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와 보니 자신이 피어스 인버라리티의 유산 관리인으로 위촉되었다는 편지가 와 있었다. 인버라리티는 캘리포니아부동산계의 거물로, 심심풀이로 200만 달러를 날린 적도있지만 아직도 수많은 재산이 여기저기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그것을 모두 정리하는 일이 결코 한가로운 명예직일수만은 없었다.  - P7

현관 근처에 있던 새 200마리를 모두 깨우며, 쾅 소리와 함께 문이 닫혔던 마자틀란*의 한 호텔방을 생각했다.


* 태평양에 면한 멕시코의 도시. - P8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와프·위스트풀. 큐비셰크 · 맥밍거스 법률사무소‘에서 온 그 편지는, 메츠거라는 사람이서명한 것이었다. 편지에 따르면, 피어스는 지난봄에 사망했으나 이제야 유언장이 발견됐다고 했다. 메츠거라는 사람은 유언 집행과 관련된 모든 소송의 특별 고문이자 유산의 공동 관리인이었는데, 일 년 전 날짜로 작성된 추가 유언장에 에디파도 공동 관리인으로 위촉된 것이었다. - P8

오후 내내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인 키너릿 어몽더 파인스 시내 상가에서 리코타 치즈를 사고, 매장에서흘러나오는 싸구려 음악을 듣고(오늘 그녀가 주렴이 쳐진 입구에 들어섰을 때, 포트웨인 세테첸토 앙상블이 보이드 비버와함께 녹음한 비발디의 커주 협주곡 집주판 4번이 흘러나왔다.),* (후략)

* 비발디는 커주 협주곡을 작곡하지 않았다. 이 부분은 고전음악조차 슈퍼마켓 식으로 바꾸어 버리는 미국 대중문화를 패러디한 것으로 보인다. - P9

이번에는 메츠거의편지로 말이다. 그때 피어스는 이 추가 유언을 말하려고 전화했던 것일까? 아니면 그녀가 귀찮은 기색을 보이고 무초는 관심이 없어 보이자, 나중에야 그녀를 유언에 집어넣었던 것일까? 그녀는 자신의 정체가 드러나고 음모에 빠진것처럼, 무언가에 의해 제지당한 것처럼 느꼈다. - P11

샌프란시스코 남부에서 디스크자키로 일하는 무초는 늘자신의 직업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있었다. "난 아무것도 믿지 않아, 에디파." 그는 대개 다음과 같은 말을토해 내곤 했다. "노력은 하지만, 난 정말 아무것도 믿을수가 없어." 그가 저 너머, 그녀는 도달할 수 없을 저 먼곳에 존재하고 있다는 생각에 에디파는 종종 극도의 두려움에 사로잡히곤 했다. 그가 다시 정신을 차릴 수 있었던것은 아마도 그녀가 이렇듯 자제력을 잃어 가는 모습 때문이었을 것이다. - P11

"당신은 감수성이 너무 예민해요." 할 말은 너무나 많았지만 그녀는 이 말만 할 수 있을 뿐이었다.  - P12

누군가가 ‘슈크림‘**이라는 단어를 말하는 것을 듣자마자 파티 도중에 나와 버린 적도 있었다. 그에게는 악의에 찬 말처럼 들렸기때문이다. 그 말을 한 사람은 헝가리 출신의 이민자로 빵을 만드는 자신의 일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었지만, 민감한 무초는 견딜 수 없었다.

** 불량 중고차를 의미하는 속어. - P12

어쩌면 너무 과할 정도로 말이다. 자기보다 더가난한 흑인이나 멕시코인, 백인 빈민들이 더 나은 차와교환하려고 일주일 내내 줄지어 끔찍한 중고차들을 가져오는 것을 보고 어찌 그렇지 않을 수 있었으랴. - P13

차 안에는 가위로 오려 낸 5센트, 10센트짜리 할인 쿠폰, 다른 사람과 교환하려던 우표들, 시장에서 파는 특별 상품을 광고하는 분홍빛 전단지, 담배꽁초, 이 빠진 빗, 구인 광고, 전화번호부에서 찢어 낸 광고지, 차 속에서 드라이브 인 영화를 보기위해, 지나가는 여자나 갖고 싶은 멋진 차, 연습삼아 차를세우는 경관을 보기 위해, 차창에 입김을 뿜은 후 닦는 데썼을 유행이 지난 해묵은 내의나 헌 옷 조각들이 뒹굴고 있었다.  - P13

차라리 폐차장이었더라면 그는잘해 나갔을 것이다. 모든 죽음이 막상 자신에게 닥치기 전까지는 불가사의한 것으로 느껴지듯, 그에게 있어서도폐차 지경까지 이르는 대형 사고란 자신과는 아무 상관이없는 일처럼 느껴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 P14

에디파는 어떻게 그가 지금까지도 그런 것들을 떠올리며괴로워할 수 있는지 의아했다. 그녀와 결혼했을 때 그는 이미중고차 판매일을 그만두고 KCUF 방송국**에 이 년째 근무하던 중이었다.


