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플 오류가 다시 난다.
이제 곧 이번 장의 결말!

상은 다부진 상체에 비해 어딘가 어색한 정병호의 걸음걸이를 놓치지 않았고 그는 시선을 느끼고 먼저 말을 꺼냈다.
"어려서 소아마비를 않았습니다. 그 콤플렉스를 극복하려 레슬링, 유도, 권투 안 해본 운동이 없죠. 그에 반해 건강한 신체를타고난 이 친구 성린이는 해본 운동이 하나도 없습니다, 이상선배. 하하하." - P68

"네, 제가 디자인한 대로 주문하여 만든 것입니다. 이래뵈어도 도쿄의 금속장인의 손을 거쳐 만들어진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명품이죠. 우리 낭만문학회를 상징하는 펜촉입니다." - P69

"우리들은 간간이 하던 걸 요즘 문청들은 정기적으로 하고 있으니 얼마나 대견한 일인가. 안그래, 구보?"
구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세월 동안 성린이 이 친구는 학비를 대지 못해 휴학하고있는 형편이죠. 정작 배울 사람은 못 배우고, 배워도 시원치 않을 것들은 도쿄다 구라파다 유학 다니며 돈을 펑펑 쓰고 있으니 원통한 세상입니다." - P69

"하나코란 여성을 아는가? 한국 이름은 화영이라고도 하고, 우래옥 작부이면서도 고상한 베아트리체를 꿈꾸는 여성 말일세."
상은 자그마한 방 안에서 꼬치 어묵과 정종을 곁들여 반주를즐기면서 물었다. 그는 성린의 얼굴에 비치는 고뇌의 표정을 놓치지 않았다. - P70

"시도 곧잘 짓고 문학사상과 계보에 꽤 많은 지식을 지니고 있던 여성이었죠. 아깝게도 그렇게 갔지만."
성린이 쓸쓸하게 말을 마치고 술잔을 입에 털어 넣었다. - P70

"그럼 이제 정 시인으로 불러야겠구먼."
상은 건배를 제의하였다. 환하게 웃으며 건배를 하는 병호에 반해 성린은 기쁘지도 슬프지도 않은 묘한 표정을 지었다. 구보는 성린의 몽상에 빠진 눈빛이 적잖이 신경이 쓰였다. - P71

"그야 비참한 죽음을 맞이했으니 그런 것 아니겠나?"
"단순히 그런 것일까? 그에 관해 병호란 친구에게 은근슬쩍물으니, 화영이란 여자와 성린 군은 묘한 관계였다는군. 고 김화영이 작부였으나, 둘은 진심으로 사귀었다고 하더군." - P71

구보는 안경을 코 찡긋 밀어 올리며 대답하였다. 안경다리가 헐거워 잘 올라가지 않았다.
"글쎄, 그런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혹 스티븐슨의 소설《지킬 박사와 하이드》에 나오는 미스터 하이드의 어두운 악의세계를 묘사한 것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드네." - P72

마침 신문사에 들어와 있던 자료들 중에 《문예월간》이 있었는데, 그중에 작년에 발간된 잡지에서 정병호의 시를 찾아낼 수 있었다.  - P72

"이걸로 의심이 선명해지는군."
"선명해지다니?"
"이 시는 여성이 쓴 걸세."
"여성이라니? 분명 그정 시인이………." - P73

" (생략) 백성린이라는 친구는 영국 낭만파 시인 셀리와 비슷한 처지더군. 학교는 쉬고 있는 형편이며, 재능은 있으나 돈은 없고, 이리저리 여성들은 꼬이는 처지인데 자기 자신의 앞가림마저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샌님. 그에 반해 정병호라는 친구는리와 절친했던 시인 바이런과 비슷하지.
(생략)" - P73

"시낭송회에서 해외낭만파 시인의 시를 읽고 본인의 시는 읽지 않았던 병호 군이 적잖이 의심스럽네. 보통 저정도 문청이면 엄청난 열정으로 창작에 몰입하게 되지 않나. (후략)" - P73

(생략) 그녀처럼 이들 사이에도 분명 여인이 있다네. 아마도 정병호는 그 여인의 시를 훔친 것으로 의심되는군."
구보는 상의 말을 듣고 알 듯 말 듯한 표정을 지었다. - P74

