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표현

감사할 거리를 찾아보자


앞서 밝혔지만 감사 표현은 하면 할수록 좋다. 물론 전혀 고마워할 일이 아닌 것에 감사를 표현하는 건 외려 비꼬는 모양새가 될수 있지만, 웬만한 호의나 배려에는 무조건 거듭 감사 인사를 하길 여러모로 권한다.
감사할 만한 거리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잘 생각해 보면 그렇지 않다. - P82

일부러라도 감사할 거리를 찾아 자꾸 표현하다 보면 좋은 인상을 주고 관계가 나아지는 건 물론이고 자신의 정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 P82

몇 해 전 모 방송사에서 감사 표현이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는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초등학교 5학년 학생 16명을 대상으로 3개월간 일상생활에서 감사할 거리를 찾고 그걸 표현하게 했다. (중략).
의료기관에서 3개월간 아이들의 뇌 파동 변화를 관찰한 결과는 더 놀라웠다. 부정적 심리인 뇌의 피로도와 의심 등의 항목은 크게 낮아졌고 긍정적 심리인 자기 조절, 심신 균형 등의 항목은 부쩍 높아진 수치를 보였다. - P83

사과


마음을 되돌리는 사과의 언어


그런 일을 만들지 않는 게 가장 좋겠지만, 누구나 실수를 하고 사과할 일이 생긴다. 실수가 아니어도 의도치 않게 상대방을 기분나쁘게 만들거나 마음에 상처를 줄 수도 있다. 나름은 잘해 보려고 한 일이 영 잘못된 결과를 낳아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기도 한다. - P84

당연한 말이지만 사과에는 진심이 담겨야 한다. 잠깐 상황을모면할 생각으로, 내키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하는 사과는 상대의 마음에 가닿지 않는다. - P84

사과

칼자루는 사과받는 사람이 쥐고 있다

사과를 할 때는 변명을 하거나 핑계를 대지 않는 게 좋다. 설령 조금은 억울한 구석이 있다고 해도 그걸 밝히고 털어놓는 건 훗날로 미루자. - P87

다시 강조하지만, 사과는 받는 사람의 처분에 따라 쓸모가 정해진다. 받아들이고 용서해야 의미를 갖게 된다. 상대방이 받아들이지 않은 사과는 무의미한 말이 되고 만다. 그러니 사과를 한 다음에는 상대방의 의견을 듣고 원하는 바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 P88

거절

거절을 못해서 휘둘리는 당신에게


살다 보면 거절해야 할 때가 있다. 아니, 생각보다 자주 겪는다. 상대방의 요구나 부탁, 제안은 물론이고 선물이나 호의도 물리쳐야할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 P90

거절해야 할 이유가 분명하다면 솔직하고 단호한 태도가 답이될 수 있다. 너무 뻔한 말 같지만 때로는 에둘러 가기보다 직진하는게 훨씬 효과적이다. - P91

거절

배려하고 존중하는 거절의 기술

솔직하고 단호하게 거절하기가 어려운 경우도 분명히 있다. 그럴 때는 적당히 적절한 사유를 붙여 정중하게 거절해야 한다.  - P92

가급적 긍정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것도 비슷한 효과다. 긍정적인 언어는 상대를 덜 상처 받게 한다. - P92

위로

충고는 금물, 시작은 귀 기울여 듣기부터위로의 말을 건넬 때는 특히 주의할 점이 많다. 몸이 아플 때면 신경이 날카로워지는 것처럼 실패와 좌절을 겪으면 마음 또한 약해져 평소보다 예민해지기 마련이다. - P96

위로


‘너만 힘든 거 아니야‘는 최악의 위로다

다른 누군가의 상황과 비교하거나 너만 힘든 게 아니란 식의 위로는 그야말로 최악이다. 다른 누군가가 괴롭다고 내 괴로움이 사라지는 게 아니고, 나보다 더 힘든 사람이 있다고 내가 덜 힘들어지지 않는다. - P98

위로

위로하는 나를 주어로 활용하기


앞서 말했지만 절망하고 실의에 빠졌을 때는 유독 예민해진다. 그러다 보니 공연스레 방어적이 되기도 한다. (중략). 이럴 때는 위로하는 나를 주어로 두고 말하는 방식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 P100

경어법

‘아버지는 집에 계십니다‘가 틀렸다고?


