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간관계란

인간관계(人間關?)란 한자어의 의미를 살펴보면, 인간(人間)은 ‘사람과 사람사이‘를 뜻하는 말로써 인간이라는 단어 자체가 ‘인간관계‘의 뜻을 담고 있다. 사람을 뜻하는 인(人)자는 원래 일하는 사람의 옆 모습을 따온 것으로 사람과 사람이 서로 기대어 둘이 서로 의지하고 받쳐주는 모습이다. 사이 간(間)은 문(門)과 태양(日)을 합한 말이다. 문 사이로 태양이 뜨는 모습, 빛이 있는 모습이다. 따라서 인간관계는 두 사람 혹은 그 이상의 사람들 상호 간에 일어나는 관계로, 이의미에는 사람과 사람이 함께 모여 세상을 밝게 열어가고자 하는 열망을 담고있다. 그러나 閻은 사이, 때, 차별, 섞이다. 이간하다. 헐뜯다 등의 의미도 있어.
사람들 간의 필연적인 갈등의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 P4

2) 인간관계의 필요성

인간은 성염색체(XY, XX) 2개가 만나서 태어났기 때문에 ‘관계‘와 ‘성‘에 대해서 어느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 P4

즉, 개인은 자신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간에 타인과 더불어 죽을 때까지 관계를 맺으며 산다. 이는 한 개인이 완전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사회라는 테두리 안에서 삶을 영위해 나아가야 함을 의미한다.  - P5

 신생아의 배냇웃음(socialsmile)이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그 웃음은 상대방을 알아보고 웃는 웃음이 아니라 부모나 양육자의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본능적 행동이라는 것이다.
또한 개체로서의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매우 나약한 존재이다. 인간은 생존에 필요한 영양분을 습득하고,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강력한 신체적 능력이 부족하다.  - P5

즉, 삶의 문제는 인간관계의 문제로 귀착될 수 있다.
삶에서 인간관계만큼 사랑과 증오, 환희와 고뇌, 기쁨과 슬픔, 행복과 불행 등다양하고 극적인 경험을 하게 하는 것 또한 없을 것이다. 이에 프롬(Fromm)이나 설리반(Sullivan)은 인간관계 욕구 충족의 계속적인 실패가 정신문제의 원인이된다고 보았다. - P5

이러한 대립과 갈등은원만한 인간관계를 방해하게 되고 심지어는 정신질환까지 유발할 수 있다. 어떤이유에서든 타인과 원만한 관계를 맺지 못하는 사람들은 흔히 불안, 우울, 좌절,
소외, 갈등, 긴장, 부끄러움, 부적절감, 무력감, 고독감 등을 경험하게 된다. - P6

미국 보스턴대학의 헬즈만 교수팀은 성공과 출세에 가장 중요한 요인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7세 어린이 450명을 대상으로 47세까지 40년간 추적 조사를실시한 결과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는 능력‘이 성공과 행복에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하였다. 보스턴대학의 40년 연구가 말해주듯, 성공과 행복은 지능지수보다는 관계지수가 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린 시절 학교에서 지능지수(Intelligence Quotient: IQ) 검사를 받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 P6

3) 성숙한 인간관계를 위한 조건

인간관계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사람은 없을 것이다. 누구나 인간관계에서 크고 작은 갈등으로 힘들어한다. - P6

첫째, 우리의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이기적 욕망과 자기 중심적 속성을 깊이 자각하는 것과 이러한 것을 잘 다스려 조절된 형태로 표현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략). 둘째, 인간관계는 사람 간의 상호작용이므로, 성숙한 인간관계를 위해서는 그 대상이 되는 주요한 타인, 나아가서 인간 일반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 P7

2. 현대인의 인간관계 특징

전통적으로 한국인의 인간관계 특징을 살펴볼 때, 서양인에게 중요한 것이 자존감(self-esteem)이라면 상대적으로 한국인은 자존심(self-respect)이다. 자존심은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나를 인정해 줄 때 획득될 수 있다. 또한 서양이 계약이나 이성을 중시한다면 우리는 상황, 인정, 도리 등을 더 가치있게 생각한다. - P11

현대사회에서 인간은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자 하는 소망을 지니지만 깊이있고 친밀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에 고독하고 외롭다. 많은현대인들은 바쁘게 돌아가는 경쟁사회 속에서 피상적인 인간관계를 맺으며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지내지만 실제로는 혼자임을 느낀다.  - P11

셋째, 현대사회는 다원화된 사회로 사람마다 추구하는 가치관, 사회정치적 신념, 생활양식 등이 다양해져 공감대 형성의 부족으로 갈등이 증가하였다.
넷째, 자본주의 사회는 물질적 가치가 강조되고 정신적 가치가 경시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전자통신기술로 인해 대면 관계보다는 SNS(Social Network Service)를 통한 관계가 많아지고 있다. SNS가 보편적인 현상이 되면서 새로운 만남의기회를 제공하나 윤리/도덕성을 저해하고 인간관계를 둔화시킨다는 부정적인 측면들이 제기되고 있다. - P11

현대사회의 이러한 특성은 현대인의 인간관계가 나의 실존과 너의 실존이 만나는 ‘참만남‘이 아니라 ‘스침의 관계‘에 머무르게 한다.  - P11

우리가 삶을 살아갈 때에 상처를 받거나, 가슴 아픈 일은 자연이나 환경보다는 사람, 즉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느낄 때이다. 따라서 현대는 어느 시대보다도인간관계의 의미를 더 깊이 생각하고 친밀한 인간관계의 형성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 P12

3. 대학생의 인간관계 특징

대학생 시기는 미래의 인생을 설계하고 준비하는 시기로 졸업 후의 진로선택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에 대한 설계도 중요하다. 대학생 시기의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살펴보면 첫째, 대학생 시기는 가장 활발하고 의미 있는 인간관계가 이루어지는 시기로 이때 맺은 인간관계는 평생을 두고 오랫동안 의미 있는 인간관계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 - P13

대학생 시기에 경험할 수 있는 인간관계를 살펴보면, 친구관계, 선후배관계,
교수와의 관계 그리고 부모와의 관계이다.
먼저, 친구와의 관계를 살펴보자. 친구란 ‘가깝게 오래두고 정답게 사귀어 온벗‘이라는 사전적 정의를 지니고 있다. 이러한 친구와 나누는 정다운 애정을 우정이라고 한다. 한평생을 살면서 의미 있는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좋은 친구 세 명을 꼽을 수 있다면 그는 성공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 P13

친구관계는 대등한 위치에 있는 인간관계이다. 친구관계는 흔히 나이나 출신지역, 출신 학교나 학력, 사회적 신분 등이 비슷한 사람과 맺는 친밀한 관계이다. 드물게는 이러한 속성에 현저한 차이가 있는 사람 간에도 친구관계가 형성될수 있지만, 친구관계는 수직적 관계가 아닌 수평적 관계의 속성을 지닌다. - P13

세 번째, 교수와의 관계를 살펴보자. 대학생활에서 사제관계는 매우 소중하다. 교수는 학생의 스승이자 멘토이며, 학생은 교수의 제자이자 정신적 자녀이다. - P14

마지막으로, 부모와의 관계를 살펴보자. 부모들은 자식을 통하여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성취하고자 하는 무의식적 욕구로 자식을 독립된 성인으로 인정하지 않고 간섭을 하려는 경향이 있다. - P14

4. 인간관계의 유형

1) 만남과 스침의 관계

만남의 관계는 ‘있는 그대로의 나‘와 ‘있는 그대로의 너‘가 서로 간에 만나서상호작용하는 관계를 말하며, 실존주의에서 언급되는 참만남은 있는 그대로의한 인간 실존이 있는 그대로의 다른 인간 실존과 만나서 사적으로 의미 있는 의사소통을 하는 두 인간이 실존 간의 참된 융합을 이루는 것을 의미한다. 스침의관계는 나 자신의 가면과 너 자신의 가면이 만나서 무의미하게 시간과 에너지를낭비하는 피상적인 관계를 의미한다. - P15

3) 전문적, 사교적 관계

전문적 관계는 과학적 지식과 특별한 기술을 요하는 요구와 문제를 지닌 사람을 돕는 관계이며 치료적 관계를 의미한다. 사교적 관계는 남을 돕는 책임에서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두 사람 사이에 즐거움과 친목을 위해 이루어지는 관계를 의미한다. - P16

