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번째 바퀴
하바롭스크로

호수치고는 너무 크다. 일본 혼슈 지역 면적과 별 차이가 없을지도 모른다. 혼슈보다 클지도 모른다. 게다가 그물에는 바닷물에서만 사는 물고기가 살고 있다고 한다. 요컨대 옛날에는 그곳이 바다였다는 말일 수도 있다. - P75

이 호수 근처에 이르쿠츠크라는 도시가 있다. 당신은 그곳에서 묵었다. 낮에는 도시를 산책했다. - P75

당신은 그 도시에서 더 동쪽으로 가는 열차를 탔다. 이제 모스크바가 상상도 못할 만큼 멀어져버린 기분이 들었다. 앞으로 사흘만 더 타고 가면 이 대륙의 동쪽 끝자락에 닿는다. - P76

이게 꿈이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화장실에 가고 싶은 인간과 잠이 깨버린 인간과 일어나기 싫은 인간을 다 더해도 결국은 단 한사람이다. 자신이 혼자라고 이토록 절절히 느껴지는 순간은 없다. 설령 혼자 하는 여행이 아니더라도 동행을 깨워서 화장실에 갈 수는 없다. 인간은 화장실에 갈 때는 늘 혼자다. - P76

눈을 감은 채 더듬더듬 볼일을 보고 곧바로 침상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화장실 문 손잡이에 손을 얹고 힘을 꽉 주며 밀었다. 문은 아무런 저항 없이 반대편으로 움직였고, 그 바람에 당신은 앞으로 고꾸라지면서 발바닥이 바닥에서 붕떴다. 커다란 암흑이 입을 쫙 벌리며 당신을 집어삼켰고, 순식간에 음량이 열 배로 높아진 선로와 기차 바퀴의 마찰음이 파도처럼 엄습해왔다. - P77

나는 지금 열차에서 떨어진 것이다. 시베리아 한복판의 초원에 혼자 누워 어둠 속에서얼어가는 것이다. 내일까지 열차가 지나가지 않을 게 뻔하다. 설령 화물열차가 지나간다 해도, 내가 여기 누워 있는 것을 어떻게 알린단 말인가. 두툼한 트레이닝복을 잠옷 대신 입었는데도, 벌써부터 냉기가 목 언저리로 비집고 들었다.  - P77

그렇게 생각하고 당신은 걸음을 내디뎠다. 바람은 없었지만, 걷기 시작하자 앞에서 맞부딪쳐오는 공기 저항이 얼음벽으로 변했다. (중략)
그래도 계속 걸어가자 몸이 조금은 따뜻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동공도 조금은 어둠에 익숙해졌을 즈음, 굵직한 나무 다섯 그루가 오른쪽앞에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 P78

천만다행이라 생각한 순간, 당신은 아주 잠깐 오열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러나 오열도 마치 딸꾹질이나 재채기처럼 우스꽝스럽게 지나가버렸다. 감동에 젖어들 여유가 없었다. - P78

당신이 러시아어 단어를 늘어놓으며 손짓발짓으로 야간열차에서 떨어졌다고 설명하자, 이해했는지 어땠는지 모르지만 여하튼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오라고 턱짓을 했다. - P79

남자는 사모바르*에서 뜨거운물을 졸졸 받아 홍차를 넣고, 거대한 설탕단지와 함께 당신 앞에 내려놓았다. 죽을 다 먹은 당신은 후유 한숨을 내쉬고 홍차를 마셨다. 어느새 추위가 어떤 감각인지 까맣게 잊어버렸다.


