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플로리다 해변으로 가보자. 이라크에서 돌아온 지 얼마 안된 해군 대위 제프 데이비스가 차를 몰고 다리를 건너고 있다. 긴다리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기가 막히게 아름답다. 물위에서 태양이 눈부시게 빛나고,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완벽하다. - P65
그의 몸은 플로리다의 다리 위에 있고, 그의 발은 가속페달을 점점 세게 밟고 있다. 자동차 속도가 위험할 정도로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그의 마음(그의 주의)은 지구를 반 바퀴돌아 이라크에 가 있다. 마음을 되찾아오려고 해도 안 된다. - P65
이 순간 데이비스 대위가 경험하고 있는 것을 우리는 ‘주의력강탈‘이라고 부른다. 이 사례는 보통 사람들이 경험하는 것보다 심각하고 극단적이긴 하지만, 주의력 강탈은 생각보다 흔한 현상이다. - P66
실험실의 주의력 연구는 철저히 통제된 상태로 이뤄진다. 우리는광선속의 크기를 나타내는 루멘의 수치를 정확히 맞춰 주변환경을 너무 밝지 않게 만든다. - P66
그리고 가장 중요한 사항. 우리가 원하는 변숫값을 얻기 위해 우리는 당신에게 정확히 어디에 주의를집중할지를 알려준다. 그것은 인위적이고 부자연스러운 상황이다. - P66
우리의 뇌 안에서 주의력은 뇌 활동의 편향을 야기한다는쪽이든 주의력이 손을 들어주는 쪽이 뇌에서 지금 진행 중인 활동에 더 큰 영향을 행사하는 ‘상‘을 받는다. - P67
얼마 전에 나는 우리 집에 새로 설치한 인덕션에 맞춰 바닥이 마그네틱으로 된 프라이팬 세트를 구입하려고 했다. 구글에서 ‘인덕션 팬‘을 검색해서 나오는 웹페이지들을 살펴보고, 내가 좋아하는 요리 블로거가 올린 동영상도 봤다. - P67
다음 날 내가 지메일을 열었더니 "주방용품 덕후님 안녕하세요!" 라는 광고 배너가 나타났다. 소셜미디어 앱을 들여다보니 내 피드가 온통 프라이팬으로 채워져 있었다. - P67
내가 아는 회사 이름이 보이기에 그 광고들 중하나를 눌렀다. 번쩍이는 빨간색 글씨로 "아미시님, 고객님을 위한 특별 혜택입니다! 단 7분간! 서두르세요!"라는 문구가 떴을 때도 클릭을 했다. - P67
우리의 주의는 언제나 사냥감이 된다. 광고주들은 주의가 얼마나 귀중한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며 당신의 주의를 사로잡는 방법도 정확히 알고 있다. - P68
2. 현저성 두 번째 광고를 클릭했을 때 나는 그 광고의 외형적 특징에 현혹되었다. 글자의 색깔, 크기, 번쩍임.... 그 광고의 모든 외형적 특징이 ‘나를 쳐다봐!‘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헌서성(신기힘, 큰소리, 밝은 빛과 색, 움직임)이 그 자극이 있는 곳으로 우리를 끌어당기면 우리는 저항할 수가 없다. - P68
나의 섬광은 마치 자석처럼 친숙성에 이끌렸다. 그리고 현저성에 이끌렸다. 결국에는 나의 목표가 전쟁에서 이겼지만, 내가 원하는 제품을 찾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렸고 여러 번 빙빙 돌아가야 했다. 물론 이 문제는 단순히 프라이팬 구입에 국한되지 않는다. - P69
게다가 우리는 삶의 많은 부분을 인터넷 검색뿐만 아니라 우리의 경력, 인간관계, 그리고 삶이 우리에게 던지는 모든 변화구를 탐색하는 일에 사용한다. - P69
주의력을 떨어뜨리는 힘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스트레스, 나쁜 기분, 위험, 이 세 가지는 따로 떼어놓기 어려울 때도 있다. - P70
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 우리는 다리 위에서 데이비스 대위가 경험했던 것처럼 갑자기 주의력을 전부 강탈당하는 느낌을 받는다. 우리의 마음은 어떤 기억이나 걱정거리에빨려 들어가며 끊임없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경향이 있다. - P70
그리고 지나치게 큰 스트레스를 지나치게 오래 경험하면 주의력 저하의 하강 나선에 갇힌다. 주의력이 떨어질수록 주의를 통제하기가 어려워지고, 주의를 통제하지 못하면 스트레스는 더 심해진다. - P70
내가 일하면서 만난사람들은 대부분 스트레스가 문제라는 생각을 크게 하지 않았다. 어쩌면 당신 역시 그럴지도 모른다. 내가 만나본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강력한 자극제로 생각했고, 그걸 이겨내고 더 열심히 노력해서 최고가 되라는 도전이자 동기부여로 받아들였다. - P71
그래프의 맨 꼭대기까지 올라가서 최적 수준(나는 ‘달콤한지점‘이라는 애정 어린 용어를 쓴다)에 도달할 때까지, 스트레스는 동기를 유발하는 긍정적 작용을 하며 우리에게 추진력과 집중력을 선사한다. - P72
(전략), 우리가 압박을 많이 받는 상태에 오래 머물게 되면 스트레스는 우리에게 해롭다. 우리는 최적의 스트레스 지점을 넘어서서 스드레스 곡선의 반대편으로 떨어진다. 우리가 경험하는 스트레스의 모든 장점은 빠른 속도로 사라진다. - P72
나쁜 기분이란 만성적인 우울감과 부정적인 소식을 들었을 때의 기분을 모두 포함한다. 원인이야 어떻든 간에 기분이 나빠지면우리는 부정적인 생각을 반추하는 악순환에 빠져든다. - P72
