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십대 초반이 되면 상황이 바뀐다. 학생이 알아서 공부해야 한다. 교사는 수업을 하고 학생은 필기를 한다. 집에 와서도 교과서를 읽고,
숙제를 하고, 시험 준비를 해야 한다. 교사는 학생이 다음과 같은 것을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 P14

학생이 이러한 방법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교사가아니라 학생의 문제다. 간단하게 말해서, 교사와 부모는 학생이 독립적인학습자independent Leamer가 되기를 기대한다.
그런데 우리의 두뇌에는 사용설명서가 없다. 스스로 학습을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술이 필요한데, 그러한 기술은 누군가에게 배워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 그러지 않았다. - P15

인지심리학자가 ‘공부‘를 연구하게 된 이유

사실 내가 대학원에 진학한 주된 이유는 사람들의 학습을 도와주겠다는 이타적인 소망이 아니라 그저 교수가 되고 싶다는 이기적인 바람 때문이었다. 교수에게는 상사가 없다고 생각했으니까(기대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진실이었다). - P15

내 연구 주제는 기억에 관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다분히 기술적인 분야였고, 일상생활과는 동떨어져 있었다. 박사학위를 딴 사람의 어머니들은 자녀에 대해 친구들에게 이렇게 농담조로 설명하곤 한다. "박사를 따긴 했는데, 사람들한테 도움은 안 돼."  - P16

어느 날 잘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는 내게 내슈빌로 와서 교사 500명을 대상으로 학습에 대해수업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나는 교사들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교수법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는 이렇게 말했다. "물론 우리도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교사들은 흥미롭게 받아들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 P16

그리고 6개월 후 강연을 위한 대본을 써야 할 시간이 다가오자 나는 두려움에 빠졌다. ‘교사들은 분명 아이들이 어떻게 학습하는지 잘 알고있을 것이었다. 그렇다면 그들이 알지 못하는 무엇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할까?‘ 포기할까 생각도 했지만 행사 주최자들이 다른 강사를 선택하기엔 너무 늦었다. - P16

그 후 나의 경력은 바뀌었다. 나는 인간이 생각하고 학습하는 방법과 관련해서 과학자들이 밝혀낸 지식으로부터 교사들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확신하게 되었고, 그래서 그러한 지식을 자세하게 해설하는 논문과 책을 쓰기 시작했다.  - P17

학생들이 성적을 올리고 싶다며 내 연구실을 찾았을 때, 나는 그들의공부 습관과 전략에 관해서 많은 질문을 던졌다. 나는 학생들에게 교과서와 노트를 들고 오라고 해서 어떻게 읽고 필기하는지 물어봤다. 이러한면담을 통해 나는 학생들이 잘못된 암기 전략 때문만이 아니라 여러 이유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 P17

왜 우리는 두뇌를 넘어서야 하는가

예를 들어 배우려는 ‘욕망‘은 학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굳이 노력하지 않았는데도 쉽게 기억하는 것들이 있다. 많은 사람이 해리 왕자가 결혼을 했는지, 하비 와인스타인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그리고 브래들리 쿠퍼가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주연을 맡았는지 등을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이 사실을 열심히 노력해 암기한 사람은 없다. - P18

마찬가지로 나는 반복 학습에 도움이 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학습을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도 말문이 막혔다. 1달러 지폐 맨위에 뭐라고 적혀 있는지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까 - P18

무언가를 배우고자 할 때, 우리의 두뇌는 우리에게 무릎을 대고 팔굽혀펴기를 하는 것과 같이 쉽고 성공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느껴지는 방법을 시도하라고 격려한다. 그래서 내 학생들이 두뇌의 명령에 따르며 쉽고 비효율적인 공부 전략으로 나아갔던 것이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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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절 노동에 대하여. 노동은 그 자체로는 자연의 사물들에 대하여 어떠한 전유 능력도 가질 수 없다.

우리는 정치경제학과 법학 자체의 금언들에 의해서 달리 말하자면 소유가 한층 그럴싸하게 반대의 근거로 내세울 수 있는 모든논거들로써 아래의 사실들을 논증할 것이다.
1. 노동은 그 자체로는 자연물들에 대하여 어떠한 전유 능력도갖지 못한다.
2. 그러나 노동의 이러한 능력을 인정해 줌으로써 사람들은 노동의 유형, 생산물의 희소성, 생산능력의 불균등 여부에 관계없이소유의 평등으로 인도된다.
3. 정의의 질서 안에서는 노동은 소유를 <파괴한다>. - P162

프랑스는 단 한 명의 사람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경작하는 땅을점유하나, 그 땅의 소유자는 아니다. 이는 개인들 사이에서 그러한 것처럼 국민들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 P162

만일 어떤 독자가 땅에 대한 국민의 소유권에 이의를 제기하는것은 지나친 억측이라고 생각한다면, 나는 국민적 소유라는 이 허구의 권리로부터 시대를 막론하고 종주권의 주장, 공납, 왕의 권한 부역, 인신과 금전의 징발, 상품의 조달 따위가 생기고 급기야는 납세거부, 봉기,전쟁, 인구감소가 나타났다는 사실을 환기하는 것으로 답을 대신할 것이다. - P163

<이 땅의 한가운데에 개인적 소유로 전환되지 않은 아주 넓은토지가 존재한다. 대부분 삼림인이 토지는 국민 대중에게 속하며, 여기서 수입을 얻는 정부는 그 수입을 모두의 이익에 맞게 사용하고 또 사용해야만 한다.>
<사용해야만 한다>는 말은 제대로 된 표현이다. 허언을피할 수 있으니 말이다. - P163