조금 특이한 경어법으로 ‘압존법壓尊法‘이라는 게 있다. 주체가 높여야 할 대상이지만 말을 듣는 이가 그보다 더 높을 때 ‘높임말을 줄이는 말 법칙‘이다. - P48

예로부터 이어져 온 전통 언어 예절이지만 사실 오늘날엔 쓰임새가 많이 줄었다. 압존법을 철저하게 지키는 조직은 군대 정도만 남아 있다. - P48

. 간혹 다른 사람에게 부모를 낮춰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건 예의가 아니거니와 전통적인 어법에도 어긋난다. (중략). 가족 외의 다른 사람에게 부모를 말할 때는 언제든 높이는 게 옳다. - P49

경어법

그래도 사물은 높이지 말자

(중략).
단, 듣는 사람의 신체 일부분, 소유물, 성품, 심리 등 주어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대상이라면 그 대상을 높여 주어를 간접적으로 높이는 ‘간접 존대‘가 가능하다. "시계가 참 멋있으시네요." "코가 참 예쁘시다." "고민이 많으시겠어요." 등과 같이 쓸 수 있다. - P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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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를 다시 보게 되니 어린 시절 감상이 다시 생각나며, 이 영화는 특히 팀 버튼 색채가 옅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근데, 이거 주인공이 그렇게 선량하진 않네.

 뮤지컬 가사로 보면 교훈을 주려던 것 같은데, 그럼에도 주인공은 그렇게 선량하지도 그렇다고 나쁜 것도 아니고.

 더 나아가서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성장하지도 않는 것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이후 처음 보는 것 같은데. 그건 그래도 주인공이 완전히 성장했다는 것이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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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이그나츠 예조베르의 『꿈의 책』에 실린 꿈들


꿈을 꾸고 사나흘이 지난 지금까지 자꾸 생각나는 꿈이 있다. 캄캄해지기 직전 어스름 속에서 내 앞으로 시골길이 나 있었다. 양쪽으로 키 큰 나무들이 서 있었고 그 오른쪽으로 높은 벽이 세워져 있었다. - P48

학생 혁명이 일어나는 꿈을 꾸었다. 거기서 슈테른하임*이 모종의 역할을 수행했고, 나중에 그가 그것에 대한 보고서를 썼다. 보고서의 한 문장이 한 글자 한 글자눈에 들어왔다.

*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중반까지 독일에서 활동한 표현주의 극작가이자 단편소설 작가. - P49

8. 너무나 가까운

(전략). 그런 그리움은 왜 생기는 것일까? 내가 그리워한 대상은 왜그렇게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일그러져 있었던 것일까?
답: 꿈에서 내가 그 대상에 너무 가까이 가 있었기 때문에. - P51

. 상상하는 것과 소유하는 것 사이의 문턱을 이미 넘어서 있는 그리움. 그런 그리움은이름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알 뿐이다. - P51

10

꿈꾸는 사람의 자화상들


손자

할머니 댁 방문 일정이 잡혀 있었다. 합승마차를 타고갔다. 저녁이었다. 마차 창문으로 불빛이 보였다. 베스텐 구시가 몇몇 집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이었다. 이것은 그 시절 불빛인데 여전하네. 나는 이렇게 중얼거렸다. - P57

 도넛 모양의 구름 덩어리를 지붕들이 가리고 있었다. 그 구름들로 생각을 옮겨가려던 나는 그 구름들이 나를 "달"
이라고 불러서 깜짝 놀랐다. - P57

관찰자

어느 대도시의 언덕 위 로마 시대의 아레나. 밤이다. 마차 경기가 벌어지고 있는데, 경기는 그리스도와 관련돼있다. (어두운 의식이 나에게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꿈의 한가운데 메타*가 서 있다.