1. 정신분석적 관점의 인간 이해

1) 인간에 대한 기본 관점 이해

(1) 정신적 결정론(psychic determinism): 현재 인간의 모든 정신적 활동은 과거의 어떤 원인에 의해 결정되었다는 것으로, 즉 지금 나의 감정과 행동은 아무린 이유 없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원인이 작용했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라는 것이다. (중략) 모른다고 하더라도 친구에 대한 그러한 감정의 원인은 있다고 보는 것이 정신적 결정론이다. - P22

(2) 무의식(unconsciousness): 내가 친구를 좋아하는 이유를 아는 것‘과 ‘모르는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아는 것은 밖으로 드러난 의식이고 모르는 것은 속에숨겨진 무의식이다.  - P22

프로이트는 지형학적 모델에서 의식을 의식, 전의식, 무의식으로 분류하였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의식(consciousness)은 자신이 주의를 기울이는 순간에 곧 알아차릴 수 있는 정신작용의 부분으로 한 개인이 어느 순간에 인식하고 있는 감각이나 지각, 경험, 기억 등의 모든 것이다. - P23

(3) 정신적 힘으로서의 추동(drive): 추동은 인간으로 하여금 어떤 행위를 하게 만드는 정신적인 힘이다. 프로이트는 인간은 성적 추동 리비도(Libido)와 공격적 또는 파괴적 추동 타나토스(Thanatos) 두 가지 기본적인 추동을 가지고 있다고 하였다. - P23

(4) 어린 시절의 경험 중시 : 부모와의 상호작용 경험이 성격 형성의 기초가 되고 성인의 행동은 어린 시절의 경험을 통해 형성된 무의식적인 성격 구조가 발현된 것으로 보고 있다. 
- P23

(1) 원초적 본능(Id): 태어날 때부터 존재하며, 현실적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즉각적으로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쾌락 원리(pleasure principle)에 지배를 받는다.

(2) 자아(Ego): 현실 세계와 접촉하는 성격의 부분으로, 생후 6~8개월부터 발달하기 시작하여 2~3세에 제대로 기능하게 된다. 자아는 원초아와 초자아의 중재자로 현실 원리 (reality principle)에 따라서 현실의 여건을 고려하여 욕구충족을 지연하고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판단과 행동을 하도록 돕는다. 그러나 원초아와 초자아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끊임없이 마찰과 갈등을초래하게 되고 이를 중재하는 자아는 불안한 상태에 놓이게 된다.  - P24

(3) 초자아(Superego): 부모는 자녀에게 사회의 도덕과 윤리 규범에 따라 아이의행동에 대해서 칭찬을 하고 벌을 내리게 되고, 아이는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서 일정한 규칙이 있음을 알게 되고 이를 자신의 심리적 세계 속에 내재화하게 되면서 초자아가 형성된다.  -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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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는 태거트 역사상 수익이 가장 많이 난 6개월이라고 자랑을 해댔다. 그가 주주들에게 제출한 그럴싸한 보고서에 수익금으로 표시된 돈은 그가 정직하게 번 것이 아니었다. 빈 열차들 앞으로 나온 정부 보조금과 웨슬리 마우치의 비호 아래 지불하지 않은 태거트 채권 회수금 및그 이자였다. - P37

제임스가 그녀에게 묘한 미소를 보내며 말했다. "넌 돈버는 걸 대단한 미덕으로 여기지. 그런데 돈 버는 재주는너보다 내가 더 뛰어난 것 같은데."
철도 채권 동결 문제에 대해서 이해한다고 공언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것은 아마 모두가 그 문제에 대해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인지도 몰랐다. 처음에 채권 보유자들은 패닉 상태에 빠졌고, 일반 대중들 사이에서는 위험한 분노의 물결이 일었다. - P38

 "스미스 씨는 해제 혜택을 받았고, 존스 씨는 받지 못했다"라고만 하면 되었다. 해제혜택을 받지 못한 존스 씨가 자살하자 사람들은 이렇게 말했다.
"글쎄, 나도 모르겠어. 그가 진짜로 돈이 필요했다면 정부가 채권을 사줬겠지. 세상에는 탐욕스러운 인간들이 있잖아." - P39

대그니는 어느 시골역 플랫폼에서 태거트 선로를 바라보며 예전의 빛나던 자부심이 아닌 죄스러운 굴욕감을 느꼈다. 선로에 녹이 잔뜩 슬기라도 한 것처럼, 그 녹이 핏빛을 띠기라도 한 것처럼. 하지만 그녀는 태거트 터미널에서냇 태거트의 동상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당신의 철도예요.
당신이 만드셨고 지켜내셨어요. - P39

대그니는 모터를 발명한 사람을 찾는 일도 포기하지 않았다. 그 일은 모든 고난을 견딜 수 있게 해주었다. 그녀의투쟁에 의미를 부여해주는 눈에 보이는 단 하나의 목표였다. 자신이 왜 그 모터를 다시 만들고 싶어하는지 의구심이 고개를 들 때도 있었다. - P40

이제 마지막 남은 단서는 달러 표시가 있는 담배꽁초뿐이었다. 대그니는 그 담배꽁초를 까맣게 잊고 있다가 어느날 저녁 책상 서랍에서 그것을 우연히 발견하고는 태거트터미널 신문 가판대의 담배 수집가에게 보여주었다. - P40

"태거트 양, 이 담배, 질이 좋던가요?" 그가 물었다.
"지금껏 피워본 담배 중에서 최고였어요."
노인은 당황하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서 어디서 만든담배인지 알아보고 한 줄을 구해주겠다고 약속했다. - P41

한편, 대그니는 그 모터를 다시 만들 수 있는 과학자를 물색했다. 그녀는 그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을 만나보았다. - P41

 세 번째 과학자는 도전적이고 거만한 말투로 10년 계약으로 연간 2만 5,000달러를 주면 일을 맡겠다고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 모터로 막대한 수익을 얻을 생각이라면 내가 이 연구에 들이는 시간에 대한 보상은 해주셔야죠." - P41

대그니는 마지막 방법으로 로버트 스테들러 박사에게부탁해보기로 했다.
그녀는 로버트 스테들러 박사에게 마음의 문을 완전히닫은 상태였지만 그에게 억지로 전화를 걸며 자신을 달랬다. ‘난 제임스나 오런 보일 같은 사람들과도 상대하고 있어. 스테들러 박사는 그들보다는 죄가 가벼운데 상대하지못할 이유가 뭐야?‘  - P42

대그니는 존 골트 노선 운행 일정표를 앞에 놓고 책상에앉아 스테들러 박사를 기다리며 ‘왜 요즘은 과학 분야에서뛰어난 인재가 나오지 않는 것일까‘라는 의문에 빠져들었다. 도무지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녀는 운행 일정표의 검은 사선을, 93번 열차의 시체를 바라보았다. - P42

"로버트 스테들러 박사님 오셨습니다."
책상 위의 인터폰에서 비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스테들러 박사가 웃는 얼굴로 방으로 들어섰다. 그 미소가 그의 말을 더욱 힘있게 해주었다.
"태거트 양,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되어 얼마나 기쁜지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군요." - P43

"사실 여기 오고 싶어서 뉴욕에서 약속이 있다는 핑계를댔어요. 놀라운가요?"
"앞으로 무리한 부탁은 드리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앉으세요." 대그니가 웃음기 없는 얼굴로 말했다. - P43

"스테들러 박사님, 제가 박사님의 조언을 구하고자 하는문제는 박사님의 관심 분야와는 거리가 멉니다. 그런데 제가 왜 박사님께 연락을 드렸는지 궁금하실 거예요. 그 이유를 설명해드리죠."
"이유 같은 건 설명 안 해도 돼요. 난 태거트 양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쁨을 주체할 수가 없으니까." - P44

"태거트 양, 그 문제가 뭔가요?"
그는 간결하고 겸허한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는 감정에젖어 있는 듯했다.
대그니는 그 모터와 모터를 어디서 발견했는지에 대해이야기했다. 또 모터 발명자를 찾으려고 애썼지만 결국 실패했다는 사실도(자세한 이야기는 빼고) 밝혔다. 그리고 모터 사진과 설명서를 건넸다. - P45

그렇게 1시간 넘게 정적이 흐른 후 스테들러 박사가 설명서를 다 읽고 고개를 들었다.
"정말 대단해요!"
대그니에게 뜻밖의 희소식이라도 전하듯 기쁨과 놀라움에 찬 목소리였다.
대그니는 그에게 미소를 보내며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었지만 고개만 끄덕이며 차갑게 말했다. "그래요."
"태거트 양, 이건 어마어마한 발명이에요!" - P46

그렇게 1시간 넘게 정적이 흐른 후 스테들러 박사가 설명서를 다 읽고 고개를 들었다.
"정말 대단해요!"
대그니에게 뜻밖의 희소식이라도 전하듯 기쁨과 놀라움에 찬 목소리였다.