<한 사업가가 그 땅의 일부를, 예컨대 거대한 늪지를 사려고 한다. 이 경우 부당취득 usurpation 이란 있을 수 없다. 왜냐하면 공중은 자기 정부의 손에 의해서 그 정확한 값을 돌려 받고 있기 때문이며, 매각 후에도 매각 전과 마찬가지로 부자이기 때문이다.>
이는 우롱조의 말이다. 뭐라고! 씀씀이가 헤프고 경솔하고 서툴기 짝이 없는 한 장관이, 내가 이의를 제기할 수도 없는 가운데 (국가의 피보호자인 나는 국무회의에서 발언권도 심의권도 없다), 국가의 재산을 <팔기> 때문에, 이 매각이 건전하고 합법적이라고! - P164

당신은 내가 정부의 손에 의해서 내 몫의 판매 대금을 받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우선 나는 팔기를 원하지 않았으며, 팔기를 원했을 때는 팔 수가 없었으며 또 그럴 권리도 없었다. - P164

사들인 자는 경계말뚝을 박고, 울타리를 치고, 소리친다 : 이것은 내 것이다. 각자에게 자기 몫을 각자가 자기 몫을 이리하여,
이제 소유자나 그 친구가 아니라면 누구도 발을 들여 놓을 권리가없는 땅 덩어리, 소유자나 그 종들을 제외하고는 누구에게도 이득이 되지 않는 땅덩어리가 생긴다. 이러한 매각행위가 되풀이된다면, 인민은 더 이상 쉴 자리도, 누울자리도, 수확을 거둘 자리도 찾지 못할 것이다. - P165

한 농부가 자신의 빚 300프랑을 확인하는 채무증서를 찢어버렸다고 신부 앞에서 참회했다. 고해신부는 말했다 : 300프랑을 갚아야만 하오. 그러자 농부가 대답했다. 아닙니다. 나는 종이값으로 2 리아드liard를 갚겠소.
그렇다. 콩트 씨의 추론은 바로 이 농부의 솔직함과 흡사하다. - P166

그러나 당신은 이 종이와 더불어 당신의 자격을 파괴하고, 자격을 잃음으로써 당신의 재산을 파괴한 것이 된다. 토지를 파기하라. 아니 당신의 경우에 매한가지로 말하자면, 토지를 매각하라. 그러면 당신은 한 해, 두 해 또는 여러 해의 수확을 양도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당신과 당신의자손들, 당신의 자손의 자손들이 거둘 수 있을 모든 생산물을 없애버리는 셈이 된다. - P166

소유가 노동의 딸이라고 말하고 나서 뒤이어 노동에 그 실행수단으로서의 가치를 인정해 주는 것은, 내 생각이 틀리지 않다면, 일종의 악순환을 빚는 일이다. 온갖 모순들이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일정한 넓이의 토지는 한 사람이 하루에 소비할 만큼의 식량을 생산할 수 있을 뿐이다. 만약 점유자가 자신의 노동에 의해 이틀분의 식량을 생산할 수 있는 수단을 발견한다면, 그는 토지의 가치를 두 배로 만든 것이다. 이 새로운 가치는 그의 작품이며 그의 창조물이다. 그것은 누구에게도 빼앗기지 않는 그의 소유이다.> - P167

만약 그가 땅을 개량했을 경우, 그는 점유자로서의 우선권을 갖는다. 그러나 결코 어떤 경우에라도, 그는 경작자로서의 자신의 남다른 수완을 마치 자신이 경작하는 땅의 소유권에 대한 자격인 양 제시할 수는 없는 일이다. - P168

부동산의 가치는 어떻게 측정되는가? 그 생산물에 의해서이다. 만약 어떤 토지가 1,000프랑의 수확을 올린다면, 이 땅의 값어치는 5%를 기준으로 할 때 2만 프랑으로, 4%를 기준으로 할 때 2만5,000프랑으로 산정된다. 이것은 달리 말하자면 앞으로 20년 또는 25년이 지나면 토지가격이 모두 구매자에게 상환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 P169

<만약 사람들이 아무것도 생산하지 못하는 토지를, 심지어 늪지와 같은 유해한 토지를 비옥하게 만들었다면, 그들은 바로 그 일에 의해서 완벽한 소유권을 창출한 것이다.>
마치 우리에게 착각을 불러일으키려는 듯이 표현을 부풀리고 모호한 말을 늘어놓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중략). 당신은 그들이 이전에는 없었던 생산 능력을 창출했다라고 말하려는 것인가.  - P169

따라서 내가 주장하는 것은 인간은 이 질료를 점유하고 사용할 뿐이며 항구적인 노동의 조건 아래서 일정기간 동안만 자신이 생산한 사물들에 대해 소유권을 가진다는 점이다.
이제 한 가지 중요한 문제가 해결된다. 즉 생산물의 소유는 설사 그것이 허용된 경우라도 결코 생산수단의 소유를 동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 P170

. 이들은 말하자면 자신이 산출한 생산물의소유자들일 뿐이며 누구도 생산수단의 소유자는 아닌 것이다. 생산물에 대한 소유는 배타적이다. 요컨대 물(物) 안에서의 권리 jusin re이다. 반면에 생산수단에 대한 권리는 공통적이다. 즉 물(物)에 대한 권리 jus ad rem이다. - P170

제 5 절 노동은 소유물의 평등에 귀착된다.

