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이 근대 문화의 중요한 요소일 뿐 아니라 그 문화를 형성하는 데에 주요한 힘이었다는 주장을 펼치면 많은 사람들이 믿을 수 없다거나 아니면 너무 과장이 지나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인다. - P15

 이와 같은 결심을 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교양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음과 같이수학에 무지하지만 권위 있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더더욱 그런 결심을 굳히기도 한다.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신실한 기독교인이라면 공허한 거짓 예언을 하는 자와 수학자 모두를 경계해야 한다. 수학자들은 정신을 어둡게 하고 인간을 지옥의 울타리에 가두어놓는 계약을 악마들과 체결한 위험스러운 인물들이다." - P15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학을 몰라도 된다는 문외한들의 결정은 분명 잘못된 것이다. 수학은 일련의 기술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아닌 게 아니라 이 기술들은 수학에서 가장 중요하지 않은 부분에 불과한 것으로 물감을 그냥 혼합한 것을 그림이라 말하지 않듯 이또한 수학이라 말할 수 없다. 그러한 기술들은 수학의 본질에서 동기와추리, 아름다움 그리고 의미 등을 모두 박탈하고 나서 남은 찌꺼기에 불과하다. - P16

이러한 수학의 특징은 수학과 과학에 관하여 17세기 한 유명한 작가에 의하여 다소 다르게 표현된 바 있다. "수학자들은 연인과 같다. 수학자에게 최소한의 원리만을 부여하자. 그러면 그는 가지고 있는 원리로부터 당신이 그에게부여해야만 하는 결과를 도출해내고, 이 결과로부터 또 다른 결과를 도출해낸다." - P16

 사람의 창조적 능력이 수학에서 어느 정도 발휘될 수 있는가는 오직 창조라는 그 자체의 시험에 의해서만 결정될 수 있다. 이러한 창조 중 몇 가지는 이후의 논의에서 등장하게 되므로 여기서는 수학의 분야가 광범위하게 분류하더라도 약 80가지나 된다고 진술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 P17

현대에 들어와 또 다른 기본적인 수학의 이용으로 자연현상을 합리적으로 조직화하는 것을 들 수 있다. 개념, 방법, 수학의 결론들은 자연과학의 토대이다. - P17

지적인 호기심과 순수한 사고에 대한 열정이 많은 수학자들을 수의성질과 기하학적 도형의 성질에 대한 연구로 이끌어 매우 독창적인 업적을 낳게 하였다. - P18

그들은 수학을 추상적이고 연역적인 사고의 공리 체계로 바꾸어놓았다. 수학의 주제에 가장 위대한 기여를 한 몇 가지들, 즉 순수하게 지적인 도전에 대한 반응을 이루었던것 중 우리의 시야에 들어오는 것만 언급한다 해도 사영기하학, 수(數)이론, 무한대 이론, 비유클리드 기하학 등이 있다. - P18

 종종 수학을 무시하는 구실이 되었던 것으로 수학자들은 요점 없는 사색이나 탐닉하기를 좋아한다는 등 또는 어리석고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몽상가라는 공격이 그것이다. 이러한 공격을 분쇄할 수 있는 대답은 쉽게 얻을 수 있다. 과학이나 공학적 필요에 의하여 시작된것은 말할 필요도 없고, 심지어 순수하게 추상적인 연구도 엄청나게 유용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 P19

이와는 달리 몇몇 ‘사회 지향적인‘ 작가들이 다소 과도하게 주장하는 것처럼, 수학자들이 실용적인 고려, 즉 다리나 라디오, 비행기를 건설하고자 하는 욕망에 의하여 전적으로 자극을 받는다고 주장하는 것은 잘못이다. 수학 때문에 이렇게 편리한 것들이 가능하게 된 것은 사실이지만, 위대한 수학자들은 자신들의 생각을 추구하는 동안 그러한 실용성에는 거의 눈길조차 두지 않았다.  - P19

비록 그 누군가 +,- 기호를 도입한 창고 점원의 목적 의식적 행동을 보고 ‘수학의 역사상 전환점은 보통사람들이 남긴 사회적 유산에서 비롯된다‘고 확신하였지만, 피타고라스와 플라톤의 이데아를 향한 수학적 명상은 분명 그 점원의 행동보다는 중요한 공헌을 하였다. - P17