"이게 기술의 문제라고요? 아니, 그 이상의 것이에요. 변환기에 대한 설명을 봐요. 무엇을 전제로 설명하고 있는지알 수 있을 거예요. 그는 에너지의 새로운 개념을 발견했어요. 기존의 모든 가정을 버렸어요. 기존의 가정에 따르면이런 모터는 불가능하죠. 그는 새로운 전제를 만들었고, 정적 에너지를 동적 에너지로 바꾸는 비밀을 풀었어요. 그게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요? 그 모터를 만들려면 순수과학,
추상과학적 재능이 얼마나 뛰어나야 하는지 알아요?"
"누구죠?" 대그니가 조용히 물었다. - P46

"제가 박사님께 묻고 싶은 첫 번째 질문이에요. 박사님,
10년 전에 그런 일을 해냈을 만한 젊은 과학자를 알고 계시나요?" - P47

"그것 참 이상하군. 그런 인재가 그곳에서 뭘 하고 있었을까?"
"모터를 설계하고 있었겠죠."
"그 점이 의문이에요. 위대한 천재 과학자가 상업적인발명가의 길을 택했다? 그건 말도 안 돼요. 그는 모터를 원했고, 그저 하나의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서 조용히 에너지과학 분야에 대대적인 혁명을 일으킨 후 자신이 발견한 걸세상에 발표하지도 않고 곧장 자신의 모터를 만들었어요.
도대체 왜 실용적인 것에 그 고귀한 정신을 허비한 거지?"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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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경제와 사회는 계속 변한다!

『자본론』의 가장 큰 명제는 "인류의 역사는 변한다"는 것입니다. 인류역사를 ‘대체로‘ 살펴보면 원시공산사회, 노예사회, 봉건사회가 있었고,
지금은 자본주의 사회입니다. 하지만 마르크스는 <그림 1-1>(이 책 22쪽)에서 보는 바와 같이, 자본주의 사회가 새로운 사회①에게 자리를 양보하며, 그다음에는 새로운 사회②가 나오고 또 그다음에는 새로운 사회③이 나올 것이라고 봅니다. - P21

현실 사회주의

‘현실 사회주의‘라는 용어는 소련, 동유럽의 여러 나라들에서 ‘실제로 존재한 사회주의‘를 가리킵니다.
이런 나라들은 자본주의 이후에 나타날 것으로 마르크스가 예측한 사회주의는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따옴표 안에 넣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 이후의 새로운 사회는 뒤에서 자주 언급됩니다. - P21

계급class

동일한 경제적 이해관계를 가진 인간 집단을 계급이라고 부르는데, 마르크스는 도구나 기계, 원료, 토지 등 ‘생산수단‘을 가진 ‘지배계급‘과, 이런 생산수단을 가지지 않은 ‘피지배계급‘으로 크게 나누었습니다. 피지배계급은 생산수단이 없어 자기 스스로 생산할 수 없고 따라서 생활할 수 없기 때문에, 지배계급의 강제와 지휘에 복종하여 일을 하는 대가로 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 P22

‘노예사회에서는 서로 이해관계가 전혀 다른 ‘노예 주인‘과 ‘노예‘
라는 두 계급이 있었는데, 노예 주인은 노예를 하나의 소유물로 생각하여 마음대로 부리고 팔 수도 있었으며, 노예는 자신이 말이나 소와 같은
‘일하는 가축‘(역축役?)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역축과 도구를 망가뜨리면서 노예 주인의 잔인성에 반발했습니다. - P23

‘봉건사회‘에서는 ‘영주‘와 ‘농노‘라는 두 계급이 나타납니다. 영주는 자신이 작은 왕처럼 다스리는 자급자족의 ‘장원‘(넓이는 지역과 시기에 따라 달랐습니다)에서 직접적 생산자인 농민들을 지배했습니다. - P23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자본가계급‘과 ‘임금노동자계급이라는 적대적인 두 계급이 있습니다. 자본가계급은 다른 사람을 고용할 수 있는 재산이 있어서, 자기는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이 만들어 내는 ‘이윤‘을 먹고살면서 점점 더 큰 재산을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자본가에게 고용되는 사람은 자기가 가진 재산이 전혀 없으므로, 자기의 ‘노동력‘(육체적·정신적 힘)을 자본가에게 팔아 임금을 받지 않으면 먹고살 수가 없습니다. 자본주의 사회가 탄생부터 이처럼 매우 ‘불평등한‘
사회였다는 것을 지금의 대불황에서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 P25

물론 임금노동자는 노예와는 다릅니다. 노예는 노예 주인이 가지고있는 ‘말하는 물건‘에 지나지 않았으며, 노예 주인은 노예를 죽이든 팔아 버리든 마음대로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자본가는 임금노동자에게 그렇게 하지는 못합니다.

임금노동자는 "모든 사람은 법 앞에서 평등하다"는 이야기를 계속듣지만, 법 앞에서 평등하더라도 굶어죽을 수밖에 없다면 그 이야기가 무슨 소용일까요? 자본가계급은 가만히 앉아서 노동자가 만들어 낸 이윤으로 더 큰 부자가 되고 있는데, 임금노동자는 자본가의 지배와 억압을 받고 자기가 만들어 낸 이윤을 공짜로 계속 자본가에게 빼앗기고 있습니다. - P26

이것을 "자본가가 노동자를 착취한다"고 말합니다. 물론 "자본가는 노동자에게 임금을 주기 때문에 자본가가 얻는 이윤은 ‘착취‘가 아니다"라고 주장할 수 있지만, 노동자가 노동을 통해 창조하는 ‘부가가치‘는 ‘임금+이윤‘이므로 "임금은 노동자의 노동 중에서 ‘지불받은‘ 부분이고, 이윤은 노동자의 노동 중에서 ‘지불받지 못한 부분이다"라고말할 수 있습니다(이 부분은 뒤에서 자세하게 설명합니다).  - P26

노예사회와 봉건사회가 몰락할 때는, ‘생산을 직접적으로 담당한‘
노예계급과 농노계급이 새로운 사회의 ‘주인‘이 되지 못했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직접적 생산자인 임금노동자계급이 새로운 사회의 주인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커졌습니다. 왜 그럴까요? - P27

임금노동자는 "모든 사람은 법 앞에서 평등하다"는 이야기를 계속듣지만, 법 앞에서 평등하더라도 굶어죽을 수밖에 없다면 그 이야기가 무슨 소용일까요? 자본가계급은 가만히 앉아서 노동자가 만들어 낸 이윤으로 더 큰 부자가 되고 있는데, 임금노동자는 자본가의 지배와 억압을 받고 자기가 만들어 낸 이윤을 공짜로 계속 자본가에게 빼앗기고 있습니다. 이것을 "자본가가 노동자를 착취한다"고 말합니다. - P26

둘째, 주식회사가 점점 더 지배적 회사 형태가 됨에 따라, 자본가계급은 회사를 소유하는 ‘주주‘가 되고, 회사 경영은 전문 경영인(예컨대 월급쟁이 사장)과 임금노동자들이 담당하게 됩니다. - P27

셋째, 현재와 같은 세계적 대불황에서는 회사가 여유 자금을 많이 가지고 있으면서도 장래의 ‘수익 전망이 좋지 않아서 투자를 확대하지않고 있습니다. 사회에는 생산의 3요소인 기계·노동자 · 토지가 충분한데도, 생산이 확대되지 않고 노동자는 실업 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하며 국민은 빈곤에 빠져 수많은 사람들이 자살할 수밖에 없습니다. - P28