그러나 노동이 질료에 대한 소유권을 부여해 준다고 동의하자.
그러면 왜 이 원리는 보편적으로 적용되지 않는가? - P170

 옛날에 그토록 다산(多産)이었던 노동이 이렇게 불모로 되었는가? 왜 소작농은 예전에는 소유자가 노동에 의해 획득하던 그 토시를 이제는자신의 노동으로 얻지 못하는가?
그것은 토지가 이미 전유되었기 때문이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 P171

 소작농은 땅을 개량함으로써 소유에 대한 새로운 가치를 창출했으며, 따라서 일정한 부분에 대한 소유권을 갖는다. 땅의 값어치가 원래 10만 프랑이었는데 소작농의 노동에 의해 15만 프랑의 값어치를 얻었다면, 이 잉여가치의 생산자인 소작농은 이 땅의 3분의 1에 대한 정당한 소유자이다. - P171

콩트 씨도 이 논리를 거역하지는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토지를 더 비옥하게 만든 사람들은 땅을 새로 넓힌 사람들보다자신의 동료들에게 덜 공헌한 것이 결코 아니다.> - P172

그러나 어떤 이는 이렇게 말한다 : 당신이 원하는 바를 우리가 인정하더라도 소유지의 더 나은 분할에는 이르지 못할 것이다. 토지들은 그 가치가 끝없이 증대하지는 않는다. (중략) 따라서 일하는 자 몇 명이 소유자 다중(多衆)에게 보태졌다는 사실이 소유 자체를 부정하는 논거가 될 수는 없다. - P172

만약 사물에 가치를 덧붙인 노동자가 그 사물의 소유에 대한 권리를 얻는다면, 그 가치를 보전하는 자도 마찬가지의 권리를 얻는다. 왜냐하면 보전한다는 것은 끊임없이 덧붙이는 것이며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경작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 P173

노동하는 자는 누구나 소유자가 된다. 이 사실은 현재의 정치경제학과 법학의 원리들 안에서 부정될 수 없다. 그리고 내가 소유자라고 말할 때, 우리 위선적인 경제학자님들처럼 봉급, 임금, 급료 등의 소유자들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말하는 것은자신이 창출하는 가치의 소유자들이다. - P173

이제 나의 명제는 다음과 같은 것이다: <일하는 자는 심지어 자신의 임금을 받은 후에도, 자신이 생산한 사물에 대한 자연적인소유권을 가진다.
콩트 씨를 계속 인용해 보자.
<노동자들은 이 늪지에서 물을 빼고 잡목 덤불을 없애도록,
한마디로 말해서 땅을 간척하도록 고용된다. 그들은 그 땅의 가치를 높이고 더 큰 재산으로 만든다. 노동자들이 거기에 부가한 가치는 식량과 일당의 형태로 그들에게 지불된다. 그러면 이 가치는 자본가의 소유가 된다.>
지불은 충분하지 않다. 왜냐하면 노동자들의 노동이 가치를 창출했으며, 이 가치는 그들의 소유이기 때문이다. - P174

당신이 지급해 준 물품 및 당신이 마련해 준 생계수단의 대가로 전체의 일부에 대한 권리를 갖는다면, 그것은 물론 아주 정당한 일이다. 당신은 생산에 기여했다. 그러므로 향유에 참여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당신의 권리가 노동자들, 당신이 원하든 원치 않든 생산과정에서 당신의 동료였던 노동자들의 권리를 무효로 만들지는 않는다.
임금에 대해 당신은 뭐라고 말하는가? - P175

사람들은 자기의 노동력을 빌려줌으로써, 자기가 먹을 식랑을 절약할 수 있으므로 더 많이 벌 것으로 생각했고 더 잘 살면서도 더 많은 돈을 모으리라고 생각했다. 잘못된 생각이로다! 남을 위한 생산도구를 창출했을 뿐, 자기를 위해서는 아무것도 창출하지 못한 것이다. 개간의 어려움은 여전했다. - P177

 그리고 나서, 가련한 개간자가 돈이 바닥날 때쯤,
멀리서부터 먹잇감 냄새를 맡는 동화 속의 식인귀처럼, 먹을 것을잔뜩 가진 자가 다시 나타난다. 그는 어떤 사람들에게는 일당으로 고용하겠다고 제안하고, 어떤 사람들에게는 그 척박한 땅 조각을헐값에 사겠다고 제안한다. - P178

운 좋게도 내가 태어난 이 부르주아 도덕성의 시대는 도덕에 대한 감각이 정말 무뎌져버렸다. 따라서 나는, 허다한 고매한 소유자들이 내가 발견한 모든 것이 근거 없고 부당하지 않느냐고 내게묻더라도 결코 놀라지 않을 것이다. 비열한 영혼이여! 되살아난시체여! 눈앞에서 일어나는 도적질이 당신에게 자명하게 보이지않는다면, 어떻게 당신을 납득시킬 수 있겠는가? - P178

노동자들에게 보수를 지불했고 더 이상 아무것도 빚진 것이없다는 구실로, 자기의 사업은 바쁜 반면 다른 이들을 위해서는달리 할 일이 없다는 구실로, 그는 다른 이들이 자기 사업을 도와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사업을 돕기를 거부한다. 그리고 고립에 따른 무력감 속에서 버림받은 노동자들이 물려받은 유산을담보로 돈을 마련해야 할 절박한 지경에 빠졌을 때, 바로 그, 즉이 뻔뻔한 소유자, 이 벼락부자 사기꾼이 나타나서 노동자들을 약탈하고 파멸시킬 계획을 짜고 있다. 그런데 당신은 이것이 정당하다는 말인가!  - P179