심지어 수학을 천직으로 여겼던 창조적인 천재들조차도 직업적인 전문 수학자들과 과학자들을 애타게 했던 문제들을 추구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아마추어‘들과 수학자들은 일반적으로 자신들의 작업이 얼마나 유용성 있는가에 대해서는 별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 P20

 그러나 순수한 사고에서 비롯된 미학과 철학적 관심에 대한 반응들이 수학의 특징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였으며, 더 나아가 그리스의 기하학과 현대 비유클리드 기하학 창조에 있어 아무도 넘볼 수 없는 공헌을 이룩하였다. 한편, 수학자들이 순수 사고의 정점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것은 스스로의 힘이라기보다는 사회적 영향력이 더 큰 역할을 하였다.  - P20

수학의 또 다른 중요한 특징은 상징적 언어이다. - P20

이러한 치밀함이 사고의 효율성을 가능하게 한 것이다. 제롬(Jerome Klapka Jerome, 1859~1927)이 비록수학적 목적은 아닐지라도, 대수적 기호에 의존할 필요성이 있다고 한것은 이러한 장치에 내재하고 있는 유용성과 명료성을 충분히 잘 드러내준다. - P21

수학적 언어는 정밀하다. 너무나 정밀하여 그 형식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종종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만일 수학자가 ‘나는 오늘한 사람을 보지 못했다. (I did not see one person today.)‘ 라고 말한다면, 그는 아무도 보지 못할 수도 있고, 많은 사람을 보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다. 보통은 자신이 아무도 보지 못했다는 것을 뜻한다. - P22

수학적 양식은 간결함과 형식적 완벽함을 목표로 한다. 때로 그 양식은 너무나 성공적이어서 그 정밀함이 보장하고자 하는 명확함늘 오히려 희생하기도 한다. - P23

 그러나 한편 수학적 문헌을 읽는 사람들이 때로 소위 잉크와 종이를 가진 수전노들에 의해서 자신의 인내심을 시험해야 한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 P23

수학은 지식의 총체이다. 그러나 여기에 반드시 진리가 포함되어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시 말하여 성경을 신으로부터 받은 최종적인계시로 믿는 종교학자의 신념과 같이 수학도 공격할 수 없는 지식들의집합이라고 보는 너무나 뿌리깊은 신념이야말로 대중에게 널리 퍼져있는 오류이다.  - P24

20세기의 수학적 지식을 진리와 구별하려면, 수학과 과학을 구별해야 한다. 왜냐하면 과학은 물리적 세계에 대한 진리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아닌 게 아니라 수학은 과학의 등대였으며, 과학이 현문명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에 도달하도록 끊임없이 도움을 주어왔다. - P24

. 인간의 물리적 · 도덕적·사회적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자 하며, 우리 자신의 존재자체에 의하여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하고, 자연을 이해하고통제하려고 하며, 이미 획득된 지식의 가장 심오하고도 궁극적인 함의를 탐구하고 정립하고자 노력하는 것도 바로 이 정신이다.  - P25

사실 뉴턴이 최절정기 때 가졌던 지식 정도를 지닌 사람은 오늘날에는 수학자라 할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통념과는 반대로, 수학은 계산에서 시작하지만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오늘날 수학은 너무나 엄청난 몫을 차지하고 있어서 어떠한 수학자도 그 전체를 통달하고 있다고 주장할 수 없게 된 것이다. - P26

사실, 수학의 너무나 많은부분이 문명과 문화의 일부분이었기 때문에 많은 역사가들은 그 시대의 다른 주요한 작품들의 특징을 당시의 수학에 비추어서 발견할 수가 있다. - P26

수학적 창조가 없다는 것이 한 문명의 문화적 지표가 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 P26