월급쟁이 사장

‘월급쟁이 사장‘은 ‘자기의 노동력을 팔아 월급을 받기 때문에‘ 임금노동자계급에 속한다고 말할 수있습니다. 물론 그가 대주주(대자본가)의 명령에 복종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주식회사에서는 소유와 경영이 사실상 완전히 분리되었다"고 주장할 수는 없습니다. - P28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임금노동자계급이 예컨대 선거에서 승리하여 정치적 권력을 잡으면 사회를 변혁할 수 있습니다. 직접적 생산자인 ‘노동하는 개인들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 전체가, 자본가계급(또는주주)이 사회의 인적·물적 자원을 자기들의 사적 이익‘을 위해 사용하는 것을 중지시키고, 사회의 자원을 모든 국민들의 필요를 충족시키기위해 사용하면, 새로운 사회가 탄생하게 됩니다. - P29

「자본론」은 자본주의 사회가 경제적으로
어떻게 발전하는가를 이야기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자본가들이 경제뿐 아니라 정치·사법·언론·문화·교육·스포츠 등 모든 분야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2012년 12월의 대통령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박근혜 후보는 ‘경제민주화‘와 ‘복지 확대‘
를 약속했지만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위의 공약을 금방 폐기 처분했습니다.  - P30

자본주의 사회를 지배하는 계급은 바로 자본가계급입니다. 자본가는 경제 활동에서 ‘이윤‘을 얻고, 이 이윤을 다시 투자하여 자본을 증식하기 때문에, 자본주의 경제가 확대재생산되면서 자본가계급의 권력은증가합니다. 그러므로 자본주의 사회가 어떻게 ‘경제적으로 운동하는가를 해명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자본가가 어떻게 이윤을 얻는가를 연구해여만 합니다. - P30

그런데 왜 임금노동자는 착취를 당해야만 할까요? 

각종의 자본가들과 토지소유자

"산업자본가"는 "재화나 서비스를 생산하여 ‘이윤‘을 얻는 자본, 즉 산업자본을 소유하는 자본가"입니다. ‘상업자본가‘는 "산업자본이 생산한 재화나 서비스를 구매하여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과정에서 ‘상업이윤‘을 얻는 자본가"이고, ‘금융 자본가‘는 "자기가 동원할 수 있는 화폐자본으로 대출하거나 유가증권에 투기하여 ‘이자‘나 ‘투기 이득을 얻는 자본가"입니다. ‘토지소유자‘는 "농업용 토지, 광산,
건설용 토지를 소유하면서 이 토지를 타인에게 빌려주어 ‘지대‘를 받는 사람" 입니다. - P31

 또한 노동자들은 자본가를 위해 일하기보다는 자기자신을 위해 일하기를 원합니다. 이런 이유로 자본주의 사회는 새로운사회로 나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매일 아침 회사에 가는 발걸음이 썩 즐겁지만은 않습니다. 회사가 재미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지 않습니다. - P32

유효수요 effective demand

상품을 구매하려면, 그 상품을 원한다는 사실 이외에 그 상품을 살 수 있는 돈이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유효수요는 ‘돈이 뒷받침되는 수요‘를 가리키는데, 기계나 원료 등 생산수단(또는 생산재)에 대한유효수요를 ‘투자‘라고 부르고, 생활수단(또는 소비재)에 대한 유효수요를 ‘소비‘라고 부릅니다.

예를 들어 여기에 큰 재벌이 소유한 공장이 있습니다. 공장 노동자들이 단결해서 재벌 총수와 주주들이 소유한 것을 모두 빼앗아서 공동의 소유로 만듭니다. 노동자들이 공동으로 생산수단을 소유하고 함께일을 하고 거기서 나오는 이익을 가지고 그 공장 사람뿐 아니라 모든 사람이 나누어 가지는 것이 마르크스가 생각하는 새로운 사회의 기본 아이디어입니다. 노동자가 주인이 된다는 말이고, 노동자가 착취와 억압에서 해방된다는 것입니다. - P33

노동자가 해방되면 자본가도 해방됩니다. 이전의 자본가는 자기의 돈 10억 원을 20억 원으로 만들기를 원하고 또 20억 원을 50억 원,
100억 원으로 만들기를 원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노동자를 더 많이착취할 수 있을까를 여러 가지로 궁리했습니다.  - P33

자유로운 개인들이 토론하여 사회 전체에대한 계획을 세우고 모든 주민들이 자기의 능력에 따라 일하면서 ‘자기의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킬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말하는 ‘모두가 참여하고 모든 성과를 평등하게 나누는 민주주의‘가 나타날 것입니다. - P34

사회를 올바로 파악하는 유물사관

마르크스는 경제학을 연구하기 이전에 이미, 법학·철학·역사학을 공부하여 ‘유물사관‘material interpretation of history을 확립했고, 이것이 나의 모든 연구의 길잡이‘가 되었다고 고백했습니다. - P34

사회는 경제 영역, 정치 영역, 법률 영역, 문화 영역, 사회 의식 등이 서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하나의 유기체라고 보기 때문에, 사회를
"사회구성체‘라고도 부릅니다.  - P34

계급사회의 생산관계는, 생산수단을 소유하여 일할 필요가 없는 사람이 일하는 사람(또는 직접적 생산자)을 착취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왜 이런 생산관계가 생겼을까요?  - P35

이 계급투쟁에서 국가는 계급들의 적대적 이해관계를 타협으로 화해시키면서 기존의 사회체제를 장기적 관점에서 유지하는 기능을 하게 됩니다. 좀 더 본질적으로 말하면, 자본주의 ‘국가‘는 자본가계급의 이익을 장기적으로 유지하고 확대하기 위해 공권력을 행사하는 기구입니다. - P36

자본주의 국가의 실례를 역사에서 살펴봅시다. 유럽 선진 자본주의국가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5년 이후에 대체로 병원과 학교를 무료로 운영하고, 월세가 싼 공공 임대주택을 대규모로 건설하며, 실업자에게 실업수당을 주면서 직업훈련을 시키고, 저소득층에게 소득을 보조하며, 노인에게 충분한 연금을 제공하고, 장애인을 보호하며, 소득세의 누진율을 높여 부자가 더욱 많은 세금을 부담하게 했습니다. 이런 국가를 ‘복지국가‘ welfare state라고 부릅니다. - P36

 왜냐하면 지배계급이 복지국가를 세우지 않았다면, 노동자계급과 서민의 쌓인 불만이 폭발하여 자본주의 사회가 붕괴되면서 새로운 사회가 설립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컸기 때문입니다. - P37

 이런 유권자들의 절박하면서도 강력한 요구를 무시한다면,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하려는 어떤 정당도 집권할 수 없었기 때문에, 자본가 정당(영국의 보수당)이나 사회민주주의적 노동자 정당(영국의노동당)은 복지국가를 선거 강령으로 제시함으로써 자본주의 체제를 장기적 관점에서 유지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 P34

물론 자본주의 국가가 자본가계급의 이익을 옹호하기 위해 ‘노동법‘
을 개정한 예는 수없이 많습니다. 예컨대 1970년 6월의 총선에서 집권한 영국의 히스E. Heath(1916~2005) 보수당 정부는 기술 도입과 임금 억제에 반대하는 노동조합의 권리를 제한하기 위해 1971년 8월 ‘노사관계법을 제정했습니다. - P37

(전략), 특히 1973년 10월의 제1차 석유파동 이후 광부노조가 파업을 선언하자, 히스 수상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 모든 정부기관과 기업들에게 주 3일 근무를 명령하면서 1974년 2월 총선을 실시했습니다. 보수당은 "누가 영국을 다스리는가? 선거에서 이긴 정부인가, 아니면 노동조합인가?"를 구호로 삼았지만, 야당인 노동당에게 패배했습니다. 노동당은 의회에서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했지만 ‘소수당 정부‘를 구성하여, 국가비상사태를 해제하고 광부노조의 파업을 종결시키며 노사관계법을 폐기했습니다. - P38

