됐다.
우리 반에서는 필기 노트가 없어지는 일이 흔했다. 모의고사 등수를 복도에 붙여두어 성적이 나올 때마다 누가 몇 등인지 수군거리고 질투했다. 그때 등수를 무조건 올려주는 학원이 있다면 나 역시 가지 않았을까. 잘못된 걸 알았다 해도 어쩔 수 없다고 스스로 합리화했을지 모른다. 괴상하고 괴이했던 그 시절을 보듬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