 우리의 역사가, 경제학자, 철학자, 작가, 시인, 화가, 그리고 정치가들의 업적을 과소평가하지 않으면서, 다른 문명들도 그 능력과 성취에서 필적할 만한 사람들을 배출하였다고 말할수 있다. 그러나 비록 유클리드나 아르키메데스가 월등한 사상가이지만, 그리고 우리의 수학자들이 뉴턴이 말한 바와 같이 그러한 위대한거인들의 어깨 위에 서 있기 때문에 더 멀리 성취할 수 있었을지라도,
수학이 그 범위와 범상치 않은 응용력을 얻게 된 것은 바로 우리 시대에 들어서였다. -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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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따금 RPG의 레벨업 시스템에 이상할 정도로 증오를 불태우는 사람과 만날 때가 있다.
"야, 말이야. 소박한 의문인데, 레벨 올려서 보스 쉽게 잡으면 재밌냐? 전략이나 장비 같은 걸 고민하고, 잘 싸우면이기기도 하고 가끔 지기도 하는 게 게임의 재미 아냐? 왜오랜 시간을 들여 작업 같은 짓까지 해서 일부러 게임을 재미없게 만들어? 아니, 욕하는 게 아니고, 그냥 순수하게 왜그러는지 모르겠거든?" - P108

‐무엇을 감추리오, 고냥고냥의 개발자들이다.

그럼 왜 너희는 일부러 레벨제 RPG 따위를 만든 건데! 아니 욕하는 게 아니고, 그냥 순수하게 왜 그러는지 모르겠거든?! - P109

다만 SLG나 SRPG와 달리 RPG에서는 레벨 노가다라는행위도 게임을 즐기는 법 중 하나로 인식하며, 어지간하면레벨 노가다까지 포함해 밸런스를 조정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플레이를 채근하는 적을 내보내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고냥귀고냥은 달랐다.
단순 레벨 노가다는 악(惡)이라고 규정하듯, 초반에 레벨을 하염없이 올리는 플레이어에게는 반드시 저승사자가 찾아오는 것이다. - P109

<리저드맨의 함정>에 버금가는 고냥귀고냥 측의 두 번째 자객, 통칭 <트레인 양>이!
트레인 양이라는 이름을 본 순간 감이 좋은 사람, 혹은MMORPG 경력이 긴 사람은 금방 감을 잡을 것이다.
『아항, MPK구나.』 - P110

MPK라니 무섭구만. 미리 알아서 다행이야. 하지만 마을부근에서 싸울 때니까 그런 녀석이 나타나면 얼른 도망치면되겠네.
하지만 어수룩한 생각이다. 단언하건대, 너무나도 어수룩하다.
그런 어정쩡한 생각을 가지고는 고냥귀고냥 개발진의 악의에서 절대로 벗어날 수 없다. - P110

<리저드맨의 함정>보다도 악랄하다고 불리는 트레인 양이벤트. 하지만 진정한 악랄함은 본인에게 악의가 없다는 점에 있다.
몬스터를 끌며 도망치는 트레인 양의 도주능력은 그야말로 훌륭하다. 치트 수준의 민첩성과 스태미나, 그리고 뒤에도 눈이 달린 것 아닌가 싶어지는 회피 테크닉으로 어떤 적에게서도 도망친다. - P111

하지만 그 뛰어난 도주능력은 자신을 구해줄 법한 사람,
다시 말해 플레이어와 조우한 순간 사라지고 만다. 그녀의도주 테크닉은 말하자면 화재 현장의 괴력과도 같은 것이라.
사람을 만나 안도한 순간 기운이 빠져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게 된자는 설정이 있는 모양이었다. - P112

그녀는 열심히 뛰어난 모험자가 되려 하는 신출내기일 뿐이며, 어째서인지 플레이어가 오랜 시간 필드에서 레벨 노가다를 할 때만 우연히 대량의 몬스터에게 에워싸여 어쩔 수없이 도망치게 되고 마는 피해자인 것이다. - P112

또한 상대가 트레인 양일 때만 몬스터는 상대를 즉시 죽이지않고 지분지분 가지고 놀다 죽이도록 프로그램되어 있다.
트레인 양이 울면서 도움을 청하는 목소리, 그 목소리가점점 희미해져가다가 "미안해, 엄마…." 라고 속삭이며 죽어가는 것을 무시할 수 있다면 이보다 간단한 일은 없을 것이다.  - P113