**거꾸로 읽으면 ‘사랑 없는 성행위‘를 뜻하는 단어로서 왜곡된 인간관계를 상징한다. - P14

전장에서 돌아온 남편들이 식은땀을 흘리며 잠에서 깨어나거나 악몽의언어로 비명을 지를 때, 그들을 위로하면서 붙잡고 진정시키면 언젠가는 그들도 잊어버리겠지. 그녀는 그것을 알고있었다. 하지만 무초는 언제쯤이나 그 악몽을 잊을 수 있을 것인가? - P15

디스크자키의 작업실이 (이직장은 무초가, KCUF의 광고 담당 매니저이면서 중고차 판매장의 광고주로서 일주일에 한 번씩 방문하던 친구를 통해 얻은것이었다.) 사실은 그와 그 중고차 판매장 사이에 자리한완충지대가 아니었나 생각해 보곤 했다. - P15

그는 중고차 판매장에 대해서는 지나친 신념을 지녔던데 반해, 방송국에서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서는 신념이없었다. - P15

적어도 그가 입을 열 때까지는 그랬다. 그가 그녀에게쏟아 놓았다. "오늘 펀치가 부르더니 내 이미지에 대해 이야기하더군. 내 이미지가 마음에 안 든대." 펀치는 프로그램 편성부장인데 무초의 적이었다. - P16

에디파는 메츠거에게서 온 편지를 무초에게 보여 주었다. 무초는 그녀와 피어스의 관계를 잘 알고 있었다. 자신과 결혼하기 일년 전 둘의 관계가 끝났던 것이다. 무초는편지를 읽은 다음 조심스럽게 눈을 깜빡거리며 편지를 도로 접었다.
"어떻게 할까?" 그녀가 물었다. - P16

"무초. 웬델. 피어스와의 관계는 이미 끝났어. 그가 내이름을 유언장에 써넣기 전까진 말이야." - P16

다음 날 아침 에디파는 로즈만을 만나러 갔다. 그녀는화장대 거울 앞에서 삼십 분 동안이나 아이라인을 그리고또 그렸는데, 다 그리고 붓을 막 떼려고 할 때마다 선이이상하게 망가지거나 비뚤어져 버리곤 했다. 그녀는 이날새벽 3시에 또 한 통의 전화를 받고는 밤새 잠을 이루지못했다. - P17

"약은 안 먹고 있어요." 에디파가 말했다.
"왜, 약 먹는 것이 겁나오?"
"그 속에 무엇이 들었는지 모르니까요."
"진정제라고 해도 믿지 않는군요."
"당신을 믿을 수 있나요?" 그녀는 힐라리어스를 믿지 않았다.  - P17

"우리에겐 아직도 다리를 위한 104번째 실험 대상이 필요하오." 의사는 무미건조하게 웃었다. ‘다리‘는 그가 돕고 있는 병원 공동 프로젝트의 애칭으로, 그는 교외에 사는 가정주부들을 대상으로 LSD-25, 흥분제, 환각제 등과같은 마약의 효과를 실험하고 있었다.

* 다리(bridge)는 마약의 속어이며, 두 세계(현실과 환상)를 연결한다는 의미이다. - P18

"난 지금 환상을 보고 있어요. 마약을 먹지 않아도 이미 환각에 빠져 있는 사람이에요. 난."
"그 말은 그만듭시다." 그는 재빨리 말했다.  - P18

그는 어깨를 으쓱했다. "당신이 내게 걸려들지않았다고? 그렇다면 내게서 떠나시오. 당신은 완치되었소."
하지만 에디파는 떠나지 않았다. 그 정신과 의사가 자신에게 어두운 영향력을 행사해서가 아니라, 다만 그대로 머물러 있는 것이 더 편해서였다. - P19

그에게는 언제나 이런 식으로정통 치료법과 거리를 두는 유쾌한 면이 있었다. 예컨대 얼굴이란, 로르샤흐* 검사에 나오는 그림처럼 대칭적이고,
TAT** 그림처럼 이야기를 하며, 일종의 암시적인 단어처럼반응을 유발한다는 것이 그의 이론이었다. 

*스위스의 심리학자. 열 개의 추상적인 형태에 대한 환자의 해석을통해 심리를 분석하는 검사를 발명했다. - P19

로즈만 역시 그 전날 저녁, 텔레비전에서 방영한 「페리메이슨」**에 대해 생각하느라 잠을 이루지 못했다. 로즈만의 아내는 그 프로그램을 아주 좋아했지만 그는 대단히 격렬한 혐오감을 품고 있었다. 페리 메이슨처럼 성공적인 변호사가 되고 싶었으나 그렇게 되지 못했고, 그러자 대신그가 파멸되어 버리기를 바랐던 것이다. 

**미국의 탐정 소설가 얼 가드너가 창조한 변호사 겸 사립 탐정, 페리메이슨이 등장하는 TV 드라마. - P20

"그런 게 아니에요." 에디파는 모든 것을 얘기해 주었다.
"그가 왜 그랬을까요." 로즈만은 편지를 읽은 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가 왜 죽었냐고요?"
"아니요. 왜 당신을 유산 관리인으로 임명했느냐는 겁니다."
"그는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이었어요." - P21

(전략), 유언장을 읽을 것, 빌려 준 돈을 모두 받을 것,
재산을 정리할 것, 부동산 시가를 감정할 것, 처분할 것과남겨 둘 것을 결정할 것, 청구서들을 확인해 지불할 것,
세금을 처리할 것, 유산을 분배할 것…………….
"이거 봐요." 에디파가 말했다. "그런 일들이라면 누군가 나 대신 처리해 줄 사람을 구하면 되지 않을까요?"
"내가 할 수도 있지요." 로즈만이 말했다. "일부는요.
하지만 당신은 이 일에 흥미를 느끼지 않아요?" - P22

그녀는 호기심 많고 사색적인 라푼첼처럼 마술에 걸려 자신이 살고있는 키너릿 어몽 더 파인스에서, 그리고 안개 속에서 포로가 되어, "자, 당신의 머리카락을 내려뜨리시오."라고 말해 줄 누군가를 찾는 역할을 맡은 것은 아닌지 곰곰이생각해 보았다.