*러시아 전래의 특유한 주전자 - P79

당신은 이르쿠츠크를 가리키며 "어제 난 여기 있었어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손가락을 조금 동쪽으로 옮기고 열차를 탔는데, 화장실에 가야 해서 화장실 문을 열었죠. 그랬는데" 하면서 설명하기 시작했지만, 떨어진다는 동사를 몰라서 움직이던 손가락을 사람 모양으로 만들어 탁자 테두리에서 바닥으로 떨어지는 흉내를 냈다. 남자는 웃으며 당신의 어깨를 두드렸고, ‘내 집처럼 편히 생각하세요‘라는 듯한 말을 건넸다. 적어도 당신에게는 그런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 P80

이미 열차에서 떨어졌으니 더이상 떨어질 리 없건만 지금부터 정말로 떨어져내릴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차를 다 마시자, 남자는 당신의 어깨를 두드리며 따라오라고 했다.
부엌 찬장 뒤쪽으로 돌아서자, 커다란 통이 놓여 있고 뜨거워 보이는 물에서는 수증기가 뭉게뭉게 피어오른다. - P80

통주위에는 낡은 모피가 깔려 있었다. 곰의 털가죽이었다. 자기 손으로 사냥해서 잡았을까.
찬찬히 보니 얼굴도 붙어 있다. 곰의 얼굴은 누군가의 얼굴과 아주 비슷했다. 누구인지 떠오르지 않아 불안해졌다.  - P81

 몸을 정갈하게 한다고 뭐가 변하겠느냐고 생각해본들 아무 소용도 없는 지금 당신은 자기가 평소에 어떤 순서로 어떻게 몸을 씻었는지 떠오르지 않았다.
물에 희미하게 비친 자기 얼굴을 보며, 저건 여자의 얼굴일까 남자의 얼굴일까 생각해본다. 어느 쪽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어느 쪽도 아니라고 말할 수도 있다. 젖어 있어서 분명치 않다. - P82

물은 식어가기는커녕 오히려 조금씩 뜨거워지는 것 같았다. 이대로라면 육수가 되어버린다. 통 밑에 아궁이가 있는지도 모른다. 조금 전에 먹은 새콤달콤한 사과 무스가 장 속에서 발효되기 시작해, 하반신이 왠지 모르게 불안정해졌다. - P82

당신은 눈을 번쩍 떴다. 어두운 천장이 눈 바로 위에 있다. 차체가덜컹덜컹 흔들리는 소리, 선로와 기차 바퀴의 마찰음. 화장실에 가고싶다. 시계를 보니 새벽두시 반이었다. 아침까지는 아직 시간이 꽤 많이 남았다. 성가셔도 일어나서 갈 수밖에 없겠지. - P83

여덟번째 바퀴

빈으로

아주 최근의 일이다. 당신은 빈에서 있는 공연에, 비행기를 타지 않고 야간열차로 가기로 했다. 당신은 몇몇 댄스 페스티벌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후로 초청이 잇달았고, 교통비는 늘 상대방이 부담해서 이제 더이상 조금이라도 싸게 가는 방법을 고심할 필요가 없었다. - P84

함부르크에서 워크숍을 끝내고 다음날 야간열차로 빈으로 이동한다. 그런 생각이 떠오르자, 의욕이 샘솟았다. 요즘에는 재미있는 사람을 별로 못 만났다. 재미있는 사건도 접하지 못했다. 돈 걱정이 사라져 최단거리를 택하게 된 탓이 아닐까.  - P84

당신은 무거운 트렁크를 질질 끌며 게걸음으로 복도를 지나 객실에 트렁크를 들여놓았다. 그리고 복도에 서서 창으로 플랫폼을 내다보았다. 역 뒤편에 새로들어선 호텔의 레스토랑이 보인다. 레스토랑 벽은 투명한 유리로 만든데다 조명이 밝아서 실내가 또렷이 보였다. - P85

검은 드레스를 입은 여성이 혼자 올라탔다. 대기실에서 나온 승무원은 젊은 여성이었다. 그 여성이 막 차에 오른 여성의 얼굴을 보고 놀라며 "어머나" 하고 소리쳤다. 두 사람은 복도에서 길음을 멈추고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드디어 재미있는 일이 시작될 게 틀림없다. - P85

당신 머릿속에서 염가판 시나리오 서너 개가 어지러이 날아다녔다.
"우리 어디서 만난 적 있죠. 최근에 이 열차를 타셨나요?"
"아뇨, 야간열차는 오늘이 처음이에요. 하지만 저도 당신 얼굴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어요. - P85