 부자들에 대한 세금을 감축하고,
교육·건강·실업자·퇴직자에 대한 사회 서비스를 축소하며, 긴축내정책을 강화하고, 자유로운 영리 활동에 대한 규제들을 철폐하며, 수익성이 높은 독점적인 국유기업들을 민간인들에게 불하하고, 소련에 대항한다는 명목으로 국방비를 증가하며, 도시 폭동에 대항하기 위해 빈민구제보다는 경찰 병력을 강화하고, 히스 시기의 노사관계법을 부활시키면서 파업하기 위해서는 노조원 과반수의 지지를 얻어야 하며 정치적분쟁은 노동쟁의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규정 등을 추가했습니다.
이 개정 노동법에 의거하여, 대처 정부는 가장 전투적인 광부노조를 파괴하기 위해, 이른바 국영 탄광의 ‘비능률적 광구‘를 폐쇄하는 조치를 단행합니다.  - P39

한국에서도 법원이 불법 파업이라고 판결하여 노동자와 노동조합에게 벌금을 선고하는 일이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국가가 제정한 노동법에 따르면, 노동조합이 제대로 자본가 또는 사용자에게 대항하기 위해서는 이른바 ‘불법 행위‘를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 P40

이런 노동법의 조항들과 법원의 판결은 국가 기관들이 임금노동자들에게 오직 ‘임금노예‘"
로서 자본가계급의 지휘·감독에 복종하라고 강요하고 있는 것입니다. - P40

한국에서도 법원이 불법 파업이라고 판결하여 노동자와 노동조합에게 벌금을 선고하는 일이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국가가 제정한 노동법에 따르면, 노동조합이 제대로 자본가 또는 사용자에게 대항하기 위해서는 이른바 ‘불법 행위를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 P40

현재 한국에서도 법원이 이른바 ‘불법 파업‘에 대해 부과한 천문학적 규모의 손해배상액과 가압류 때문에 고통 받는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이 점점 더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생계비와 의료비를 돕고 법률 개정을 촉구하기 위해 ‘노란봉투캠페인‘이라는 이름으로 모금운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알게 되고 그것을 어떻게 바꾸는가를 생각하는 좋은 계기가된다고 봅니다. - P41

공황은 생산력과 생산관계 사이에 생긴 불균형이 밖으로 폭발하는 것입니다. 비유하면, 생산력은 몸이고 생산관계는 옷입니다. 몸이 자꾸 커지면 옷을 갈아입혀야 합니다. 옷을 갈아입히지 않으면 지금의 옷이 찢어집니다. 그런데 자본가들은 좀 더 큰옷으로 갈아입히려 하지 않고, 지금의 옷이 너무 좋다고 말하면서 커진몸을 잘라내고 있습니다.  - P41

그런데 상품들이 안 팔린다는 이야기가 그 상품들이 필요 없다는것은 아닙니다. 그 상품들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돈이 없다는 것을 가리킵니다. 따라서 상품들이 안 팔리면 그 상품들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공짜로‘ 주면 될 것 아닙니까? - P42

이처럼 생산력과 생산관계 사이의 균형이 파괴되면 그 사회의 인적·물적 자원은 대규모로 낭비되기 때문에, 생산관계를 바꾸려는 노동자와 서민들의 투쟁이 시작되어, 상부구조에서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사이의 투쟁이 격화됩니다. 이 투쟁에서 피지배계급이 이기면 사회는변화할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내가 1만 원으로 신기한 상품을 사고 다른 사람에게 그 상품을 3만원에 팔았다면, 나는 1만 원을 3만 원으로 ‘증식‘시켰으므로 1만 원을 자본으로 사용한 셈입니다. 따라서 화폐 중 ‘자기의 가치를 증식시키려는 화폐‘를 자본이라고 부릅니다. - P45

이제 거꾸로 노동가치설을 기반으로 하여, 상품에서 시작하여 화폐를 설명하고 또한 화폐로부터 자본을 설명함으로써, 자본주의 경제와사회에 관한 지식‘을 만들어 낸 것이 「자본론입니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자본주의 경제를 분석 · 연구하기 위해자본화폐 상품의 순서로 ‘더 복잡한 것‘에서 더 단순한 것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가장 본질적이고 가장 추상적인 노동가치설‘을 발견했습니다. - P46

2
상품, 화폐, 자본



부르주아 사회에서는 노동생산물의 상품형태 또는 상품의 가치형태가 경제적 세포형태이다. 겉만 관찰하는 사람에게는 이 형태의 분석이 아주 사소한 것을 늘어놓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사실 그것은 아주 작은 것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그 작은 것들은미생물 해부학이 다루고 있는 그런 종류의 작은 것이다.
『자본론』1:4 - P48

상품은 또한 일정한 양의 다른 상품과 교환할 수 있는 ‘교환가치‘도 가집니다. <그림 2-1> (이 책 50쪽)을 보면, 20미터의 아마포는 2온스의 금과 교환될 수 있을 뿐 아니라 1개의 저고리와도 교환될 수 있으며, 10그램의 차, 40그램의 커피, 1쿼터의 밀, 1/2톤의 철과도 교환될 수 있으므로, 20미터 아마포의 ‘교환가치‘는 2온스의 금, 또는 1개의 저고리, 또는 10그램의 차, 또는 40그램의 커피, 또는 1쿼터의 밀, 또는 1/2톤의철이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 P49

 쉽게 말하면, ‘인간노동 일반‘이라는 ‘추상적 노동‘이 아마포를 생산하면 직조 노동이 되고, 금을 생산하면 채금노동이 되며, 저고리를 생산하면 재봉 노동이 되고, 차·커피·밀을 생산하면 농업 노동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상품을 동일하고 동등하게 하는 동질적인 그 무엇이라는 상품 가치의 ‘실체‘는 바로 이 ‘인간노동 일반입니다. - P51

그러나 각각의 상품을 아무리 해부해도 우리는 상품 가치의 실체인 ‘인간노동일반‘을 찾을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인간노동 일반‘은, 현실로 존재하는 온갖 구체적 노동에서 공통되는 것들을 뽑아 만든 ‘추상적‘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온갖 구체적 인간들로부터 공통적인 성질을뽑아서, ‘인간 일반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만들어 내는 것과 같습니다. - P52

이제 ‘노동‘과 ‘노동력‘을 구별해야 할 필요가 생깁니다. 노동자가 가지고 있는 정신적·육체적 힘은 노동력이고, 노동자가 작업을 하기위해 노동력을 지출하는 것을 노동이라고 말합니다. - P52

상품을 생산하는 데 드는 인간노동 일반이 상품 가치의 실체이고 상품의 가치량을 재는 척도입니다. - P52

몇 가지 재미있는 예를 들겠습니다. 예전에는 노동자가 물레를 돌려 실을 만드는 경우가 지배적이었습니다. 물레로 작업을 했을 때 1시간에 10kg의 면화를 10kg의 면사로 만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증기 직기가 발명되어, 이제는 1시간에 100kg의 면화를 100kg의 면사로 만드는것이 보통이고 대세가 되었습니다. 이제 10kg의 면사는 1/10 시간에 생산되므로, 물레로 실을 만들던 인도의 노동자들은 자기의 면사가 너무 비싸 팔 수 없게 되어 모두 굶어 죽을 처지에 빠집니다. 그리고 영국의 면방적 자본가들은 세계의 면방적업을 지배하게 되어 영국이 ‘세계의 공장‘이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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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한 것보다 형식이 파괴되어 기분이 묘해진다






건축

"파이드로스,
글에는 그림처럼 불가사의한 힘이 있다네.
그림으로 그려 놓은 것들은 마치 살아 있는 존재처럼 보이지하지만 자네가 어떠한 질문을 해도 그들은 무겁게 침묵만 지킨다네.
글도 마찬가지야. 자네는 글이 지성을 갖추고 있는 것처럼 생각할지모르나, 자네가 그 내용이 알고 싶어 물어보면, 글은 매번 하나의메시지를 반복해서 들려줄 뿐이지.
플라톤, 「파이드로스]

나는 생각한다. 너는 집을 짓고 싶다. 너는 집을 짓는다는 일에 대해 근본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한다. 이윽고 너는 아주 기본적인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너에게 부족한것이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 곧 결여된 것이 너무나도 많다는 사실을 배우기 시작한 것이다.  - P17

