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괴담
온다 리쿠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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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온다 리쿠의 연작 소설 《커피 괴담》을 읽었다. 중년 남자 넷이서 찻집을 순례하며 괴담을 이야기하는 내용이다. '오노에, '다몬', '구로다', '미즈시마' 네 사람은 직업도 다르고 평소에 왕래를 자주 하는 사이도 아니지만 가끔 이렇게 모여 괴담을 나누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커피 괴담에 잘 오셨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온다 리쿠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다. 20년 전쯤 그녀의 작품을 처음 읽고 너무 취향에 잘 맞아 그 뒤로 한국에 출간된 작가의 거의 모든 작품을 읽어왔다. 아마 내가 가장 많이 읽은 작가이기도 할 것이다. (워낙 다작을 하는 히가시노 게이고일 수도 있지만.) 그런 작가가 아예 제목에 괴담을 붙여서 들고 와 정말 기대가 되었다.


소설은 사실 줄거리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 네 사람이 끊임없이 장소를 옮겨가며 괴담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목차도 커피 괴담 1, 커피 괴담 2 이런 식으로 되어 있으며 하나의 목차가 끝날 때 제법 괴기스러운 마무리로 끝내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워낙 많은 이야기들이 나오기 때문에 무서움의 정도에 편차가 있고, 애초에 무서움이라는 감정 자체에 개인적인 측면이 있다고 생각하여 어떤 이야기는 공감이 가고 어떤 이야기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그럼에도 특별한 사건 없이 이야기만으로도 집중을 시키는 작가답게 이번 작품도 빠른 속도로 재밌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뭐랄까 들을 때는 별 감흥이 없었는데 늦은 밤 자려고 침대에 누웠을 때 문득 생각이나 소름이 오소소 듣는 이야기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 리뷰를 쓰고 곧 잠자리에 들 텐데 이 소설이 수면을 방해하지는 않을지 갑자기 걱정이 된다.


작가 후기에 따르면 온다 리쿠는 30주년을 맞아 호러 체질의 작가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작가가 된 지 30년이 되었다는 것도 놀랍고, 소름이 끼치도록 섬뜩한 이야기를 그토록 많이 펴내왔으면서 새삼스럽게 이번 작품을 계기로 호러 체질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도 놀라웠다. 앞으로도 작가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많은 이야기를 만들고 국내에도 출간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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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토호 - 모두가 사라진다
니이나 사토시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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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니이나 사토시의 장편소설 《아사토호》를 읽었다. 번아웃이 왔는지 책을 읽는 것이 한없이 힘든 요즘인데, 뒷이야기가 궁금해 읽는 속도를 재촉하게 되는 책을 만났다.

제목 '아사토호'는 작자미상의 수백년 전 이야기로 아사토호를 추적하거나 읽은 사람은 모두 사라졌다는 소문이 있다. 주인공 '나쓰히' 역시 동생 '아오바'가 사라진 아픔을 간직하고 있어 아사토호에 자연스레 관심을 갖게 된다.

호러와 미스터리, 현실과 괴담 그 사이 어딘가에서 위태롭지만 환상적인 줄타기를 하고 있는 것 같은 이 소설은 무서운 장면이 거의 나오지 않음에도 섬뜩한 분위기가 제대로 갖추어져 있다. 공포의 다양한 원인 중 하나가 알지 못하는 것에서 온다고 알고 있는데 이 작품이 바로 그 미지에 대한 미스터리를 제대로 표현해냈다.

줄거리만 보면 저주에 걸린 물건에 얽힌 괴담이라 할 수 있는 이 작품은 비슷한 소재를 활용한 일본의 많은 시시한 공포영화와는 다른 차원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를 끊임없이 하고 있다는 것이 이 소설의 독특한 매력이다. 현실도 이야기처럼 생각하는 나쓰히의 인생관이 인상적이었다. 결국 그녀가 납득할 수 있을 만한 이야기를 찾을 수 있을지 궁금했다.