그때 또 한 사람 다른 승객이 올라타서, 승무원은 일단 그쪽으로 가버렸다.
발차 시간이 되자 그녀가 잰걸음으로 돌아와서 말했다.
"기억났어요."
검은 드레스 여성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지금 막 생각났어요."
그러더니 두 사람은 소리를 맞춰 키득키득 웃었다. 당신은 따돌림을당한 것 같아 기분이 언짢았지만, 그렇다고 가르쳐달라고 말할 용기는 없었다. - P86

다음날 아침 아홉시, 당신은 시무룩하게 아침을 먹었다. ‘희망하는항목에 표시해주세요. 세 가지까지는 무료, 그 이상은 한 가지당 추가요금 1 마르크 50페니히를 받습니다‘라고 어젯밤에 건네받은 주문서에쓰여 있어서, 빵 두개, 버터, 치즈, 커피에 표시를 했다. - P86

 역시 버터와 치즈 혹은 버터와 잼이 필요하다. 그것만 택하고, 빵을 선택하지 않는 것은 물론 난센스다. 아무래도 네 가지가 되고만다. 네번째는 사치가 아니라 필연인데, 왜 추가요금을 받아서 욕심부린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할까, 그 정도 금액은 아예 처음부터 요금에포함시키면 좋을텐데. 아니, 어쩌면 사람은 일단 지갑을 열면 그 이상으로 이것저것 사고 싶어지기 마련이니, 그것을 노렸을지도 모른다. - P87

아아, 한심하긴 야간열차 아침식사에 제아무리 사치를 한들 낭비까지도 안 되니, 아침식사 가격에관한 생각은 이제 그만 집어치우자. - P87

 하노버 역에서 열차가 멈춰 차에서 내리는 몇몇 사람들을 창밖으로 바라보고 있는데, 별안간 객실 문이 열리더니 여자 하나가 뛰어들어왔다. 아침이 된 후에 침대차에 타다니 이상하다. 아마도 함부르크행 보통열차에 타려다 잘못 알고 급히 올라탔겠시. 흐트러진 시트를보면 누구나 금방 자기 실수를 알아챌 텐데, 그 이자는 망설임 없이 벡씨 맞은편의 구깃구깃한 시트 위에 자리를 잡고, 창밖 상황을 열심히살폈다. - P88

"누구에게?"
"저를 죽이려는 남자가 있어요."
벡 씨는 곤란해지고 말았다. 혹시 그 말이 사실이라면, 당장 일어나 경찰을 부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저건 망상일 뿐이라고 여기게 하는 뭔가가 있었다. 그 뭔가가 뭐냐고 물으면 대답하기 어렵다.  - P89

문이 섬뜩해 보인다.
금방이라도 노크 소리가 들릴 것 같다. 그것은 전염성 공포였다. 무슨수를 써서든 자기를 죽이려고 결심한 사람이 있다. 설득하려 해도 도무지 들으려 하지 않는다. 아무리 도망쳐도 따라온다. 문을 닫고 집안에 숨으면, 자기가 나올 때까지 언제까지고 문밖에서 기다린다. 길을걸어도 어느 모퉁이에 숨어 있을지 알 수 없다. - P89

여자의 손을 잡고 둘이서 달리는 열차 창에서 뛰어내리고 싶어졌다. 이렇게 두려워할 바엔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심정을 처음으로 이해할 것 같았다. - P90

 언뜻 보기에는 전혀 이상하지 않았던 여자의 겉모습에 백 씨는 휘말려버렸지만, 막상 여자의평범하지 않은 부분을 발견하고 보니 불안에서 해방되었다. 나는 평범하고, 상대는 평범하지 않다는 마음이 갑자기 든 것이다. 그것은 이 여자의 불안이지 나의 불안이 아니다. 이 여자가 살해당할 거라는 말은망상일 수도 있고 사실일 수도 있다. - P90

. 그러나 발견한 것을 지그시 바라보다보면, 머지않아 불안이 그 자리에 깃들면서 자기 안에서 멀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야간열차에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한눈에 흡혈귀임을 알아챌 수 있는 상대를 마주치는 일은 거의 없다.  - P9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밤 새어 글을 썼다.
하지만 보람은 없다.