오로지 언어일 뿐인, 너에게만 머무를 뿐인, 그저 그뿐인, 동시에 전부라 버릴 수도 외면할 수도 없는, 때로는 연결을 위한 유일한 수단이면서 단절을초래하는 단 하나의 종말이기도 한, 오로지 말, 그리하여너는 말로써 지은, 말의 집에서, 살 것이다.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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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장

과세와 정당성


세금과 지출

지금까지 미국인들을 대립하는 두 진영 (보수와 진보 혹은 빨강과 파랑)으로 나누는 것처럼 보이는 첨예한 이슈 두 가지를 살펴보았다. 테러의위협에 맞설 때는 미국 국내 형사법 절차에서 보장하는 전통적 권리를무시해도 되는가? 종교가 우리 정치, 정부, 공공 생활에서 어떤 역할을해야 하는가? 여기서는 마찬가지로 첨예하면서도 이 둘보다 시민들의일상생활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세번째 문제, 즉 세금에 대해 살펴보자.
미국 내센트가 미가지퍼션있다."
의 평균 - P122

미국 내 재산과 소득의 분포는 충격적이다. 2001년 미국 인구의 1퍼센트가 미국 전체 부의 3분의 1 이상을 소유했고, 인구 상위 10퍼센트가 70퍼센트를 소유했으며, 하위 50퍼센트의 소유는 2.8퍼센트에 불과했다.** 미국 통계국 수치에 따르면 2001년 수입 상위 20퍼센트가 총소득의 50퍼센트 이상을 벌었고, 상위 5퍼센트는 22퍼센트 이상을 벌었다.*** 2004년 정책 연구기관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업 최고경영자의 평균 소득은 일반 사원 평균 월급의 431 배였다.****


**아서 B. 케니켈, "A Rolling Tide: Changes in the Distribution of Wealth in the U.S..
1989~2001." 표 10 (Levy Economics Institute, 2003년 11월).
*** 미국 통계국, "Historical Income Inequality." 표 IE-3(Household Shares of AggregateIncome by Fifths of the Income Distribution: 1967 to 2001) (2002).
**** "A Marie Antoinette Moment," International Herald Tribune, 2006년 1월 3일. p. 6 참조 - P123

공화당 지도자들은 부자를 위한 감세가 경제 활성화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부시의 감세 정책으로 이전 정권에서 물려받은 수조 달러의 잉여금은 전례 없이 위험한 재정 적자 상태로 바뀌고 말았다. 의회 예산위원회는 앞으로 10년 동안 3조 5천~4조 달러 사이의재정 적자를 예상했고, 전체 경제도 크게 나아진 게 없었다.**

**"Wanted: A Wary Audience," New York Times, 2006 131, A, p. 20 - P124

노벨상 수상 경제학자 조지프 스티글리츠는 2002년에 "내가 경제 활성화를 위한 감세 목록을 만든다면 [부시의] 배당금 소득세 삭감은 후보에 들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나 세금을 둘러싼 정치적 공방은 향후 경제 전망의 문제만은 아니다. 많은 보수주의자는 세금을 통해 실현하는 복지 프로그램을 축소하거나 폐지하기를 바라기 때문에 세금을 낮추고 싶어 한다.

**REN, "Bush‘s Tax Plan―the Dangers," The New York Review of Books,
2003년 3월 13일. - P125

정부가 재분배를 할 때 쓰는 주된 방법이 바로 세금이다. 누진세율로 세금을 거두어 부자가 가난한 사람보다 소득이나 재산에 대해 더 높은 세율로 세금을 내게 하고, 이렇게 거둔 돈으로 실업, 퇴직급여, 의료보장, 빈곤 아동 구호, 식량 원조, 주택 보조금 등의 복디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의 자근을 마련한다. - P126

부시의 감세로 인해 부자가 가장 큰 혜택을 입은 것이 불공평하기는커녕, 누진세의 불평등함이 이제야 조금씩 시정되기 시작했을 뿐이라고 본다. 반면 자유주의자들은 미국의 빈민복지 제도가 너무 빈약하며 부자들의 세금을 줄여 복지를 더욱 감소시키는 것이 매우 불공평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양쪽 주장 모두 중대한 근거는 공평함이다. - P126

지금은 주요 정당 정치가 가운데 전반적 증세를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2004년 대선 선거 유세에서 존 케리는 소득이 20만달러 이상인 사람들의 세금을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부시는 케리의 이런 제안이 "세금을 물리고 마구 쓰자는 자유주의자"라는 증거라고 응수했다. 이런 공격이 투표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자기에게 경제적 이득으로 돌아올 정책에 반대하는 투표를 했는가를 보면 놀라울 뿐이다 - P127

자유주의자들은 보수주의자들이 가난한 자의 고혈을 짜내려고 한다고했고, 보수주의자들은 자유주의자들이 남의 돈으로 생색내려 한다고했다. 양쪽 누구도 공정하다고 생각되는 세금 수준을 정의하지는 못했다. 자유주의자들은 세율이 너무 낮다고 불평했고 보수주의자들은 너무 높다고 불평했지만, 얼마나 올리거나 낮추어야 하는지, 그 근거는무엇인지를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 P127

정치적 정당성과 동등한 관심

모든 인간이 잘 사는 것이 누구에게나 똑같이 본질적으로 중요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면, 그 누구의 삶도 별로 중요하지 않은 듯이 다루어서는 안 된다. 그렇게 취급한다면, 그 사람뿐 아니라 우리 모두를비하하는 일이 된다. 그러나 (몇몇 철학자는 그래야 한다고 하긴 했으나) 우리가 모든 사람의 안녕에 대해 우리 자신이나 가까운 사람에게갖는 관심과 다를 바 없는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 P128

그러나 국가와 구성원의 관계는 (미국인 전체와 미국인 개개인의 관계는) 아주 다른 문제다. 정부는 통치권 안에 있는 모든 사람에 대해 동등한 관심을 보여야 한다. 우리가 선출한 정부는 엄청난 강제력을 행사한다. 우리가 정부를 통해 요구하는 방식대로 시민 개개인이 행동하도록 강제한다. 세금을 통해 사람들의 돈이나 재산을 가져가고, 감옥에 가두고, 우리가 명령한 대로 하지 않으면 심지어 죽이기도 한다. 그뿐 아니라 그럴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 P129

정부처럼 행동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지려면, 복종해야 할 도덕적 의무에 따라 복종하도록 요구하려면 권력을 지닌 집단이 어떤 조건을 충족시켜야 할까? 정치적 정당성이라는 이 문제는 정치철학 역사상 가장 오래된 문제이기도 하다. 이 문제는 한 달이 멀다 하고 새로 들어선 정부가 도전을 받고 전복되고 정치사회가 재정립되는 불안정한 세계정세 속에서 새로운 긴급성을 갖게 되었지만, 미국 같은 안정적이고 성숙한 나라에서도 정의라는 중대한 문제가 제기될 때에는 긴급한 과제가 된다. - P129

여러 정치철학자가 정당성은 정의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동의에서 나온다고 했다. 통치 대상자들이 만장일치로 동의하는 헌법을 갖추지 않은 국가는 정당하지 않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것 역시 지나치게 엄격한 조건이다. 어떤 정치사회에나 반대 의견을가진 사람이 있다. 그래서 정치철학자들은 여러 가설을 동원해 이이론을 희석하려고 시도했다. - P130

첫번째 질문은 정부가 인간 존엄의 두 원칙을 가장 잘, 가장 정확하게 해석했을 때 어떻게 행동하게 되느냐는 것이다. 이것은 시민들의 정치적 권리에 대한 문제이며, 일상적인 정치 논쟁에서 논해야 하는 문제이다. - P130

. 두번째는 이와는 다르면서 좀더 해석이 요구되는 질문을 던진다.
정부의 어떤 행위가, 이 두 원칙을 행동에 대한 제약 조건으로 받아들이지 않았거나 두 원칙이 요구하는 바에 대한 해석에 따르지 않았음을보여주는 행위라고 말할 수 있는가? 이것은 인권에 대한 질문이며, 또정치적 정당성의 검증 기준이기도 하다. - P131