만약 내가 주인공 나쓰히라면 어떤 선택을 할지도 궁금했다. 위험을 무릅쓰고 아사토호에 대해 계속 찾아볼지, 아니면 더이상 알려고 하지 않고 안전을 추구할지. 사실 살아오면서 위험과 담을 쌓아왔기에 그런 모험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는 작가인데 아직 출간되지 않은 다른 작품들도 매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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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트 : 환영의 집
유재영 지음 / 반타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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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조여오는 훌륭한 하우스 호러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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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트 : 환영의 집
유재영 지음 / 반타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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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유재영 작가의 장편소설 《호스트: 환영의 집》을 읽었다. 청림호 옆 적산가옥에 사는 사람들에게 벌어지는 이상한 일을 다룬 소설이다. 1945년과 1999년, 2025에 그곳에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번갈아 이어진다.


처음에 소설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조예은 작가의 《적산가옥의 유령》이 생각났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가 나오고 그 과거가 지금 현재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공통점이 있다. 당연히 적산가옥에 유령이 나온다는 설정도. 그러나 소설을 읽을수록 이 작품만의 매력이 빛나기 시작했다.


일단 문장들이 참 좋았다. 그동안 수많은 작품을 읽으면서 책을 더럽히면 안 된다는 생각에 책에 절대 밑줄이나 메모 같은 것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처음으로 좋은 문장들에 밑줄을 그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지는 않았지만.) 요즘 좋은 문장이란 무엇일까 고민하던 차에 모범 답안을 본 것만 같은 소설이었다. 표현이 반짝반짝한 문장들을 보며 이런 게 소설가의 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서히 조여오는 공포도 좋았다. 사실 직전에 비슷하게 하우스호러를 다룬 일본 소설을 읽었는데 그 작품도 재밌게 읽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호스트: 환영의 집》에서 훨씬 더 깊은 독서가 가능했다. 감추고 있는 것이 많은 이 소설이 하나씩 비밀을 벗겨낼 때 그다음이 너무나 궁금해졌다. 수많은 '환영'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이 집에 나타나는 것인지 알고 싶은 마음에 다음 장을 계속 넘겼다.


외적인 상황도 내 마음도 여유가 없어 독서가 어려운 상황에서 이런 작품을 만날 수 있어 행운이었다. 연말에 섬뜩한 소설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어쨌든 내 현실은 이 소설보다는 더 낫다는 말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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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 인 캐빈 10
루스 웨어 지음, 유혜인 옮김 / 필름(Feelm)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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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스 웨어의 장편소설 《우먼 인 캐빈 10》을 읽었다. 8년 전에 출간된 소설인데 넷플릭스에서 영화화가 되면서 새로운 출판사에서 다시 나온 것 같다. 여행 기자 '로라 블랙록'은 얼마 전에 강도를 당했음에도 취재를 위해 초호화 크루즈에 오른다. 9호실에 배정된 그녀는 밤에 10호실에서 누군가 바다로 떨어지는 장면을 목격한다. 그러나 승무원들은 10호실이 비어 있었다는 말을 전한다.


지금까지 루스 웨어의 작품을 총 네 권 읽었는데 한 권도 빠짐없이 스릴 넘치는 이야기를 선사해 주었다. 내용을 거의 기억하지 못한 채로 읽어서 다시 읽었음에도 뒷이야기가 정말 궁금했다. 일단 로라가 헛것을 본 것은 아니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도대체 누가 왜 10호실에 있었으며 떨어진 사람은 누구인가를 알기 위해 서둘러 다음 페이지를 넘겼다.


소설을 읽으면서 로라가 조금 불쌍하다고 느꼈다. 스릴러 소설에서 주인공을 맡아 온갖 고생을 다 했기 때문이다. 강도를 당한 것도 모자라 배 안에서는 살인 사건을 목격했지만 아무도 자신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다. 물론 로라의 말을 믿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약과 술에 의존하고 있는 그녀는 아무래도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로라는 끊임없이 배에 탄 사람들을 의심하고 또 의심한다. 옛 연인 '벤'부터 오로라호를 소유한 '리처드', 어딘가 날카로운 편집장 '티나', 보안 팀장 '닐손'까지 수상해 보이는 사람이 곳곳에 있으니 누굴 믿고 누굴 의심해야 할지 끝까지 헷갈렸다.


책이 꽁꽁 숨기고 있던 비밀이 드디어 후반부에 드러날 때 소설은 힘을 잃지 않고 계속 나아간다. 상황의 변주를 통해 반전이 공개되었음에도 또 다른 긴장감을 만들어낸 것이다. 쿠키 같은 결말까지 보고 나면 아마도 이 소설을 읽기 잘했다고 느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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