* 동화 속 여주인공으로 높은 탑 속에 갇혔으나 지나가던 왕자가 그녀의 머리채를 타고 올라가 구해 주었다. - P22

그러나 불굴의 의지를 지닌 피어스는 자신이 가지고다니던 많은 신용카드 중 하나를 사용해 탑의 자물쇠를 연다음, 소라 모양의 나선형 계단을 올라왔다. 사실 그 사악한 속임수가 좀 더 자연스럽게 그에게 드러났더라면 처음부터 아예 그 방법을 택했을 것이다. - P23

 지구상의 모든 건물과 동물, 파도와 배, 숲이란 숲은 모두 담고 있는 이 태피스트리야말로 바로 세계 그 자체였다. 에디파는 혼란스러워져 그 그림 앞에 서서 눈물을 흘렸다. - P23

그녀는 자신의 발치를 내려다보고, 지금 서 있는 곳이 그녀 자신의 탑에서 3000여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세워진, 우연히도 멕시코라 불리는 또 하나의 탑임을 그 그림을 보며 깨달았다. - P24

(전략), 우연히도 멕시코라 불리는 또 하나의 탑임을 그 그림을 보며 깨달았다.
그렇다면 자기를 여기로 데려온 피어스는 결국 자신을 구하지 못한 것이며, 처음부터 탈출은 불가능했던 것이다.
과연 그녀는 무엇으로부터 도망치려 했던가? 그녀같이 생각할 시간이 많은 갇혀 있는 여인들이란, 자신이 갇힌 탑의 높이와 구조가 자신의 자아와 같아 보이는 것이 단지우연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곧 깨닫게 된다.  - P24

2장

그 후, 그녀는 새로운 것을 향해 간다는 생각도 없이 키너릿 어몽 더 파인스를 떠났다. 에디파가 샌나르시소로 가서 피어스의 경리 장부와 기록을 살펴보고 공동 유산 관리인인 메츠거와 상의하겠다고 이야기하는 동안, (후략) - P25

. 또한 피어스가 십년 전부터 부동산 투기를 시작한 곳으로, 자본을 쏟아 부은 뒤부터 그곳에 지은 건물들은 아무리 무너질 듯하고 기괴해 보여도 한결같이 모두 하늘을 향해 치솟아 있었다. - P26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집과 거리는 라디오의 전기 배선처럼 놀랄 만큼 질서 정연했다. 그녀는 비록 남부 캘리포니아만큼 라디오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했지만, 그 둘의 외형적 패턴은모두 어떤 숨은 의미가 내포된 상형문자 같았다. - P26

지평선 주위에는 스모그가 가득했고 밝은 베이지빛 시골마을에 내리비치는 햇빛은 고통스럽게 느껴졌다. 그녀와자동차는 기묘한 종교적 순간의 한가운데에 멈춰 서 있는것 같았다. - P27

. 헤드폰을 낀 동료가 마치 성유나 향로, 성배를 다루는 성직자처럼 양식화된 동작으로다음 음악을 틀라고 신호를 보내는 모습을 방음유리를 통해 바라보고 있지만, 사실 무초는 음악에 둘러싸여 그 음악이 찾아가는 모든 음악 애호가들처럼 음악에 푹 빠진 채,
목소리, 목소리들, 음악과 그 메시지에 주파수를 맞춘 채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 P27

구름이 해를 가렸거나 스모그가 심해져서, 혹은 다른 이유로 그 ‘종교적인 순간‘이 깨져 버린 것처럼 에디파는 그런 생각을 멈추었다.  - P27

철조망이 사라지고 나자 베이지색 조립식 콘크리트 블록으로 지어진 사무실용 기계 상점, 방수제 제조사, 가스 제조업체, 금속 볼트 공장, 창고가 계속해서 늘어서 있었다.
마침 일요일이어서 모두 고요와 정적 속에 빠져 있었고,
다만 부동산 사무소와 트럭 터미널만 띄엄띄엄 문을 열고있었다. 에디파는 바로 옆에 보이는 모텔에 묵기로 했다. - P28

모텔을 다시 한 번 살펴보면서 그녀는 잠시 망설였다.
금속판으로 만들어진 10미터 높이의 님프 조상이 흰 꽃을든 채 하늘을 향해 치솟아 있었다. 해가 떠 있는데도 에코모텔이라고 쓰인 네온사인이 불을 밝히고 있었다. - P29

. 에디파는 주차장에 차를 세워 놓고 차에서 내려 뜨거운 태양 아래, 죽은 듯 잔잔한 공기 속에서그 인공의 바람이 님프의 속옷을 저 멀리, 2미터 정도 높이로 날려 올리고 있는 광경을 잠시 바라보았다. 조금 전에 떠올렸던 느린 회오리바람과 들을 수 없었던 계시의 말들을 기억하면서. - P29

"내가 속해 있는 그룹 때문이죠." 마일스가 설명했다.
"파라노이스*라는 그룹인데요, 아직 햇병아리들이에요. 우리 매니저가 그렇게 노래하라고 해서요. 우리는 영국 영화를 많이 봐요. 영국식 억양을 배우려고요."

*편집증 환자들이라는 의미이다. - P31

"넌 진짜 편집증 환자구나." 에디파가 말했다.
"나는 젊고 내 몸은 매끄러워요. 당신처럼 나이 많은 여자들은 모두 어린 남자를 원하는 줄 알았어요." 그는 가방을 들어다 준 대가로 60센트나 우려내고 돌아갔다.
그날 밤, 메츠거가 나타났다. 아주 잘생겨서 에디파는누군가가 자기를 놀린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 P31

"이거 봐요." 그가 중얼거렸다. "하루 종일 당신을 찾아모텔들을 다 뒤졌으니 이젠 들어가도 되겠지요?"
에디파는 텔레비전에서 「보난자」를 보는 것 말고는 그날저녁에 다른 계획이 없었다. 그래서 잘 늘어나는 작업복바지에다 보풀이 인 검은 스웨터를 입고 머리는 풀어 길게 늘어뜨린 채였다. - P32

"나는 병째로 마시면 됩니다." 하고 메츠거는 정중하게말했다. 그는 안으로 들어오더니 양복을 입은 채 바닥에 앉았다. - P32

"당신은 어머니가 버려 놓은 사람 같지는 않군요." 에디파는 말을 하려다 생각을 달리하고 입을 다물었다.
메츠거는 번쩍이는 치아를 드러내며 쓴웃음을 지었다.
"외모는 아무 의미도 없지요. 난 내 외모 속에 살고 있고,
내가 누군지 잘 모르겠어요. 이런 불확실함 때문에 언제나 괴롭습니다." - P33