상이 진지하게 말하였다.
"자네, 오늘 밤에는 묻지 말고 나만 따라오게나, 중요한 일일세." - P74

자정에 가까운 시각, 술집마다 걸린 남포등과 청사초롱이 거둬지면서 전기조차 끊긴 경성 거리는 을씨년스러웠다. 통행금지에 인적도 뜸하고 오직 상과 구보만이 어디론가 걷고 있었다. - P74

잠시 후, 어디선가 여인의 비명이 터지고 구보는 깜짝 놀라 청계천 얼음판 위에서 한바탕 나동그라졌다. - P75

여인의 비명이 한 번 더 들리자 구보는 성냥갑을 찾아들어 성냥을 피워 앞을 살폈다. 그때 바로 코앞에서 주먹이 날아들어구보는 얼른 몸을 숙였다.
"조심하게!" - P75

여인이 죽은 것인가 산 것인가.
구보는 남은 성냥을 꺼내 불을 붙이고는 여인을 살펴보았다.
병목정 유곽에서 본 꽃순이라는 여인이었다. 눈은 감은 채로 옷차림은 흐트러져 있었지만 확실하였다. - P76

분명 상과 여인, 의문의 남자가 있는 쪽이었다.
다급한 호루라기 소리가 어둠을 가르는 와중에 남자의 목소리가 크게 들렸다.
"이상의 기괴한 시는 이것으로 끝이로군!" - P76

"꼼짝 마!"
순식간에 일본인 순사 세 명이 구보를 제치고 상이 있는 쪽으로 달려들었다. 그 뒤로 작은 랜턴을 들고 선 기무라가 보였다.
그의 오른손에는 권총이 들려 있었다. - P77

 제압된 남자는 역시 정병호였다! - P77

상은 기무라에게 마무리를 부탁하고 구보와 함께 청진동 ‘제비‘를 향해 천천히 걸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 P77

"어제 오전에 꽃순 씨에게서 연락이 왔네. 요 며칠간 체격이좋지만 다리를 저는 한 남자가 은밀하게 여인을 구한다는 거야.
여인이 자신의 말대로 쇠사슬에 묶이는 행동만 당하여준다면 돈을 많이 주겠다는 것이었지. 꽃순 씨는 자원해 나섰고, 약속장소와 시간을 나에게 알려왔네. 실종된 친구를 찾기 위해서라지만 꽤나 위험한 일이었지." - P78

"아보타 놀이를 하다 잡힌 청년이 다니던 술집에 가서 알아낸 것이 있네. (중략) 그 술집을 찾아가 그 남자는 이러이러한 정황 때문에 살인자로 오인받으니 사실을 고하라 얼렀지. 
(중략) 그리고 요즘 아보타 놀이를 하는 학생 중에 낭만문학회 소속 학생들이 있다고 하기에 자세히 알려달라고 하였지. (후략)" - P78

"한 가지 궁금한 게 있네. 자네는 정병호의 등단 시 <어둠의표상>이 왜 여자가 지은 시라고 단정 지었나?" - P79

"난 정병호, 백성린, 김화영이란 여성과의 관계를 생각해보았네. (중략) 그 화영이란 여성은 일개 작부가 아닌 정말 지적인 신여성이더군. (후략)" - P79

"(전략)
그 공책에서 <어둠의 표상> 시 구절을 찾았네. ‘악의 근원으로 낙인찍힌 이를 다시금 태어나게 해주고 싶구나.‘ 바로 이 부분을 듣자마자 시인이 여성이 아닐까 의심했네. (중략)
그렇다면 프랑켄슈타인처럼 잔인한 괴물은 과연 누구일까? 정병호일까. 백성린일까?" - P80

"백성린은 지금 이곳에 없지 않은가?"
"이미 종로서 구류장에 갇혀 있네. 그들은 바이런과 셀리와 비슷한 처지인 것을 은근히 좋아했다네.
 (중략)
 순수 이상을 추구하였지. 그게 바로 죽음과 살인에의 욕구였지." - P80

