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은 민주주의 개념이 고대 그리스에서 나왔다고 믿는다. 그러나 그리스인들이 민주주의에 대한 매우 특별한 생각-노예제를 인정하고 여성을 엄하게 탄압하는 것이 포함된 민주주의을 가졌다는 사실은 별개로 하더라도, 서구 민주주의가 아메리카 원주민들로부터 왔다는 견해를 입증하는 훨씬 더 설득력 있는 사례가 있다.
미국 헌법에 나타나는 ‘모든 사람은 평등한 권리를 갖는다‘
라는 무계급사회의 개념은 당시 유럽에는 완전히 생소한 내용이었으며, 아메리카 원주민들로부터 상당한 영향을 받은 것이었다. - P94

이렇게 보면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부분적으로는 프랑스대혁명에 원인을 제공했다고 말할 수도 있다. 프랑스 혁명가들이 미국 민주주의 사상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프랑스대혁명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 장 자크 루소의 《사회계약론》은 루소가 아메리카와 남태평양의 원주민들에 대한 보고서들을 읽고 영향을 받아 저술한 것이었다.³² - P95

32) Csikszentmihalyi, 1992. - P411

또 절대다수의 아메리카 원주민 사회는 분명 가부장적이지않았다. 여성은 상당한 권위가 있었고, 실제로 많은 경우 여성이 정치문제에 관해 남성보다 더 많은 통제력을 가졌다. 여성은 새로운 족장을 지명하는 일을 도맡았으며, 아메리카 원주민들과 유럽인들 사이에 협정이 맺어지면 문서에는 종종 여성들이 서명해야만 했다. - P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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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장 N선을 둘러싼 과학 사기극

개성의 충돌은 과학 사상의 발전에 매우 중요하다. 마땅히 특별사례가 아니라 규칙으로 삼아야 한다. 이 규칙이 생물학의 역사를 더욱 분명하게 만들 것이다.
마이클 기셀린(Michael Ghiselin, 1939-2019) - P393

1903년에 프랑스 과학아카데미 회원인 르네 블론로(René Blondlot, 1849~1930)는 1897년 영국 물리학자 러더퍼드가 발견한 알파선과 베타(B)선, 프랑스 물리학자 폴 울리히 빌라르(Paul Ulrich Villard,
1860~1934)가 발견한 감마선 이후로 N선을 발견했다고 아카데미 정기간행물에 발표했다. - P393

로버트 레이지먼(Robert Lagemann)은 N선 발견에 지나치게 열심이었던 블론의 조수가 이런 상황에 ‘촉매‘ 역할을 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또 고의로 사기를 쳤다고 의심하지는 않더라도 그의 행동을 심리학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 N선 사건의 원인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이 사건과 관련된 여러 가지 관점을 분석해보도록 하겠다. - P394

블론로는 경험이 풍부하고 인지도 있는 전자기학 방면의 전문가였다.
헬름홀츠가 세상을 떠난 후 블론로는 프랑스 과학아카데미 회원으로 위촉되어 헬름홀츠의 빈자리를 채웠다. N선을 발견하기 전 그는 맥스웰의 전자기 이론을 실험으로 증명하기도 했다. - P394

그는 실험 기술이 뛰어난 물리학자였고, 1891년 그가설계한 빠른 속도로 회전하는 거울과 비슷한 기술은 전자기의 복사 전파 속도를 297,600km/s로 측정했다. 나중에 그는 다시 X선의 전파 속도가 광속과 같다는 것을 확정했다. 그로부터 X선이 전자기 복사의 일종이라고 믿었다. - P395

이번 실험에서 블론로는 이상한 현상을 느꼈다. 불꽃간극(스파크겝)을지나간 X선을 석영 프리즘에 통과시키자 굴절 현상이 생겼다. 당시 사람들은 X선이 석영 프리즘을 통과해도 굴절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기때문에 블론로는 이런 결과에 깜짝 놀랐다. 이어 그는 ‘재난에 가까울 만큼 심각한 사고의 비약‘을 일으켰다. 굴절된 방사선은 X선일 리 없다. - P395

 블론로는 새 실험 설비를 이용해 새로운 방사선의 존재를 증명하려 했다. 그는 N선의 특성과 방사선의원천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를 진행했고, 1903년에 자신의 연구 결과를프랑스 과학아카데미에 제출해 아카데미 간행물에 실었다.
이어 여러 관련 학과의 과학자들이 N선 연구 영역에 뛰어들었다. 푸앵카레, 장 베크렐(Jean Besquerel, 앙리 베크렐의 아들), 폭넓게 존경받는 생리학자 마르크 앙투안 샤르팡티에(Marc-Antoine Charpentier) 등 프랑스최고의 과학자들이 의견을 발표하고 블론로의 위대한 발견을 칭송했다. - P396

 물리학자들은 N선이 투과할 수 있는 물질을 거의 모두 찾아냈다. 가시광선이 투과할 수 없는 나무, 종이, 얇은 쇠, 운모암 등을 N선은 투과할 수 있었고, 물과 소금은 이 방사선을 막을 수 있었다.
생리학자들도 빠질 수 없었다. 그들도 규모가 작지 않은 연구 작업을벌였고, 그 선두에 선 인물이 낭시대학교 의과에서 생물학을 가르치는 교수 카펜티에(Carpentier)였다. (중략). 그는 인체의 신경과 근육에서 강한 N선이 방출된다고 했으며, 심지어 시체에서도 N선이 나오는 것을 측정했다. - P397

한 작가가 59쪽짜리 글로 간략하게 3년 동안 벌어진 N선과 관련된 발견을 정리한 적이 있다. 재미있는 것은 다른 중대한 과학적 발견과 마찬가지로 관련 연구가 이어질수록 N선 발견의 우선권 논쟁이 격렬해졌다는 점이다. - P397

프랑스에서 N선 연구 열기가 걷잡을 수 없게 될 무렵, 외부물리학계는 이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중략) 그런데 N선은 그런 가장 기본적인 조건조차 만족시키지 못했다. 영국의 윌리엄 톰슨(켈빈 남작), 윌리엄 크룩스(William Crookes), 독일의 오토 룸머(Otto Lummer), 하인리히 루벤스(Heinrich Rubens), 파울 드루데(Paul Drude), 미국의 로버트 우드(RobertWood) 등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물리학자가 프랑스에서만 발생하는 N선에 관심을 보였고 블론의 논문에서 언급한 방법대로 실험을 해보기도 했다. 그러나 아무리 조심스럽게 실험을 거듭해도 N선을 얻을 수 없었다. 이 일이 그들에게는 해결할 수 없는 난제였다. - P398

1904년 여름,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에서 재직하던 로버트 우드 교수가 유럽에서 열리는 학술회의에 참가하면서, (중략) 우드는 미국의 유명한 실험물리학자로, (중략)
그의 주요한 과학적 공헌은 물리 분야 중에서도 특히 스펙트럼 이론에서 이뤄졌는데, 그의 실험은 원자물리학의 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 - P398