에디파는 포도주를 따랐다. "설마요."
"자, 들어봐요. 내가 노래 부르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러자 정말 아이와 개, 어디선가 현악기를 들고 불쑥 나타난늙은 그리스인 어부가 그리스 도데카니스 섬을 배경으로석양이 지는 해변에 모였고, 아이가 노래하기 시작했다

(후략) - P34

그가 이 모든 것을 조작한 것이 아닐까. 에디파는 문득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지역 텔레비전 방송국 기사에게 뇌물을 주고 이 프로그램을 방영하도록 했을 거야. 이것은 모두 어떤 음모의 일부, 또는 어떤 교묘한 유혹이겠지. 그래 음모일 거야. 오, 메츠거.
"당신은 왜 노래를 따라 부르지 않지요?" 그가 말했다.
"난 그 노래를 알지 못해요." 에디파는 미소 지었다. 이제 화면에는 이곳 서부의 새로운 주택 개발 사업인 ‘고소호‘에 대한 요란한 광고가 나왔다. - P35

그녀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쫓겨난 자」가 다시 화면에 나왔다. 죽은 어머니의 이름을 따라 저스틴이라고 명명된 그 작은 잠수함은 다른 배와 나란히 부두에 정박되어있었다. 잠수함을 전송하는 사람들 중에는 늙은 어부 말고도 다리가 미끈하고 머리가 곱슬곱슬한 어린 님프 같은 딸이 있었는데, 만일 영화가 해피엔딩으로 끝난다면 종국에는 어린 메츠거와 사랑을 이룰 아가씨였다. - P36

 텔레비전에서는 끔찍한 폭발 장면이 나오고 있었다. "기뢰다!" 메츠거가 머리를 감싸 쥐고그녀에게서 떨어지며 소리 질렀다. "아빠." 화면에서 어린메츠거가 울먹였다. "무서워요." - P3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토머스 핀천의 중요성

토머스 핀천의 「제49호 품목의 경매』는 진보주의 운동이 한창이던 1960년대 미국 대학생들을 매료시켰던 대표적인 소설이다.  - P245

『제49호 품목의 경매』가 발표된 후, 미국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이 작품을 들고 다니거나 책상과 화장실에 약음기가 달린 나팔을 그리는 것이 유행이었다. 『제49호 품목의경매』에서 이 기호는 소외 계층의 억눌린 목소리와 세계의 파멸을 경고하는 상징이다. 학생들은 이 소설을 모방해 벽에 W.A.S.T. E. 라는 낙서를 하기도 했는데, 이는 ‘우리는 조용한 트리스테로 제국을 기다린다. (We Await SilentTristero‘s Empire.)‘라는 뜻이다. - P246

핀천은 현대사회를 인간사이의 교류가 단절되어 엔트로피가 극에 달한 닫힌 체계로 보고, 파멸을 피하기 위해서는 열린 체계로 전환해야한다고 주장한다. 핀천은 인간 교류가 단절된 이유를 이것아니면 저것(either/or)의 이분법적 선택을 강요하는 닫힌사회의 풍토 때문이라고 보고, 이것과 저것(both/and) 모두를 허용하는 열린 사회의 건설을 주창한다. (핀천은 이 소설에서 산업자본주의와 마르크스주의 둘 다 엄습해 오는 공포일뿐이라고 말하면서 양극을 피할 것을 권고하는데, 이는 이분법적 가치판단을 유보하는 포스트모던적 인식의 표출이다.) - P246

「제49호 품목의 경매』는 트리스테로*라는 단어를 유행시키기도 했다. 슬픔과 비밀을 뜻하는 이 단어는 소설이 나온 이후, 지배 문화에서 소외당하고 상속권을 박탈당한 계층을 지칭하는 대명사가 되었다.

*원서에는 Trystero (트라이스테로) 또는 Tristero (트리스테로)로 표기되어 있다. 본서에서는 ‘제3의 가능성‘ 이라는 의미와 ‘슬픔‘을 뜻하는프랑스어 및 이탈리아어를 살려 트리스테로로 옮긴다. - P247

 『제49호 품목의 경매』의 주인공 에디파 역시 자신이몸담고 있는 미국 사회가 외부 세계와 교류하지 않는 닫힌체계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녀는 빈민, 병든 선원, 흑인여자, 용접공, 야경꾼, 동성애자, 창녀와의 만남을 통해이 세상에는 공식적인 아메리칸 드림에서 소외된 계층이있음을 알게 된다. - P247

열역학 제2법칙인 엔트로피이론에 의하면, 외부 세계와 교류하지 않는 닫힌 체계는 모든 것이 동질화되어 운동이 정지되고 결국 파멸하게 된다.
원래 공학을 전공했고 보잉사에서도 근무했던 핀천은이렇듯 과학 이론을 소설에 도입하여 적절한 은유로 사용하며 뛰어난 통찰력을 보여 준다. - P248

핀천은 또한 이 소설에서 컴퓨터의 기본 조합인 0과 1의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0과 1 사이의 또 다른 가능성에 주목해, 제3의선택을 탐색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시대를 앞서 가는 선구자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 P248

2 열림과 닫힘의 모티프

토머스 핀천의 소설 『제49호 품목의 경매』는 다층적 의미를 지닌 특이한 텍스트라 할 수 있다. 예컨대 이 소설은 포스트모더니즘의 주요 명제들, 즉 중심과 주변, 정통과비정통성, 진실과 허위, 다양성과 획일성, 포용과 배제.
보수주의와 진보주의,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원본의 부재,
이분법의 타파, 커뮤니케이션 이론, 엔트로피 이론, 과거로의 여행 모티프 등 거의 모든 측면에서 접근이 가능한작품이다. - P249