* 콜로세움 옆에 세워져 있는 분수 건축물 메타 수단스를 가리키는 듯하다. - P58

전차는 쌩하니가버리고, 내 앞에는 난데없이 그녀의 친구가 서 있다. 형언할 수 없이 아름다운 그 얼굴의 흉악한 인상은 웃음을 참는 표정 때문에 도드라진다. 그가 들어 올린 두손에는 작은 막대기가 들려 있다. 그는 "나는 네가 선지자 다니엘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라는 말과 함께 내 머리 위에서 막대기를 깨부순다. 그러자 나는 맹인이 되었다. - P59

구애자

나는 여자 친구와 함께 야외에 나와 등산 겸 산책 겸 거닐고 있었다. 산봉우리에 가까워질 즈음이었다. - P60

사랑하는 여자 친구에게 입을 맞추려고 몸을 그렸다.
그녀는 나에게 입 대신 뺨을 내밀었다. 뺨이 상아 재질이라는 것, 뺨 전체에 검은 선들이 정교하게 돋을새김되어 있다는 것을 입을 맞추는 동안 알아차렸다. 나는그 도드라진 선의 아름다움에 사로잡혀 있었다. - P60

비밀 엄수자

(전략). 나는 길 없는 가파른 비탈을 올라 인적 없는 큰길 앞에 섰다. 음산하고 쇠잔한 북유럽 전나무 숲속에 난 넓은 길이었다. 나는 길을 가로질러 건넌 다음 뒤를 돌아보았다. 사슴 같기도하고 토끼 같기도 한 무언가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움직이고 있었는데, 나는 개의치 않고 곧장 앞쪽으로 갔다. 나는 그곳 포시타노를 알고 있었다.  - P63

(전략). 아주 야트막한 높이에서 민첩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곧이어 엄청나게 큰 뿔 두 개가 나 있는 거대한 소를발견해 겁에 질렸다. 내가 두 동물의 존재를 알아차렸을 때 두 동물은 이미 철책 구멍을 빠져나오고 있었다. 철책에 미처 알아채지 못했던 구멍이 나 있었던 것이다. - P64

연감 편찬자

황제가 법정에 올라섰다. 무대 위에 놓인 탁자 하나가전부인 법정이었다. 이 탁자 앞에서 증인 심문이 이루어졌다. 이번 증인은 아이를 동반한 여자였다. - P64

#출처: Walter Benjamin, Träume, Herausgegeben von Burkhardt Lindner, Frankfurt am Main: Suhrkamp, 2008. 이 글들은 Walter Benjamin, Gesammelte Schriften IV, 420-425쪽에도 실려 있는데, Träume에 수록된 버전과는 약간 다르다. 전집 편집진에 따르면, 벤야민은 꿈 이야기들을 발표용 글로 만들어낼 때 여러 해에 걸쳐 쓴 여러 권의 공책을 토대로 삼았다고 한다. 같은 글을 각각 다른 버전으로 각각 다른 지면에 게재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관찰자」와 「비밀 엄수자」는 이그나츠 예조베르의 「꿈의 책』에도 실린 바 있다. 한편 「구애자」는 이비사 연작‘에 속한 단편으로 처음 나왔고, 「연감 편찬자는 1932년 이비사에서 집필한 것으로 추정된다. 「손자」 집필 역시 벤야민이 유년시절 기억을 짜맞추기 시작한 1932년에 시작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벤야민은 이 꿈 이야기들을 프라하에서 발행되던 저널 <더 월드 인워즈>에 보낸 적도 있었지만, 그 원고는 "저널 폐간"이라는 소인과 함께 반송되었다. 이 중 「식자」와 「연감 편찬자」는 1934년에 ‘장난감으로 허영 채우기‘라는 제목으로 취리히에서 발행하는 일간지 <데어외펜틀리헤 던스트>에 게재되기도 했다. - P65

12

꿈2

베를린이었다. 나는 알아보기가 지극히 어려운 소녀들과 함께 승합마차에 타고 있었다. 문득 하늘이 어두워졌다. "소돔이야." 할머니 모자를 쓴 성숙한 연령대의숙녀가(그녀는 갑자기 마차에 자리 잡고 앉아 있었다)말했다. 우리는 여차저차해서 기차역 구내에 진입했다. -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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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육군 군의관을 지낸 존 H. 왓슨의 회상


나는 1878년, 런던 대학교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육군이 정한 외과의사 교육 과정을 이수하기 위해 네틀리로 갔다. 교육이 끝난 뒤에 나는 부외과의사로 노섬버랜드 제5보병 연대에 정식으로 배속되었다. 당시 연대는 인도에 주둔하고 있었는데 내가 부임하기도 전에 제2차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발발했다. - P9