우드는 "내 눈이 밝기 변화에 민감하지 못하니 내가 손가락으로 N선을 막을 때 불꽃 밝기가 어떻게 변하는지 당신들이 말해달라"라고 은근히 부탁했다. 방이 어두웠기 때문에 우드가 몰래 손을 뻗거나 거둬들여도 프랑스 학자들은 그것을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 (중략). 우드가 손을 움직이지 않는데도 그들은 불꽃이 밝아졌다거나 어두워졌다고 설명했다. 우드가 손으로 N선을 막느냐 아니냐는 불꽃 밝기에 아무 영향도주지 않는다는 것이 확실했다. - P399

 우드의 글이 발표되자 프랑스를 제외한 다른 나라 과학자들은 N선 연구에 흥미를 잃었으며, 소수의 프랑스 과학자만이 여전히 블론로를 지지했다. 1905년이 되자 프랑스 과학아카데미의 간행물에도 N선에 관한 글이 더 이상 실리지 않게 되었다. - P400

많은 사람이 과학 연구에서는 정확한 계산, 정밀한 실험, 조금의 허점도 없는 논리적 증명, 이루 말할 수 없는 객관성이 요구된다고 생각해왔다. 감각, 정서, 동기, 기질 등 심리적 요인과는 관련이 없다고 여긴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사실상 편견에 불과하다. - P400

카펜티에는 어떨까. 그가 N선 사건에서 사기극을 펼쳤다는 것도 들어맞지 않는다. 카펜티에는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생물물리학자였다. N선 연구에 대한 그의 열정과 흥미는 이상할 정도로 강했다. 게다가 그의
‘성과‘ 역시 놀라울 정도였다. - P401

 시각에 대해 이처럼 풍부한이론을 가지고 실험 연구를 해왔던 의학과 교수인 카펜티에를 두고 로버트 레이지먼은 이렇게 말했다. "만약 흔들리고 약한 광원에서 오류가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예방할 사람이 있다면 카펜티에가 바로 그 사람이다. 그런데 카펜티에가 바로 허구의 N선 연구에서 ‘중대한 발견‘을 해낸 것이다. - P402

심리학에서는 이런 현상을 관성적 사고라고 부른다. 관성적 사고는과학 연구 과정에서 쉽게 나타나는 심리 현상이다. 관성적 사고는 과학연구에 타성과 장애를 가져온다. 과학 연구의 정상적인 진행을 느리게만드는 원인이기도 하다. 그리고 유명하지 않은 보통의 과학자에게는관성적 사고에 더해 권위에 대한 숭배 심리가 동시에 작용한다.
N선 사건을 일으킨 심리적 요인에는 과학과는 전혀 관계없는 ‘감정‘도 있다. 민족적 자존심이라는 감정이다. - P403

자연법칙은 과학 연구에서 법률, 법령과 같다. 과학적 창조를 해내려면 열정과 끈기가 꼭 필요하지만, 어떤 때라도 냉정한 이성을 유지해야하며 냉혹한 법령조차 멸시해서는 안 된다.
이와 비교할 때 이탈리아 물리학자 페르미는 블론보다 냉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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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은 권력이다 - P12

카스트 계급보다 중요한 시험 점수

시험은 신분상승의 도구가 될 수 있다. 그 처절한 증거가 여기에 있다. 2015년, 인도 비하르 주의 고교졸업 검정시험장의 풍경을 담은 한장의 사진이 한국에서 화제가 되었다. 시험을 치르는 학생들의 학부모와 주변인들이 시험장 건물 벽을 타고 창문으로 학생에게 커닝페이퍼를 전달하는 사진이었다. - P16

최근 몇 년간 5~10퍼센트대의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1인당 GDP가 인도에서 가장 낮은 주로, 북한 GDP의 3분의 1정도밖에되지 않는 수준이다. 또한 비하르 주에는 인도의 전통적인 신분 제도인 카스트에서 가장 낮은 계급에 속하는 불가촉천민 인구가 많다. 인구가 많고 가난하며 빠르게 성장하는 다른 곳처럼, 생존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 P16

『신도 버린 사람들』의 저자, 나렌드라 자다브는 불가촉천민 출신으로 계급을 뛰어넘어 인도의 최고 자리에 오른, 그들의 살아 있는 영웅이다. 세습적이고 차별적인 신분제도인 카스트는 비하르 주뿐 아니라 인도 전역에서 서서히 자취를 감추어가고 있다. - P17

시험은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다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 것이 ‘새로운 카스트‘를 획득할 수 있는유일한 길이 된 상황에서, 경쟁은 과열되고 부정행위는 넘쳐난다. 부정행위만이 인도 교육의 유일한 문제는 아니다. 과열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오직 시험에 특화된 학원이 등장하고, 교육의 목표가
‘교육적 목적‘이 아닌 ‘선별적 목적에 집중된다. - P19

왜 누구는 시험을 잘 보고, 누구는 망칠까?

2007년부터 6년에 걸쳐 의문의 해답을 찾아나선
대만대학교의 창춘옌 교수

시험 결과의 원인을 환경적인 요인이 아니라유전적인 요인에서 찾다! - P69

2013년 <뉴욕타임스> 1면에 창 교수는
놀라운 실험 결과를 발표한다
시험 잘 보는 유전자가 있다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시험 잘 보는 유전자인
콤트 유전자

콤트 유전자의 세 가지 유형
전사형, 걱정쟁이형, 그 사이에 있는 중간형

실력 외에도 영향을 주는 요소들이 분명 존재하고 있다 - P70

긴장이 시험을 떨게 만든다

그런데 어떻게 하면 긴장을 덜 할 수 있을까? 시험 공부를 충실하게하면 시험에 대한 자신감이 상승해서 덜 긴장하게 된다. 그리고 시험을 잘 보기 위한 다양한 팁들도 시험 당일의 긴장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 외에는 어떤 것이 존재할까? 시험 당일의 가장 중요한 능력인 ‘시험에서의 긴장 처리‘에 관한 굉장히 흥미로운 연구가존재한다. 그 비밀은 유전자에 있다. - P72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시험 잘 보는 유전자

 2007년, 대만의 창 교수는 이에 관한 아주 흥미로운가설을 가지고 연구를 시작했다. 수능이나 공무원 시험같이 부담이큰 시험에서 수험생의 유전적 특징이 시험 성적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설이었다. 다른 흥미롭고 위대한 연구와 마찬가지로, 사소한 계기가 이 연구의 시발점이 되었다. - P73

창 교수는 대만의 4개 중학교에서 BCT를 준비 중인 3학년 학생779명의 혈액을 추출했다. 창 교수는 이러 혈액에서 DNA를 추출했다. 그리고 이렇게 추출한 DNA를 유형별로 분류하고, 학생들의 BCT성적을 분석했다. 이렇게 하면 유전자가 시험 성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의미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본 것이다. - P74

운동 신경과 감정 조절에 깊이 관여하는 도파민은 뇌의 연료라 할수 있다. 인체를 이루는 모든 물질이 그러하듯, 너무 적은 것도 문제가 되고 너무 많은 것도 문제가 된다. - P75