내 문장은 대체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걸까? ①


용언의 어간에 붙는 건 어체언에 붙는 건,
조사다. 조사 중에서 방향이나 경로를 나타내는 조사는 문장의 움직임을 표현하는 데다 문장의 몸이랄 수 있는 체언이 어디를 향하는지 결정하는 터라 잘 가려 써야한다. - P90

내 문장은 대체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걸까? ②


‘-에‘와 ‘-을(를)‘ 또한 가려 써야 하는 조사들이다. ‘에‘
는 처소나 방향 등을 나타내고, ‘을(를)‘은 목적이나 장소를 나타내는 격 조사다. 따라서 구분해 쓰지 않으면 어색해진다. - P94

‘가다‘나 ‘보내다‘ 같은 동사에 맞는 방향을 나타내야 할때 ‘-을(를)‘을 붙이니 어색하다. - P94

‘-에‘와 ‘-에게‘, ‘에게서‘를 구분해 쓰는 것도 중요하다.

6. 적국에게 선전 포고를 하다.
7. 우리 정부는 미국에게 바뀐 정책에 대해 설명했다.
8. 부모님에게 카네이션을 선물하는 아이들
9. 업자에게서 뇌물을 받은 공무원이 적발되다. - P95

조사 ‘-‘와 ‘에게‘의 차이는 ‘에‘는 무생물에, 에게‘는 생물에 붙인다는 것이다. 그리고 ‘에게서‘는 ‘-에게‘와 ‘-에서‘가 합쳐진 조사인데 쓰임에 따라 표현이 어색해질 수 있으니 가려 써야 한다.
따라서 선전 포고는 ‘적국에게‘가 아니라 ‘적국에 하는것이고, 정부는 ‘미국에게 아니라 ‘미국에 설명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당연히 ‘부모님에게‘ 카네이션을 선물한다. - P96

당신 문장은 이상합니다

(중략) 당신은 내게 그저 수많은 저자 중 한 명에 불과하다는 비아냥거림으로 들렸을 것이다. 그럴 의도는 아니었지만 그렇게비쳤으리라. 그렇다고 변명을 늘어놓지는 않았다. - P98

만일 제가 이상한 문장을 정상으로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면, 저야말로 이상한사람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말장난처럼 비쳤다면 사과드리겠습니다. 하지만 ‘내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라는 선생님의 물음을 여러 번들여다보다가 물음이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왜 이런 식으로 묻게 되었을까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 P9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적으로 게을러 보이게 만드는 표현 ①

-에 대한(대해) - P63

‘대한‘은 동사 ‘대對하다‘의 관형형이다. ‘대하다‘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다음과 같은 뜻풀이가 나온다.

① 마주 향하여 있다.
② 어떤 태도로 상대하다.
③ 대상이나 상대로 삼다. - P63

가령 ‘미래에 대한 불안‘은 미래가 불확실해서 불안하다는 것인지 아니면 미래가 없을 것 같아 불안하다는 것인지 그도 아니면 미래에 맞서기가 불안하다는 것인지 분명치 않다. - P64

그런가 하면 ‘음식에 대한 욕심‘이나 ‘꿈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에 대한‘을 빼버려도 문제없을 만큼 ‘대한‘이 특별한 뜻을 갖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 P64

 더구나 ‘맞선‘, ‘향한‘, ‘다룬‘, ‘위한‘ 등등의 표현들로 분명하게 뜻을 가려 써야 할 때까지 무조건 ‘대한‘으로 뭉뚱그러 쓰먼 글쓴이를 지적으류 게을러 보게 만들기도 한다. - P64