"(전략)
그러고 나서 제2의 피해자를 찾은 것이지. 이미 악마의 본성이 열렸으니, 더 잔혹한 짓을 하리라 마음먹은 것은 당연할 것이고, 만만한 상대는 가족과 떨어져 연락을 끊고 사는 작부들일 터. 정병호를 현행범으로 잡기 위해 야경꾼들과 순사들도 숨어 지내면서 그의 동태를 살폈지.
(후략)" - P81

 상이 심부름꾼으로종종 보내는 정민이라는 소년이었다.
"오늘 종로경찰서로 3시까지 나와달라고 하십니다."
열두 살이나 되었을까, 얼굴에 여드름이 간간이 나 있는 소년은 상의 전갈만 전한 뒤 인사도 없이 돌아섰다. - P82

구보가 물었다. 마침 문 열고 들어선 상이 답을 하였다.
"아마 서로 범인이 아니라고 우기는 것이겠지?"
"이상 선생, 어떻게 아셨습니까?"
"둘이서 공모한 이상 서로 떠넘기기에 딱 좋지 않소. 자, 이자부터 심문에 들어가볼까?" - P82

병호는 살짝 입 꼬리를 들어 올리며 말을 뱉었다.
"범인은 성린이 그 자식입니다. 죽은 김화영과 성린이의 약혼까지 한 사이였다는 것은 이미 아시겠죠? 화영이 계집이 몸을팔아 성린이 학자금까지 대다가 성린이가 마음을 돌려먹고 파혼하려 하자 발목을 잡았겠죠. 그래서 죽인 겁니다." - P83

"아보타 놀이는 어차피 경무국형사계에서도 파다하게 알려져 있다면서요? 이 손목이 풀린 것도 어제 하룻밤 놀이상대가 된 여성이 돈을 받고 일단은 합의해줬기 때문이지요." - P83

구보가 날카롭게 질문하였다.
"시를 표절한 죄책감 내지는 도둑질한 것을 영원히 들키지 않기 위해 죽인 것은 아닌가?" - P84

"그렇다면 자네들 혹시 병목정 기녀들이 불려간 재력가의 집에는 드나든 적이 없는가?"
병호는 고개를 저었다. - P84

사건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병호의 진술이 워낙 확고하였고, 또한 그의 아버지가 붙여준 변호사가 워낙에 대단한 인물이라 보석금을 내고 풀려나가기까지 하였다. - P85

"그날 밤 알리바이를 증명해줄 친구나 가족이라도 있는가?"
기무라는 조서를 작성하다 고개를 들어 물었다.
성린은 고개를 저었다.
"밤새 경성 거리를 쏘다니다 새벽녘에야 취해서 방에 돌아와죽은 듯이 잠만 잤습니다. 다음 날 밤이 되어서야 김화영의 죽음을 알았습니다. 그것도 옷이 벗겨져 춥게 갔다고 들었을 때는가슴이 미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 P86

"그러니까 재력가의 딸과 결혼하기 위해서 김화영을 깨끗이 죽여버린 게 아니냐고!"
기무라가 버럭 고함을 내질렀다. 구보는 기무라를 진정시킨 뒤 상을 데리고 조사실에서 나왔다. - P87

"쇠사슬은 어떻게 하였지? 김화영을 괴롭히던 사슬 말이야."
"제가 먼저 자리를 떴으니 병호가 갖고 갔을 겁니다."
성린은 그 말을 마지막으로 고개를 떨어뜨렸다. 잠시 후 순사 하나가 들어와 야마모토 박사가 지하 자료보관실에서 만나자한다고 전했다. - P87

크리스틴은 사진을 유심히 보고 고개를 저었다.
"일단 손에 의한 경부압박질식사는 맞습니다. 자살이라…그렇다면 시신의 상흔에 아무래도 엄지는 앞쪽으로, 네 손가락을 뒷목으로 가는 형태로 힘을 주어서 자살하는 게 맞을 터인데, 상당한 의지가 아니고서는 그렇게 자살하기란 불가능하죠.
그렇다면 사슬을 두 손 위로 둘러서 자살했으리라는 추정이 덧붙여집니다." - P88