콤트 유전자의 세 가지 유형

전사형 콤트 유전자는 시험 등의 이유로 강한 스트레스가 가해지는경우, 스트레스 때문에 과다하게 분출되는 도파민을 걱정쟁이형보다4배 빠르게 분해한다. - P75

걱정쟁이형 콤트 유전자는 과다 분출된 도파민을 제거하는 데 전사형보다 4배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뇌의 도파민 과부하 상태가 오래 지속되는 것이다. 극도의 긴장이나 스트레스가 가해지는 상황에서뇌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 P76

흥미로운 사실은, 평상시 환경에서는 걱정쟁이형의 언어능력과 기억력이 우월하다는 점이다. 평소에 걱정쟁이형은 전사형보다 사고능력도 우수하며 일을 계획하고 결정하는 데 있어서 뛰어난 능력을 보여준다. 걱정쟁이형은 도파민을 천천히 분해하기 때문에, 긴장과 스트레스가 없는 상태에서는 뇌에 충분한 연료가 잘 유지되어 사고를 하는 과정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 P76

 창 교수는 ‘우리가 버려야 할 것은 단 하나의 시험으로 아이들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착각‘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측정하고 평가하고자 하는 시험에는 어떤 오류가 숨어 있을까. - P78

시험이 학생의 능력을
제대로 평가하고 있는가 - P105

시험에 기술이 통용될 여지가 많으면 많을수록
실제 실력과 차이가 벌어진다
하지만 시험 점수가 곧 아이들의 실력이라는 생각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 P106

가장 간편하게 책정된 방법

시험의 핵심은 실력을 평가하는 것이다. 하지만 완벽하게 실력을 평가하는 시험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 사람의 실력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오랜 시간과 자원을 가지고 그 사람의 면면을 구체적으로 분석해보아야 한다. - P108

영어 실력이 필요한 직업에 열 명이 지원했다고 가정해보자. 한 명의 영어 실력을 복합적으로 판단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열 명의 영어 실력을 판단한다는것은 더욱 힘든 일이 된다. 그렇게 판단한 근거를 가지고 열 명을 순서대로 줄세워 가장 잘하는 한 명을 뽑는 것은 더욱 어렵다. 하지만 시힘은 이 과정을 편하게 도와준다. - P108

수능은 수험자들이 이전의 교육 과정에서 배운 것을 얼마나 알고 있고, 사고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하려는 것이다. 대학의 수가 아주 적고, 대학의 지원자 역시도 적은수라면 수능이라는 단시간에 이루어지는 시험 대신 그들을 직접 대면하여 지식 수준을 평가하는 쪽이 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 P109

평가와 일관성, 그리고 패턴

이러한 시험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시험의 일관성과 타당성이다.
만약 어떤 영어 시험이 문법을 과도하게 중요하게 생각하여, 문법 문제 배점을 지나치게 높게 책정했다고 가정했을 경우, 어휘력과 활용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이라도 문법만 열심히 공부하면 시험에서 좋은점수를 받을 수 있다. - P110

이런 식으로 시험이 시험자의 전체적인 실력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다면, 그 시험은 많은 비판을 받게 될 수밖에 없다. 시험은 자기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 일관성과 타당성을 인정받으려 노력한다. - P110

시험은 일관성을 가져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로 똑같은 문제를낼 수는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될까? ‘유사한 경향성을 가졌지만 내용은 다른‘ 문제를 내는 것이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가장 효과적이다. 바로 이것이 시험의 ‘패턴‘이다. - P110

 패턴이 무한히 반복된다면, 사실상 같은 시험이 무한히 반복되는 것과 다름없을 것이고, 그렇다면 결국 시험으로서의 일관성과 타당성을 잃게 될것이다.
하지만 패턴은 급변하지 않는다. 패턴이 급변하게 되면 시험이 가지는 일관성과 타당성을 잃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 P111

패턴 파악과 실력은 정비례할까

사실 패턴을 효율적으로 파악하고 그에 맞춰 행동하는 것은 시험뿐아니라 일상의 문제 해결에 있어서도 도움이 되는 능력이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어떤 패턴적인 사고를 하고 있다. 토익강사 유수연 씨는 "해외 직구 사이트를 사용할 때 거기 있는 모든 글을 다 읽고 해석해서 주문을 하는 것은 아니다. 영어를 잘 몰라도 하다보면 저절로 뭐가 뭔지 알게 된다. 이런 것도 일종의 패턴이다"라고 이야기한다 - P112

 문제를 풀 때 다독의 경험이나 이를 통해 얻은 배경 지식은 오히려 방해가 될 수도 있다. 그에 따르면 어떤 문제들은 일부러 머릿속의 배경 지식을 활용하면 틀리도록함정을 만들어놓은 문제라고 한다.  - P112

시험을 잘 본다는 것은 시험이 요구하는 기능을 잘 파악하는 것이다. 시험에 현실적인 한계가 있는 한 불가피한 일이다. 그러므로 실력보다 시험을 더 잘 볼 수 있는 기술이 존재할 수 있다. 그리고 높은 시험 점수를 받기 위해 기술을 갈고 닦는 사람들을 비난할 수는 없다. - P113

하지만 이것은 사회적인 손실이다. 수능은 대학 교육을 잘 학습할수 있는 종합적 사고력을 갖춘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시행되었지만,
수능 점수만 높고 사고력은 부족하여 대학 교과 과정을 잘 따르지 못하는 학생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것은 ‘시험 점수를 잘 받는 기술‘에 집중한 결과다. - P114

표준화 시험을 바라보는
세계의 눈 - P126

창 교수의 ‘시험 잘 보는 유전자‘ 발표 이후
대만에서는 변화가 일어났다
대만은 2014년부터, BCT를 CAP로 바꿨다
변화의 주된 이유는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자‘

"시험의 목적이 바뀌고 있습니다.
지금의 시험은, 과거에 행했던 선별의 목표보다
어떤 식으로든 학생의 학업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것에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 P128

표준화 시험은 왜 생겨났을까

(전략). 하지만 현재의 시험 시스템은 다양한 취약점을 보여주고 있다. 순수한 실력보다 시험 자체를더 잘 보는 사소한 기술이나 시험의 패턴에 대한 익숙함이 점수에 더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돈이나 유전자 같은 ‘개인의 노력 범위외의 선천적인 변수‘가 시험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 P130

표준화 시험의 시초는 1900년 대 초반, 미국에 유입된 대규모의 이민자들에 대한 우려 때문에 탄생하게 되었다. 유럽 등지에서 모여든 이민자들이 미국에 살 자격이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더 엄격한 조치와 규정이 필요했고 이런 조치들 중 하나가 바로 표준 검사였다. - P130

하지만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표준화 시험을 적용하는 것은 많은 편의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표준화 시험은 대체로 다지선다형 객관식으로 출제된다. 서술형 주관식은 해석의 여지가 많아 쉽게 표준화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를 채점하는 과정에서 논란과 막대한 비용이 들고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이 필요하다. - P132