이처럼 ‘대해‘는 빼 버리면 그만일 때거 많지만, ‘대한‘을 쓰는 경우는 사정이 좀 다르다. 가령 ‘사랑에 대한 배신‘, ‘노력에 대한 대가‘처럼 단지 빼버린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 P66

사랑에 대한 배신
노력에 대한 대가

예문에서 보듯 ‘대한‘이 들어간 문장은 ‘대한‘을 활용한문장이라기보다 ‘대한‘이라는 붙박이 단어를 중심으로 나머지 단어를 배치한 것 같은 인상을 준다. 그러니 주체적으로 ‘대한‘을 선택해 쓴 것이 아니라 ‘대한‘에 기대서 표현한 것뿐이다. - P66

사랑을 저버리는 일 (또는) 사랑하는 사람을 배신하는행위 또는 사랑에 등 돌리는 짓 등등
노력에 걸맞은 대가(또는) 노력에 합당한 대가 (또는)노력에 상응하는 대가 등등 - P66

함인주의 문장 1

우선 주격 조사로 대부분 ‘이, 가‘를 쓴 것이 특이했다.
흔히 주격 조사 하면 ‘은, 는, 이, 가‘를 꼽는데 엄밀히 말하면 ‘이, 가‘만이 주격 조사고 ‘은, 는‘은 보조사다. - P79

가령
‘모두가 예전 그대로였다‘라는 문장에서 ‘모두‘는 주격 조사 ‘가‘가 붙어 주어의 자격을 갖는 반면, ‘집은 예전 그대로였다‘라는 문장에서 ‘집‘은 보조사 ‘은‘이 붙어 화제의 중심이 되는 것이다. - P80

그러니 엄밀히 말해서 ‘내가 말했다‘와 ‘나는 말했다‘는다른 뜻을 갖는 문장인 셈이다. - P80

아무려나 외국 소설을 우리말로 번역할 때 가장 신경쓰이는 것이 바로 이 주격 조사이리라. 가령 영어라면 1,
You, He, She, They, It‘ 따위에 ‘이, 가든 ‘은, 는‘이든 붙여줘야만 한다. 이름 뒤는 말할 것도 없다 - P8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돌봄이란 무엇인가

간호는 인간에 대한 이해이다

(전략)
돌봄간호는 생의학적 기반의 의학적 처치를 보조하는 입장에서 총체적 앎을 기반으로 하는 간호의 모델로 전환시켜 준다. 대상자의 일상적 삶과 질병 체험, 건강경험 등에 대한 앎은 인간의 고유한 가치를 확인시켜줌으로 대상자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길이 된다. - P83

. 자연적인 가치는 우리 인간의 내면에 담겨있는 경우가 많다. 인문적 간호를 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꾸준히 들여다보고 거기서 무언가를 끄집어내 다시 재해석하고 재배치하는 관문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 P84

인간의 가치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사람을 보아야 한다. 그러려면 먼저 다가가기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래야 사람의 얼굴을 볼 수 있고얼굴을 통해 환자의 영혼을 볼 수 있게 되며 거기서 환자의 의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것이다. - P84

 이것이 바로 인간의 총체성과 내면적 가치를 배경으로 하는 진정한 돌봄을 위한 간호인의 과제라 볼 수 있다. - P84

연구란 학자만 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학술적으로 국한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연구는 특수한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여 제한적으로 쓰이고 있지만 사실 누구에게나 의미 있는일이다.
꾸준한 관찰과 사색은 어떤 분야에나 필요한 작업이다. - P85

‘간호에 있어서의 인간학‘ 이라는 주제는 항상 회자되어야 한다. 과학과 인간 사이의 관계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과학 기술에 의한 지배가 아닌 인간에 대한 가치를 추구함으로써 대상자의 삶의 반경에 있는 고유한 문화, 철학, 역사, 사회적 배경을 이해할 수 있고,³⁴ 더 나아가 여기서 발생한 결과물을 실무에 도입하여 전문적인 간호를 위한 실천적 방식을 만들 수 있다.


