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와 보니 자신이 피어스 인버라리티의 유산 관리인으로 위촉되었다는 편지가 와 있었다. 인버라리티는 캘리포니아부동산계의 거물로, 심심풀이로 200만 달러를 날린 적도있지만 아직도 수많은 재산이 여기저기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그것을 모두 정리하는 일이 결코 한가로운 명예직일수만은 없었다.  - P7

현관 근처에 있던 새 200마리를 모두 깨우며, 쾅 소리와 함께 문이 닫혔던 마자틀란*의 한 호텔방을 생각했다.


* 태평양에 면한 멕시코의 도시. - P8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와프·위스트풀. 큐비셰크 · 맥밍거스 법률사무소‘에서 온 그 편지는, 메츠거라는 사람이서명한 것이었다. 편지에 따르면, 피어스는 지난봄에 사망했으나 이제야 유언장이 발견됐다고 했다. 메츠거라는 사람은 유언 집행과 관련된 모든 소송의 특별 고문이자 유산의 공동 관리인이었는데, 일 년 전 날짜로 작성된 추가 유언장에 에디파도 공동 관리인으로 위촉된 것이었다. - P8

오후 내내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인 키너릿 어몽더 파인스 시내 상가에서 리코타 치즈를 사고, 매장에서흘러나오는 싸구려 음악을 듣고(오늘 그녀가 주렴이 쳐진 입구에 들어섰을 때, 포트웨인 세테첸토 앙상블이 보이드 비버와함께 녹음한 비발디의 커주 협주곡 집주판 4번이 흘러나왔다.),* (후략)

* 비발디는 커주 협주곡을 작곡하지 않았다. 이 부분은 고전음악조차 슈퍼마켓 식으로 바꾸어 버리는 미국 대중문화를 패러디한 것으로 보인다. - P9

이번에는 메츠거의편지로 말이다. 그때 피어스는 이 추가 유언을 말하려고 전화했던 것일까? 아니면 그녀가 귀찮은 기색을 보이고 무초는 관심이 없어 보이자, 나중에야 그녀를 유언에 집어넣었던 것일까? 그녀는 자신의 정체가 드러나고 음모에 빠진것처럼, 무언가에 의해 제지당한 것처럼 느꼈다. - P11

샌프란시스코 남부에서 디스크자키로 일하는 무초는 늘자신의 직업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있었다. "난 아무것도 믿지 않아, 에디파." 그는 대개 다음과 같은 말을토해 내곤 했다. "노력은 하지만, 난 정말 아무것도 믿을수가 없어." 그가 저 너머, 그녀는 도달할 수 없을 저 먼곳에 존재하고 있다는 생각에 에디파는 종종 극도의 두려움에 사로잡히곤 했다. 그가 다시 정신을 차릴 수 있었던것은 아마도 그녀가 이렇듯 자제력을 잃어 가는 모습 때문이었을 것이다. - P11

"당신은 감수성이 너무 예민해요." 할 말은 너무나 많았지만 그녀는 이 말만 할 수 있을 뿐이었다.  - P12

누군가가 ‘슈크림‘**이라는 단어를 말하는 것을 듣자마자 파티 도중에 나와 버린 적도 있었다. 그에게는 악의에 찬 말처럼 들렸기때문이다. 그 말을 한 사람은 헝가리 출신의 이민자로 빵을 만드는 자신의 일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었지만, 민감한 무초는 견딜 수 없었다.