표준화 시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시험의 기술과 관련된 문제는 표준화 시험의 딜레마를 보여준다.
물론 모든 종류의 시험에는 시험의 기술이 개입될 수 있지만, 표준화시험의 경우에는 시험의 기술이 개입될 여지가 더 크다. 표준화 시험은 인간의 역량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개발되었지만, 그 자체로 완벽한 객관성을 담보하지 못한다. - P133

또한 이 시험은 학생들의 창의성을 파악할 수 없다. 창의성은 표준화 시험이 판별할 수 없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대한 가치다. - P133

(중략)

표준화 시험의 비판자인 로버트 스턴버그 교수의 말이다. 그는 시험자체에 대해서는 찬성하는 입장이다. 그의 말에 따르면, 문제는 ‘우리가 활용하는 시험이 어떤 시험인가가 중요하다. 실제 삶의 문제해결을 위해 필요한 역량은 분석적이고 기초적인 지식 외에도, 창의성, 상식, 지혜 등이 필요하다. 하지만 표준화 시험은 그러한 것들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는다. - P134

또한 표준화 시험은 개별성을 무시한다. 인간의 역량은 단순하게 평가내릴 수 없다. (중략). 하지만 표준화 시험은 시험을 본 모든 학생들을 몇 가지 임의적이거나 획일적인 틀 안에 가두어 평가한다. - P136

더 나은 시험을 향한 구체적인 움직임

지식은 현재에도 중요하지만 미래에는 더욱 중요한 일이 될 것이다.
아이들이 진정으로 지식을 탐험할 수 있게 하려면 아이들 스스로가가능한 일을 수행하고 입증하게 해야 하는 것이지, 시험으로 그들을줄 세우는 것으로는 할 수 없는 것이다. - P137

 현재 대만의 고등학교들은 BCT의 시험 점수를 등수별로 줄 세우기 위한 목적이 아닌 참고기준으로만 사용하며, 중학교 내신 성적과 교외 활동을 고려하여 학생들을 선발한다. 이런 변화가 일어난 것은 창 교수의 ‘시험 잘 보는유전자 연구‘가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 P138

지금 당장 표준화 시험을 완전히 폐기할 수는 없다. 이러한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표준화 시험은 나름대로의 존재 이유를 가지고 있기때문이다. 하지만 현재의 표준화 시험 독점 체계는 극복되어야 할 문제다.  - P139

Part 4
시험의, 시험에 의한, 시험을 위한

춥고, 외롭고, 고통스러운 1년

우리는 대한민국 고3입니다

대학 입시, 하나만을 바라보며 초·중·고 학창시절을 보낸 아이들.
앞으로 준비해야 할 1년이라는 시간이 어떤 보상을 가져다줄지 긴장되기만 하다. 입시를 준비하는 아이들의 생각은 어떨까? - P214

긴장되고 치열한 생존의 1년

한참 하고 싶은 것이 많은 나이인 열아홉. 하지만 고3에게는 공부외에 다른 활동은 사치로 다가온다. 몇 년 동안 봉사활동을 빠지지않고 해왔던 새미는 봉사활동에 참여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봉사활동뿐만 아니다. 건강달리기 대회, 소풍이나 체육대회 등 당연히 여겨왔던 활동도 부담스럽게 다가온다. - P217

여름방학은 마지막 승부처이다. 뜨거운 태양을 피해 산으로 바다로 계곡으로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을 뒤로하고 대한민국 고3은 학원과 독서실로 향한다. - P218

그래, 우린 최선을 다 했다

정성스럽게 자기소개서를 쓰고 학생부를 토대로 소신껏 가고 싶은대학에 지원했지만 결과는 알 수 없다. 아이들은 떨리는 마음으로 결과를 확인한다. 선생님이 되고 싶은 동건이. 하지만 동진이는 지원한두 대학 모두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멍하니 앉아 있는 동건이의 어깨가 한없이 무거워 보인다. 혼자 감당하기에는 너무 큰 고통이다. - P219

우리는 무엇을 위해서
이토록 열심히 달려온 것일까요?
좋은 점수,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이
우리의 인생을 행복하게 해줄까요? - P223

수능, 혹독한 레이스

봄 학기를 지내고 나면, 여름방학이 시작하기 전에 6월 모의평가를보게 된다. 모의평가 성적표와 함께 시작하는 여름방학은 수능의 마지막 승부처가 된다. 모자란 부분을 집중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학생들로 학원가가 붐빈다. 지방 학생들의 경우, 서울이나 지역의 거점 도시 학원가에 상경해서 아예 그쪽에 집을 구해서 수능 준비를 시작하기도 한다. - P224

교실에 있는 친구들이 이 시험의 경쟁 대상이다. 취미 활동을 하기는커녕 친구와 잠깐 편한 시간을 가지기도 힘들다. 절대 시간 자체가 모자라게 느껴진다. - P225

또한 수능만이 입시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은 스트레스를 가중시킨다. 수시 입학 제도 초기 30퍼센트도 되지 않던 수시 비중은 이제 70퍼센트 정도가 되었다. 수능 한 번도 중요하지만, 고등학교 생활 전반이중요해졌다. 비록 수능이 1년 앞으로 남은 고3이지만 내신을 소홀히할 수 없고, 수능과 내신 모두를 공부하면서 수시모집 지원서를 작성해야 한다. - P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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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아이들과 이런 대화를 한 적이 있었다. 딜런의 친구 가운데 한 명이 학교에서 학생들끼리 괴롭히는 건 본 적이 없다고 말하더니, 바로 뒤이어서 학교 운동 경기 도중에 어떤 아이들이 담배꽁초가 가득한 탄산음료 캔을 자기한테 던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딜런 친구는 차를 타고 지나가는데 다른 차에 탄 아이들이 옆으로 지나가면서 유리병과 쓰레기를 자기들한테 던졌다고 했다.(라킨은 사회적지위가 낮은 아이들에게 차에서 쓰레기를 던지는 일이 아주 흔했다고 한다.⁵³) 한아이가 체념한 듯한 말투로 겁에 질린 전학생을 달랬다고 한다. "익숙해질 거야. 원래 늘 그래." - P307

53. Larkin, p. 91. - P458

우리는 딜런의 괴로움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런데 이런 일이 드문 일은 아니었다. 2011년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 연구에 따르면⁵⁴ 전국 고등학생의 20퍼센트가 조사 전 30일 이내에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한 일이 있다고 답변했다. 소셜미디어에서 괴롭힘을 당한 학생의 비율은 더 높았다. - P307

54.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Youth Risk Behavior Surveillance-United States, 2011," Morbidity and Mortality Weekly Report, SurveillanceSummaries, vol. 61, no. SS-4 (2012), www.cdc.gov/mmwr/pdf/ss/ss6104.pdf - P485

괴롭힘과 우울증, 자살 사이에도 강한 연관성이 있다.⁵⁷ 괴롭힘의 대상이나 주체나 둘 다 우울증, 자살 생각, 자살 시도 위험이 높아진다. 예일대학교 연구에서 괴롭힘 피해자가 자살을 생각할 확률이 다른 아이들보다 2~9배까지 높아진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괴롭힘과 타인에 대한 폭력의 연관성은⁵⁸ 더 복잡한 문제이기는하나 여기에서도 상관관계가 나타난다. - P308

57. B. Klomek, F. Marrocco, M. Kleinman, I. S. Schonfeld, and M. S. Gould, "Bullying, Depression, and Suicidality in Adolescents," Journal of the American Academy of Child and Adolescent Psychiatry, vol. 46, no. 1 (2007): 40-49.
Y. S. Kim and B. Leventhal, "Bullying and Suicide," International Journal ofAdolescent Medicine and Health, vol. 20, no. 2 (April June 2008): 133-154.