크리스틴이 고 김화영의 시신 사진 중에 손등을 자세히 찍은사진을 가리켰다.
"혹시 김화영이 쇠사슬 하나는 나무에 걸쳐놓고 두 손으로 목을 조르고 손등 위를 쇠사슬로 감싸 돌리면 목에 힘이 가해지면서 자살이 가능할 수도 있었을 거예요. 그러니까 고 김화영의 오른손 손등에 난 시반도 쇠사슬에 의한 것일 수 있죠. 자, 보세요." - P89

정병호의 진술을 뒤엎을 증거는 없었다. 또한 백성린이 범인이라는 결정적 증거도 없었다. 어느덧 밤 10시에 가까운 시간이었다.
"이로써 구인회에 가입할 수 있게 된 것인가? 자살로 사인을 규명했으니." - P91

상이 내민 종이 쪽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계획>

1. S 와 B 를 불러 놀이를 제안한다.
2. 놀이에 몰두하여 몸에 여러 가지 고문 흔적을 남긴다.
3. S 와 B를 돌아가게 하고 남아서 바위 위에 올라가 두 손을목 위로 올려 사슬을 감는다.
4. 한 손을 빼서 사슬 끝을 나뭇가지 위에 걸친 후 힘껏 끌어당긴다. 재빨리 사슬 속에 손을 집어넣고 목을 손과 사슬로 동시에 조른다. 바위에서 내려간다. - P92

"상이! 자네도 크게 실수한 게 있네. 이 노트 말이야. 다시 수거해야 돼. 필적 감정을 기무라에게 부탁하세. 정말로 김화영의필적이 맞는지 알아봐야 해. 누가 자살로 조작하기 위해 가짜로써놓은 것일 수 있어."
"하지만 시와 필적이 같았네."
"필적 위조야 얼마나 쉬운가!" - P93

"누군가 먼저 다녀가서 그 노트와 어린 계집을 빼돌린 것 같군."
"계획에 제대로 걸려든 것 같네. 정병호와 백성린 그 둘이 처음부터 끝까지 계획을 짠 것일 수 있어. 둘을 의심케 만든 아보타 놀이며, 딱 맞아 떨어지는 셸리와 바이런의 사생활까지 게다가 내가 자살로 단정 짓게 만든 그 자살계획서며 ・・・………. 이제사건은 원점으로 돌아갔네." - P94

크리스틴은 가벼운 인사를 하고 들고 왔던 갈색 서류가방에서 흑백 사진과 검시 서류를 내보였다.
"죄송합니다. 검시 의견을 정정하려고 찾아왔습니다. 법의학교수님께서 종종 이런 말씀을 하셨죠. 경찰과 너무 자주 이야기하지 마라. 그들의 유도심문에 걸려든다."
크리스틴의 눈동자가 빛을 발하였다. 구보는 그녀의 눈동자에 빨려 들어갈 것 같은 심정으로 되물었다.
"유도심문이라뇨?"
크리스틴이 미소를 지으며 답하였다. - P95

"즉, 이 사건은 반듯하게 누워 질식사한 시신을 누군가가 엎드리게 하여 얼굴이 땅을 향하게 하였다는 말이군. 구보, 우리는 그 사실을 창경궁 사건 현장을 방문한 당시에 알았으면서도놓쳤네. 심히 나 자신이 바보같이 느껴지는군."
구보는 1주일 전에 창경궁을 방문하여 내기를 좋아하는 관리인에게 들은 이야기를 떠올려보았다. 분명히 그는 엎드린 상태의 시신을 반듯하게 돌려놓았다고 하였다. - P97

"혹시 죄책감에 그런 것은 아닐까?"
구보가 답하였다. 상은 고개를 저었다.
"범인은 반드시 범죄현장에 다시 와본다는 이야기를 들은듯도 하지만, 범행 직후 반듯하게 눕힌 채로 방치된 시신을 다시 엎어놓기 위해 위험을 무릅쓴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네." - P98

"크리스틴 박사가 말한 대로 박사는 나의 이야기 때문에 잘못된 검시 결과를 내놓았고, 나는 범인들이 파놓은 함정에 빠져사건을 다른 쪽으로 몰고 간 거지. 고 김화영의 습작 노트에 있던 자살계획서는 은연중에 김화영이 자살하였을 거란 암시를주었어. 나도 그녀도 모두 범인이 남겨놓은 가짜 단서에 휘둘린것이지. 한방 맞았네. 어쩌면 사건 배후에 또 다른 누군가 있는것 같네. 아니면 정병호 백성린이 대단한 지능범이거나." - P98