정당한 정부는 통치권 안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관심을 가져야 하고,
그것도 반드시 동등한 관심을 갖고 대해야 한다. 곧 정부 정책이 시민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은 누구의 삶이건 간에 똑같이 중요하다고 보고 행동해야 한다.  - P131

 대다수 구성원이 적법한 절차를 통해 정부를 교체할 수 있는 절차에 따라 선출되었으며, 동등한 관심과 개인적 책임에 대한 책무를 대체로 받아들이는 정부는 충분히 정당하다고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 시책 일부가 (이를테면 과세 정책 같은 것이)인간 존엄에 대한 무심함을 보여준다고 하더라도 무조건 불복종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볼 수 없다.  - P132

이장 나머지 부분에서는 정의뿐 아니라 정당성의 문제 또한 다루려고 한다. 현재 미국 정부의 경제 정책이 빈곤층에 대한 무관심의 정점에 다다랐는가 하는 질문을 던질 것이다. 다시 말해 경제 정책이 단순히 동등한 시민으로서 빈곤층의 권리에 대해 다소 부족한 관점을 보이는 정도가 아니라, 이런 권리에 대한 관심이 아예 심하게 감소했다고보아야 하느냐는 문제다. - P132

그런 면에서 공화당에 표를 던지는 것은 로또 복권을 사는 것과 다름없다고 했다.** 모두 과세 정책의 정당성과는 무관한 이야기들이다. 가난한 사람들 중에 정부가 필요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더라도, 그렇게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으니 어떤 시각이 옳은지 질문을 던져보아야 한다.

**예를 들면 이언 샤피로의 The State of Democratic Theory(Princeton University Press, 2003)등을 보라. - P133

그러니 이제 탄탄한 공통 기반을갖고 과세의 문제로 돌아갈 수 있다.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정부가 정치공동체 구성원 모두를 동등한 관심을 갖고 대하려면어떤 과세 정책을 택해야 하는가? 시민들 각각에게 평등한 배려와 관심의 책임을 지니고 있다고 본다면? - P133

자유방임과 작은 정부

. 그러나 개인의 실제 자원과 기회 등 이런 모든 개인적 변수의 결과물은 그 사람이 살고 일하는 공동체의 법률과 정책과 같은 정치적 변수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이런 법률과 정책을 정치적 합의라고부를 수 있겠다.
이런 정치적 합의 가운데에서 물론 세법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지만, 다른 모든 법도 여기에 들어간다. 재정통화 정책, 노동법, 환경법과 환경 정책, 도시계획, 외교 정책, 의료보건 정책, 교통수송 정책,
의약품과 식품규제법 등등 어느 것이나 마찬가지다. 개인의 선택, 운,
태도 등 개인 변수는 그대로라고 하더라도, 이런 정책이나 법률 가운데 어떤 하나를 수정한다면 개인들 사이의 부와 기회의 분배가 달라질것이다. - P134

시민 개인의 자원에 미치는 정치적 합의의 복잡하고도 강력한 영향을 고려한다면, 어떤 정치적 합의가 시민들을 동등한 관심을 갖고 대한다고 볼 수 있는가? 모든 자식을 공평하게 대하는 부모라면 어떤 선택을할까? 공평한 정치적 합의에서 세금이 하는 역할은 무엇이며, 재산과소득 정도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세율을 적용해야 할까? - P135

이런 대답을 상상해보자. "정부가 하는 모든 행위가 분배에 영향을 미친다고 해서 정부가 무엇을 할지 결정을 내릴 때마다 이 결과를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정치적 합의의 모든 요소는 분배에 미치는 결과와 무관하게 결정되어야 한다. 환경보호 정책은 환경보호법을 외교 정책은 무역 동맹을, 군사 정책은 군비 예산을 관장하면 그만이고 분배에 대해서는 따로 고민할 필요가 없다." - P135

교육과 의료에 얼마나 많은 돈을 쓸지를 결정하지 않고 군비에 얼마나 많은 돈을 쓸지를 어떻게 결정할 수 있겠으며, 서로다른 경제 계급에 속한 시민들이 어떤 것을 누릴 권리가 있는가에 대한이론을 세우지 않고 어떻게 이런 질문들에 답할 수 있겠는가? 더 나아가 얼마나 많은 세금을 거두는 것이 공평한지, 누구에게서 얼마만큼의세금을 걷는 것이 공정한지를 결정하지 않고 군비에 얼마를 쓸지에 대해 어떻게 결정하겠는가? 이 질문에 대해 중립적이고 자유방임적인 해답은 있을 수 없다. 극우주의자들이라고 하더라도 선택을 내려야 한다. - P136

따라서 자유방임국가란 환상에 불과하다. 물론 원한다면 정치적 합의를 제대로 마련해놓은 다음, 사람들이 임금이나 가격 등에 대한 상호작용을 최대한 자유롭게 하도록 내버려두고 국가는 이런 거래 결과에 개입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할 수 있다. - P136

그러나 이렇게 총합적 목표에 호소하다 보면 동등한 관심이라는 문제가 더 깊은 차원에서 제기된다. 정부가 총합적 목표를 선택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혀 다른 전체 목표를 설정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부와 행복의 총합 증가를 목표로 하되 그 누구의 부도 정해진최저선 이하로 떨어지지 않게 함으로써, (그렇지 않을 때보다 부와 행복의 총합은 작아진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불평등에 선을 긋는다는 좀더 복잡한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다. - P137

개인적 책임

지금까지 펼친 나의 논증이 아주 급진적인 결론을 향한다고 느껴질지 모르겠다. 개인이 어떤 선택을 하든, 개인의 운이 어떠하든 간에 모든 사람이 같은 자원을 갖게끔 정치적 합의를 마련해야만 정부가 시민들에게 동등한 관심을 보인다고 할 수 있다는 결론 말이다. 하지만 이런 결론은 성급하다고 할 수 있다. 정부는 인간 존엄의 두번째 원칙,
즉각 시민에게 자기 삶의 가치를 스스로 확인하고 실현할 책임이 있다는 원칙도 존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 P138

성인은 누군가가 대신 중요한 결정을 내려주어야 하는 아이들과 다르다. 사실 아이들조차 모두 그렇지는 않다. 우리는 시민들 삶의 본질적 가치뿐 아니라 시민들의 개인적 책임도 존중하는 동등한 관심이 어떤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이런 조건에서 보면, 정부가 모든시민이 똑같은 자원을 갖도록 개입할 수 있는 선에는 상당한 제한이 생긴다. - P138

어떤 행동을 하든 아무 의미가 없다. 급진적 평등주의 경제 정책은 모든 사람이 적어도 재정적으로는 똑같은 결과를 얻게 한다. 자기 행동의 경제적 결과에 영향을 받지 않으므로 사람들이 자기 삶의 경제적 측면에 대해 책임을 질 수도 없게 된다. 이런 세계에서라면 고소득 직업을 갖기 위해 학교를 오래 다니지도 않을 것이고, 나중에 아이들을 더 잘 가르치기 위해 돈을 아끼거나 수익을 얻기 위해 신중하게 투자를 하지도 않을 것이다. 어떻게 하든 같은 경제적 위치로 돌아올것이기 때문에 이런 선택들은 아무 의미가 없다. - P139

이보다 덜 급진적인 평등주의 경제라면 개인의 책임을 덜 약화시키겠지만 그래도 상당히 감소시킨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이 존경하는 존 롤스의 정의론을 살펴보자. 이에 따르면 일단 중요한 자유가 적절히 보장되고 난 다음에는, 공동체의 정치적 합의는 가장 빈곤한 계층이 최대한 부유해지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모든 시민이돈이나 다른 자원을 똑같이 지녀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 P139

하지만 나는 이와 다른 좀더 중대한 반대 의견을 제시하려고 한다.
롤스는 구성원들이 지닌 자원의 관점에서만 최저빈곤층을 정의한다.
병에 걸렸거나 운이 나빠서 가난한 사람과 다른 이들처럼 열심히 일하지 않거나 아예 일하지 않으려고 해서 가난한 사람을 구분하지 않는다.
따라서 롤스의 제안에서는 최저빈곤층에 속한 사람의 운명이 그 사람의 개인적 선택이나 책임에 따라 결정되지 않는다. - P140

