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버스 - 욕망의 세계
단요 지음 / 마카롱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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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중독자의 가족>이라는 웹툰을 일부 본 적 있다. 웹툰에서 다루고 있는 도박은 내가 흔히 생각하는 카지노 같은 것이 아니었다. 바로 ‘주식’이었다. 주식에도 중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단요의 장편소설 《인버스》 역시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주인공은 스물셋의 나이지만 청춘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선물 옵션으로 큰돈을 벌었다가 다시 큰돈을 잃은 그녀에게는 무기력만 남아있다. 주식 블로그를 하면서 알게 된 ‘정운채’에게 돈을 빌린 그녀는 다시 한번 위험한 도박을 시작한다.


장류진 작가의 《달까지 가자》가 무척 재미있으면서도 어딘가 불편한 구석이 남아있었다면, 이 작품은 그 찝찝한 부분을 끝의 끝까지 파고든다. 주식에 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어 어떤 원리로 어떤 행동을 하는지 이해가 잘 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나’의 절박함과 광기에 가까운 집착은 깊숙이 느낄 수 있었다.


언제고 가파른 오르막과 내리막을 그릴 수 있는 시장 앞에서 주인공은 아파트라는 꿈을 위해 밥도 잠도 포기한 채 매달린다. 그 끝에서 주인공은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조마조마하면서도 너무 궁금해 쉼 없이 소설을 읽어나갔다. 기억에 담아두고 싶은 좋은 문장이 많았음에도 그것들을 필사하거나 표시하는 시간이 아까워 계속해서 다음 장을 넘기고 말았다. 차근하게 다시 읽어보아야 할 것 같다.


거북이의 노래 <빙고>의 가사 ‘쉽게만 살아가면 재미없어’를 좋아하지 않았다. 쉽게 사는 것이 제일 재밌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소설을 읽고 나니 돈을 버는 데에는 역시 적당한 어려움은 필요해 보인다. 이야기가 끝난 후에 ‘나’는 정말 위험한 도박을 그만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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