낙담한 심정이 얼굴에 드러났는가 싶어 계면쩍었던 구보에게상이 두 손을 번쩍 잡고는 활짝 웃어 보였다.
"해답이 보이네. 어서 종로서로 달려가자구."
오전 7시 45분, 상과 구보는 종로서에 도착하였다. 당직 근무를 서고 있던 기무라 형사에게 정병호와 백성린을 마지막 출두형식으로 조사실로 불러낼 것을 부탁하였고 야마모토 박사에게는 검시 서류와 시신의 사진 등 법의학적 관련 서류를 모두 가져다줄 것을 부탁하였다. -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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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다시 빌려 읽어야지, 아마도 다음 주 쯤.






 전파 지연propagation delay 은 입력의 변화가 출력에 영향을 미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뜻한다. 전파 지연은 정확한 값은 아니고 제조 과정과 온도에 따라 생기는 편차와 게이트 출력에 도달하기까지 연결된 구성 부품의 수에 따라 결정되는 통계적인 측정값이다. - P121

이 말은 최대 지연값과 최소 지연값을 감안해 설계를 수행해야 한다는 뜻이다. - P122

전파 지연 시간은 처리 기술에 따라 아주 많이 달라진다. 7400 계열 같은 개별적인 부품은 지연시간이 10나노초(1억 분의 1초) 범위에 속한다. 마이크로프로세서microprocessor 같은 현대의 대규모 부품에서 게이트 지연은 피코초(1조 분의 1초) 단위다. 어떤 전자부품의 정격표(보통은 데이터시트datasheet라고 함)에서 지연 시간은 LH와 PHL이라고 표시된다. PLH는 0(하이high)에서1 로우low)로 갈 경우 걸리는 지연 시간propagation time from low to high이고, PHL은 1에서 0으로 갈때 걸리는 지연 시간이다. - P122

게이트를 사용하면서 하드웨어 설계 과정이 아주 단순해졌다. 사람들은 더 이상 개별 부품을 가지고 회로를 설계할 필요가 없다. 예를 들어, 입력이 2개인 NAND 게이트를 설계하려면 대략10가지 부품이 필요하다. - P126

그리고 게이트의 조합 중에는 특히 자주 사용되는 조합이 있다. 중간 규모 집적 회로MSI, medium-scale integration 라고 불리는 부품은 이런 게이트 조합을 제공하기 위해 도입됐다. MSI를 사용하면 필요한 부품의 수를 더 줄일 수 있다. 나중에는 대규모 집적 회로 LSI, Large-scale integration 나 초대규모 집적 회로VLSI, very large-scale integration 등이 나왔다. - P126

정리

2장에서는 숫자 대신 비트를 사용해 하드웨어를 만드는 이유를 배웠다. 그리고 비트와 조합 디지털 논리를 구현할 수 있게 해준 기술의 발전에 대해 살펴봤다. 여러분은 현대의 논리 설계 기호와 논리 부품을 조합해서 더 복잡한 장치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도 배웠다. 그리고 조합 논리장치의 출력이 이 장치의 입력의 함수라는 사실을 배웠다. 하지만 출력이 입력에 따라 변하기때문에 조합 논리를 사용해서는 무언가를 기억할 방법이 없다. 기억을 하려면 출력을 ‘얼려서‘
입력이 바뀌더라도 (열린) 출력이 바뀌지 않게 해야 한다. 3장에서는 시간이 지나도 원하는 것을기억할 수 있게 해주는 순차 논리 sequential logic에 대해 배운다. - P134

조합 논리만으로는 흐름의 일부분을 떼어내서 기억해둘 수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현재 처리 중인 수가 어떤 수인지 기억할 수 없다면 1부터 100까지 모든 정수의 합계를 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 P135

조합 논리는 입력의 현재 상태만을 다룬다. 하지만 순차 논리는 입력의 현재 상태와 과거 상태를함께 고려한다. 이번 장에서는 시간을 만들어내는 회로와 과거를 기억하기 위한 회로에 대해 배운다. 이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용하는 여러 가지 기술을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추적해보자. - P135

시간 표현과 상태 기억

우리는 주기periodic 함수를 사용해 시간을 측정할 수 있다. - P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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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고, 재미있다. 왜지?