** 불량 중고차를 의미하는 속어. - P12

어쩌면 너무 과할 정도로 말이다. 자기보다 더가난한 흑인이나 멕시코인, 백인 빈민들이 더 나은 차와교환하려고 일주일 내내 줄지어 끔찍한 중고차들을 가져오는 것을 보고 어찌 그렇지 않을 수 있었으랴. - P13

차 안에는 가위로 오려 낸 5센트, 10센트짜리 할인 쿠폰, 다른 사람과 교환하려던 우표들, 시장에서 파는 특별 상품을 광고하는 분홍빛 전단지, 담배꽁초, 이 빠진 빗, 구인 광고, 전화번호부에서 찢어 낸 광고지, 차 속에서 드라이브 인 영화를 보기위해, 지나가는 여자나 갖고 싶은 멋진 차, 연습삼아 차를세우는 경관을 보기 위해, 차창에 입김을 뿜은 후 닦는 데썼을 유행이 지난 해묵은 내의나 헌 옷 조각들이 뒹굴고 있었다.  - P13

차라리 폐차장이었더라면 그는잘해 나갔을 것이다. 모든 죽음이 막상 자신에게 닥치기 전까지는 불가사의한 것으로 느껴지듯, 그에게 있어서도폐차 지경까지 이르는 대형 사고란 자신과는 아무 상관이없는 일처럼 느껴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 P14

에디파는 어떻게 그가 지금까지도 그런 것들을 떠올리며괴로워할 수 있는지 의아했다. 그녀와 결혼했을 때 그는 이미중고차 판매일을 그만두고 KCUF 방송국**에 이 년째 근무하던 중이었다.


**거꾸로 읽으면 ‘사랑 없는 성행위‘를 뜻하는 단어로서 왜곡된 인간관계를 상징한다. - P14

전장에서 돌아온 남편들이 식은땀을 흘리며 잠에서 깨어나거나 악몽의언어로 비명을 지를 때, 그들을 위로하면서 붙잡고 진정시키면 언젠가는 그들도 잊어버리겠지. 그녀는 그것을 알고있었다. 하지만 무초는 언제쯤이나 그 악몽을 잊을 수 있을 것인가? - P15

디스크자키의 작업실이 (이직장은 무초가, KCUF의 광고 담당 매니저이면서 중고차 판매장의 광고주로서 일주일에 한 번씩 방문하던 친구를 통해 얻은것이었다.) 사실은 그와 그 중고차 판매장 사이에 자리한완충지대가 아니었나 생각해 보곤 했다. - P15

그는 중고차 판매장에 대해서는 지나친 신념을 지녔던데 반해, 방송국에서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서는 신념이없었다. - P15

적어도 그가 입을 열 때까지는 그랬다. 그가 그녀에게쏟아 놓았다. "오늘 펀치가 부르더니 내 이미지에 대해 이야기하더군. 내 이미지가 마음에 안 든대." 펀치는 프로그램 편성부장인데 무초의 적이었다. - P16

에디파는 메츠거에게서 온 편지를 무초에게 보여 주었다. 무초는 그녀와 피어스의 관계를 잘 알고 있었다. 자신과 결혼하기 일년 전 둘의 관계가 끝났던 것이다. 무초는편지를 읽은 다음 조심스럽게 눈을 깜빡거리며 편지를 도로 접었다.
"어떻게 할까?" 그녀가 물었다. - P16

"무초. 웬델. 피어스와의 관계는 이미 끝났어. 그가 내이름을 유언장에 써넣기 전까진 말이야." - P16

다음 날 아침 에디파는 로즈만을 만나러 갔다. 그녀는화장대 거울 앞에서 삼십 분 동안이나 아이라인을 그리고또 그렸는데, 다 그리고 붓을 막 떼려고 할 때마다 선이이상하게 망가지거나 비뚤어져 버리곤 했다. 그녀는 이날새벽 3시에 또 한 통의 전화를 받고는 밤새 잠을 이루지못했다. - P17

"약은 안 먹고 있어요." 에디파가 말했다.
"왜, 약 먹는 것이 겁나오?"
"그 속에 무엇이 들었는지 모르니까요."
"진정제라고 해도 믿지 않는군요."
"당신을 믿을 수 있나요?" 그녀는 힐라리어스를 믿지 않았다.  - P17

"우리에겐 아직도 다리를 위한 104번째 실험 대상이 필요하오." 의사는 무미건조하게 웃었다. ‘다리‘는 그가 돕고 있는 병원 공동 프로젝트의 애칭으로, 그는 교외에 사는 가정주부들을 대상으로 LSD-25, 흥분제, 환각제 등과같은 마약의 효과를 실험하고 있었다.