34) 김명자 외, 앞의 책, 78쪽. - P86

돌봄 대상자의 삶의 모습 들여다보기

삶을 통해 삶의 시공간을 관찰하면 인간의 본성을 헤아릴 수 있다.
삶 속에 인간의 내면적 모습도 고스란히 녹아있기 때문이다. (중략)
삶은 시공간을 지닌다. 또한 삶은 고정되어 있지 않고 늘 변화한다. 그렇기에 언제나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삶이라는과정인데 삶을 부둥켜안거나 정립하는 것은 그 삶의 주인의 몫이다. - P87

다.인간의 건강은 몸을 총체적으로 직관해야 비로소 말할 수 있다.
인간의 몸은 자신의 총체성을 드러내는 거울이다. 여기서 몸의 총체성은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사회·문화·심리·정서 그리고 영적(실존적 측면까지 포함한다. 또 유전적 · 환경적 측면도 포함한다. 자연친화적(생태학적 측면도 간과할 수 없는 총체성의 요소이다. - P88

몸과 건강에 얽히고설킨 복합적 상황이 하나 둘 그 의미가 드러나 몸의 새로운 기억으로 추가되는 것이다. 우리가 몸을 보거나 건강과 질병을 생각할 때 개인의 경험, 상황 그리고 현상에 대한 인식은 생명체의 의미를 해석하는 데 불가피한 요소다.  - P88

그러나 타인에 대한 것을 찾아내기가 그리 수월할리 만무하다. - P89

우리는 ‘삶의 지혜‘ 에 대해 늘 말하고 무의식적으로 그것을 구하고자 한다. 그런데 정작 지혜를 찾아나서는 철학적 사유와 실천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은 없는지 자성해볼 일이다. - P89

결국 개인이 지닌 신체, 정신, 사회, 문화, 심리, 정서, 영적인 측면을 포함한 총체적 영역을 아우르면서 그들이 지닌 삶의 융합적 의미를 이끌어낼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
돌봄은 대상자의 몸과 마음, 정신을 보듬이 살피는 일이다. 이러한몸과 마음 그리고 정신을 온전히 돌보기 위해서는 인간적 속성과 인간이 지닌 총체적 영역의 이해가 필요하다. - P9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안다고 생각했는데, 생각하면 아무 것도 모르는 것이었네.



 식물은 인간보다 먼저 지구상에 나타났고, 자연에서 식물의 진화는 보통 느리게 진행됩니다. 그러므로 당신이 그곳에서 인간을 발견했다면, 이 목록에 있는 식물을 적어도 비슷한 종류라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 P95

이 목록을 잘 읽고 지금 당신이 있는 지역에서 자생하는 가장 유용한 식물을 찾으세요. 목록은 가나다순으로 되어 있으며, 각 식물이 처음 진화한 지역에 관한 정보가 들어 있습니다. - P95

 워낙 유용한 식물들이어서 관련 도서가 여러 권 있을 정도로 정보가 많지만, 이 책에 적어놓은 짧은몇 문장이라도 없는 것보다는 낫고 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입니다. 물론 과거 언제 어디에 갇혔는지에 따라 자생지를 벗어난 지역에서도 몇몇 식물을발견하는 행운을 누릴 수 있을지 모릅니다.¹¹ - P96

11. 식물에 관심이 있다면 참고 문헌에서 빌 로스(Bill Laws)의 역사를 바꾼50가지 식물(Fifty Plants that Changed the Course of History)』과 빌 프라이스(Bill Price)의 『역사를 바꾼 50가지 식품(Fifty Foods that Changed theCourse of History)』을 참조하라. 이 책에 나온 식물에 관한 자세한 정보와 그 밖의 여러 식물에 관한 정보를 저 두 책에서 찾을 수 있다. 만약 이책이 미래 타임라인의 유물이 아니었다면 여러분은 내가 이 장을 쓸 때 저 팩들을 귀한 참고 문헌느로 사용했다는 것조차 의심항할 것이다. 정말 이상하다. - P527