 조각은 현실과의 닮음을 마다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조각이 처음부터 닮음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위대한 조각의 시대들에 있어서 조각이 추구하는 것은 이세계의 모든 동작들과 모든 시선들을 요약하게 될 동작, 형상,
혹은 텅 빈 시선이다. 조각의 목표는 모방하는 데 있는 것이아니라 양식화하는 데 있다. - P442

실연한 연인은 그리스 여인상들의 주위를 돌면서 여인의 육체와 얼굴 속에서 시간의 풍화작용을 극복하고 살아남은 그 무엇인가를 발견할 수도 있으리라. - P443

회화의 원리 또한 선택에 있다. "천재 그 자체는 보편화하고 선택하는 재능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들라크루아는 자신의예술에 대해 성찰하면서 쓰고 있다. - P443

 그렇기 때문에 풍경 화가나 정물 화가는 통상적으로 빛에 따라 변화하거나 무한한 조망 속으로 함몰되거나 혹은 다른 미적 가치들의 충격으로 인해 사라져 버리는 그 무엇을 시간과 공간 속에 따로 떼어 고립시킨다. 풍경 화가의 최초 작업은 풍경을 틀 속에 넣는 일이다 - P443

위대한 창조자들은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처럼 영사기가 이제 막 멈춘 것처럼 대상의 고정화가 막 이루어졌다는 인상을 주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그림 속의 모든 인물들은 그리하여 예술이라는 기적에 의하여 사멸하기를 멈추고 계속하여 살아 있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이다.  - P443

"헛된 것이 곧 그림이라, 우리에게 즐거움을 줄 수 없는 대상들과의 닮음을 통해서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는구나" 들라크루아가 파스칼의 이 유명한 말을 인용하면서 ‘헛된‘이라는형용사를 ‘기이한‘으로 바꾸어 쓴 것은 적절하다. - P444

 누가 채찍질하는 형리의 손과 수난의 십자가와 길가의 감람나무들을 눈여겨보았겠는가? - P444

예술은, 애써 노력하는 것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으면서, 헤겔이 꿈꾸었던 바 특수와 보편의 조화를 실현시킨다. 아마도 이것이야말로 우리 시대와같이 통일을 미친 듯이 갈구하는 시대가 가장 강렬한 양식화와 보다 도전적인 통일성을 갖춘 원시예술 쪽으로 경도되는이유가 아닐까? - P444

가장 강력한 양식화는 언제나 예술적 시대들의 초기와 말기에 발견된다. 존재와 통일을 향한 무질서한 충동 속에서 모름지기 현대회화를 떠받치고 있는 부정과 전치(轉)의 힘은 바로 그러한 양식화에 의해 설명된다. - P444

반 고흐의 다음과 같은 찬탄할 만한 말은 모든 예술가들의 오만하고도 절망적인 절규의 표현이다. "나는 삶에 있어서나 그림에 있어서나 신은 없어도 잘해 나갈 수 있다. 그러나 고통스러워하는 나는 나보다 더 위대한 어떤 것, 내 삶 자체인 어떤 것, 즉창조의 힘 없이는 살 수 없다." - P445

 전적인 부정에서 태어난 혁명 정신은 예술 속에도 역시 거부 이외에 동의가 내재되어 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꼈다. 그리고 관조는 행동과 균형을 이루고, 미는 불의와 균형을 이룰 가능성이 있다는 것, 어떤 경우미는 그 자체에 있어어찌해 볼 도리가 없는 불의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꼈다. - P445

미를 창조하자면 인간은 현실을 거부하는 동시에 현실의 제 양상들 중 어떤 것들을 찬양하지 않으면 안 된다. 예술은 현실에 이의를 제기하지만 그러나 현실을 벗어날 수는 없다. 니체는 일체의 도덕적 혹은 신적인 초월성이 이 세계와 이 삶에 대한 중상비방을 조장하는 것이라 하여 그러한 일체의 초월성을 거부했다. - P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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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처럼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직전의 경험에 엄청난 지배를 받습니다.
일상생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 P73

