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다시 들려준 이야기 - 호손의 인생 수업
너새니얼 호손 지음, 윤경미 옮김 / 책읽는귀족 / 2018년 9월
평점 :
[큰 바위 얼굴]은 다들 아시는 이야기일겁니다. 저희 세대는 학교 다닐 때 교과서에 나와서 모르려야 모를 수 없는 이야기죠. 미국의 러시모어 산 큰 바위 얼굴 사진까지 떡하니 있었던 것 같은데 오래돼서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습니다. [주홍 글씨]도 정말 유명한 책이라 저도 읽어봤는데 저는 그 책을 진짜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습니다. 근데 저는 [큰 바위 얼굴]과 [주홍 글씨]의 작가가 같은 사람인 줄은 몰랐습니다. 어린 마음에 한 이야기는 도덕적이고 한 이야기는 비도덕적이라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 같은 작가라고 생각해보니 미국 청교도적인 소설에다 기반을 두어서 비슷하게 도덕적인 이야기이네요.
이 책은 나다니엘 호손의 국내 미공개 단편 모음인데요. 미공개라고 하니 더더욱 읽어보고 싶어지잖아요. 역시 대작가라 그런지 재미있네요. 도덕적이고 교훈이 많습니다. 어찌 보면 동화 같기도 하고 어찌 보면 이솝우화 같기도 한데 이솝우화보다는 세련되고 매끄럽습니다. 1800년대의 미국의 생활상도 엿볼 수 있고 책 읽는 동안 저는 어릴 때 봤던 TV 시리즈 중에 [초원의 집]이 생각나더라고요. 거기에 나오는 생활 모습이랑 의상이랑 상상하면서 책을 읽으니 더 재미있었습니다.
만일 우리가 인생을 다시 선택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지금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저는 비슷하게 살고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에 나오는 [하이데거 박사의 실험]처럼 다시 젊어지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보니.. 저는 이대로가 좋습니다. 젊었을 때의 열정과 도전도 좋지만 지금 모든 게 다 정해져있고 편안한 이 상태를 포기를 못한겠습니다. 이미 마음이 늙은 것인지..
호손이 들려주는 7가지의 인생 수업이 여기 있습니다. 행복, 운명, 사랑, 미래, 가치, 진실, 낭만.. 정말 인생에 가장 필요한 것들만 모아놓은 것 같습니다. 뭐 하나 빠지면 허전한 것들이죠.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좋은 수업이 된 것 같습니다. 이 책으로 제 인생이 다시 선택되고 다른 삶을 살 수는 없겠지만 좋은 책으로 인생의 여러 면을 맛본 것만으로도 저는 정말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잔잔하고 고요하지만 도덕적이고 교훈적인 이야기입니다. 아이들과 읽어도 무척 좋을 책입니다. 가을이라 책 읽기 참 좋습니다. 한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