58. T. R. Nansel, M. D. Overpeck, D. L. Haynie, W. J. Ruan, and P. C. Scheidt,
"Relationships Between Bullying and Violence Among US Youth," Archivesof Pediatric and Adolescent Medicine, vol. 157, no. 4 (2003): 348-353, doi:10.1001/archpedi.157.4.348. - P459

의사가 환자의 우울증 증상과 자살 성향을 일상적으로 가려내는 게 매우 중요하다. 학교에서는 교사, 상담교사, 코치 등이 중요한 감시자가 될 수 있다. 리빙웍스의 실용적 자살 방지 기술 훈련
‘ASIST‘ 같은 문지기 프로그램을 통해 자살 충동에 끝없이 시달리는 사람을 찾아내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이렇게 개입하면 생명을구할 수 있다. - P310

(중략)
이게 역설 가운데 하나다. 우울에 시달리는 십대 아이들이 상냥하게 자기 생각을 잘 이야기한다면 도와주기도 더 쉬울 것이다. 우울증 안내 책자 사진처럼 깔끔하고 예쁘장한 외모에 주먹으로 턱을괴고 슬픈 듯한 눈으로 비 내리는 창밖을 내다보는 아이라면 말이다! 하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는 막상 만나면 불쾌할 때가 많다.  - P311

살면서 어떤 깨달음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특히 기도에 응답이 있고 일이 원하는 대로 풀리는 것 같은 때에는 더더군다나 예측하기 어렵다. 그때에는 딜런이 다이버전에 들어가게 되어 감사했다. 하지만 지금은 딜런을 청소년 교정시설에 보냈더라면 딜런의 목숨도, 딜런이 앗아간 목숨들도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 P317

바깥세상과의 관계도 삐걱대는 듯했다. 절도 사건이 있고 일주일쯤 뒤에 슈퍼마켓에서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했다. 딜런은 그 일을 싫어했고 유니폼이 꽃무늬 셔츠라 질색을 했다. 당연히 태도가 엉망이었고 금방 해고되었다. 그러더니 과속을 해서 딱지를 받았다. 또 얼마 안지나 비디오테이프를 빌려서 집에 오는 길에 신호위반을 하고달리다가 딜런이 체포된 날 심문을 했던 경관에게 딱지를 받았다. - P318

체포 한 달쯤 뒤에 나는 해리스 부부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이들에게 최선의 길을 찾기 위해서 양쪽 집에서 아이들에게 내린 처분을 맞추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해리스 부인과 두 아이를 떼어놓는 것의 장점과 단점을 의논했다. 해리스 부인은 에릭의 분노 폭발에 대해 말하며 바로 전문가의 상담을 받으려고 한다고 했다. 우리도 딜런이 심리치료를 받아야 할지 아닐지 보고 있다고 말했다. - P319

그래도 3월에 드디어 다이버전 프로그램이 시작되자 그제야 한결마음이 놓였다. 입소 설문을 하는데 아이들에게 긴 목록에서 자기문제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고르게 했다. 에릭은 분노, 자살 생각, 살인생각 등 여러 군데에 체크 했지만 딜런은 단 두 군데에만 체크했다.
돈과 일자리입소 과정에서 가족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평가가 이루어졌다. - P320

나중에 이 기록이 우리가 위험한 징후를 무시하고 공격적 성향을 방치하여 폭력적 사태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반박할 수 없는 증거로 사용되었다. 하지만 그때에 나는 딜런을 맡은 전문가들이 딜런에게도움이 필요하다면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딜런의 최악의 면을 알려주고 싶었을 뿐이다. - P320

 다이버전 상담 때 딜런은 형을 좋아하긴 해도 마리화나를 피우는 것은 "시간과 돈 낭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딜런은 이때 술을 "두어 번 마셔봤다"고 말했지만, 일기를 보니 상당히 많이 마시고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딜런이 죽은 뒤에 인터넷 등에서 딜런이 쓰는 별명이 ‘VoDKa‘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보드카에서 자기 이니셜인 D와 K를 대문자로 쓴 것이었다. - P321

비극적 사건으로부터 몇 년이 흐른 뒤에 대기실에서 육아 잡지를 펼쳤는데 "윤리적 육아 퀴즈가 나와 있었다. 질문 열 개에서 내가고른 답이 한 문제만 빼고 전부 "옳은 선택"이었다. 틀린 문제는 "아이의 사적인 일기를 읽나요?"였다. 육아 잡지에서 말하는 맞는 답은
"아니오"였다. 딜런이 살아 있을 때에는 나도 그렇게 대답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그렇게 대답할 수 없다.
아이들 방을 뒤지고 일기를 읽는다면 아이들이 배신감을 느낄 위험이 있다. 하지만 아이들이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감추고있을 수도 있다. - P322

그해 다이버전 프로그램에 시간이 많이 들어갔다. 딜런은 상담,
분노 조절 훈련, 윤리 교육을 받았다. 사회봉사 활동도 하고, 피해자에 대한 배상금도 마련해야 했고 정기적으로 약물 검사를 받았다.
우리는 딜런이 막중한 처벌을 받으면서 자기가 저지른 행동의 심각성을 깨닫기를 바랐다. - P323

에릭은 증오 발언과 폭력적 이미지가 가득한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거기에 브룩스를 위협하는 글을 적고 브라운네 전화번호와 주소까지 써놓았다. 나는 콜럼바인고등학교가 총격을 당한 그날 오후 이전에는 에릭의 웹사이트에 대해 몰랐다. 하지만 딜런은 알았고, 에릭과 다이버전 프로그램 입소 면담을 받기로 되어 있던 날 전날에 브룩스에게 웹사이트에 대해 귀띔해주었다고 한다. - P324

에릭의 웹사이트를 몰랐던 게 뼈아픈 후회거리다. 부모들끼리 서로 불편하더라도 정보를 교환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주디가 나에게 웹사이트에 대해 말하지 않은 건 납득이 간다. 두 아이가 체포되었다는 말을 듣고 경찰이 그 문제에 손을 쓴 것이라고 생각했으니. - P324

딜런이 체포된 뒤에 우리가 정한 한계가 딜런에게는 지나친 제약으로 느껴졌는지 우리에게 짜증을 자주 부렸다. 다이버전 프로그램의 검사에서 심리적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딜런의 짜증을 참으며 최대한 가족 활동을 함께하도록 달랬다. - P325

3학년 말이 되자 모든 게 정상으로 돌아가는 것 같았다. 딜런은오후와 저녁 시간을 학교 연극 「비소와 낡은 레이스」 리허설을 하며보냈다. 우리는 졸업 후 진로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딜런은지쳤다며 대학에는 가고 싶지 않다고 했지만, 우리가 다시 생각해보라고 했다.  - P326