선거 기간에 여론조사 기관에서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당선자를 예측한 결과보다 7세 아이들이 후보들의 사진만 보고 판단했을 때 최종 결과를 더 잘 예측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 P74

실제로 우리는 뽑을 사람을 이미 정해놓은 다음 이데올로기부터 정책까지 그에 맞는 이유를 가져다 붙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가장 본질적인 것만을 생각하고 판단합니다. - P74

우리의 감각을 지배하는 것들

(중략)
이역점 또는 공간역이라고 하는 곳으로 피부의 두 점을 자극했을 때 두 곳을 자극한다고 느끼는 최소한의 거리를 뜻합니다. - P74

손바닥 위의 두 곳을 이쑤시개로 찔렀을 때 분명히 다른지점을 찌르고 있지만 상당히 거리를 둬야 두 곳을 찌르고 있다고 느끼는 부위가 있고, 조금만 거리를 둬도 두 곳을 찌른다고 느끼는부위가 있습니다. 민감한 부위일수록 거리가 짧으며 그 최소한의 거리가 이역점입니다. - P75

접촉이라는 것은 좋아하는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 중 하나이지만 접촉을 통해 좋다는 감정을 느끼게 될 수도있습니다.  - P75

날씨가 추운 지역에 살고 있는 그 딜러는 출근하자마자 헤어드라이어로 자동차 문고리를 적당하게 데워놓았습니다. 자동차를 사러 방문한 고객이 문을 열때 최적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덕분에 그는 그 지역에서 가장 실적이 좋은 딜러가 됐습니다.
실제로 우리는 더 많이 만지고 접촉한 제품을 구매합니다. - P75

시각장애인이 점자책을 읽을 때 손끝은 가만히 있고 책이 움직이는 것(수동적 촉감각)보다 직접 손끝을 움직여 책을 읽는 것(능동적 촉감각)이 내용을 이해하는 데 유리합니다. - P76

 특히 촉감은 다른 감각보다 예민해서 단순한 접촉이 아니라 문화와 맥락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 P75

촉감각에서 느끼는 고통은 그 문화에서 그것을 불안하게 만드느냐, 불안하지 않게 만드느냐에 철저한 지배를 받습니다.불안할 때 맞으면 많이 아프지만 불안하지 않을 때 맞으면 덜 아픕니다. - P76

 하지만 시각과 청각 중 하나를 잃었을 경우 소리를 듣지못하는 사람들의 행복이 상대적으로 덜 행복하다고 합니다. 두 가지 감각을 모두 잃은 헬렌 켈러는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Blindness separates us from things but deafness separates usfrom people." - P77

 우리가 소리의 속성이나 듣는다는 것을 이해하면 그동안 잘 몰랐던 인간의 마음에 대해 깨달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소리를 통해 인간의 마음에 대해 눈뜰 수 있습니다. - P77

즉 내가 듣는 내 목소리와 남이 듣는 내 목소리가 조금 다릅니다. 그 이유는 녹음한 내 목소리를 들을 때는 고막만 울리지만 직접 말하면서 내 목소리를 들을 때는 성대를 울리면서 머리도 같이 진동하기 때문입니다. - P77

그리고 우리의 귀는 세상으로부터 받은 에너지를 어떻게든 울림으로 만들어 그 정보를 처리하는데 그것이 바로 우리가 듣는 모든 종류의 소리입니다. - P78

소리가 울림이라면 ‘마음을 울린다는 것은 이성과 감정 중 어디에 가까운 표현일까요? 감정입니다. 귀는 눈보다 우리 감정을 더 많이 자극합니다. 실제로 눈으로 보기만 하는 것보다 귀로 듣기만 할때 더 감정적으로 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P78

오감 중 남은 두 가지 감각은 후각과 미각입니다. 갓 태어난 아이가 힘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은 젖을 빠는 것입니다. 따라서 후각과 미각은 태어났을 때 가장 발달되어 있는 감각인 동시에 떼어놓기 어려운 상호작용하는 감각입니다. - P79

그런데 인간의 후각과 미각만큼 문화적 지배를 받는 것도 없습니다. 한 문화에서는 말도 안 되게 괴로운 맛이나 냄새가 다른 문화에서는 너무도 괜찮은 맛이나 냄새인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 P79