게다가 트레인 양은 플레이어와 합류한 순간 거의 움직이지 못하게 되니 플레이어는 항상 그녀에게 주의를 기울이며 싸워야만 한다. - P113

또 한 가지 흔한 패턴은 트레인 양을 지나치게 신경 썼을경우, 그녀를 지키려고 신경을 쓴 나머지 플레이어는 거의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트레인 양보다 먼저 죽는다. 다만그 경우, ‘죽기는 했지만 소녀를 지키기 위해 싸웠으니 후회는 없다‘고 홀가분한 기분으로 죽어간다는, 그딴 어수룩한 전개는 이 게임에 없다. - P114

그런 말과 함께 울면서 플레이어에게 매달리는 트레인 양의 모습과,
"커헉!"
그 때문에 움직임이 멈춘 트레인 양의 목에 몬스터의 칼날이 떨어지는 순간을. - P114

그리고 그 뒤에는………….
"매드 하운드네."
십여 마리나 되는 매드 하운드. 그 밖의 몬스터는 이동속도 때문에 탈락한 것이리라. 그러나 매드 하운드는 이 필드에서 가장 성가신 상대였다. - P115

어차피 자신이 절대 그런 짓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은 나스스로가 가장 잘 안다.
다행히 스태미나는 100퍼센트이며 HP도 거의 닳지 않았다. 매드하운드 정도는 잠깐 상대해줘도 될 것이다. - P116

매드 하운드는 교활한 몬스터다. 인간의 무기 간격을 잘알기 때문에 일정한 거리 내로는 다가오려 하지 않는다. - P116

제일 뒤에 있는 적과의 거리는 어림잡아도 3미터가 못 된다. 절호의 위치!
즉시 스텝을 쇼트 캔슬하며 아직까지 반응하지 못한 하운드들을 향해 다음 스킬을 발동한다!
"인비지블 블레이드!!" - P118

· 후우."
내가 검을 마지막까지 휘둘렀을 때, 십여 마리나 되던 매드 하운드는 모두 두 쪽으로 갈라져버렸다. - P119

"그런 스킬은 본 적도 없어요! 엄청나게 강하시네요!"
"아, 아하하하…...."
칭찬이 과했다. 바늘방석에 앉은 기분이다.
참고로 말하자면, 마법은 그렇다 쳐도 무기로 광범위를 공격하는 스킬을 배우기란 매우 힘들다. 평범하게 플레이하면레벨 50 정도에나 겨우 익힐까 말까. - P119

"저도 노력은 하는데, 아직 무기 스킬도 네 개밖에 못 익혔고.…………."
아까 그 <인비지블 블레이드>도 사실은 광범위 공격이 아니라 단순한 접근공격이며, 심지어 슬래시와 마찬가지로 무기만 들면 누구나 쓸 수 있는 기본 스킬, - P120

[검] 기본 무기, 균형 잡힌 스킬 구성, 보정치는 표준.
(중략)
[대태도] 3미터 가까운 길이를 가진 괴물 무기이며 칼집에서 뽑기도 어렵다. 대태도를 입수하는 것은 스토리 후반에들어선 다음이며 모두 레어 혹은 유니크템, 원래 강하지만스킬을 사용하면 말도 안 되게 강하다. 보정치는 극대. - P122

【시라누이 [검 / 대태도] 공격력: 91 무게: 8 부가속성: 없음 특수능력: 없음】
다시 말해, 뭐, 그런 것이다.
이 시라누이라는 칼은 분류를 [검, 도]로 해야 할 텐데도뭘 잘못 먹었는지 [검, 대태도]로 절대 있을 수 없는 설정을하고 만, 모종의 버그 아이템인 것이다. - P123

다만 시라누이라면 그럴 걱정이 없다. 겉보기로는 평범한도니까 다루기 쉽고, 공격하면 대태도만큼의 공격력이 나온다.
까놓고 말해 최강이다. - P123

 시라누이로 대태도 스킬(예를들면 대태도 기본 스킬인 <수평쓸기> 등)을 사용하면, 겉보기로는 1미터도 안 되는 도를 휘둘렀는데 공격범위는 대태도처럼 3미터에 육박하는 기묘한 현상이 일어난다.
이것이 <인비지블 블레이드>의 정체. - P124