7.1 감자

쓰임새

•감자는 인간에게 필요한 모든 영양소가 들어 있는 몇 안 되는 식물입니다. 감자만 먹고 살아도 될 정도로요(그렇지만 진짜로 감자만심었다간 흉작인 해에큰 타격을 받을 것입니다).
(중략)
.
감자의 독이 이로운 점*도 있습니다. 인간은 음식을 익혀 먹는 유일한 동물이므로, 감자에 독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동물은 감히 밭에서 감자를 훔쳐먹지 않을 것입니다. - P96

*거의 다 그렇다는 말입니다. 2000년대 초에 칸지(Kanzi)라는 이름의 보노보 원숭이가 인간 연구원들에게 음식을 익혀 먹는 방법을 배운 다음, 스스로 나뭇가지를 모아서 장작더미를 만들어 인간이 준 성냥으로 불을 피웠습니다. 칸지는 이 불에 마시멜로를 구워 먹었습니다. 이와 비슷하게, 2015년에는 연구원들이 침팬지들에게 요리하는 기계 - 사실은 안에 날음식을 넣으면 미리 익혀놓은 음식이 나오도록 바닥에특수 장치를 설치한 용기입니다 - 를 시험했는데 침팬지들은 날것보다 익힌 음식을 더 좋아했습니다. 심지어 나중에 익혀 먹으려고 음식을 아껴두기까지 했다는군요. - P97

참고 사항

.
과거에 유럽인들은 감자를 거부한 적이 있습니다. 프로테스탄트들은 감자가 신세계에서 온 사악한 음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두운 지하에서 중식할 뿐 아니라, 굴곡진 모양이 선정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감자를 보면서 흥분했나 보죠?). 이러한 저항은 여러 방식으로 극복됐습니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베르사유 궁전의 텃밭에 감자를 심고 보초를 배치해 이 이국적이고 신비로운 왕족의 재소를 지켰습니다. 그러자 호기심 많은 시민들이 밤에 보초들이 자는 틈을 타 밭에 침입했고, 곧 감자를 직접 재배하게됐습니다. - P97

7.2. 고무나무
원산지 : 남아메리카

쓰임새
•고무나무 유액은 신축성이 있고 끈적거리며 방수성이라 여러 용도로 쓰입니다.

(중략)

참고사항

• 천연 고무는 썩습니다. 그러나 화학 반응을 통해 더 끈쩍이고, 더 유연하며, 더 오래가는 물질로 바꿀 수 있죠. 이 과정을 ‘가황()반응‘이라 합니다. - P98

7.4 기나 나무

(전략)

참고 사항
•말라리아와 싸우려면 기나나무 껍질을 벗겨서 말린 다음 가루를 내어 게걸스럽게 삼키면 됩니다. 단, 퀴닌의 부작용으로 두통, 시력장애, 이명, 청각 장애, 부정맥 등이 있으니 꼭 필요할 때가 아니면 재미 삼아 먹지는 마세요. - P100

7.6 대나무

(전략)

쓰임새

(중략)

•화살, 바구니, 비계, 가구, 담장, 바닥재, 전구용 필라멘트, 송수관 제작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대나무는 인장강도(항장력: 무거운 것을 올려놓아도 부러지거나 갈라지지 않고 버티는 힘)가 강철만큼이나 훌륭하므로, 아직 강철이 발명되기 전이라면 콘크리트 안에 넣을 보강재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참고 사항

•대나무는 여러모로 쓸모가 많은 식물입니다. 마침 대나무가 자라는 지역에서 발이 묶였다면, 이 식물 하나만으로도 문명 생활에 필요한 것을 많이얻게 됩니다. - P101

7.8 밀

(전략)

쓰임새

•밀은 유럽 문명의 주요 작물입니다. 밀을 갈아서 (10.5.1절 참조) 물을 섞은 뒤 열을 가하면, 한동안 썩지 않고 보관할 수 있는 플랫브레드(flatbread, 발호하지 않은 납작한 빵)와 비스킷을 만들 수 있습니다. 밀로 에일 맥주도 만들수 있지요 (10.25절 참조).
.
마른 밀낱알은 보관이 잘됩니다. 그리고 이듬해 봄이 되면 다시 밀로 자랄것입니다.