맛의 기본은 짠맛, 신맛, 쓴맛, 단맛이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 4가지에 별 관심이 없습니다. 오히려 매운맛에 관심이 많습니다. 라면의 매운맛, 떡볶이의 매운맛이 다름을 구별하는가 하면 매운 정도까지 세세하게 구분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미각과 후각은 문화 종속적인 특성이 강합니다. - P79

그런데 미각처럼 간사한 것이 없습니다. 우리는 좋아하는 노래를 매일 들을 수 있고, 좋아하는 그림을 매일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맛은 단 몇 차례만 반복해도 쾌감에서 고통으로 변합니다. - P79

큰 전기충격을 받기 직전에 단맛을 보게 되면 평생 단 음식을 먹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미각에 일회성의 경험이 중요한 것은 음식이 물질이기 때문입니다. - P80

하지만 코로 들어오고 입으로 들어오는 것은 단 한 번이라도 우리에게 엄청난 손상을 미칠 수 있습니다. 무언가 먹고 크게 체한 경험이 있으면 다시는 그 음식을 먹고싶지 않은 것처럼 미각과 후각에 있어서만큼은 일회성 경험을 끝까지 가지고 갑니다. - P80

우리는 이미 육감을 체험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인간의 오감은 모두 연합되어 있습니다.
 (중략)
심리학자 엘리자베스 뉴턴Elizabeth Newton은 박사학위 논문을 쓰면서 감각이 동떨어져 있을 때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한 실험을 했습니다. - P80

 실험을 하기 전 그녀는 테이블을 두드리는 사람들에게 상대가 정답을 맞출 확률을 물어보았고 평균적으로 50%라고 예측했습니다. 그런데 실험 결과는 겨우 2.5%만 제목을 맞췄습니다. 우리의 감각은 교류를 통해 정보를 해석하기 때문에 한 가지 감각의 정보만 제공하면 별다른 의미를 갖지 못해 이러한 결과를 가져온 것입니다. - P81

우리가 가진 오감을 합치면 육감이라는 것이 발동합니다. 육감과 오감의 차이는 ‘증거‘입니다. 눈에 보이거나 귀에 들리는 등의 증거가 있으면 오감입니다. - P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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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알수록 많이 착각한다

먼저 시각의 영향력부터 알아보겠습니다. 눈은 가장 앞쪽에 각막이, 그다음에 렌즈라고도 하는 수정체가 있습니다. 여기로 이미지가 들어와 눈 뒤에 있는 망막에 상이 맺힙니다.  - P68

망막은 스크린입니다. 스크린은 2차원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3차원을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3차원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하드웨어인 눈은 분명히 2차원 형태를 가지고 정보를 분석합니다. - P69

 이는 우리가 3차원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고 느끼게 만드는 무언가를 해석하고 있음을 뜻합니다. - P69

 그런데 누구도 저렇게 찌그러진 굴렁쇠가 잘 굴러가느냐고 의심하지 않습니다. 우리 머릿속에선 저 사진을 보는 순간 이미 정확하게 동그란 이미지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P69

보는 순간 세상을 편집하며, 보는 순간 세상의 수많은 가능성 중 하나를 취해서 믿은 다음 보고 있다고 착각합니다. - P69

한 가지 질문을 던지겠습니다. 지금 자신이 있는 곳에서 서울시청까지 가는 방법은 몇 가지일까요? 택시, 지하철, 버스, 걸어가기.
대부분 상식적인 수준의 몇 가지 방법을 이야기합니다. 토끼뜀으로 갈 수도 있고, 돈이 많이 들지만 헬기를 불러서 갈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 인간은 한두 가지 가능성을 빨리 취하고는 합니다. 그것이 적응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 P70

그런데 가끔은 시각을 통해 여러 가지 정보를 너무 많이 알고 있어서 착각하거나 세상을 잘못 해석할 때가 있습니다. 그 모든 종류의 일들을 가리켜 착시라고 부릅니다. - P71

 즉 무언가를 볼 때 전혀 상관없는 단서를 사용하면 착시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 P71

 이는 곧 내가 어떻게 살아왔고 어떤 경험을 쌓아왔느냐가 지금 보는 것의 대부분을 결정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따라서 직전의 경험은 엄청난 생각의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 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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