"그런데 정말 대단하세요! 그렇게 많은 매드 하운드를 일격에 쓰러뜨리다니!"
트레인 양의 반짝반짝하는 눈이 공연히 가슴을 후벼파는것이다.
사실 그 공격은 거의 100퍼센트 무기의 힘이며, 비밀만 알면 트레인 양도 똑같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 P124

"저, 저기, 성함....… 가르쳐주실 수 없나요?"
아, 그렇구나. 아까 그건 그런 재촉의 눈빛이었음을 깨달았다.
‘하지만, 어떻게 할까………‘
어렴풋한 기억이지만, 분명 트레인 양을 구해준 후 대화하기에 따라서는 그녀가 동료가 되는 이벤트로 이어지기도 한다. 물론 그런 이벤트가 있었다고 해서 플레이어가 제안하지않는 한 동료로 데리고 다닐 필요는 없지만, 그것은 게임 이야기이다. - P125

하지만 이곳은 게임이면서 게임이 아니다. 죽으면 어떻게될지 알 수 없는 이상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하므로, 동료를만들어 함께 행동한다는 선택도 나쁘진 않을 것 같았다. - P125

. 이런 얼굴을 보면 이름을 대지 않고 마을로 돌아가기란 불가능하다.
‘그러니 어쩔 수 없지.‘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변명을 했다. 아주 조금 찝찝한 마음을 품으며 그녀의 시선을 흘려버리듯 나는 결단했다. 가능한 한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천천히 말을 꺼냈다. - P127

"그럴 수가………. 하, 하지만, 그럼 당신은 어떤 분인가요?"
역시 그런 질문이 돌아오는군.
하지만 그 질문을 예상했던 나는 엄숙히 입을 열었다. 대답해야 할 이름은 하나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한껏 멋진 표정을 지으며 이름을 댔다.
"나는 라인하르트! 명예로운 상인 라인하르트다!!" - P127

마을로 돌아오면서, 나는 사실 무기 같은 것을 다루는 상인이고 아까 그건 상품으로 들여놓은 레어 아이템의 힘이었어, 뭐라고요! 하는 방향으로 얼렁뚱땅 이야기를 마무리지어버렸다. - P127

"자, 잠시만요! 역시 전당신하고………….
그렇게 말하며 쫓아오는 바람에 아주 잠깐 신속 캔슬 이동까지 써서 도망쳤다. 과연 트레인 양답게, 조금 전까지는 숨이 턱까지 찼던 사람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준족이었다. - P128

 게다가 무슨 변덕으로 그녀가 다시한 번 나를 찾는다 한들 라인하르트라는 이름으로 찾을 수있는 사람은 나와는 전혀 다른 리저드맨 상인뿐이다. - P128

시라누이처럼 공격범위가 넓은 무기를 쓰면 적이 여럿이어도 문제없이 쓰러뜨릴 수 있다. 오히려 동료가 있으면 스킬을 쓸 때 방해가 되기도 한다. - P129

나는 내 목적을 이루기 위해 얼른 강해져야만 한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 필요한 것은 바로 내 발밑에 묻혀 있다.
적 레벨 평균 250의 최고난이도 던전, 게임 중 최강의 적인 <사신의 파편>이 잠든 지하미궁, 그 이름도 찬란한 <봉마의 미궁>은 램릭 남쪽, <봉마의 대지>에 묻힌 사신 부조 밑에 잠들어 있는 것이다. - P130

"무기는・・・・・・ 아직 괜찮겠군."
몬스터나 캐릭터만이 아니라 무기나 방어구, 일부 도구 아이템에는 레벨과 HP가 있다. 무기나 방어구는 사용할 때마다 소모되어 HP가 0이 되면 부서지고 만다. - P130

반대로 이를 이용한 퀘스트도 있어서, HP 표시가 있는 흔들다리를 공격해 무너뜨려 적의 진군을 저지하는 작전을 구사해야 한다. …………그 흔들다리의 HP가 엄청나게 높은 탓에 우선 적을 전멸시킨 다음 다리를 끊는 본말전도를 저질러야만 퀘스트를 달성할 수 있지만, 그것이 한결같은 고냥귀고냥퀄리티다. - P131