 내가 너무 쇠약하고 수척해진 것을 보고 의무국에서는 당장 나를 본국으로 송환하기로 결정했다.
(중략).
영국에 피붙이라곤 없었으므로 나는 공기처럼 자유로웠다. 아니 하루 11실링 6펜스의 수입이 한 사내에게 허용하는 만큼만 자유로웠다. - P11

스탬포드 군은 나의 불운에 관한 얘기를 들은 뒤 혀를 차며 말했다.
「그런데 이제는 어떻게 하시려고요?」
「하숙을 구할 생각이네」
나는 대답했다.
「적당한 비용으로 편안한 숙소를 얻으려고 지금 알아보고있는 중이지」
「거참 이상한 일이군요」옛 친구가 대답했다.
「오늘 누가 제 앞에서 바로 그런 얘기를 했거든요」 - P12

스탬포드 군은 포도주 잔 너머로 나를 쳐다보았는데 그 눈길이 다소 야릇하게 느껴졌다. 그가 말했다.
「박사님은 셜록 홈즈를 잘 모르시는데, 같이 살게 되면 그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으실 겁니다」
「왜, 그 사람한테 뭐 안 좋은 점이라도 있나?」
「아, 그 친구한테 무슨 나쁜 점이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생각하는 게 약간 괴상하고 과학의 광신자이지요. 사람됨은 점잖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 P13

홀본을 나와 세인트 바솔로뮤 병원을 향해 가는 동안, 스탬포드는 내가 동거인으로 낙점한 신사에 대한 얘기를 몇 가지 더 늘어놓았다.
「그 친구와 잘 지내지 못하더라도 저를 원망하시면 안 됩니다」 - P14

스탬포드는 웃으며 말했다.
「제가 보기에 홈즈의 학구열은 다소 과한 데가 있습니다. 그게 거의 냉혈한에 가까운 수준이 되니까요. 그는 최근에 발견된 알칼로이드(식물체 속에 들어 있는 질소를 함유한 염기성 유기 화합물의 총칭. 동물에 대해 특이하고 강력한 생리 작용을 가지는 것들이 많은데 약리 작용과 함께 독 작용도 일으킨다 옮긴이)를 서슴지 않고 친구에게 투여할 위인입니다. 무슨 악의가 있어서가 아니라 약효를 정확하게 이해하려는 순수한 탐구 정신에서 말이지요. 물론 공정하게 말하자면 자기 자신한테도 똑같은 행동을 할 거라는 얘기를 덧붙여야 할겁니다. 그 친구는 명확하고 엄밀한 지식에 굶주려 있는 것 같습니다」 - P15

「예, 사체에 멍이 얼마나 많이 생길 수 있는지 확인하기위해서 말입니다. 저는 그 친구가 그런 짓을 하는 장면을 직접 목격했습니다.
「그런데 그가 의대생이 아니라고?」
「예. 그 친구의 연구 목표가 무엇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제 다 왔으니까 박사님이 직접 보고 판단하십시오」 - P16

그는 시험관을 든 채 이쪽으로 달려오며 스탬포드 군을 향해 소리 질렀다.
「나는 혈액 속의 헤모글로빈에 의해서만 침전되는 시약을발견했소이다」
설령 금맥을 찾아냈다 해도 이처럼 기뻐할 순 없을 것이다.
「왓슨 박사님, 이쪽이 셜록 홈즈 씨입니다」
(중략).
그는 정이 담뿍 담긴 목소리로 인사하며 내 손을 쥐었는데 그의 손아귀 힘이 만만치 않았다.
「아프가니스탄에 있다가 오셨군요」 - P17

「범죄 수사는 어느 한 지점에서 매번 벽에 부닥치곤 했습니다. 누군가 용의선상에 떠오르는 것은 사건이 일어난 지몇 달 뒤일 수도 있지요. 그런데 용의자의 이불과 옷을 조사해보니 갈색 얼룩이 발견되었습니다. 그것은 핏자국일까요 흙탕물 자국일까요, 아니면 녹물이나 과즙 얼룩일까요? 바로 이것이 수많은 수사관들을 괴롭혀온 문제입니다. 왜냐? 믿을 만한 검사법이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이제 셜록 홈즈검사법이 탄생했으니 문제는 해결된 겁니다」
그는 눈을 빛내며 말했다.  - P19

