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반 애들 모두가 망했으면 좋겠어 - 제12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00
이도해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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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장 먼저 읽은 책은 이도해 작가의 장편소설 우리 반 애들 모두가 망했으면 좋겠어였다. 참새가 방앗간 못 지나치듯, 청소년 소설을 읽지 않을 수 없었다. 표지와 제목이 귀여운 느낌이라 가벼운 내용일 거라 짐작했고, 엄청난 착각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주인공은 화가 많은 학생이다. 복수 모임에 들어오게 된 것도 분이 안 풀려 문제집에 낙서하다 서점 할머니에게 걸려서다. 가해자보다 피해자로 사는 데 익숙했던 는 오로지 복수만을 위한 모임에 신선함을 느끼고 자신의 복수 역시 다짐한다. 나를 제외한 우리 반 모두가 망했으면 좋겠다는 그 발칙한 목표는 점차 구체성을 띠고 실행에 옮기는 것도 결국 성공한다.

 

청소년 소설의 탈을 쓰고 있으면서 도저히 아이의 입에서 나오지 않을 말을 하는 이야기를 싫어한다. 이 소설의 좋은 점은 정말 고등학생이 할 법한 생각과 말이 나온다는 것이다. 주인공의 허무맹랑함이 그래서 더 마음에 들었다. 공부밖에 하지 않은 탓에 그 외의 면에서는 허술함을 보이는 것이 타당하면서 안쓰럽기도 했다.

 

대부분의 (청소년) 소설이 그렇듯 이 작품 역시 상처를 점차 치유하는 과정을 그린다. 그러나 뻔하지 않고 이야기가 커브를 확 꺾기도 해서 신선했다. 어떻게 이야기를 마무리할까 걱정도 되었지만 괜한 염려였다. 결국 중요한 것은 대화와 소통이라는 것을 소설을 통해 또 한 번 깨달아간다. 슬픔을 나누면 슬픈 사람이 두 명 된다는 이야기는 잠깐 접어두자. 슬픔이 반이 된다는 것이 더 아름답고 이상적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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