그해 봄, 딜런과 나는 평생 최악의 말다툼을 했다. 그날은 어머니날이었다. 우리가 같이 보낸 마지막 어머니날이었고, 그날을 생각하면 아직도 마음이 아프다.
내가 무엇 때문에 폭발했는지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난다. 한 해 동안 두 아이 다 걱정을 끼쳐서 속상했고, 딜런이 계속 부정적인 태도로 버릇없이 굴어 화가 났고, 딜런이 어머니날을 잊어버렸다는 것에 속으로 상처를 입었다. - P326

지금 생각하면 딜런의 3학년 생활에 우려할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는 걸 알 수 있다.
배경에는 톰의 병, 재정적 불안, 나와 톰과 바이런 사이의 갈등이 있었다. 이런 요인들은 취약한 사람의 우울증 위험을 높인다. - P328

그러니 부모가 흔한 청소년기의 행동(게으르다. 태도가 까칠하다. 감정기복이 심하다)과 우울증이나 다른 병의 지표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나와 같은 사례로부터 어떤 행동이나 말이 걱정할 만한 상태임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하는 중대한 문제가 제기된다.
정답은 있을 수 없다. 사실 행동의학 분야에는 분명한 결론을 내릴 수 없는 큰 문제들이 있다. - P329

물론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반드시 아이의 문제가 해결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에릭의 부모님은 체포 뒤에 에릭을 정신과의사에게보였고 투약도 시작했다. 그래도 에릭이 1999년 4월 20일 사건을 일으키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 P331

요즘에 옛날 일기를 넘기다가 "딜런에게 고양이 밥 주는 것 잊었다고 일러줬더니 짜증을 낸다." 등의 글귀를 보면 머리 한 구석에서이런 외침이 들려온다. ‘어떻게 그걸 그냥 넘겼어? 청소년기 남자아이들은 우울증이 짜증으로 나타난다는 걸 몰랐니?‘ 나는 몰랐다.
나만 그런 것은 아니다. 지금도 미국 어딘가에서 평범한 엄마가 십대아들이 고양이 밥 주는 걸 잊어버려 배고픈 고양이들이 아들 언저리를 맴도는 걸 보고 화가 나서 잔소리를 하고 있을 거다. - P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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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사회의 특징 2 - 가부장제

그러나 ‘인류‘가 항상 전쟁을 일으켜 왔다는 주장은 어찌 보면 잘못된 주장이다. 실제로는 인류의 절반, 즉 거의 남성들만이 전쟁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 P22

사회학자 스티븐 골드버그가 《가부장제의 필연성 The Inevitabi-lity of Patriarchy》¹²에서 주장한 것처럼 가부장제 또는 여성에 대한 남성의 지배는 필연적이며, 남성이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기 때문에 여성보다 더 공격적이고 경쟁심이 강하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왔다. - P22

12) Goldberg, 1973. - P411

구석기시대에서 초기신석기시대 사이 인류 사회의 문화적 관습을 담은 미술품들을 보면 남성의 지배를 나타내는 증거는 전혀 발견되지 않는다.¹³ - P22

13) Eisler, 1987; Gimbutas, 1991; DeMeo, - P4111

무엇보다 가장 소름 끼치는 일은 일부 문화권에서 인류학자들이 의례적 과부 살해(또는 의례적 과부 자살)라고 부르는 악행이다.
남편이 사망하면 그 즉시 부인을 살해하거나 또는 자살하게 종용하는 행위는 20세기까지 인도와 중국에서 성행했다. - P23

 예를 들면 9세기 동안 유럽에서는 주로 여아 살해로 인해 남성과 여성의 비율이 3대2였다. 14세기에 들어서 이 비율은 더 높아져서 남성 대 여성의 비율은 172대 100이었다.¹⁷ 마찬가지로 한 학자에 따르면 19세기 중국 일부 지역들에서는 여아의 4분의 1이 태어나자마자 살해됐다.¹⁸ - P24

17) DeMeo, 1998.
18) Lenksi, 1995. - P411

인류 사회의 특징 3 - 사회적 불평등


불평등과 사회적 억압은 먼 과거의 인류 사회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현상이다. 또 현존하는 많은 원시 토착민 사회에는 계급이나 카스트가 없고, 식량과 재화의 평등한 분배가 이루어지고있으며, 민주적인 정책 결정도 이루어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 P25

이와 비슷한 사회구조가 유럽과 중동 그리고 아시아 전지역에서 작동했다. 국가 인구의 1~2퍼센트에 불과한 소수의 특권층이 국가의 부와 토지의 대부분을 소유하며, 국가의 정치적·경제적·법적 결정을 완벽하게 통제한다. 사회학자 제라드 렌스키의 조사에 따르면 선진 농경사회의 지배자와 통치계급이 기원전 1000년경부터 19세기까지 유럽·아시아·중동 지역을 지배했으며, 이들이 전체 국가 수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 전형적인 현상이었다.²¹ - P26

21) Lenski, 1995. - P411

통치계급은 국가의 토지와 부의 대부분을 소유하는 것을 넘어서 그들이 지배하는 농민들도 실제로 소유했다. 이 농노 제도는 유럽에서, 특히 동유럽과 러시아에서 일반적이었다. 절대다수의 인민들은 실질적으로는 노예였으며, 지주의 허락 없이는 결혼도 할 수 없었고, 사는 곳에서 떠날 수도 없었다. - P26

 지주들은 높은 지대, 높은 비율의 세금, 막대한 이자율, 헌금, 벌금 그리고 의무적인 선물 등을 강요해 농민들을 무지막지하게 착취했다. 농민들은 자신들이 생산한 재화 가치의 최소한 절반을 - 보통은 그보다 훨씬 많았다-내놓을 수밖에 없었다.²⁴ 그 결과 주인들은 사치품과 여가를 즐기게 된 반면, 농민들은 극도로 가난하고 고통스러운 상태에서 살아갔으며 굶어 죽는 일도 허다했다.
여성 농민들이 지주들에게 강간당하는 일도 자주 발생했으며, 지주들이 농민들을 다른 곳으로 보내 이산가족으로 만드는일도 다반사였다. - P27

24) Lenski, 1995, - P411

중세 영국의 법적 문서에서는 실제로농민의 아이들을 "새끼"나 "깔개" 등으로 표현했다. 유럽, 아시아,
미국에서는 농민들을 가축과 동일한 범주로 등록한 부동산 문서들도 발견되었다.²⁵
도대체 인간은 무엇이 잘못된 걸까? 이러한 사회 병리 현상은 우리에게 너무나도 친숙한 나머지 우리는 이런 것들이 얼마나 기이한지, 얼마나 광기 어려 보이는지도 식별하기 어려울 정도다. - P27

인류의 내면적 고통

이 모든 내용이 그 자체로 이미 끔찍하게 느껴지겠지만 이는 내가 하려는 이야기의 절반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우리는 인간이 서로에게 가하는 사회적 고통에 대해서만 다루었다. 그러나 인류는 지성과 창조성을 위해 또 다른 무시무시한 대가를 치렀다.
우리의 내면으로부터 오는 또 다른 고통, 즉 정신적 고통이다. - P28

행복은 주관적인 상태다. 그러니 누가 행복을 경험했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과거의 인류와 최근까지 살아남은 원주민들은 우리보다 더 평화로운 정신 상태에서 상대적으로 만족감을 느끼며 살았을 것이다. 많은 인류학자는 원주민들이 평정심을 갖고 만족감을 느끼며 사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 P29

마찬가지로 《잃어버린 육아의 원형을 찾아서》**의 저자인 진리들로프도 남아프리카의 "타우리파 인디언들이 내가 본 이들 중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이라고 썼다.²⁸
도대체 인류는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어떤 순간 인류에게는 거대한 변형이 일어난 듯하다. 마치 인류의 마음속에서 정신병을 옮기는 벌레들로 가득한 깡통이 열린 것처럼.