노동자는 자신이 일하는 동안 먹고 살 수 있는 정도의 임금을필요로 한다. 당연히 그는 소비하면서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을 부리는 자는 누구나 그에게 먹을 것과 생계유지에 필요한 것, 아니면 그에 맞먹는 임금을 부담해야만 한다. - P180

노동자는 자신의 생산에서 당장의 생계 외에도 장래의 생계에대한 보장책을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생산의 원천은 고갈될것이며 노동자의 생산 능력은 소실될 것이다. 달리 말하자면, 해야 할 노동은 마친 노동에서 끊임없이 다시 태어나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재생산의 보편적 법칙이다.  - P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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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3. 수학의 중심부에서
24. 수학자는 모두 플라톤주의자인가?

플라톤의 아카데미 입구에 실제로 기하학자가 아닌 자는 들어오지 말라"
라고 새겨져 있었든 아니든, 이 문장은 플라톤의 생각과 일치한다. 그는철학자가 기하학을 배우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국가Politeia』제7권에서 기하학 학습이 철학 공부의 전제조건이며 기하학이 시민을 양성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과목이라고 말했다. - P268

 명백하게 드러나는 개념 사이에 감추어진 비밀스러운 관계를 꿰뚫어 밝히려고 노력하면서 수학과 거리가 먼 분야 사이에 다리를 놓다 보니, 자신이 세상을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을 지녔는지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대수학과 기하학을 연결하는 이 정리는 정말 내가 만들어낸 것일까,
아니면 이 정리가 나 이전에 이미 존재하고 있었을까? - P268

동굴에 갇힌 사람들처럼 우리는 우리의 감각과 상상력을 뛰어넘는 광대한 세계를 슬쩍 훔쳐보기만 할 뿐이다.
플라톤은 (이런 외부세계가 무척 구체적이라고 보았는데도) 이를 ‘이데아의 세계‘라고 불렀다.
이 확장된 세계는 과연 존재하는가? 플라톤은 그렇다고 가정했고, 그래서 영혼이 불멸한다고 주장했다. - P269

. 그리스 철학은 가끔 이렇게 끝까지 밀어붙이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성향은 수학자들에게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수학자들에게 2+2는 3.99 일 수없다. 답은 이론의 여지없이 4다. 이 방법론은 그 틀 안에서는 정확하지망, 간혹 영혼이 불멸한다는 생각 같은 불필요한 부조리에 이르게 한다. - P269

수학의 세계는 인간보다 먼저 존재했을까

그렇다면 수학자는 플라톤주의자일까? 그들은 수의 세계가 이미 존재하고 있었고 인간은 그 세계를 단순히 탐색하는 사람에 불과하다고 믿을까? 확실한 것은, 수학자가 플라톤이 말한 이데아의 세계를 닮은 세계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이다. - P270

고대 이후로 기하학의 세계는 몇 가지 공리, 즉 증명 없이 참이라고 간주되는 결과로 규제된다. 이 공리적 방법은 20세기 초에 힐베르트가 일반화하고 발전시켰다. 오늘날 각 이론(산술학, 기하학 등)에는 그 이론의 구조를 세워주는 공리들이 있다. - P270

시라쿠사 침공

포물선의 축에 평행한 직선 D와 이 포물선이 점 M 에서 만난다면, M에서의 섭선에 대하여 D와 대칭하는 직선은 포물선의 초점을 지난다. 이 특성은 우리 일상세계에 눈에 띄는 결과로 나타난다. - P271

 뒤에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물리학자 유진 위그너 Eugene Wigner,
1902~1995처럼 일부 과학자는 수학의 실효성이 ‘비이성적이다‘라고 평가했지만 말이다. 당신이 수학자에게 공리가 무엇이냐고 질문한다면, 그는 아마도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대답할 것이다. "공리는 우리가 추상적인 방식으로 스스로에게 부여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논리 법칙에 따라 일관된 이론을 구축하는 규칙들입니다"라고 말이다.  - P272

이상적인 세계

공리는 무작위로 선택되지 않기 때문이다! 공리들은이 공리로부터 끌어내는 수학 이론이 현실에 대한 좋은 모델이 되도록 선택된다. 이를 위해 공리는 현실에서 영감을 받는다. 수학자들은 플라톤이그랬듯 이상적인 세계를 만들어내는데, 현실은 이 세계를 반영한다.
이런 의미에서 수학자들은 플라톤주의자이지만, 자신이 만든 모델에 쉽게 속아 넘어가지는 않는 플라톤주의자다. - P272

 달리 말하면, 수학은 비역사적인 세계에 머물지 않는다. 수학은 진화하는 역사의 산물이다. 수학적 진리가 변치 않는다고 단언할 수조차 없다. - P272

알랭 바디우가 『수학 예찬』에서 쓴 용어를 빌리면, 수학적 사고는 두 방향으로 나아간다. 첫번째 방향은 우리가 플라톤주의적 사고라고 부른것으로, 현실적 사고라 할 수 있다. (중략) 두 번째 방향은 공리가 자유의지로 선택되었다고 보는데, 이른바 형식주의적 사고라고 볼 수 있다. - P273

대부분의 수학자는 아름다움을 기준으로 수학을 평가한다. 하지만 자신이 만들어내는 것이 현실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보는 수학자는 거의 없다. 이는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Ludwig Wittgenstein 같은 철학자들의 견해에 가깝다. 하지만 현실주의와 형식주의, 이 두 방향은 모든 수학자에게 항상 존재한다. - P273