예컨대 글자 몇 개를 순서대로 암기하고 나서 암산으로 수학문제를 풀어보게 한다. 나쁜 기분을 유도한 다음에는 항상 점수가떨어진다. 정확도가 떨어지고, 속도가 느려지고, 일관성도 떨어진다.³ - P73
1장에서 설명한 ‘섬광‘을 기억하는가? 우리의 의지대로 주의의 방향을 조정하는 강력한 능력 말이다. 피시식. 그런 능력은 사그라졌다. 밝고 안정적이었던 그 섬광이 위태롭게 떨리고 집중력은 그림자 속으로 흩어져버리는 광경을 상상해보라. - P73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주의력은 두 가지 방식으로 재설정된다. (1) 위협에 대한 경계가 높아진다. (2) 주의력이 자극에 의해움직이게 되므로, 위협이 느껴지는 것은 무엇이든 주의를 끌고 사로잡는다. 여기에는 생존과 관련된 명백한 이유가 있다. - P73
위협을 당하고 있다는느낌이 들면 ‘고도의 경계‘ 태세로 빠르게 전환해야만 했다. 그리고 인류는 진화의 과정에서 마치 생명보험을 하나 더 드는 것처럼, 위협적인 자극이 주의를 확 사로잡아 붙잡아두도록 했다. - P74
. 만약 인간이 눈앞의 과제에 지나치게 몰두한 나머지 자신을 따라오는 포식자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그걸로 끝이다. 위협을 당하고 있다는느낌이 들면 ‘고도의 경계 태세로 빠르게 전환해야만 했다. 그리고 인류는 진화의 과정에서 마치 생명보험을 하나 더 드는 것처럼, 위협적인 자극이 주의를 확 사로잡아 붙잡아두도록 했다. - P74
그러나 이런 능력에는 단점도 있었다. 그것은 그들이 아름다운 묘비명을 쓰거나 복잡한 기계를 제작하지 못했던 이유를 설명해준다. 항상 위협을 느끼는 사람은 어떤 과제나 경험에 깊이 빠져들 수가 없다.⁴ - P74
실험실에서 위협에 관해 연구할 때 우리는 사람들이 정말로신체적 안전이 위협당한다고 느끼는 상황을 만들지는 않는다. 그것은 실험 윤리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 P74
. 전쟁터에 나가거나 실전 사격훈련을 하는 군인도 있고, 강풍 속에서 위험한 불길과 싸우는 소방관도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위협이란 문자 그대로 위협은 아닐 것이다. - P74
어떻게 보면 인간의 뇌는 3500년동안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⁵ 위협을 당하고 있다고 믿을때 인간의 뇌는 눈앞에 있는 것이 실제로 위협이냐 아니냐와 무관하게 주의력을 재편성한다. - P75
당신이 신경과학 실험실에 가본 적이 없고 연구 후의 과학적 증거들을 본 적도 없는 사람이라 해도 스트레스, 나쁜 기분, 위협이 주의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금방 이해할 것이다. - P75
사실 우리는 주의력을 떨어뜨리는 힘들을 잘 알아차리지 못한다. 우리가 그 힘들에 둘러싸여 있을 때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대개 그 힘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못한다. - P75
아시아 여대생들을 대상으로 한 한 연구는 두 가지 흔한 고정관념을 실험했다.⁶ 첫째, 여성은 원래 수학에 약하다. 둘째, 아시아인은 원래 수학을 잘한다. - P76
자신의 혈통을 머릿속에 의식하도록 ‘유도된‘ 집단은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젠더 정체성을 설정한 집단은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그리고 뜻밖의 반전이 있었다. 점수가 낮아진 경우는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의식할 때만이 아니었다. - P76
(전략) 즉 그들은 그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면 그 긍정적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데 실패할 수도 있다는 ‘위협‘을 느꼈다. 고정관념 위협은 양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 - P76
즉 당신이 스스로 어떤집단의 일원이라고 인식한다면 그 집단에 대한 고정관념은 당신에게 해롭다. - P76
이런 연구 결과는 왜 중요한가? 고정관념이 주의력에 위협이되는 이유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고정관념은 주의력을 선점한다. - P77
얼마 전에 마이애미대학의 총장 훌리오 프랭크 Julio Frenk 박사에게내 연구에 관한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프랭크 박사는 우리 연구진의 이야기를 듣고 우리에게 대학 이사회 임원들의 마음챙김 훈련을 의뢰하고 싶어 했다. - P79
우선 스트레스가 많은 시기에는 인지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설명했다. 주의력을 저하시키는 요인들이 우리에게 어떤 피해를 입히는지에 관한 나의설명이 끝나자 프랭크 박사는 질문이 있다고 했다. "그런데 내가 스트레스를 받는 상태가 아니라면요?" 그는 처리할 일이 많다는 것은 인정했지만, 그 일들이 스트레스로 느껴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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