셜록 홈즈는 나와 하숙집을 같이 쓴다는 생각에 내심 흐뭇한 눈치였다. 그가 말했다.
「나는 베이커가의 2층 독채를 봐놨습니다. 우리한테 꼭 맞을 만한 집이지요. 혹시 독한 담배 연기를 싫어하시는지요?」
「제가 늘 <십스>를 피우는 형편인걸요」
나는 대답했다.
「그것 참 잘됐군요. 그런데 나는 화학 약품을 집에 갖다놓고 이따금씩 실험도 한답니다. 그것도 괜찮으시겠습니까?
「상관없습니다」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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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선택적 집행

정부는 법을 외면하는 것은 물론, ‘법을 적용함으로써 정적을 처벌할 수 있다.⁹¹ - P85

91 Daniel Brinks, Steven Levitsky, and María Victoria Murillo, UnderstandingInstitutional Weakness: Power and Design in Latin American Institutions (New York:Cambridge University Press, 2019). - P385

블라디미르 푸틴은 선택적 법 집행의 대가다. (중략). 권력의 자리에 오른 지두 달밖에 되지 않았던 2000년 7월, 푸틴은 러시아의 주요 올리가르히oligarch 21명을 크렘린궁 회의실로 불러들였다.⁹⁴ (중략). 그러나 보리스 베레좁스키 Boris Berezovsky는 그러지 않았다. 그가 소유했던 TV 방송국은 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보도를 이어나갔고, 그는 결국 처벌받았다. 베레좁스키는 언론사를 빼앗겼고, 사기와 횡령 혐의로 결국 망명길에 올랐다. - P87

94 Marshall I., Goldman, Petrostate: Putin, Power, and the New Russia (Oxford: OxfordUniversity Press, 2008), pp.102-3. - P385

4. 법률전쟁

마지막으로 정치인들은 공정하게 보이지만 사실은 정적을 겨냥한 ‘새로운‘ 법을 만들기도 한다. 이를 일컬어 법률전쟁 aware 이라고 부른다.⁹⁷ - P87

97 이 정의는 법률 제도를 동원하여 정적을 공격한다는 의미를 나타내기 위해 널리사용되는 표현을 다듬은 것이다. - P385

헝가리의 합법적인 독재

21세기의 독재 정권 대부분이 헌법적 강경 태도를 기반으로 삼고 있다. 그들은 합리적으로 보이는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서 민주주의를 점차 후퇴시킨다. 즉, 표면적으로 선거의 투명성을 높이고, 부패를 척결하고, 효율적인 사법부를 만들기 위한 새로운 법안과 기존 법률을 재해석하는 법원 판결, 그리고 오랫동안 잠들어 있었지만 그들에게 유리하게 재발견해낸 법률을 동원한다. 이러한 방법은 법률에 기반을 두기 때문에 달라진 것은 없어 보인다. 누구도 피를 흘리지 않는다. - P89

헌법적 강경 태도를 기반으로 삼은 독재 정권에 대한 대표적 사례로, 빅토르 오르반 Viktor Orbán 의 헝가리를 꼽을 수 있다. - P89

그러나 오르반이 말했듯이 "정치에서는 모든 일이 가능하다".¹⁰² 경쟁 정당인 헝가리 사회당이 스캔들 여파로 지지를 잃어버리자 피데스는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다. 사회주의자 총리가 유권자들에게 경제 상태와 관련해서 거짓말을 했다고 인정하는 테이프가 나온 것이다. - P90

102 Paul Lendvai, Orbán: Europe‘s New Strongman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2017), p.149 - P386

오르반은 자신의 당이 차지한 압도적 과반을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정적들에 대한 불공정한 경쟁 우위를 확보했다. 그의 첫 행보 중 하나는 사법부 장악이었다.(중략).  그리고 또 다른 헌법 수정을 통해서 헌법재판소 판사 수를 11명에서 15명으로 늘렸고, 이로 인해 생긴 네 자리를 측근으로 메웠다.¹⁰⁶ - P91