* 다리(bridge)는 마약의 속어이며, 두 세계(현실과 환상)를 연결한다는 의미이다. - P18

"난 지금 환상을 보고 있어요. 마약을 먹지 않아도 이미 환각에 빠져 있는 사람이에요. 난."
"그 말은 그만듭시다." 그는 재빨리 말했다.  - P18

그는 어깨를 으쓱했다. "당신이 내게 걸려들지않았다고? 그렇다면 내게서 떠나시오. 당신은 완치되었소."
하지만 에디파는 떠나지 않았다. 그 정신과 의사가 자신에게 어두운 영향력을 행사해서가 아니라, 다만 그대로 머물러 있는 것이 더 편해서였다. - P19

그에게는 언제나 이런 식으로정통 치료법과 거리를 두는 유쾌한 면이 있었다. 예컨대 얼굴이란, 로르샤흐* 검사에 나오는 그림처럼 대칭적이고,
TAT** 그림처럼 이야기를 하며, 일종의 암시적인 단어처럼반응을 유발한다는 것이 그의 이론이었다. 

*스위스의 심리학자. 열 개의 추상적인 형태에 대한 환자의 해석을통해 심리를 분석하는 검사를 발명했다. - P19

로즈만 역시 그 전날 저녁, 텔레비전에서 방영한 「페리메이슨」**에 대해 생각하느라 잠을 이루지 못했다. 로즈만의 아내는 그 프로그램을 아주 좋아했지만 그는 대단히 격렬한 혐오감을 품고 있었다. 페리 메이슨처럼 성공적인 변호사가 되고 싶었으나 그렇게 되지 못했고, 그러자 대신그가 파멸되어 버리기를 바랐던 것이다. 

**미국의 탐정 소설가 얼 가드너가 창조한 변호사 겸 사립 탐정, 페리메이슨이 등장하는 TV 드라마. - P20

"그런 게 아니에요." 에디파는 모든 것을 얘기해 주었다.
"그가 왜 그랬을까요." 로즈만은 편지를 읽은 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가 왜 죽었냐고요?"
"아니요. 왜 당신을 유산 관리인으로 임명했느냐는 겁니다."
"그는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이었어요." - P21

(전략), 유언장을 읽을 것, 빌려 준 돈을 모두 받을 것,
재산을 정리할 것, 부동산 시가를 감정할 것, 처분할 것과남겨 둘 것을 결정할 것, 청구서들을 확인해 지불할 것,
세금을 처리할 것, 유산을 분배할 것…………….
"이거 봐요." 에디파가 말했다. "그런 일들이라면 누군가 나 대신 처리해 줄 사람을 구하면 되지 않을까요?"
"내가 할 수도 있지요." 로즈만이 말했다. "일부는요.
하지만 당신은 이 일에 흥미를 느끼지 않아요?" - P22

그녀는 호기심 많고 사색적인 라푼첼처럼 마술에 걸려 자신이 살고있는 키너릿 어몽 더 파인스에서, 그리고 안개 속에서 포로가 되어, "자, 당신의 머리카락을 내려뜨리시오."라고 말해 줄 누군가를 찾는 역할을 맡은 것은 아닌지 곰곰이생각해 보았다.

* 동화 속 여주인공으로 높은 탑 속에 갇혔으나 지나가던 왕자가 그녀의 머리채를 타고 올라가 구해 주었다. - P22

그러나 불굴의 의지를 지닌 피어스는 자신이 가지고다니던 많은 신용카드 중 하나를 사용해 탑의 자물쇠를 연다음, 소라 모양의 나선형 계단을 올라왔다. 사실 그 사악한 속임수가 좀 더 자연스럽게 그에게 드러났더라면 처음부터 아예 그 방법을 택했을 것이다. - P23