(전략) 여관 주인에게 구멍을 팔 만한 도구가 있으면 빌려달라고 부탁했더니 매우 묵직한 삽을 빌려주었다.
(중략) 문을 나서기 전에 문지기가 의아한 표정으로 커다란 삽을 쳐다봤지만 무시하고 <봉마의 대지>로 향했다. - P131

다행히 부조가 있는 곳에는 금방 도착했다. 마을에서 거의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으며, 애초에 숨겨진 던전에는 몇 번이나 다녔기 때문에 착각할 리도 없다.
하지만 여기서부터는 처음 체험하는 영역이다.
"이 부근이려나?" - P132

"지면은 얼마나 단단하려나… 괜찮을 것 같군."
게임에서는 간섭이 불가능했던 지면의 흙도 이 세계에서는 역시 문제없이 팔 수 있었다. 저레벨이라고는 하지만 게임 세계의 나는 현실의 나보다도 훨씬 체력이 좋다. 그리 깊은 구멍이 필요한 것도 아니니, 작업에 많은 시간이 들진 않을 것이다. - P132

다시말해 고레벨 에이리어의 벽과 지면은 저레벨 에이리어의 것보다도 단단할지 모른다. 그렇다면 이것은 골인 지점에 다가간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너무 시간을 들이면 또 트레인 양을 불러낼지도 모르는데…………"
트레인 양의 기차 이벤트는 한 번 경험한다고 끝나는 것이아니다. - P133

나는 시라누이를 들고 구멍 중심부를 조준한 다음,
"이건 어떠냐!"
힘차게 내리쳤다!
상상한 것보다 가벼운 반응과 함께 시라누이가 지면에 파고들었다.
‘됐나?‘ - P134

"역시 사신의 파편이 잠든 곳은 다르구만 하지만 그래야지."
그리고 재빨리 안을 들여다보려고 구멍에 몸을 들이밀려던 그때.

"뭘 하고 있는 건가요, 라인하르・・・・・・ 아니, 소마 씨."

분명히 내 본명을 부르는 목소리에 나는 흠칫 돌아보았다. - P135

"그 구멍, 그리고 아까 사신이라고 했던 말・・・・・…. 대체 무슨 소리인가요, 소마 씨!"
이쪽을 향해 나이프를 내밀며 나를 경계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트레인 양이 있는 게 아닌가. - P135

그녀의 이야기를 요약하자면 이랬다.
나와 헤어진 후, 역시 제대로 답례를 해야겠다고 생각한그녀는 즉시 나를, 아니, <라인하르트라는 이름의 상인>을 찾기 시작했다. 현대인의 감각으로 보자면 그 정도 정보만가지고 쉽게 사람을 찾을 리 만무했지만, 랩릭은 게임 속의 마을이다. 인구가 적은 탓인지, 빠른 발을 살려 탐문을 하자금방 발견할 수 있었던 모양이었다. - P136

나 같으면 그 여관에서 돌아오기를 기다렸겠지만, 역시 발이 빠른 트레인 양 이번엔 삽을 든 모험자를 찾아 탐문을 시작했다. 그 결과 남문 문지기에게서 삽을 든 사람이 지나갔다는 말을 듣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처음 나와 만났던 장소로 돌아왔던 것이다. - P136

견제하듯 트레인 양이 그렇게 말을 꺼냈다. 나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이 부조에는 사신의 모습이 새겨져 있죠? 그리고 당신은아까 사신의 파편이 잠든 곳이라고 했어요. 다, 당신은...……."
눈물이 배어나온 눈으로 그녀는 나를 노려보았다.