105 Miklós Bánkuti, Gábor Halmai, and Kim Lane Scheppele, "Hungary‘s IlliberalTurn: Disabling the Constitution", Journal of Democracy, 23, no. 3 (July 2012), p.140 - P386

 그다음, 오르반은 독자적인 행보를 이어가던 대법원장 안드라스 바카Andras Baka를 자리에서 물러나게만들었다. 그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대법원장이 되기 위해서는헝가리 내에서 사법부 경력이 5년 이상이 되어야 한다는 자격 조건을 새롭게 요구한 법률이었다. (중략). 바카는 유럽 인권재판소 European Court of Human Rights 에서 17년간 근무한 권위 있는 판사였지만 헝가리 내에서 판사 경력은 5년이 되지 않았다. 결국 바카는 물러나야 했다.¹⁰⁷ - P91

107 Paul Lendvai, Hungary: Between Democracy and Authoritarianism (New York:Columbia University Press, 2012), p.222. - P386

2013년에 헝가리 사법부는 포획되었고 "정권의 꼭두각시로 전락하고 말았다.¹¹⁰ 한 헌법재판소 판사는 오르반이 "합헌의 허울을 쓰고 헌법적 방안을 동원하여 (…) 위헌적인 쿠데타를 일으켰다"고 말했다.¹¹¹ - P92

110 Bozóki and Simon, "Two Faces of Hungary", p.231.
111 Lendvai, Orbán, p.110. - P386

(전략).
또한 오르반은 합법적으로 ‘민영 언론‘도 장악했다. 피데스 정권은 음지에서 일을 하면서 비즈니스 세상에서 활동하는 오르반 측근들이 주요 언론 매체를 사들이거나 독립적인 언론 매체를 소유한 모기업의 경영권을 차지하도록 도움을 줬다. 오르반을 지지하는 새로운 언론 소유주들은 독립적인 언론이 자기검열을하도록 압박을 가했고, 몇몇의 경우 완전히 문을 닫기도 했다.¹¹⁵ - P92

115 Lendvai, Orbán, pp.158-63. - P386

2010년에 제정된 법률은 "편파적"이고 "모욕적"인, 혹은 "공중도덕"에 반하는 기사의 보도를 금지했다. 그 새로운 법률을 위반할 경우, 최대 90만 달러의 벌금이 부과되었다. 피데스정권은 이 법률을 집행하기 위해 충직한 인물들로 언론위원회를 설립했다.¹¹⁸ - P93

118 Bánkuti, Halmai, and Scheppele, "Hungary‘s Illiberal Turn", p.140: Lendvai,
Orbán, p.115; U.S. Department of State, "Hungary 2013 Human Rights Report", p.25; "Hungary: Media Law Endangers Press Freedom". - P387

마지막으로 오르반 정권은 헌법적 강경 태도를 바탕으로 선거의 운동장을 기울였다. 가장 먼저, 그들은 선거관리위원회를 장악했다. (중략). 그러나 피데스는 이러한 관행을 깨고 나머지 다섯 개 자리 역시 그들에게 충직한 인물로 채웠다. 그렇게 피데스는 선거관리위원회 다수를 기반으로 절대 권력을 휘둘렀다.¹²⁶ - P94

126 Lendvai, Orbán, pp.129-30; Dylan Difford, "How Do Elections Work inHungary?", Electoral Reform Society, April 1, 2022. - P387

이러한 모든 시도는 효과를 드러냈다. 2014년 선거에서 피데스는 2010년과 비교해서 60만 표를 잃었다. 그들이 보통선거에서 차지한 득표율은 53퍼센트에서 45퍼센트로 하락했다.¹³¹ 그럼에도피데스는 2010년과 동일한 수의 의석을 차지했다. 즉, 투표에서 과반을 얻지 못했음에도 의회 2/3 의석을 그대로 유지했다. - P95

131 Lendvai, Orbán, p.128. - P387

빅토르 오르반은 놀라운 업적을 일궈냈다. 그는 완전히 성숙한 민주주의를 허물어뜨렸을 뿐만 아니라, 그것도 거의 합법적인 수단을 통해서 그렇게 했다. 어떠한 유혈 사태도, 대규모 체포도, 정치적 수감이나 추방도 없었다. - P95