이 장의 주제에 대해서도 토론을 이끌어내려면 같은 전략을따라야 한다. 정부에 가난하고 불운한 사람을 도울 책임이 있느냐에대한 정치적 시각도 극명하게 대립하고 있다. 보수주의자들은 이런 공적 책임을 거부하거나 제한하려 하고, 자유주의자들은 이를 받아들이고 더 확장하려고 한다. 서로 건설적으로 논쟁하려면 논쟁의 지평을넓혀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경제적 운명에 대한 개인의 책임이라는 문제를 논쟁의 일부로 포함시켜야 한다. 책임을 전혀 인정하지 않으려는 평등주의적인 기획은 거부해야 한다. - P141

 국가의 정치적 합의는 여러 개인적 변수의 조합에서,
곧 시민들이 내리는 일련의 선택들과 이들에게 닥치는 좋고 나쁜 운의 조합에서 나오는 부를 분배한다. 이런 정치적 합의는 공동체의 통치권 아래에 있는 모든 사람을 동등한 관심을 갖고 대해야 하며, 또 이들의 개인적 책임도 존중해야 한다. - P141

야 한다. 이 장에서 나는 자유주의자들의 입장을 뒷받침하고 그 진정한 힘을 보여주는 이론을 구축해 주장하려고 한다. 그다음에는 내 주장에 보수주의자들이 어떤 반론을 제기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보고 그반론에 응답하려고 시도하겠다. 보수주의자들은 이 두 원칙에 대한 자 - P142

그런데도 정의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특정 조세 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할 수있느냐는 것이다.* (중략). 그러면 과세나 부의 재분배를중요한 무기로 삼지 않고도 동등한 관심이라는 요구 조건을 충족시킨다고 볼 수 있다.

*이 주장은 리엄 머피와 토머스 네이젤의 The Myth of Ownership: Taxes and Justice(OxfordUniversity Press, 2002)에서 강하게 제기되었다. - P142

사후 평등과 사전 평등

내가 지금 구체적인 조세 제도를 제안할 수는 없다. 관련 있는 사실가운데 내가 모르는 게 너무 많고 그 사실도 곧 달라질 것이다. 그래서구체적인 조세 제도가 아니라 조세 이론을 제시하겠다고 했다. 그렇지만 요즘 세금을 둘러싼 대립에 쓰이는 무력한 수사들을 개선할 수는 있을 것이다. - P143

방금 강조한 내용을 반복하자면, 개인 책임의 원칙은 주로 자유시장경제 체제를 요구한다. 그래야 정부가 아니라 사람들 개개인이 자기가사려는 여러 물건의 가격이나 제공하려는 노동의 비용 등 자기가 살아가는 경제문화의 주요 구성 요소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 P144

하지만 시장에서는 엄청난 불평등이 만들어진다. 이는 얼마나 일하고 무엇을 소비할까에 대한 각자의 선택에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누군가는 다른 사람들이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을 생산하는 데 더나은 능력을 지니고 있고 또 누군가는 투자나 사고, 건강 등에서 더 운이 좋기 때문에 이런 큰 차이가 발생한다 - P144

따라서 우리는 어떤 공동체의 경제체제가 시민들에게 자신의 가치에 따라 삶을 기획할 진정으로 동등한 기회를 제공해야 그 공동체가 시민들에게 동등한 관심을 보인다고 할 수 있다는 가정 아래 조세 이론을세워보려고 해야 한다. 시민들의 부나 자원이 부모나 능력 같은 타고난 운에 좌우되기보다는 각자가 선택한 것의 가치와 비용에 달려 있다면, 동등한 기회를 지닌다고 말할 수 있겠다. 물론 이런 이상을 완벽히실현할 수는 없고 그 까닭은 다른 곳에서 설명한 바 있다.* - P145

따라서 어떤 사람이 고소득 직종에서 일할 능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혹은 병에걸려 일할 수 없기 때문에, 혹은 자기 잘못 없이 엄청난 의료 비용을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보다 가난해졌다면, 사후 평등을 추구하는 정부는 가능한 한 최대로 그 사람이 이런 장애나 사고가 없었을 경우 얻을 수 있었을 지위로 돌려놓으려고 해야 한다.  - P146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사후 평등이 옹호 가능한 합리적 목표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보수주의자들의 의견이 옳다고 본다. - P146

 투자 선택을 통해 누구도 결국 얻거나 잃는 게 없다면, 선택은 무의미해지고 더 이상 아무도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모든 사람의 부가 감소할뿐 아니라 우리의 개인적 책임도 침해된다. 이 장 앞부분에서 정의에대한 극단적 평등 이론을 거부하면서 설명한 내용과 마찬가지 원리다. - P147

둘째로, 사후 평등을 투자와 상관없는 운에 한정한다고 하더라도 일반적인 정치 이상으로는 불합리하다고 할 수 있다.  - P147

공동체에서 장애인을 지원하기 위해 장비나 보조 인력 등에 얼마나많은 돈을 쓰건 간에, 그 사람은 사고가 일어나기 전보다 상황이 안좋을 것이고 공동체에서는 계속해서 더 많은 돈을 써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정책에 대해 사람들이 실제로 우선시하는 것을 반영했다고할 수는 없다. - P148

일부 극단적 평등주의자들은 사후 평등에 반대하는 이 논증에 문제가 있다고 할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사후 평등이라는 목표를 극단적으로 추구하지 않고 합리적 수준에서 추구하면 되지 않느냐고 반박할 수있다. 투자 제도를 무너뜨리거나 사고 희생자들에게 보상하는 데 공동체의 자산을 지나치게 많이 소비하지 않는 수준 정도로 말이다. - P118

여하튼 간에 우리는 완전히 공정한 국가의 최적의 조세 제도를 찾으려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정치적 정당성을 지녔다고 할 수 있는 최저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도 찾으려 하고 있다. 따라서 사전 평등이 완전한 사후 평등보다 덜 관대하기는 해도 소외받는 계층에게 동등한 관심을보인다고 옹호할 수만 있다면 사전 평등을 최저 목표로 삼을 수 있다. - P149

정의의 이미지들

 경제정의론은 두 가지 이미지가 주로 지배해왔다. 부자에게서 가난한 사람에게로 재분배하는 상상적 사회계약의 은유와 모든 사회 구성원이 보험료를 내고 거기에서 가난한사람들이 혜택을 받는 보험 풀의 은유다. 정치철학에서는 사회계약 이미지가 더 많이 쓰였다.  - P150

보험 은유는 계약 은유에 비해 정치철학에서 훨씬 드물게 사용되었지만, 현실 정치에서는 훨씬 큰 역할을 했다. 영국 페이비언 운동, 미국 루스벨트 대통령의 뉴딜 정책에서나, 세계대전 후 유럽 사회민주주의 정당들이나 사회보장 제도, 노동재해 보상, 빈곤 구제 프로그램 등정치가들이 지지하는 재분배 정책은 사고, 질병, 실직 등의 불운에 대비하는 광범위한 보험 장치로 이해될 수 있다고 했다. - P150

미리 낸 돈으로 보장을 함으로써 보험 약관에 따라 돈을 받을 자격이 있게 되는 것이다. 재분배 프로그램이 국가 재정을 잘 관리하며 이루어지고 있음을 공동체에 확신시키기도 한다. 잘 설계된 보험 제도의 보험료와 보험 혜택 구조는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으므로, 탄탄한 보험회사는 재정적으로 건전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공동체 전체에 경제적 합리성을 약속한다. - P151

지금까지 설명한 효율적인 보험 제도의 여러 장점은 모두 인위적인 상황에서만 실현되므로, 이 사회 제도가 작동하는 실제 상황과는 아주 다르다. 대략 비슷한 부와 약점을 지닌 사람들이 공동체를 구성하고, 그 안에서 모든 개인에게 같은 보험료를 받고 같은 혜택을 제공하는 자유롭고 효율적인 보험 시장에서 자발적으로 보험을 든다고 해보자. 그럴 경우 공평하고 재정적으로 효율적인 사전 평등이 개인의결정에 의해, 자기 삶에 대한 스스로의 책임을 행사하여 이루어진다. - P152

첫째로, 재분배 제도는 대개 자발적이지 않고 강제적이다. (중략). 둘째로, 실제 정치사회의 시민들은 부와 취약성이 서로 비슷하지 않다. - 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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