 지구상의 모든 건물과 동물, 파도와 배, 숲이란 숲은 모두 담고 있는 이 태피스트리야말로 바로 세계 그 자체였다. 에디파는 혼란스러워져 그 그림 앞에 서서 눈물을 흘렸다. - P23

그녀는 자신의 발치를 내려다보고, 지금 서 있는 곳이 그녀 자신의 탑에서 3000여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세워진, 우연히도 멕시코라 불리는 또 하나의 탑임을 그 그림을 보며 깨달았다. - P24

(전략), 우연히도 멕시코라 불리는 또 하나의 탑임을 그 그림을 보며 깨달았다.
그렇다면 자기를 여기로 데려온 피어스는 결국 자신을 구하지 못한 것이며, 처음부터 탈출은 불가능했던 것이다.
과연 그녀는 무엇으로부터 도망치려 했던가? 그녀같이 생각할 시간이 많은 갇혀 있는 여인들이란, 자신이 갇힌 탑의 높이와 구조가 자신의 자아와 같아 보이는 것이 단지우연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곧 깨닫게 된다.  - P24

2장

그 후, 그녀는 새로운 것을 향해 간다는 생각도 없이 키너릿 어몽 더 파인스를 떠났다. 에디파가 샌나르시소로 가서 피어스의 경리 장부와 기록을 살펴보고 공동 유산 관리인인 메츠거와 상의하겠다고 이야기하는 동안, (후략) - P25

. 또한 피어스가 십년 전부터 부동산 투기를 시작한 곳으로, 자본을 쏟아 부은 뒤부터 그곳에 지은 건물들은 아무리 무너질 듯하고 기괴해 보여도 한결같이 모두 하늘을 향해 치솟아 있었다. - P26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집과 거리는 라디오의 전기 배선처럼 놀랄 만큼 질서 정연했다. 그녀는 비록 남부 캘리포니아만큼 라디오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했지만, 그 둘의 외형적 패턴은모두 어떤 숨은 의미가 내포된 상형문자 같았다. - P26

지평선 주위에는 스모그가 가득했고 밝은 베이지빛 시골마을에 내리비치는 햇빛은 고통스럽게 느껴졌다. 그녀와자동차는 기묘한 종교적 순간의 한가운데에 멈춰 서 있는것 같았다. - P27

. 헤드폰을 낀 동료가 마치 성유나 향로, 성배를 다루는 성직자처럼 양식화된 동작으로다음 음악을 틀라고 신호를 보내는 모습을 방음유리를 통해 바라보고 있지만, 사실 무초는 음악에 둘러싸여 그 음악이 찾아가는 모든 음악 애호가들처럼 음악에 푹 빠진 채,
목소리, 목소리들, 음악과 그 메시지에 주파수를 맞춘 채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 P27

구름이 해를 가렸거나 스모그가 심해져서, 혹은 다른 이유로 그 ‘종교적인 순간‘이 깨져 버린 것처럼 에디파는 그런 생각을 멈추었다.  - P27

철조망이 사라지고 나자 베이지색 조립식 콘크리트 블록으로 지어진 사무실용 기계 상점, 방수제 제조사, 가스 제조업체, 금속 볼트 공장, 창고가 계속해서 늘어서 있었다.
마침 일요일이어서 모두 고요와 정적 속에 빠져 있었고,
다만 부동산 사무소와 트럭 터미널만 띄엄띄엄 문을 열고있었다. 에디파는 바로 옆에 보이는 모텔에 묵기로 했다. - P28

모텔을 다시 한 번 살펴보면서 그녀는 잠시 망설였다.
금속판으로 만들어진 10미터 높이의 님프 조상이 흰 꽃을든 채 하늘을 향해 치솟아 있었다. 해가 떠 있는데도 에코모텔이라고 쓰인 네온사인이 불을 밝히고 있었다. - P29

. 에디파는 주차장에 차를 세워 놓고 차에서 내려 뜨거운 태양 아래, 죽은 듯 잔잔한 공기 속에서그 인공의 바람이 님프의 속옷을 저 멀리, 2미터 정도 높이로 날려 올리고 있는 광경을 잠시 바라보았다. 조금 전에 떠올렸던 느린 회오리바람과 들을 수 없었던 계시의 말들을 기억하면서. - P29

"내가 속해 있는 그룹 때문이죠." 마일스가 설명했다.
"파라노이스*라는 그룹인데요, 아직 햇병아리들이에요. 우리 매니저가 그렇게 노래하라고 해서요. 우리는 영국 영화를 많이 봐요. 영국식 억양을 배우려고요."