포스트모더니즘 소설에서 열림과 닫힘의 모티프는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띤다. 우선 포스트모더니즘 계열의 작가들은 모더니즘 소설을 ‘닫힌 결말을 지닌 닫힌 소설‘로 파악하고, 포스트모더니즘 소설의 특징을 ‘열린 결말을 지닌열린 소설‘로 생각한다. 열린 결말을 지닌 열린 소설이란,
작품의 결론을 유보하거나 아예 아무런 결론도 제시하지않고 끝나는 텍스트를 지칭한다. - P249

중심보다는 주변을, 전통보다는 혁신을, 획일성보다는다양성을, 단성보다는 다성을 절대보다는 상대를 억압보다는 해방을 추구하는 포스트모더니즘은 기본적으로 열림의 미학을 지향한다. 그러므로 포스트모더니즘 소설에서닫힘은 곧 죽음을, 열림은 곧 삶을 의미한다. - P250

토머스 핀천은 열림과 닫힘의 미학을 탐색한 포스트모더니즘 계열의 대표적인 작가이다. 그는 특히 두 번째 소설인 「제49호 품목의 경매』에서열림과 닫힘에 대한 성찰을 다각도로 시도하며, 그 과정에서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가장 시급한 문제점이 무엇인가를 첨예하고 정치하게 제시하고 있다. - P250

3. 여성적 원리와 열림의 미학

. 남성 작가의 작품 속에서 주인공이 여자인 경우가드물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핀천은 왜 여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웠을까? - P251

여성은 새로운 생명을 배태하고 탄생시킬 수 있는, 남성에게는 없는 능력과 가능성이 있는 존재이다. 가임 능력이있는 여성은 생리 현상을 겪는다. 그리고 생리 기간에는 임신이 되지 않는다. - P251

에디파(Oedipa)라는 이름은 물론 테베의 눈먼 왕 오이디푸스(Oedipus)의 여성 이름이다. 그것은 곧 에디파 역시눈은 있으나 보지는 못함을 의미한다.  - P251

 에디파를 자아의 탑에 가둔 외부의 사악한 마술은 나중에 1950년대의 반공 이데올로기와 냉전 이데올로기가 초래한 이분법적 가치관과배타주의로 밝혀진다. 중요한 것은, 핀천이 ‘여성적 영민함과 두려움‘을 통해 그 실체를 탐색할 수 있다고 본다는 점이다. - P252

 영국의 저명한 비평가 프랭크 커모드는 터퍼웨어파티가 경매와 더불어, 슈퍼마켓이나 백화점을 통한 정규상행위가 아닌 비정규 상행위임을 지적한다. 그렇다면 터퍼웨어 파티나 경매는 이 소설이 주요한 소재로 삼고 있는소외된 자들의 은밀한 비공식적 모임을 상징할 수도 있다. - P252

제2장에서 에디파는 샌나르시소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잠시 차를 세우고 도시의 전경을 내려다본다. 그녀에게 샌나르시소는 마치 덮개를 열어 놓은 트랜지스터라디오의 질서 정연한 폐쇄 회로처럼 보인다. - P253

 도시 이름에 들어 있는 ‘나르시소‘는 자신의 이미지안에 유폐되어 살다가 죽은 그리스 신화의 나르시소스를가리킨다. 그렇다면 나르시소스 역시 닫힌 체계 속에서 살다가 죽은 자라 할 수 있다. - P253

 텔레비전에서는 마침 메츠거가 어린 시절 배우로 출연했던 영화가 방영되는데, 메츠거는 역사적인 사실을 들어 영화 내용 중 틀린 부분을 에디파에게 지적해 준다. 메츠거와 만나면서 에디파는 사실이라고 알려진 것들을 회의하는 것이 중요함을 깨닫는다. - P254

인식의 근원이 흔들리는 새로운 경험에 에디파는 점점더 불안해진다. 그때 메츠거는 에디파에게 텔레비전에서나오는 내용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면 하나씩 옷을 벗는 스트립 보티첼리라는 게임을 하자고 제안한다. - P254

4 절대적 진리의 해체

제3장에 들어서면서 에디파는 일련의 이상한 경험을 겪는다. 메츠거와 같이 간 스코프라는 술집에서 그녀는 마이크 펄로피언이라는 기이한 남자를 만나고, 이상한 지하우편제도를 통해 사람들이 편지를 주고받는 것을 목격한다. - P255

 나중에 에디파는 다만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배웠기때문에 미합중국 우편제도를 사용해 왔다고 말한다. 그녀는 그동안 지배 문화의 교육과 제도 및 관습에 세뇌되었던것이다. 그러나 이제 그녀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
자신이 진리로 알아 온 것 외에 또 다른 세계가 있을 수도있다는 사실을 배운다. - P255

 에디파는 술집의 화장실에서 약음기가 달린 이상한 나팔 그림* 낙서를 발견하는데, 그 나팔은 트리스테로라는 지하 우편제도의 상징이다.

*약음기가 달린 나팔은, 억압받고 침묵당한 소외 계층의 목소리, 세상의 멸망을 지연시키는 행동 및 유보 상태, 각 시대 지배 문화에 의해 주변부로 밀려난 피지배 문화의 목소리 등으로 해석할 수 있다. - P256

그러나 드리블레트는 원본은 이미 사라졌으며,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은 헌책방에서 구입한 보급판을 다시 복사한 것이라고 말한다. 핀천은 이를 통해 절대적 진리로서의 원본은 없음을 은유적으로 보여 준다.** 에디파는 「전령의 비극」에는 원본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각기 다른수많은 복사본들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 움베르토 에코는『장미의 이름』의 서문에서 자신의 소설이 삼중 번역본이라고 주장하는데, 이 또한 원본에 못지않은 번역본의 중요성과가치를 알리기 위해서라고 볼 수 있다. - P25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at home in
~에 정통하다, ~에 밝다, ~에 익숙하다
to know sth inside out; to be well acquainted with유래:at home= 집에 있어서 편한.
 at home in = ~에 대하여 잘 알고 있어서 편한. - P223