(중략)

참고사항

•밀은 어떤 식품보다 많이 재배되는 인기있는 식물성 단백질원입니다. - P103

7.9 벼

(전략)

참고사항

•전 세계 인구가 섭취하는 총 칼로리의 5분의 1 이상이 쌀에서 옵니다. 이는 다른 어떤 식물보다도 많은 양입니다.
• 버는 물기가 많은 땅에서 가장 잘 자라므로 강수량이 높은 지역이 벼농사.
에 유리합니다. 그러나 물을 댈 수만 있다면 어디에서나 벼를 재배할 수 있습니다. - P104

7.13 사탕수수

참고 사항.
•설탕을 추출하고 남은 펄프는 말려서 종이를 만드는 데 씁니다.
•사탕수수는 가장 효율적으로 광합성을 하는 식물입니다. 다른 어떤 식물보다도 많은 양의 태양에너지를 생물량으로 전환하죠. 다시 말해 식물을연료원으로 사용하고 싶다면, 사탕수수를 재배해서 말리고 태워서 물을끓이면 됩니다(끓인 물은 증기 기관에 사용됩니다. 10.5.4 절 참조). 아마 땅을 가장 생산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일 겁니다. 심지어 설탕을 추출하고 남은 펄프를 말린 뒤에 태우면 더 효율적입니다. - P108

7.17 오렌지

원산지
중국, 동남아시아

쓰임새
•많은 양의 비타민 C를 휴대하기 편하게 포장한 과일이라 보면 됩니다. - P110

7.19 유칼립투스

(전략)

참고 사항
유칼립투스 기름은
•피부에 바르는 소독약과 항염증제로 쓸 수 있습니다. 상처에 바르면 감염을 예방합니다.
•삼키면 인후염 같은 감기 또는 독감 증상을 완화합니다.
•증기를 들이마시먼 코막힘을 뚫어주고 기관시험을 치료해줍니다.
•피부에 바르면 훌륭한 곤충 퇴치제로 기능합니다.
•가연성이 매우 높습니다. 유칼립투스 나무를 불에 태우면 타다가 폭발하는 경우가 있으니 조심하세요.
•지나치게 섭취하면 독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치사량은 몸무게 1킬로그램당 0.05~0.5 밀리리터이니 유의하세요. - P112

7.22 카카오

(전략)

쓰임새
(중략)
•초콜릿은 본래 맛이 씁니다. 사람들은 수세기 동안 초콜릿을 볶은 뒤 갈아서 스튜나 포도주에 넣어 먹었습니다. 그러나 초콜릿에 설탕을 첨가한 맛있는 음료가 탄생한 이후 유럽에서 크게 유행했습니다. - P114

7.22 카카오

(중략)

참고사항
•카카오 열매 꼬투리의 과육도 먹을 수 있습니다(또는 다른 달콤한 과일처럼 발효시켜서 먹어도 좋습니다). 애초 사람들이 카카오를 재배한 이유는 카카오빈이 아니라 과육 때문이었습니다.¹³ - P115

7.27 포도

(중략)

참고 사항.
• 만약 유럽과 미국을 오가는 증기선이 운행하는 시기에 발이 묶였다면, 반드시 미국산 포도나무뿌리진디에 대해 알고 있어야합니다. ‘필록세라(Phylloxera)‘라고 알려진 이 연노란색 곤충은 과거에는 대서양을 건너는오랜 항해 중에 모두 죽어버렸지만, 증기선 덕분에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바다를 건너면서 장거리 여행에서 살아남았습니다. 이 곤충은 배에서 내리자마자 급속히 퍼지면서 몇 대에 걸쳐 유럽 전역의 포도밭을 초토화했습니다. (후략) - P11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