*편집증 환자들이라는 의미이다. - P31

"넌 진짜 편집증 환자구나." 에디파가 말했다.
"나는 젊고 내 몸은 매끄러워요. 당신처럼 나이 많은 여자들은 모두 어린 남자를 원하는 줄 알았어요." 그는 가방을 들어다 준 대가로 60센트나 우려내고 돌아갔다.
그날 밤, 메츠거가 나타났다. 아주 잘생겨서 에디파는누군가가 자기를 놀린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 P31

"이거 봐요." 그가 중얼거렸다. "하루 종일 당신을 찾아모텔들을 다 뒤졌으니 이젠 들어가도 되겠지요?"
에디파는 텔레비전에서 「보난자」를 보는 것 말고는 그날저녁에 다른 계획이 없었다. 그래서 잘 늘어나는 작업복바지에다 보풀이 인 검은 스웨터를 입고 머리는 풀어 길게 늘어뜨린 채였다. - P32

"나는 병째로 마시면 됩니다." 하고 메츠거는 정중하게말했다. 그는 안으로 들어오더니 양복을 입은 채 바닥에 앉았다. - P32

"당신은 어머니가 버려 놓은 사람 같지는 않군요." 에디파는 말을 하려다 생각을 달리하고 입을 다물었다.
메츠거는 번쩍이는 치아를 드러내며 쓴웃음을 지었다.
"외모는 아무 의미도 없지요. 난 내 외모 속에 살고 있고,
내가 누군지 잘 모르겠어요. 이런 불확실함 때문에 언제나 괴롭습니다." - P33

에디파는 포도주를 따랐다. "설마요."
"자, 들어봐요. 내가 노래 부르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러자 정말 아이와 개, 어디선가 현악기를 들고 불쑥 나타난늙은 그리스인 어부가 그리스 도데카니스 섬을 배경으로석양이 지는 해변에 모였고, 아이가 노래하기 시작했다

(후략) - P34

그가 이 모든 것을 조작한 것이 아닐까. 에디파는 문득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지역 텔레비전 방송국 기사에게 뇌물을 주고 이 프로그램을 방영하도록 했을 거야. 이것은 모두 어떤 음모의 일부, 또는 어떤 교묘한 유혹이겠지. 그래 음모일 거야. 오, 메츠거.
"당신은 왜 노래를 따라 부르지 않지요?" 그가 말했다.
"난 그 노래를 알지 못해요." 에디파는 미소 지었다. 이제 화면에는 이곳 서부의 새로운 주택 개발 사업인 ‘고소호‘에 대한 요란한 광고가 나왔다. - P35

그녀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쫓겨난 자」가 다시 화면에 나왔다. 죽은 어머니의 이름을 따라 저스틴이라고 명명된 그 작은 잠수함은 다른 배와 나란히 부두에 정박되어있었다. 잠수함을 전송하는 사람들 중에는 늙은 어부 말고도 다리가 미끈하고 머리가 곱슬곱슬한 어린 님프 같은 딸이 있었는데, 만일 영화가 해피엔딩으로 끝난다면 종국에는 어린 메츠거와 사랑을 이룰 아가씨였다. - P36

 텔레비전에서는 끔찍한 폭발 장면이 나오고 있었다. "기뢰다!" 메츠거가 머리를 감싸 쥐고그녀에게서 떨어지며 소리 질렀다. "아빠." 화면에서 어린메츠거가 울먹였다. "무서워요."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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