2 bring home the bacon
생계를 책임지다, 성공하다, 입상하다
to earn a living
 to make a livin‘
 to support a family byworking
유래: 오래 영국에서 사이가 좋은 부부에게 돼지고기를 상품으로 준 것에서 유래했다고 하기도 하고, 미국에서돼지(=greased pig)를 잡는 대회에서이기는 사람에게 상으로 그날 잡은 돼지로만든 베이컨을 준 것에서 유래했다고도한다. 옛날에는 야생 돼지를 잡아 와서 집의생계를 꾸렸다는 것을 연상해도 좋다. - P223

6 in the homestretch
최후에, 막판에, 최종 단계로
at the final stage
 at the eleventh hour

유래: homestretch는 육상 경기에서 마지막 전력을 다하는 직선 라인을 의미한다. - P225

① bet on the wrong horse
<구어> 지고 있는 쪽을 지지하다, 잘못된 추측으로 판단을 그르치다
to base one‘s plans on the wrong guess
유래: bet/back on the wrong horse는 경마에서 질 말에 거는 것에서나온 표현이다. 즉, 지고 있는 쪽을 지지하거나 판단을 잘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 P226

4 come down off one‘s high horse
콧대를 낮추다, 겸손하다, 고자세를 취하지 않다
to stop feeling superior to others
 to get off one‘s highhorse
유래: high horse는 옛날 귀족이나 왕들이 말을 타고 갈 때 서민들이 엎드려있는 모습에서 나온 표현이다. - P227

5 have horse sense
명석하다, 똑똑하다
bright
 smart
 intelligent
유례: 예로부터 말은 사람의 말을 잘 듣고 영리하다고 인식되어왔다. - P227

9 work like a horse
말처럼 일하다, 충실히 일하다
to work a lot or to work very hard
 to be a workaholic
유래: horse는 ‘열심히 일하는 사람‘을 말한다.
참고: willing horse = 앞장서서 일하는 사람.
 Do not spur a willinghorse. (쓸데없는 참견하지 마라.) - P229

1 of one‘s own accord
자진해서, 자발적으로, 저절로
willingly
 voluntarily
 spontaneously
 of one‘s motion
유래: accord는 의견의 일치나 조화‘를 뜻한다. of one‘s own = 자기 소유º
 of one‘s own doing = 스스로 자기 자신이 ~한
 of one‘s own making = 자기 자신이 만든

참고 : of one‘s own choice = 자기가 좋아서
 of one‘s own knowledge= 자신의 지식으로, 직접적으로
of one‘s own motion = 자진하여 - P292

4 of the first magnitude
가장 중요한, 일류의
first-class
 top-notch
유래: magnitude는 ‘규모, 거대함‘ 외에 ‘중요함‘의 의미가 있다.
참고 a person of no significance = 중요치 않은 사람. - P293

off base
야구에서 루를 떠나 전혀 엉뚱한, 비현실적인, 잘못된
wrong, unrealistice

유래: base는 야구의 루(base)나 기본적인 장소를 말한다. off base 앞에a bit이나 quite 를 주로 사용한다.

참고 on base = 출루하여. - P294

② the tip of the iceberg
빙산의 일각
one small part of a much larger problem

유래: iceberg(빙산)의 끝(tip)만 보이는 것을 말한다. 빙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물에 잠기는 부분은 보이지 않고, 보이는 부분은 끝의 아주 조금뿐이라는 뜻이다. - P392

⑤ tip the balance
사태를 좌우하다,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다
to tip the scales

유래: 여기서는 tip이 ‘살짝 치다(tap)‘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천칭 저울(bal-ance/scales)이나 시소의 한쪽을 치면 확기울어진다. 이처럼 결정적인 큰 영향을 준다는 뜻이다. - P393

6 have a narrow escape
구사일생으로 살아나다
to have a narrow shave; to have a hairbreadth escape

유래: 비슷한 의미의 표현으로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have a hairbreadth escape =have a close shave = escape by the skin of one‘s teeth. - P190

(13) have the bandwidth
폭넓은 능력을 가지고 있다
to have the ability to deal with the work

유래: bandwidth는 원래 전자파의 넓은 ‘대역‘을 말하는데, 비유적으로 농력‘을 뜻한다. - P192

16 have the insolence to
뻔뻔스럽게도 ~하다
to have the impudence to, have the brass to
유래: have+the+ 추상명사 + to의 구조로 ‘~하게도 ……하다‘ 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have the luck to, have the misfortune to, have the tetty to, have the kindness to 등이 있다. - P193

2) as much as to say
마치 ~라고 말하기나 하듯이
as if saying, as if to say
유래: as much as는 ‘~만큼, 거의 ~와 같은‘의 뜻이다. as much as five pounds = 5파운드만큼이나. They have as much asagreed to it. (그들은 그것에 대해 사실상 동의한 거나 다름없다.) to say는 ‘목적‘을 나타내는 부사적 용법이다. - P276

2 off the table
안건이 보류 중인, 미인, 의안에서 제외된
on hold; undecided
유래: on the table의 반대 표현이다. - P372

2 give the cold shoulder to
냉담한 태도를 보이다
to show dislike for; to treat sb coldly

유래: 반갑지 않은 손님이 찾아왔을 때, 차가운 고기의어깨 부위를 주면서 냉대(an unfriendlyreception)한 것에서 나온 표현이라고 한다. - P77

1 a fly in the ointment
옥에 티
a small irritation
유래 성경의 전도서(Ecclesiastes) 10장 1절에 나오는말에서 유래하였다. 왕족들이 사용하는 고급 연고속에서(in the ointment) 죽은 파리가 썩어 악취가 나는 것을 연상한다. 이 표현은 좋은 것을 망쳐버릴 수 있는 사소한 것을 뜻한다. - P149