"당신은 사신이 부활하길 바라는 사교도군요?" - P137

무기 숙련도는 해당 무기로 공격해 상대에게 대미지를 줄때마다 증가한다. <봉마의 대지>에서 제법 싸웠으며, 무기숙련도에는 레벨차이에 따라 보너스가 들어가므로 원래는두 번째 스킬 정도는 익혔어야 하지만, 시라누이가 지나치게 강한 것이 이번에는 화근이 되었다. - P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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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피해액은 총 십억 엔이 넘었고, 피해자의 대부분은 연금을 받아 생활하는 노령자였다. 소중한 노후자금을 송두리째날리고 발을 동동 구르는 사람들이 텔레비전 화면에 비쳤다. 그들이 정말 안됐긴 하지만, 아마 돌이키긴 힘들 것이다.  - P175

 이 세상에는 사기꾼이 끊이지 않고, 사기에 걸려드는 사람 또한 끊이지 않는다. 텔레비전에서 패널들이 뭐라고 설명하건, 누구를 비판하고, 그것은 조수간만의 차처럼 명백한 사실이다.
"그래서, 어쩔 건데?" 뉴스가 끝나자 아내가 내게 물었다. - P175

"하지만 저 사람, 당신 친구잖아?"
"가끔 만나서 음악 얘기를 했을 뿐이야. 다른 건 하나도 몰라.‘
"투자 얘기를 꺼내거나 한 적은 없었어?"
나는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 P176

그리고 그런 그녀의 특수한 흡인력과 젊은 남편의 모델급 외모가 하나로 합쳐지면, 어쩌면 많은 일이 가능해질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그 합성물에 거역하지 못하고 끌려들어갈지도 모른다. - P176

그렇게 F* 또한 내 앞에서 완전히 모습을 감추었다. 그녀가어디 있는지 나로서는 알 수 없었다. 구치소에 있는지, 교도소에갔는지, 혹은 보석으로 풀려나 집에 돌아왔는지, 전혀 알 길이없다. 재판에 회부되었다는 기사는 어디서도 보지 못했다. - P177

<사육제>의 새로운 음반도 여전히 사모으고 있다. 그리고 노트에 채점을 매긴다. 수많은 신보가 나왔지만 나의 베스트는 지금도 변함없이 루빈스타인이다. - P178

스무 살 가을이 끝나갈 무렵, 나는 그 수려하지 않은 외모의여자애와 딱 한 번 데이트하고, 해질녘 공원을 함께 산책했다.
커피를 마시면서, 아트 페퍼의 알토색소폰이 때때로 얼마나 근사하게 삐걱거리는지 자세히 설명했다. 어쩌다음이 흐트러져서나는 소리가 아니라 그에게는 하나의 중요한 심적 상황의 표현이라고 (그렇다, ‘심적 상황의 표현‘이라고 나는 그때 실제로 말했다). - P181

하지만 그 기억들은 어느 날, 아마도멀고 긴 통로를 지나, 내가 있는 곳을 찾아온다. 그리고 내 마음을 신기할 정도로 강하게 뒤흔든다. 숲의 나뭇잎을 휘감아올리고, 억새밭을 한꺼번에 눕혀버리고, 집집의 문을 거세게 두드리고 지나가는 가을 끄트머리의 밤바람처럼. - P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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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로 가해자가 재산이하나도 없는 경우, 아무리 소송에서 이기더라도 피해를 구제받을 길이 없는 경우도 있으니 이런 피해는 예방하는 게 최선이겠지요. - P165

마지막으로 다음의 상황에선 피해를 볼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이런 거래는 가능한 피하는 것이 좋아요.

① 시장가격보다 지나치게 저렴한가격으로 물건을 판매하는 경우
② 물건의 실제 사진 등을 게시하지 않고 제품 이미지만 올려 둔 경우
③ 판매자의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 경우 - P166

"(전략) 하지만 물건을 받아 보니 평소에 제가 신는 신발 사이즈를 주문했음에도 신발이 작아 도저히 신을 수가 없어 환불을 요청하려고 하는데,
판매자는 사전에 환불 불가를 안내했으니 환불해 줄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후략)" - P167

이 경우 SNS 마켓은 「전자거래법」상 통신판매업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고, 통신판매업종으로 신고해야 함은 물론 「전자상거래법」을 준수할 의무를 부담합니다. - P168

「전자상거래법」 제17조에 따르면 진가상거래 방식으로 구입한 물품은 수령 후 7일이내에 환불받을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 P168

교환, 환불을 판매자가 거절하는 경우, 어떻게 해야 하죠?


