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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 역시 시체가 있었습니다 ㅣ 옛날이야기 × 본격 미스터리 트릭
아오야기 아이토 지음, 이연승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12월
평점 :
내 마음에 어떤 바람이 부는 것일까. 이상하게 지칠 때가 많은 요즘, 미디어에도 소홀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좋아하던 책도 읽지 않게 된 나에게 필요한 것은 ‘가벼움’이었다. 영화도, 드라마도, 책도 가볍게 즐길만한 것이 필요했다. 이번에 읽은 아오야기 아이토의 《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 역시 시체가 있었습니다》는 딱 알맞은 책이었다.
일본의 옛날이야기에 시체를 첨가한 후 탐정이 이를 해결한다는 설정이 무척이나 신선하다. 동화를 차용한 고바야시 야스미의 죽이기 시리즈가 떠오르기도 하는데, 《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 역시 시체가 있었습니다》가 훨씬 덜 잔혹하고 단편이라 덜 무거운 편이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1227/pimg_7456541793686615.jpg)
빛나는 대나무 속에서 가구야 공주를 발견하는 ‘가구야 공주‘는 엄지 공주, 주먹밥이 쥐구멍으로 굴러가서 금은보화를 얻게 되는 ‘데굴데굴 주먹밥’은 금도끼 은도끼가 생각나서 친숙했다. (엄지 공주, 금도끼 은도끼 모두 우리나라 전래동화인 줄 알았는데 둘 다 아니었다.)
어디선가 들어봤을 법한 친숙한 이야기에 시체가 끼어든다. 시체에는 살해당한 흔적이 남아있고, 탐정이 등장하여 사건을 해결한다. 동화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무척이나 잔인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이 작품은 잔인하기보다는 추리물에 더 가깝다. 범인이 어떤 트릭을 이용했는지, 왜 살인을 저질렀는지가 논리적으로 제시된다. [일곱 번째 데굴데굴 주먹밥]에는 무려 시간여행까지 나온다. 제일 재밌게 읽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1227/pimg_7456541793686616.jpg)
일상의 피곤함에 찌들었다면 이 작품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살인 사건이 나오지만 등장인물은 옛날이야기에 나오는 인물, 심지어 동물일 수도 있다. 그만큼 지금 여기 존재하는 나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인다. 지루한 일상은 잠시 잊고 만나본 적 없는 새로운 세상으로 들어가 보자.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1227/pimg_7456541793686617.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