4장


왜 공화당은
민주주의를
저버렸나

(전략).
당시 주요한 정치인 중에는 중서부 지역의 보수주의자이자 하원 법사위원회 간부인 오하이오주 공화당 하원 의원 윌리엄 맥컬록 William McCulloch이 있었다. 오하이오주 노예제 폐지론자의 후손인 맥컬록은 1964년 시민권법을 지지했다. 그가 이끄는 공화당의 하원의원들 중 80퍼센트가 시민권법 관련 법안에 찬성표를 던졌다(민주당 하원 의원 61퍼센트의 찬성과 함께).² - P138

4장 왜 공화당은 민주주의를 저버렸나


2 Geoffrey M. Kabaservice, Rule and Ruin: The Downfall of Moderation and theDestruction of the Republican Party, from Eisenhower to the Tea Party (Oxford:Oxford University Press, 2012), p.100. - P395

그러나 그로부터 60년 후, 공화당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달라졌다. 1965년 투표권법을 통과시키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던 바로 그 정당이 2021년에는 그 법을 복구하기 위한 연방 차원의 입법 시도를 만장일치로 거부했다.⁵ - P139

5 공화당 보수주의자들은 이전 투표권법을 약화시키고자 했다. 예를 들어 1970년에닉슨 행정부는 투표권법의 핵심인 5항을 폐지하고자 했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AriBerman, Give Us the Ballot: The Modern Struggle for Voting Rights in America (NewYork: Farrar, Straus and Giroux, 2015). - P395

미국의 공화당은 수십 년간 영국의 보수당이나 캐나다의 보수당, 혹은 독일의 기독민주당처럼 주류 중도 우파 정당이었다. 공화당 지도부는 전반적으로 민주주의를 향한 강한 의지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더 이상은 그렇지 않았다.
전 세계 민주주의를 평가하는 민주주의다양성연구소 V-Dem(Vari-eties of Democracy) Institute는 전 세계 주요 정당들을 대상으로 매년 반자유주의 liberalism" 점수를 발표한다.⁸ (중략). 미국의 공화당도 그랬다. 적어도 1990년대 말까지는 말이다. 21세기로 접어들면서 공화당의반자유주의 점수는 가파르게 상승했다. - P139

8 Anna Luhrmann et al., "New Global Data on Political Parties: V-Party", V-DemInstitute Briefing Paper No. 9, Oct. 26, 2020, pp.1-2. - P395

왜 공화당은 다른 길로 나아갔던 것일까? 그리고 이러한 사실은 미국의 민주주의에 무엇을 의미하는가?¹⁰ - P140

10 이 질문에 관한 중요한 저서는 다음과 같다. Daniel Schlozman, When MovementsAnchor Parties: Electoral Alignments in American History (Princeton, N.J.: PrincetonUniversity Press, 2015); E. J. Dionne, Why the Right Went Wrong: Conservatism—from Goldwater to Trump and Beyond(New York: Simon & Schuster, 2016); ThedaSkocpol and Vanessa Williamson, The Tea Party and the Remaking of RepublicanConservativism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16); Sam Rosenfeld,
The Polarizers: Postwar Architects of Our Partisan Era (Princeton, N.J.: PrincetonUniversity Press, 2017); Jacob Hacker and Paul Pierson, Let Them Eat Tweets: Howthe Right Rules in an Age of Extreme Inequality (New York: W. W. Norton, 2020). - P395

증오의 표밭이 된 남부

역설적이게도 공화당의 전환은 그들이 구축하고자 했던 다인종 민주주의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시작되었다. 그들의 전환은 하룻밤 새 이뤄진 것이 아니다. 20세기 전반에 공화당은 북동부 지역의 제조업 이해관계자, 중서부 지역의 농부, 소도시 보수주의자, 남부 이외 지역의 백인 기독교 유권자와 더불어 기업과 부자를 대변하는 정당이었다.¹¹ - P140

11 Lewis L. Gould, The Republicans: A History of the Grand Old Party (Oxford: OxfordUniversity Press, 2014); Heather Cox Richardson, To Make Men Free: A History ofthe Republican Party (New York: Basic Books, 2014). - P395