유명한 플라톤주의자의 글 발췌

"수학과 물리학 사이에 어떤 지속성의 중단, 단절도 없다고 보며, 정수가 나트륨이나 칼륨 같은 것과 똑같은 필요와 필연성으로 우리 바깥에 엄연히 존재하는 듯 보인다고 내가 여러분에게 감히 고백한다면 여러분은 펄쩍 뛸것이다"

- 샤를 에르미트Charles Hermite, 1822~1901 - P273

"수학은 (지질학, 입자물리학 등 같은) 과학의 대상만큼이나 실재하는 연구대상을 갖고 있다고 나는 계속 주장한다. 하지만 이 대상은 물질적이지 않으며 시간이나 공간에서 위치가 파악되지 않는다. 하지만 외부 현실만큼이나 견고하게 존재하며, 수학자들은 외부 현실 세계에서 물체에 부딪히듯 그것에 부딪힌다."

- 알랭 콘Alain Connes, 1947년 출생 - P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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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잘 아는 걸 보면 늘 다니던 길이 분명해. 길 끝에 뭐가 있는지 보고 나면 그에 대해 뭐라도 알게 되겠지.‘
은경은 계단을 올라갔다. 그와 마주친 층계참을 지나, 창문도 하나 없고 복도로 연결된 문조차 없는 계단을 세 층이나 더 걸어 올라갔다. 그러자 문이 나타났다. 계단은 거기에서 끝이났다. - P97

잠겨 있지 않았다. 손잡이를 끌어당겨 바깥쪽으로 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그 순간 은경은 당황하고 말았다. 진짜였다. 그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그곳에는 정말로 아무것도 없었다. 문 안쪽은 바로 벽이었다.
‘그럼 그 사람은 어디에서 내려온 거야?‘
무언가를 담을 공간조차 존재하지 않은 완전한 허무, 빈 공간조차 아닌 막다른 길 앞에서 은경의 상상도 완전히 멎어버렸다. - P97

 그러자 알트나이가 단상 아래에서 공책과 펜을꺼내주었다.
(중략)
은경은 종이 위에 한글로 ‘-았-/-었-‘이라는 글씨를 썼다. 그리고 이용을 제외한 자음과 모음에 원을 둘렀다. 글자마다 하나씩, 두 개의 일그러진 원이었다.
"이게 한국말 과거시제 선어말어미야." - P98

 은경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았-/-었-‘ 아래 칸에 한글로 다른 글자를 썼다.
"그런데 이런 어미를 써서 말하는 사람이 있었어."
은경이 손을 떼자 알트나이가 공책을 눈앞으로 가져갔다. - P98

"강연 들으면서 생각해보니까 그 사람이 그 말 썼을 때 용법이 이상했지? 과거시제 어미를 전부 ‘암‘ ‘엄‘으로 쓴 것도 아니고, 미래에 일어날 일도 가끔 과거처럼 말했어, 그렇지?"
은경은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알트나이가 말한 그대로였다. - P99

은경은 기억을 더듬었다. 오래된 일이지만 뭔가는 남아 있을것이다. 찾는 데 시간은 좀 걸릴지도 모르지만.


그를 다시 만난 것은 예술대학 건물 막다른 계단을 혼자 찾아갔던 날로부터 반년이 지난 뒤였다. - P100

 가만히 서 있어도 비현실적인 느낌이 드는 사람이었지만, 눈에 띄는 무대의상을 입고 있지 않은탓에 그의 공연은 공연인지 아닌지 구별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그 작은 무대 근처에는 오래 머무는 관객이 거의 없었다. - P100

그는 시간을 표현하고 있었다. 겉옷을 벗고 가방을 뒤져 무언가를 찾아내고 책을 폈다가 전화기를 들여다봤다가 연필을 꺼내 무언가를 메모하고는 다시 책을 펼쳐들고 이야기에 빠져드는 모습까지. 물론 벤치 위에는 겉옷도 없고 가방도 없었다. - P100

그 공연의 핵심은 그 모든 일상적인 동작들이 다섯 가지 정도의 각기 다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 P101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공연이 끝나고, 앞에 서 있던 은경이 혼자 손뼉을 쳤다. 그제야 지나가던 사람들이 무슨 일인가 하고거리낌 없는 시선을 그쪽으로 보냈다. 하지만 이미 그곳에는 구경할 만한 게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 P101

"튀르키에어로 된 텍스트여서 보기 좀 어렵겠다. 연구실에 가면 영어로 번역해둔게 있는데. 논문에 인용할 부분을 몇 군데뽑아놨거든. 나중에 보내줄게. 일단 이거부터 봐봐."
근처 카페에서 알트나이가 말했다. - P103

"그렇지. 패거리 의식 같은 걸 드러내는 거지. 누군가의 말버릇을 닮는다는 건 그 사람과 가깝다는 의미니까."
"그럼 이 마지막 사람이 중요한 사람이었던 거네. 다른 두 사람이 친분을 과시하려고 했으니까." - P104

"누가 기록한 건데? 배운 사람이 한 거 아니야? 뭐에 관한 기록이랬지?"
"중앙 정치에서 밀려나서 좌천당한 엘리트 관료가 지역 종교단체 사람들이랑 아침부터 해 질 때까지 매일매일 싸운 이야기..
"꽤 이상적인 기록자잖아. 교육 수준이 높고 네 주제에 직접적인 관심은 없어서 조작할 이유가 거의 없고." - P105