9 have one‘s hands full
분주하다. 바빠서 꼼짝도 못하다
to be very busy, to be swamped

유래 맥주집에서 아르바이트생이 맥주잔을 두 손 가득들고 바쁘게 일하는 것을 연상한다. 손이 무엇으로꽉 차 있는 것(one‘s hands full)은 매우 분주한 것이다.

have a hand in = ~에 관여하거나 참가하다. - P180

2 go for it
시도하다, 도전해 보다, 부딪쳐 보다
to give it a shot; to give it a try

유래: go for의 기본 개념은 노력하거나 시도하는 것을 말한다.
참고: it은 전치사의 무의미한 형식상 목적이다. I had a good time ofit.(즐겁게 지냈다.) As soon as I saw his angry face, I knewlwas in for it. (그의 화난 얼굴을 보자, 야단맞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goin for = ~에 찬성하다 지지하다. - P23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5
젊은 건축가의 도전
성북동 삶

경사진 좁은 골목길을 지나 우뚝 솟은 집 한 채건축을 업(業)으로 삼고 있는 젊은 부부가 네 살 아들과함께 살고자 지은 주택이다. - P150

where.
북쪽으로 북한산이 있고 서울 성곽이 부채꼴 모양으로 동네를 감싸고 있는 성북동은 들어오는 사람은 있어도 나가는 사람은 없다고 하는 고즈넉한 동네다. 젊은 부부가 발품을팔아 찾아낸 성북동 땅은 65m²의 작은 대지로 고저차가 1.5m 이상 났다.
‘자연경관지구 및 제1종 전용주거지역‘에 해당되어 건폐율은 40%(일반적으로는 30%), 최대 2층이라는 층수 제한이 있었고, 대지안의 공지1m 등의 법규로 바닥 면적은 7평 이하로 설계해야 했다. - P150

건축가‘ Say

늘 누군가의 집을 지어주다 꿈에 그리던 우리의 집을 지으며 힘든 만큼값진 경험을 했습니다. 작은 면적이니 공간 자체가 부각되기 보다는 가족이지내기에 불편함이 없고, 집은 삶의 배경으로 그 역할을 다하면 족하다는 걸깨달았죠. 사람들은 더 큰 집으로 가면 그만큼 행복해질 거라 생각하지만,
그것은 어쩌면 착각일 지 모르겠습니다. - P158

24
형태와 기능 둘 다 잡은 집
아천동 협소주택

신혼부부 둘이 사는 아담한 집. 대지 조건을 예리하게 분석해기능적이고 심미적인 완성도를 높인 협소주택이다. - P240

how.
주택의 규모는 작더라도 엄연한 3층의 주택이기 때문에 내진설계를 적용하였으며, 단열재 및 이중창호 등단열성능에 집중하여 최소비용으로관리비를 절감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아울러 아파트 생활을 하다가단독주택 생활로 전환하는 건축주를고려하여, 주택의 보안 시스템과 외부인 출입 시스템을 간편하게 통제가능하도록 계획했다. - P240

"지금은 신혼이라 식구가 적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요.
멀리 10~20년 거주할 생각을 하고 있어서 내부는 문도 따로 만들지 않고,
최소한의 벽만 두었어요. 남들은 협소주택에 붙박이 가구를 많이 한다는데,
저흰 가구 배치도 때에 따라 자유롭게 하고 언제든 인테리어를 변경할 수 있도록오픈 가벽 구조를 고려했죠." - P246

건축가‘ Say

협소주택은 주로 3층 이상으로 지어지는데, 건물 연면적이 똑같다면 단층보다 복층의 집이 훨씬 비용이 많이 듭니다. 복층 주택은 골조 공사기간이 늘어나고 외피 공사면적도 커지며, 이에 따라 모든 물량이 일정하게 늘어나게 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협소주택에 많은 돈을 들이는것도 비경제적인 일이니, 설계 전에 전체 비용 예산을 정해 설계자와 충분한 상의를 거치는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 P24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6장

약물은 왜 그토록 강력한가? - P112

치아의 근관root canal으로부터 비롯된통증을 없앨 목적으로 아편성 약물 섭취를 시작했는데, 어느덧 몇 개월째 계속해오면서 급기야 약물로 인한 만족점을 갈망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제 그녀는 약물을 끊으려고 해도 채 2주를 넘기지 못하고 다시약물에 손대고 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 P112

왜 약물은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에 대한 통제력을 잃어버리게 할 정도로 강력한 것일까? 강박적으로 약물을 찾아다니고 그것을 섭취하려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거짓말을 일삼는다거나 사랑하는 사람에게서슴지 않고 파괴적인 행위를 한다거나, 급기야 반사회적 인격장애자sociopath가 될 수도 있다.  - P113

약물이 강력한 이유 중 한 가지는 이미 4장에서 밝혀놓았다. 뇌로들어간 약물은 뇌 안의 화학적 신경전달 과정을 지배하고, 우리의 뇌자체는 그 지배에 맞서 싸울 어떤 방법도 갖고 있지 않다. 따라서 약물은 마치 ‘뇌를 못살게 굴어‘ 뇌의 본래의 작용을 눌러버리는 것처럼 기능한다고도 할 수 있다.  - P113

뇌 안에서 약물이 작용하는 데 있어 중요한 기질substrate인 도파민성 중뇌변연계dopaminergic mesolimbic system라는 부위가 있다. 왜 도파민성 중뇌변연계가 거기에 위치해 있으며, 도파민은 정확히 무엇을 하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지난 수년에 걸쳐 발전해오고 있으며, 아직 완성되지는 않았다. - P114

도파민과 음식

도파민이 음식 섭취와 짝짓기 같은 생존에 필수적으로 중요한 행동들과 연관이 있다는 풍부한 증거가 있다.¹ 그림 6-1은 사람의 뇌 가운데서 도파민 신경세포들을 포함하는 신경경로들을 보여준다.  - P114