**미국의 작가 진 리들로프가 남아메리카 원주민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1975년에 출판한 책으로 인간이 최적의 육체적·정신적·감정적 상태로 발달하려면 아기일 때 어머니의팔에 안기고, 함께 잠자고, 모유 수유 등의 체험을 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세기 3대 육아 방법 중 하나로 인정받는 등 사회적으로 상당한 영향을 주었다. - P30

스스로를 두려워하는 사람들

외계인들은 우리가 자신이 무력하지 않으며 혼자가 아니라는 점을 확인받기 위해 얼마나 애를 쓰는지를 보면 깜짝 놀랄 것이다. 우리가 틈날 때마다 SNS를 들여다보고, 쉴 새 없이 친구와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잠들기 직전까지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수년 전에 은퇴했을 수도 있었던 부유한 사업가가 여전히 주 60시간 일하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 - P31

왜 인류는 항상 뭔가를 해야 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건 불가능해 보이는 걸까? 왜 사람들은 일주일에 20시간 이상 방 안에앉아서 동영상이 나오는 화면을 들여다보고, 삶의 나머지 시간은각종 활동과 오락거리들로 채우는 걸까? - P31

 심리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실업자들에게서는 우울증, 자살, 알코올 중독의 비율이 높고, 건강 문제도 많으며, 사망률도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다.³⁰ 은퇴한 사람들도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은퇴 직후 잠깐은 마치 짧은 신혼여행 같은 자유로움을 느낀다. 그러나 곧이어 공허감을 느끼거나 자신감을 상실하고, 일반적으로는 우울함을 느끼는 각성의 시간이 뒤따른다.³¹ - P32

30) Argyle, 1989; Raphael, 1984.
31) Argyle, 1989; Atchley, 1985.

우리가 실업자가 되거나 은퇴하게 되면 매일 8~9시간가량 해왔던 자동적인 행동이나 오락을박탈당한다. 그 결과 우리는 외부에 주의를 집중할 수 없다. 우리의 주의가 내면으로 향함으로써 정신 내면에 있는 일종의 근본적인 불화 또는 불만족과 대면하게 된다. - P32

 프로이트 이후 심리학자들이 신경쇠약 증세가 일요일 아침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지적한 사실과도 들어맞는다. 이는 일요일 아침이 일주일 중 활동과 오락이 가장 적은 시간이어서 우리 외부에 주의를 기울일 기회가 평소보다 적기 때문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 P33

소유를 향한 열광

왜 인간들은 이미 충분히 가지고 있으면서,
또 대부분 자신에게 별다른 기능을 선사하지도 않고 쓸모도 없는 새 옷, 새 보석, 새차, 새 가구들을 사는 데 열광하는가? 작은 집,
작은 차, 작은 가구가 사람들의 사는 목적에는 잘 맞는데도 불구하고 왜 사람들은 호사스러운 큰 집에서 살고 싶어 하고, 비싼 차를몰고 싶어 하고, 사치스러운 가구를 들여놓고 싶은 욕망을 느끼는가?

시팅 불*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백인들은 뭐든지 만들 수 있지만 분배할 줄은 모른다. 그들의 소유에 대한 사랑은 질병이다. 그들은 지배자인 부자에게 바치기 위해 가난한 사람들의 돈을 거둬간다. 그들은 우리의 어머니인 지구가 자기들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웃을 울타리로 막는다.³⁴

이처럼 객관적인 관찰자의 시선에서 보면 많은 사람이 성공하거나, 다른 사람의 칭송을 받거나, 존경받는 일을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이 의아해 보인다.

*아메리카 인디언 수족의 추장으로 미국 카스터 장군이 지휘한 기병대를 격파한 일로 유명하다. - P34

그리고 이 결핍의 끝없는 순환은 우리 삶의 다른 영역에서도 일어난다. (중략). 그러나 이러한 욕망이 실현될 때마다 그 욕망은 거의 즉각적으로 새로운 욕망으로 대체된다.
인간은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걸까? 우리 내부에는 끊임없이 우리를 괴롭히고 고문하는 내면적인 불만, 일종의 정신적 불화가 존재하는 듯하다. - P35

 예를 들면 지난 수천 년간 인류 역사를 관통해 온 인간의 육체와 성에 대한 적대적이고 죄의식으로 가득 찬 태도, 자연으로부터의 소외 그리고 자연을 지배하려는 욕망 등이 바로 그것이다. 환경파괴는 인간이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보여 주는 가장 설득력 있는 증거일 것이다. - P36

그래서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인가? 진화심리학자들(전쟁과 가부장제는 자연도태와 자웅도태의 결과물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나 물리학자들(전쟁과 가부장제는 호르몬과 뇌의 화학물질이 원인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대로 인간은 천성적으로 폭력적이고, 가학적이고, 만족하지 못하는 게 당연하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는 걸까? - P37

04
타락하지 않은
사람들

기원전 300년까지 부성선호사상은 유라시아 전역을 완전히 석권했다. 기원전 1200년대에 비커인들이 영국에서 건너가면서 가장 서쪽에 위치한 아일랜드에도 부성선호사상이 전파됐다. 동쪽의 끝자락인 일본에도 기원전 300년 야요이 문화*인들이 모성선호문화였던 조몬과 아이누**를 정복함으로써 부성선호사상이 전파되었다.