알트나이는 분명 새 시제 어미의 정체를 설명하는 기존의 가설들, 이를테면 사투리나 말실수, 오기의 가능성을 부정하기 위해 꽤 애를 쓰고 있었다. 즉, 본인 입으로 직접 말하지 않은 어떤 결론을 지지하기 위해 다른 가능성들을 열심히 차단했던 셈이다. - P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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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소유권의 동인으로서의 노동에 대하여

현대 법률학자들은 너나할것없이 경제학자들이 말한 것을 근거로 원초적 선점의 이론은 너무 파괴적이라고 폐기하고 나서소유는 노동에서 나온다는 이론에 전적으로 매달렸다. - P135

그러나 노동설을 내세우는 이들은 자신들의 체계가 법전과 완전히 모순되며 법전의 모든 조항과 규정들은 원초적 선점이라는(DEto 1510 10 2)행위에 근거한 소유를 상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 P136

나는, 소유권을 노동에서 찾는 학설이 소유권을 선점에서 찾는학설과 마찬가지로 재산의 평등을 함축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독자는 내가 어떻게 재산과 능력의 불평등에서 이 평등의 법칙을 도출해 낼 수 있을까 무척 궁금할 것이다. - P136

그는 삼단논법의 72가지 형식을 고안해낸 사람보다 천 배나 더 미묘하고 정교한 변증술의 온갖 책략을 다 동원한다. 자기 권리를정당화하려는 소유자들이 하는 짓이 바로 이런 식이다.  - P137

그대는 노동을 했다. 소유자여! 그런데 그대는 원초적 선점에 대해 무엇이라고 말했는가? 뭐라고! 그대는 그대의 권리에 대해확신이 없었는가, 아니면 사람들을 속이고 정의를 우롱하길 원했는가? - P138

그대는 노동을 했다! 그러면 그대는 한번도 다른 이들에게 노동을 시킨 적이 없는가? 그런데 그대가 이들을 위해 노동하지 않으면서도 얻어낼 수 있었던 것을 이들은 어찌해서 그대를 위해서 노동하면서도 잃어야 한다는 말인가? - P138

물론, 선점의 원리는 포기된지 오래이다. 이제 더 이상 <땅은 맨 먼저 차지한 사람의 것이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소유권은 처음의 참호 속으로 기어들어가서 자신의 오랜 금언을 저버린다. - P139

 나는 도처에서<노동과 근면에 영광 있으라! 각자의 능력에 따라 각자의 몫을 각자의 성취에 따라 각자의 능력을>이라는 외침을 듣는다. 그런데나는 인류의 대부분이 다시 무일푼이 되는 것을 본다. - P139

아! <문제가 해결되었다니! 소유가 노동의 딸이라니!> 그러면 종물취득권, 상속권, 증권 따위는 단순한 선점에 의해서 소유자가 될 권리가 아니라면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 P140

여기서 법전에 대한 세세한 논의에 빠져들 수는 없으므로 나는소유를 옹호하는 가장 통상적인 편견 세 가지를 검토하는 것으로만족하려 한다. ① <전유appropriation), 즉 점유에 의한 소유의 형성. ② <사람들의 동의 > ⑧ <시효취득. 그리고 나서 나는 노동이일하는 자 개개인의 조건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소유 자체에 대해서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60- - P140

제 1정 토지는 전유될 수 없다.

자연의 재산들, 즉 신이 창조한 부가 어떻게 사유 재산이 될 수 있는가?  - P141

. 내가 묻건대, 도대체 무엇이 토지의 비유동성을 전유의 권리와 관련시켰는가? 토지와 같이 <제한적이고> <옮겨다닐 수 없는 사물이물이나 빛보다는 더 쉽게 횡령의 손길에 노출된다는 사실을 나는 잘 알고 있다.  - P141

사람들은 왜 땅이 바다나 공기보다 더 많이 전유되었는가를 묻지 않는다. 사람들이 알고 싶어하는 것은 어떤 권리에 의해서 인간이 스스로 창조하지도 안고 자연이 무상으로 준이 부를 자기의 것으로 하였는가 하는점이다.
Hale - P142

 어떻게 조물주의 모든 자식들 가운데 누구는 장자로 누구는 서자로 취급당할 수 있겠는가? 원래는 할당된 몫이 공평했는데, 어떻게 나중에 조건이 불평등해졌는가?
세는 공기와 물도 <옮겨 다닐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면 마찬가지로 횡령되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 P142

희망봉을 돌아 인도로 가는 길을 발견한 포루투갈인들은 그들만이 항로의 소유권을 가진다고 주장했다. 이 권리에 이의를 제기한 네덜란드인들이 이에 대해 자문을 구하자 그로티우스는 바다는 전유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특별히 『해양의 자유에 대하여 De Mari libero』를 썼던 것이다.
수렵 및 어로권은 언제나 영주나 소유자들에게만 주어졌다.  - P143

여권이란 무엇인가? 여행자의 인격을 모두에게 소개하는 것이며 여행자와 여행자의 소지품에 대한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다. 가장 좋은 물품이라도 변질시키고자 혈안이 된 세리 (稅?)들은 여권을 밀정 행위와 징세의 수단으로 삼았다. - P143

프롤레타리아인 우리 모두는 소유로부터 파문당한다. 땅과 물, 공기와 불로부터 우리들은 유배되었도다(Tera, et aqua, et acre, et igne interdicti sumus). - P144