6장

1 최근 생식 행동과 섭식과 같은 자연보상에서의 도파민의 역할을 보여주는데이터를 잘 요약한 몇 가지 훌륭한 종설 논문들이 나왔는데, 다음과 같다. T.
A. Baskerville and A. J. Douglas, "Dopamine and Oxytocin InteractionsUnderlying Behaviors.", CNS Neurosci Ther, 16:92~123, 2010., Pfaus J.
G., "Pathways of Sexual Desire.", J Sex Med, 6:1506~1533, 2009., A, E.
Kelley, "Ventral Striatal Control of Appetitive Motivation.", Neurosci BehavRev, 27:765~776, 2004, W. A. Carlezon and M. J. Thomas, "Biological Substrates of Reward and Aversion.", Neuropharmacol, 56 suppl 1:122~132,
2009., M. Peeters and F. Giulliano, "Central Neurophysiology andDopaminergic Control of Ejaculation.", Neurosci Biobehav Rev, 32:438-453,
2008. - P293

. 앞 장에서 정상적인 도파민 신경전달을 위해서 도파민 수송체가 얼마나 중요한지에대해서는 이미 언급했다. 많은 단백질들이 그렇듯이, 자연에 존재하는몇 가지 도파민 수송체 유전자의 변종들variants 이 존재한다. 그들 가운데 한 가지는 폭식을 하는 사람들에게서 더 자주 발견되고, 이것은도파민 시스템과 폭식 사이에 유전적인 연결 고리가 있음을 시사한다(이 부분은 이어지는 다음 절에서 다시 자세히 다룰 것이다).  - P116

도파민 수송체는 폭식과 연관이 있다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일어나는 방식에는 게놈의 일부분이 재배열rearrangement, 결실deletion, 혹은 반복repetition되는 경우가 포함된다. 어떤특정 유전자의 염기서열이 일렬로 수차례 계속 반복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종열중복 가변수VNTR, variable number of tandem repeat라고 한다. - P117

예를 들어, 특정 유전자가 반복되는 종열중복tandem repeats 염기서열을 9개 가진 사람은 10개 가진 사람에 비해 건강과 관련된 특정 문제에 있어더 취약할 수도 있다. 또한 종열중복 가변수는 유전이 어떤 패턴으로 전해져왔는지를 연구하기 위해 필요한 유전적 표시물genetic markers로도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 - P117

앞의 내용을 잘 보여주는 한 가지 연구를 예로 들면, 폭식증 환자의 경우그런 증상이 없는 대조군에 비해 도파민 수송체 유전자의 종열중복 가변수가 적게 나오는 일이 더 자주 발견되었다(Shinhara et al., PsychiatrNeurosci 29:134~137, 2004). 결국 도파민 수송체 유전자의 변형은 우리의 섭식 행동에 그리고 아마도 약물 섭취 행동에도 의미 있는 효과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 P118

도파민과 생식 행동

생식 행동과 도파민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예를 들어 도파민과 관련 있는 약물을 실험용 쥐의 시상하부hypothalamus에 주입하면 수컷쥐와 암컷 쥐의 접촉 및 수컷 쥐의 사정 횟수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 P118

. 약물은 섹스를 하는 것만큼이나 강력한 힘이 있고, 실제로 어떤 약물 사용자는 약물을 섭취함으로써 다다르게 되는 만족이 마치 몸 전체가 오르가슴을 느끼는 것과 같다고 보고하였다. 꽤 놀라운 일이다(다시 그림4-5를 참조하라! - P120

최근에 사랑에 빠진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도파민성 중뇌변연계의 한 부분인 복측피개영역VTA, ventral tegmental area의 활성이 보고되었다. 다른 연구에서는 남성이 오르가슴에 달할 때 활성화되는 부위중 하나가 복측피개영역임이 밝혀졌다.⁴ - P120

4. D. J. Linden, The Accidental Mind, HarvardUniversity Press, 2007, p. 162. - P293

6장
그림6-1 "Figure 3." from James G. Pfaus, "Reviews: Pathways of SexualDesire.", Journal of Sexual Medicine, 2009 (John Wiley & Sons, Inc.
받아 재사용함).
그림6-2 J. G. Pfaus, G. Damsma, G. G. Nomikos, D. G. Wenkstern, C.
D. Blaha, A. G. Philips and H. C. Fibiger, "Sexual behavior enhancescentral dopamine transmission in the male rat.", Brain Res, 530:345~348,
1990 (Elsevier - P307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의 안나로즈 칠드레스 Anna Rose Childress, 찰스 오브리엔Charles O‘Brien 박사들과다른 사람들이 같이 발표한 연구논문 「열정의 서곡: ‘눈에 보이지 않는‘
약물과 성적인 단서자극에 의한 변연계의 활성화」에서, 피험자들이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약물과 성에 관련된 단서가 될 자극을받았을 때 그들의 변연계가 활성화된다고 밝혔다.⁵ - P120

5. PLoS ONE, 3(1): e1506, January 2008.
doi:10.1371/journal.pone.0001505.

도파민과 생존

지금까지 이야기한 내용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때, 도파민성 중뇌변연계는 생존 유지에 있어 중요하며, 개인뿐만 아니라 종을 위해 뇌 안에 존재하는 ‘생존회로survival pathway‘의 한 부분이라고 여겨도 충분히타당할 것이다. 이 회로가 없었다면 아마도 우리 인간은 지금까지 생존하지 못했을 것이다. - P121

만일 앞에서 내가 제기한 가설이 맞는다면, 이 가설을 통해서 이해가 안 되던 다른 주제들에 대한 설명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한가지는, 만일 약물 중독이 그렇게 나쁜 것이라면(사실 명백히 그렇긴 하다), 왜 그것들이 생물의 역사에서 없어지지 않고 남아 있는 것일까? - P12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