*한반도와 중국에서 건너간 세력이 형성한 문화로 수도작 농업을 시작하고 금속기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신석기 문화였던 이전의 조몬 문화와는 근본적인 차이를 보였다.
** 홋카이도에 사는 소수민족 - P78

애버리진

얼핏 보면 애버리진 사회는 가부장제의 특징을 나타내는 듯하다. 남자는 한 명 이상의 부인을 둘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대부분 부인을 한 명만 둔다. 애버리진 사회의 일부다처제는 경제적·사회적 편리함을 추구한 결과로, 이슬람 사회의 일부다처제와는 완전히 다르다. 왜냐하면 애버리진의 관습에서 남성은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야만 결혼할 수 있어서 결혼하지 않은 여성이 남성보다 많기 때문이다. - P80

물론 이러한 결혼이 사하라시아 문화의 특징 (특히 일부다처제를 허용하는 문화)인 여성들을 성적으로 지배하거나 소유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 P80

아메리카 원주민-이상징후

다양한 아메리카 원주민 종족이 일반적으로 모성선호적이며 평화롭다는 생각이 터무니없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중략)
그러나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이런 이미지는 수족. 샤이엔족 포니족 같은 18세기와 19세기의 대평원 인디언들이 지닌 하나의 인디언 문화일 뿐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 P81

 대평원의 인디언들은 확실히 폭력적이었다. 그들은 유럽인들을 상대로만 투쟁한 것이 아니라 다른종족들과도 부단히 싸웠다. 100년 동안 대평원 지역은 부족 간의충돌이 극심한 곳 중 하나였다.⁵ 동시에 그들은 상당히 높은 정도로 사회가 계층화되었다. (중략)
그러나 대평원 인디언들을 아메리카 원주민 전체의 전형이라고 보는 것은 큰 실수다. 그들의 문화는 유럽의 영향을 받은 결과 나타난 인위적인 발전에 따른 것일 뿐이다. - P82

02 타락 이전 시대

5) Ryan, 2003. - P411

남아메리카의 가장 유명한 세 문명인 잉카마야. 아즈텍문명은 모두 유럽·중동·아시아의 부성선호적인 문명과 매우 흡사하다. 이 문명들이 높은 수준의 기술적 발전을 이루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마야문명은 복잡한 상형문자, 고도의 수학적·천문학적 지식 그리고 오늘날 현재 세계의 대부분이 사용하는 그레고리력*보다 훨씬 더 정밀한 달력을 개발하였다. - P83

그보다 1,000년가량 후에 번영하기 시작한 잉카문명은 포장도로와 현수교를 건설했으며, 거대한 돌을 깎아서 대규모 사원들,
요새, 궁전들을 세웠다. 그들도 거대한 피라미드와 정교한 무덤을건설하였다. - P83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농업, 전쟁, 역사, 종교를 가르쳤으며, 특수학교에서는 아이들에게 성직(聖職)을 가르쳤다. 비슷한 방법으로 잉카인들도 그들의 거대한 제국을 4개 지역으로나누었다. 각각의 지역은 다시 주로 나뉘었다. 각각의 주에는 수도가 있었으며, 다시 두세 개의 자치구로 세분화되었다.
그러나 사하라시아인들처럼 이들의 창의성과 실용성은 어두운 면과 균형을 이루었다. 문명을 일으킨 정신이 고강도 전쟁, 사회적 계급 분화 그리고 가부장제를 낳았다. 이 사람들도 구세계의 부성선호적인 사람들과 같은 권력과 부에 대한 열망이 있었고, 결과적으로 제국 건설에 대한 본능도 가지고 있었다. - P84

그러는 동안에 아즈텍 문화는 매우 높은 수준의 야만성과 잔인한 특징을 보였는데 나중에 이를 정복한 스페인 병사들조차도 그들의 일부 관행에 대해 충격받을 정도였다. 대평원 인디언들처럼 아즈텍인들도 장기간의 싸움을 벌이지는 않았으며, 대규모 사상자도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 P84

(전략). 이 문명들은어마어마하게 부유하고 강력한 왕이 지배했으며, 특권 귀족과 성직자의 계급이 있었고, 계급의 맨 아래에는 토지를 소유하지 못한 엄청난 수의 노동자와 노예가 있었다. 앨빈 M. 조세가 잉카에 대해 설명한 대로 "귀족계급은 당당하고 화려하게 살았다.
그들의 집과 개인적은 소지품들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사치스러웠으며, 음식, 서비스, 다량의 재화들이 장인들이나 평민들에 의해 제공됐다."⁷ 그러나 이 문화들은 사하라시아인들처럼 여성들에게 억압적이지는 않았다. - P85

7) Ferguson, 1997, p.333.

그러면 이 사람들은 왜 유럽과 아시아의 사하라시아인들과 비슷해졌을까? 하나의 가능성은 환경적 요인이다. - P86

마야 - 그리고 그들의 후손인 아즈텍인들의 부성선호사상은 설명하기가 좀 더 복잡하다. 이 문명들이 발전한 지역은 광범위한 열대우림 지역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드메오가 지적한 대로 고고학적 기록들은 "많은 메소아메리카*의 집단이 - 특히 아즈텍인들 원래는 그들 역사상 최소한 한 번은 사막 환경에서 이주했음"을 보여준다.¹⁰ - P87

10) Gabriel, 1990, p.21, - P411

이 부성선호사상은 유럽인들이나 다른 부성선호적인 사람들과의 접촉에 따른 문화적인 혼돈의 결과일 수 있다. 지바로인들은 수세기 동안, 처음에는 잉카인들에게, 그다음에는 스페인에게끊임없이 공격을 받았으며 그 결과 좀 더 공격적으로 변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퍼거슨이 지적한 대로 야노마모족도 1700년대부터 유럽인의 침입에 대처해 왔으며, 그들의 전쟁도 유럽인들의 주둔과 긴밀하게 연관돼 왔다. - P88

 대평원 인디언들은 끊임없이분쟁을 벌이고, 자신들 지위에 끊임없이 관심을 가졌지만 여전히모계중심적이었으며, 처가중심적이었다. 우리가 앞서 주목한 대로 아즈텍인들은 가부장적이지 않았기에 여성들이 성직자가 될수 있도록 허용했다. 또 그들의 정치기구는 ‘사람들의 우두머리‘
가 궁극적인 권위를 가지고 있었지만, 어느 정도는 민주적이었다. - P90

타락한 사람들과 타락하지 않은 사람들 간의 또 하나의 중요한 차이는 종교에 대한 관념이다. ‘타락한 종교는 세상을 내려다보고 지배하는 의인화한 신들에 대한 숭배에 바탕을 둔다. 반면
‘타락하지 않은‘ 종교는 세상과 세상 모든 사물에 들어 있는 영적인 힘에 대한 인식과 세상은 수많은 개별적인 영으로 충만하며,
이것들은 종종 자연현상과 결합한다는 인식에 바탕을 둔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대평원 인디언들의 종교는 근본적으로 타락하지않았다. - P90

아메리카 원주민 - 일반적인 패턴

지금까지 언급한 사례들은 일반적인 모성성호 문화에서 고립된 몇몇 부족에 나타나는 특별한 사례다. 드메오의 주장대로 이러한 각 지역은 일반적으로 평화적인 모성선호문화 가운데에서 상대적으로 전투적인 부성선호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¹⁹ 인디언 부족의 절대다수는 원래 평화적이고, 민주적이었으며, 가부장적이지 않았다. - P91

19) Barnard and Woodburn, 1988. - P412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사람들이 완벽하게 평화적이었다고이야기하려는 것은 아니다. 이웃한 종족들과의 충돌도 자주 일어났으며, 때로는 소규모의 접전을 벌이거나 공격으로 이어지기도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이 대평원 인디언들 사이에서 항상 발생하는 충돌과는 다르며, 사상자들도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 P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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