판매자가 부당한 이유로 환불을 거부하는 경우 1372 소비자상담센터, 한국소비자원, 한국 전자상거래센터를 통해 상담을 받고 피해구제 절차를 밟을 수 있습니다.  - P169

하지만 통신판매업자로 신고하지않은 SNS 마켓의 경우, 이는 개인 간의 거래로 여겨져 소비자가 이 법에 따른 피해 보상을 받기 어렵습니다. 또한 판매자의 연락처, 사업자 주소 같은 정보를 알 수 없고, 비밀 댓글이나 SNS 메시지 등 폐쇄적인 거래 특성상 관리 감독이 어려워 사실상 피해구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으니,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 P170

디자인, 로고도 완벽히 카피한 제품, 판매자는 어떤 처벌을 받나요?

위조품을 진품이라고 속여 소비자에게 판매한 경우라면 이는 타인을 속여 재산의 이익을 취한 것이므로 「형법」상 사기죄에 해당합니다. 이때 피해자는 해당 물품을 구매한 소비자뿐만 아니라 해당 제품의 상표를 가진 상표권자도 피해자가 되기 때문에 「상표법」 위반에따른 책임도 지게 되지요. - P171

한편 소비자가 해당 제품이 위조품인지 알고 구매한 경우라 할지라도 제3자가 볼때 진품인지 짝퉁인지 여부를 혼동할 수 있고, 제품이 중고 판매로 넘어갈 경우 2차 소비자가 짝퉁을 진품으로 착각할수 있으므로 이 역시 위법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 P171

처벌 대상이 되는 악성 댓글은 어떤 건가요?

기분 나쁜 댓글이 달렸다고 모두 처벌이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우선 해당 댓글에 피해자가 특정되어야 합니다. - P174

또한 상대방을 비방하려는 의도가 드러나야 합니다.
(중략)
마지막으로 공연성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 P174

악플러들은 어떤 처벌을 받게 되나요?
이런 악성 댓글은 보통 인터넷을 매개로 하여 작성되고 전파되므로 이 경우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를 적용받게 됩니다. - P174

한편 특정 사실을 적시하지 않고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경우, 즉 상대방을 비방할 목적이 없다 하더라도 상대방에게 입에 담지도 못할 욕설이나 인신공격을 쏟아 내는 경우에는 모욕죄가 적용될 수 있고 이 경우 1년이하의 징역이나 2백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 P175

인터넷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보니 가해자의 인적 사항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지요.
법적 처벌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증거 확보이기 때문에 일단명예훼손적 발언이나 욕설이 담긴 해당 악플을 캡처하거나 촬영해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 P175

악플은 피해자와 합의하면 처벌받지 않는 건가요?

"피해자가 반성하고 있고 학생이라는 점을 참작해 선처해 줬다."
연예인의 악플에 대한 고소 진행 과정에서 이런 얘기를 자주 들어봤을 거예요. 이는 해당 죄가 반의사불벌죄이기 때문입니다.  - P176

예전에는 연예인의 악플 고소 사건의 경우 이후 선처를 받아 처벌까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었으나, 요즘은 악성 댓글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인식이 확고하게 자리 잡은 만큼 선처를 기대하며 함부로 댓글을 다는 일은 없어야 하겠죠? - P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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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통해 물건을 판매할 의사나 능력이 없으면서 거래를 약속하고 대금을 받는 행위는 「형법」상 사기죄에 해당합니다. 「형법」 제347조사기에 따르면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처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 P163

사기죄로 고소했다고 바로 돈을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라고요?
(전략) 하지만 실제로 내가 피해를 본부분을 금전적으로 배상 받기 위해선 이런 형사적 절차와는 별도로 민사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 P164

순순히 상대방이 피해를 보상한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대다수의 경우 결국 별도로 강제집행을 신청해서 상대방의 재산 중에서 내가 받을 돈만큼을 강제로 받아오는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이때 상대방이 미리 다른 곳으로 돈을 빼돌리는 걸 방지하기 위해 민사소송을 제기할 때,
상대방의 재산을 다른 곳으로 빼돌릴 수 없도록 묶어 두는 가압류도함께 진행하게 됩니다. - P165

원칙적으로는 형사 절차와 별도로 민사 절차를 거쳐 금전 피해에 대한 보상을 받아야 하지만, 피해자가 입은 피해에 대해 신속하고 간편하게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우리나라는 배상명령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 P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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