. 그러므로 만일 물과 공기와 불의 사용에 대한 소유권을배제한다면, 땅의 사용도 마찬가지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논리적연결을 샤를 콩트 씨는 『소유론 Traité de la propriété』 (제5장)에서이미 예견한 듯이 보인다. - P144

. 이렇게 토지는 물과 공기와 빛과함께 타인의 향유를 해치지 않는 한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해야 하는 첫번째 필수품이다. 그런데 토지는 왜 횡령되었는가? 콩트 씨의 대답은 기묘하다. 세는 토지가 <옮겨 다닐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 데 비해서, 콩트 씨는 토지가 <무진장>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확언한다. - P145

 즉, 그러므로 토지는 전유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이다. 사람들이 상당한 분량의 공기나 빛을 자기의 것으로 한다고 해도 항상 충분히 남아 있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손해를 끼치지않는다. - P145

샤를 콩트 씨의 추론은 자신의 논지와도 어긋나는 것이다. 그는말한다. <우리의 생명을 보존하기 위해 필요한 사물들 중에는 무진장 존재하며 고갈되지 않는 것들이 있다. 다른 것들은 소량만 존재하며 일정 수의 사람들의 필요만을 충족시킬 뿐이다. 전자는
‘공동의 것‘, 후자는 ‘개인의 것‘이라 불린다.>
이것은 결코 정확한 추론이 아니다. (중략) 마찬가지로 토지는 우리 생명의 보존에 필수불가결한 사물이며, 따라서 공통의 사물이고, 따라서 전유될 수 없는 것이다. 토지는 다른 요소들보다 훨씬 그 양이 적으므로, 토지의 이용은 특정인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모두의 이익과 안전을 위해서 규제되어야 한다. - P146

그런데 만약 사물이 유한하다면, 권리의 평등은 점유의 평등에 의해 실현될 수밖에 없다. 콩트 씨의 논지의 근저에 있는 것은 바로 농지법류의 사고방식이다. - P146

 민법전은 소유에 대한 정의를 내린후, 전유 가능한 사물들과 그렇지 않은 사물들에 대해서는 침묵을지키고 있으며, <상거래의 대상이 되는 물건들에 대해 말할 때에도 어떤 규정이나 정의를 부여하지 않는다. 그러나 밝힌 것이 전혀 없지는 않다. 다음과 같은 변변찮은 격률이 있다. 왕은 모든 권리와 관계하며, 개개인은 특수한 일과 관계한다. - P147

제2절 보편적 동의는 소유를 정당화하지 않는다.


앞에서 인용한 세의 문장에는 저자가 소유권을 땅의 비유동성에서 찾고 있는지 아니면 모든 사람이 이 전유에 동의했다는 사실에서 찾고 있는지가 명확하지 않다. 문장의 구성을 보면 그 두 가지 중 어느 하나일 수도 있고 두 가지 다일 수도 있을 듯하다. - P148

어떻든 간에 사람들은 그들 상호간의 동의에 의해서 소유를 정당화할 수 있었는가? (중략) 그러한 계약은 설령 그로티우스, 몽테스키외, 루소 등에 의해 작성되었다고할지라도, 그리고 전 인류의 날인을 받았다고 할지라도, 아무런 법적 효력이 없으며 거기에 명기된 규약은 모두 정당성이 없는 것이다. - P148

 요컨대 사람들은 보편적 동의 즉 평등에 의해 소유권을 정당화한 후에, 소유권에의해 조건들의 불평등을 정당화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 순환논법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으리라. - P149

 사실상 사회 계약을 맺을 때소유가 평등을 조건으로 한다면,이 평등이 더 이상 존재할 수 없을 때 계약은 파기되고 모든 소유는 강탈에 불과할 것이다. 따라서 이른바 모든 사람의 동의라는 것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 P149

제3절 시효취득은 결코 소유를 낳을 수 없다.


시효취득이라고 하는 거짓말은 정신에 던져진 불길한 주술이며,
진리를 향한 인간의 진보를 저해하고 오류의 숭배를 조장하기 위해 양심에 불어넣은 죽음의 말이다.
법전은 시효취득을 <시간의 경과에 의해 획득되고 또 면제되는 수단>이라고 정의한다. - P149

개신교가 세상에 나타났을 때, 폭력과 방탕과 이기심을 옹호하기 위해 시효취득이 존재했다. 갈릴레이, 데카르트, 파스칼과 그사도들이 철학과 과학들을 혁신했을 때,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을 옹호하기 위해 시효취득이 존재했다. - P150

 모든 것이 다 말해졌다고, 즉 지성과 도덕의 사안에서는 모든 것이 다 밝혀졌다고 확언하려는 이 우스꽝스러운 집착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라는 잠언은 왜 형이상학의 연구에만적용되는가? - P151

 솔로몬에서 피타고라스에 이르기까지 사회적 법칙이나 심리적 법칙을 파악하는 데 상상력이 너무나 많이동원되었다. 온갖 체계가 다 제시되었다. 이 점에서 보면 <모든 것이 다 말해졌다>라는 말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모든 것이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라는 말 역시 진실이다. - P151

법전이 말하는 민사상의 시효취득에만 한정하기 위하여, 나는소유자들이 내세우는 이 비공소권(非公訴權)의 사유에 대한 논의는 건드리지 않을 것이다. 이는 너무나도 지루하고 허식적인 일이다. 시효취득에 의해 소멸될 수 없는 권리가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 P152