공화당은 이제 보수 정당들이 역사적으로 직면했던 똑같은 "보수주의 딜레마"에 직면했다.¹⁴ 즉, 그들은 이러한 질문에 대답해야 했다. 주요 유권자 집단의 이해관계와 영향력, - P141

14 Ziblatt, Conservative Parties and the Birth of Democracy, pp.33-37: Hacker and Pierson, Let Them Eat Tweets, p.21. - P396

공화당 지도부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남부 지역에 집중했다.¹⁵ 재건 시대 정당인 공화당은 20세기 중반에는 짐 크로의 남부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남부 지역의 두 역사가가 지적한 것처럼, "공화당"이라는 용어는 여전히남부에서 "저주의 말"로 통했다.¹⁶ - P141

15 Eric Schickler, Racial Realignment: The Transformation of American Liberalism,
1932-1965 (Princeton, NJ: Princeton University Press, 2016), pp.252-53; BorisHeersink and Jeffrey A. Jenkins, Republican Party Politics and the American South,
1865-1968 (Cambridge, U.K.: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20), pp. 163-76:Sam Rosenfeld, The Polarizers: Postwar Architects of Our Partisan Era (Chicago:University of Chicago Press, 2017), pp.70-89.

16 Black and Black, Rise of Southern Republicans, p.57. - P396

(전략). 이는 "평둥을당연하게 여기는 정책에서 소외된, 그리고 분노와 혐오를 느끼는 남부 지역의 백인들을 끌어 모으고 [소수] 집단을 위해 운동장을 평평하게 만들고자 했던 공화당의 10년에 걸친 장기 전략이었다.²⁶ - P144

26 Angie Maxwell and Todd G. Shields, The Long Southern Strategy: How ChasingWhite Voters in the South Changed American Politics (New York: Oxford UniversityPress, 2019), p.8. - P396

공화당이 그 전략을 본격적으로 펼치기 시작한 때는 시민권법의 해인 1964년이었다. 공화당 하원 의원 대부분이 시민권법에 찬성표를 던졌지만, 강력한 세력이 흐름을 다른 방향으로 몰아갔다.²⁷ 그 세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던 인물은 배리 골드워터 Barry Goldwater 상원 의원으로, 그는 1964년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이기도 했다. - P144

27 Schickler, Racial Realignment, pp.237-38. - P396

시민권 혁명은 미국의 정당 시스템을 크게 흔들었다.³⁰ 1964년 이후로 민주당은 시민권 정당을 자처하면서 흑인 유권자 다수를 끌어들였다. 반면 공화당은 점차 인종적 보수주의 정당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전통적인 인종적 수직체계의 해체에 반대하는 유권자를 끌어들였다. - P145

30 Edward G. Carmines and James A. Stimson, Issue Evolution: Race and theTransformation of American Politics (Princeton, N.J.: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89), pp.38-39, 164-66; Donald R. Kinder and Lynn M. Sanders, Divided byColor: Racial Politics and Democratic Ideals (Chicago: University of Chicago Press, 1996), pp.206-7. - P397

공화당은 이처럼 인종적 보수주의를 취함으로써 선거에서 이득을 얻었다. 1960년대에 백인은 미국 인구에서 거의 90퍼센트를 차지했다. 당시 공공 여론조사 결과는 북부와 남부 모두에서 백인들 상당수가 시민권에 대해 불안감을 느낀다는 사실을 보여줬다.³² - P145

32 Klinkner, Unsteady March, p.275. - P397

시민권에 대한 백인들의 반발이 거세지는 가운데, 전략가 케빈필립스 Kevin Phillips가 언급했던 신흥 공화당 다수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³⁶ 필립스는 인종적으로 분열된, 그리고 여전히 백인이 압도적 우위를 차지한 사회에서 공화당이 "민주당을 ‘흑인 정당‘으로 낙인찍고 남부 지역의 인종적 전통의 수호자로 [스스로를]내세운다면" 다수의 지위를 다시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¾⁷ - P146

36 Black and Black, Rise of Southern Republicans, p.205: Kevin Phillips, The EmergingRepublican Majority (New Rochelle, NY.: Arlington House, 1969).

37 Sundquist, Dynamics of the Party System, pp.364-65. - P397

주로 남부 지역에 거주하는 백인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에게는1980년까지도 정치적 고향이 없었다.⁴⁵ - P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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