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드링크 서점
서동원 지음 / 문학수첩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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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년도 아직 세 권의 책밖에 읽지 않았는데 올해의 책 후보가 등장했다. 서동원 작가의 장편소설 달 드링크 서점이다. 술집인지 서점인지 모를 이곳에서는 이야기를 주문하면 술이 나온다. 술을 마시면 이야기가 펼쳐진다.


힐링 소설에는 몇 가지 종류가 있다. 먼저 사람 좋은 푸근한 주인공이 세심함과 친절함으로 고민을 해결해주는 유형이다. 그리고 조금은 까칠하고 무뚝뚝한 주인공이 무심하게 챙겨주는 유형도 있다. 달 드링크 서점은 두 번째 특징을 가진 소설이다. 사장 은 친절하지 않다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결국 손님을 만족시키고 마는 매력을 지녔다.


처음에는 표지가 예쁘고 아기자기한, 그럭저럭의 힐링이 들어있는 소설이 아닐까 예상했다. 그러나 첫 번째 손님의 이야기를 읽고 깨달았다. 이 소설은 만만한 힐링 소설이 아니라, 내가 찾고 찾던 소설이라는 것을!


많이 보는 소년이라는 이야기를 주문한 손님은 층마다 알록달록 색이 나누어져 있는 칵테일을 받는다. 그는 한 모금을 마시고 쓴맛에 너무 놀란다. 쓰디쓴 이야기 다음은 다행히 달콤한 이야기다. 과연 그 끝은 어떤 맛이었을까. 그리고 술을 다 마신 후 손님은 어떤 선택을 할까. 너무 말하고 싶지만 스스로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1월 초부터 이런 멋진 작품을 만나 좋았다. 좋은 책 한 권을 만나면 그 기운이 오래 가는 것 같다. 한동안 이 소설 덕분에 행복할 것 같다. 소설을 읽으며 나 역시 달 드링크 서점에 무척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내 이야기는 어떤 맛일까. 중간에 쓴 맛이 있더라도 부디 끝에 달콤한 맛이 들어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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