 게다가 바로 이 점유는 법률상의 오류에 토대를 두고 있으며또 법률의 오류는 시효취득을 방해하기 때문에, <선의 bonne foi>를 상실한다. - P152

이 경우 법률상의 오류는 보유자가용익권자의 자격으로 점유할 뿐인데도 소유자의 자격으로 점유하거나, 그 누구도 양도하거나 매각할 권리가 없는 물건을 보유자가 구입할 경우에 성립한다. - P153

(전략). 마찬가지로 우리는, <재산의 평등>, <권리의 평등>, <자유>, <의지〉, 법인격 등은 한 가지 동일한 사물, 즉 <보존과발전의 권리>의 여러 가지 표현에 불과하다는 점을 알고 있다. 달리 말하면 이는 곧 생존권인 것이며, 이 삶의 권리에 맞서서 시효취득은 당사자가 죽은 이후에만 개시될 수 있는 것이다. - P153

한 사람의 점유는 다른 사람의 점유에 맞서서 시효취득을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점유자가 자기 자신에 맞서서 시효취득을 주장할 수는 없듯이, 이성은 항상 스스로를 정정하고 고칠 능력이 있으며 과거의 잘못이 미래까지를 구속하지는 않는 것이다. 이성은 영원하고 항상 동일하다. 그러나 무지한 이성의 소산인 소유제도는 더 잘 계명된 이성에 의해 폐기될 수 있으며, 따라서 소유는 시효취득에 의해서 확립될 수 없다. - P154

툴리에는 「민법론 Droit civil 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소유의문제를 너무 오랫동안 불확실한 상태로 방치해 둔다면 가정의 평화와 상거래의 안전을 해칠 것이기 때문에, 법률은 일정한 기간을설정하고, 그것이 지나면 소유권 회복의 청구를 받아들이기를 거부하고 점유를 소유에 합치시킴으로써 점유의 오랜 특전을 유지하게 해주었다.> - P156

. 만사는 시간 안에서 이루어지나, 어떤 것도 시간에 의해서 이루어지지 않는다. 시효취득, 즉 시간의 경과에 의해 무엇인가 취득할 권리란, 따라서 관례적으로 수용되는 법률의 허구이다. - P156

시간 지속은 그 자체로는 아무것도 창출하지도, 바꾸지도, 변형시키지도 못한다. 오랫동안 자기 권리를 누려온 선의의 점유자는 갑자기 나타난 불청객에게 모든 것을 박탈당하지 않을 권리를 민법에서 인정받고 있다. - P157

그런데 법률은 왜 소유권을 창출했는가? 시효취득이란 미래에 대한 보험과 같은 것이다. 그런데 법률은 왜 시효취득을 특권의 원리로 만들었는가? - P157

그런데 모든 국민들이 정의와 보존의 본능에 의해서 시효취득의 유용성과 필요성을 인정했다면, 그리고 그렇게 함으로써 그들의 의도가 점유자의 이익을 지켜주고자 하는 것이었다면, 그들은,
통상이나 전쟁에 의해 또는 포로 신세라서 가족이나 조국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 어떤 점유 행위도 행사할 수 없게 된 부재(不?) 시민에 대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는가? - P158

. 그런데, 만일 시효취득이의향만으로도 보존되고 소유자의 행위에 의해서만 상실되는 것이라면, 시효취득의 유용성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어떻게 법률은 의향만으로 무엇인가 보존하고 있는 소유자가 자신이 시효취득을 적용하도록 허용한 것을 포기할 의사를 가졌다고 추정하는 것인가?  - P158

그로티우스는 이 유력한 사유(事?)에 다른 하나를 덧붙인다. 그것은 소송을 걸어서 국민들의 평화를 교란시키고 내전의 불을 지피는 것보다는 논란이되는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는 생각이다. 보상을 해주기만 한다면, 나는 이러한 논리를 받아들이겠다. 그러나 이러한보상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부자들의 휴식과 안전 따위가 무산자인 나에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 P159

. 사실 우리가 소유에서 각자에게 토지의 몫과 노동의 권리를 보장하려는 소망만을 보고, 허유(虛有, nue-pro-priété)와 점유의 구별에서 부재자나 고아들 및 자기의 권리를 알지도 지키지도 못하는 모든 이들에게 열려 있는 안식처만을 본다면, 시효취득이라는 것에서는 부당한 요구나 침해를 물리치거나 범유자의 이주에 의해 처래된 분규를 끝내는 수단만을 보게 된다. - P160

최초의 계약이 이루어진 후에, 푀초의 욕구의 표현이었던 법률과 국가 조직의 희미한 윤곽이 마련된 후에, 법률가들의 사명은입법에서 잘못된 것을 고치고, 결함이 있는 것을 보충하며, 모순되어 보이는 것을 최선의 규정에 의해 일치시키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렇게 하는 대신 그들은 법률의 자구적 의미에 매달리고 주석자나 고전주해자들의 판에 박은 역할에 만족하였다. - P161

 인류의 동의라는 것은 자연의 지침일뿐, 키케로가 말하듯이 자연의 법칙은 아닌 것이다. 진리는 가상(假想)의 밑에 숨어 있다. 신앙은 그것을 믿을 수 있을 뿐이며, 오직 성찰만이 그것을 인식할 수 있다. 물리현상이나 천재의 창작물들에 관련된 모든 것에서 인간 정신의 진보란 바로 이와 같은것이다. 우리의 의식과 우리의 행위가 어찌 이와 다르겠는가? -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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