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프픽션
조예은 외 지음 / 고블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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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프픽션’의 뜻을 찾아보니 싸구려 통속 소설이란 결과가 나왔다. 그리고 영화 <펄프 픽션>, 쿠앤틴 타란티노의 작품으로 본 적은 없지만 이 영화가 재밌다고 하는 사람을 몇 명 본 적이 있다. 고블에서 출간한 소설집 《펄프픽션》은 독특한 소재를 보편적인 공간에 끌어온 이야기다.


첫 번째 이야기 [햄버거를 먹지 마세요]부터 이 소설의 지향점을 알 수 있다. 기숙학원에서 일어나는 일종의 괴담인 이 이야기는 햄버거를 먹으면 모의고사 등급이 올라간다는 말도 안 되는 전설을 내세운다. 그러나 만약 내가 그 상황에 놓여 있다면,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아 정신적 압박감에 시달리며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면 그런 작은 미신에 더 끌릴 것 같다. 더불어 학교 매점에서 파는 햄버거에는 항상 괴담이 따라오기 마련이다. 닭의 머리를 갈아 만들었느니 부리가 나왔다느니 떠들어대던 아이들이 생각났다. 결말까지 강한 인상을 준 이야기의 힘이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세 번째 이야기 [정직한 살인자]는 금도끼 은도끼 전래동화를 SF와 결합시킨 작품이다. 한 남자를 죽이고 저수지에 빠뜨렸는데 정체 모를 무언가가 튀어나와 금시체와 은시체를 보여준다는 설정이라니, 정말 듣도 보도 못했다. 뻔한 이야기에 지쳐있던 요즘 딱 마음에 드는 작품이었다.


마지막 이야기 [시민 R]도 만족스러운 작품이었다. 인공지능 로봇을 소재로 철학적인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인간과 로봇의 대화를 통해 누가 더 인간적인지 알 수 없어지는 아이러니함을 잘 담아냈다.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지점으로 독자를 끌고가는 소설, 《펄프픽션》.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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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크리스하우스 안전가옥 오리지널 14
김효인 지음 / 안전가옥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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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인 작가의 장편소설 《메리 크리스하우스》를 읽었다. 상당히 독특한 줄거리와 소재를 가지고 있는 이 소설은 이른바 제주도를 배경으로 ‘연쇄살마마’를 잡는 두 콤비 구이준과 이제인의 이야기다. 확실히 정한 것은 아니지만 하반기에 제주도에서 2주 살기를 꿈꾸고 있던 와중 만난 이 소설에 더 관심이 갔다. 이준과 같은 호스트를 만나면 아주 편안하고 쾌적한 여행이 되지 않을까.


이준은 유명 호텔에서 근무하다가 어떤 사정으로 인해 제주도의 게스트하우스에서 일하게 된다. 제인은 직장에 사표를 내고 소설의 소재를 얻기 위해 매년 크리스마다 말이 죽는 사건을 취재하러 제주도에 왔다가 친구의 동생인 이준을 만난다.


제주도를 배경으로 하는 만큼 마을 사람들의 설정도 흥미롭다. 자연스러운 사투리와 더불어 진짜 제주도에 가면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사람들은 소설의 현실성과 몰입도를 끌어올린다. 기본적으로 추리 소설의 외형을 가지고 있지만 무겁고 무서운 분위기보다는 한편의 소동극 같은 가벼운 이야기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다.


《메리 크리스하우스》만이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독특한 매력은 ‘목격마의 진술’이 있다는 것이다. 여러 말이 등장하는 가운데 하나의 장이 끝날 때마다 모든 사건을 목격한 말의 진술이 등장한다. 비록 ‘말’이 ‘말’은 할 수 없지만 사건 현장에서 모든 것을 지켜본 말이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는지도 소설의 흥미로운 포인트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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