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사라진 일본의 캡슐 호텔이 생각난다. 큐브 형태에 노출 콘크리트로 각 방이 된, 유리창이 둥근 것이 유일하게 있는.

1 장 빌라사보아 1931년: 건축은 기계다 - P17
1931년은 산업 혁명으로 인해 사람들의 삶이 바뀐 세상이었다. 일자리를 찾아 많은 사람이 시골을 떠나 도시로 모여들면서 어느 때보다 많은 건축물이 필요해졌다. 19세기부터는 전염병을 예방하는 백신 기술로 인구가 더 늘었다. - P17
엘리베이터를 타고 높은 곳도 쉽게 올라갈 수 있게 되었다. 과거에는 밭일이 끝나면 집에 가서 잠을 자던 사람들이 도시에 살게 되면서 퇴근 후 가스등으로 밝혀진 거리를 걸어 다닐 수 있게 되었다. - P17
기계는 사람을 더 나은 삶으로 인도하는 도구였다. 이 시기에 스위스태생의 르 코르뷔지에 Le Corbusier라는 건축가는 ‘건축이 기계가 될 수는 없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 P17
반면 철근은 공장의 뜨거운 용광로에서 나오는 인공 재료다. 시멘트 역시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재료다.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기계 같은 건축을 하려면 공장에서 생산되는 철근이나 시멘트를 사용해야 했다. - P20
철근과 콘크리트는 열에 의한 팽창 계수가 동일하다. 이 말은 수축과 팽창을 할 때 같은 비율로 늘어나거나 줄어든다는 것이다. 만약에 철근과 콘크리트의 열팽창 계수가 달랐다면 함께 사용할 경우 온도 변화에 따라 다르게 수축과 팽창을 하면서 부서졌을 것이다. 하지만 두 재료는 다행히 같은 열팽창 계수를 가지고 있어서 함께 사용해도 시멘트에 균열이 가지 않는다. 이는 놀라운 발견이다. - P18
철근 콘크리트로 벽을 만들 수도 있지만 르 코르뷔지에는 그보다 더 효율적인 콘크리트 기둥을 만들어 사용하기 시작했다. 기둥식으로 건물을 만들면 철근 콘크리트의 양을 줄여 건축 비용을 낮출 수 있다. - P19
비로소 서양 건축은 벽이 주는 한계와 구속으로부터 탈출하게 된 것이다. 기둥으로 건축해서 건물의 1층을 땅에서 띄운 것을 건축 용어로 ‘‘필로티pilotis‘ 구조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빌라 같은 다세대 주택의 1층에 있는 주차장이 대부분 이런 식이다. - P19
콘크리트 기둥이 구조를 책임지면서 건축물의 입면 벽체는 지붕을 받쳐야 하는 구조의 부담이 없어졌다. 이제 입면 벽에 어떤 모양으로 구멍을 뚫어도 되었다. 건축 입면의 디자인이 자유로워진 것이다. - P19
그런데 철근 콘크리트 기둥이 지붕을받쳐 준 덕분에 이제 벽에 창문을 가로로 길게 만들 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바깥 경치를 파노라마 뷰로 즐길 수 있었다. - P16
그렇다 보니 비가 오는 지역의 지붕은모두 기울어진 형태였다. 지붕이 기울어져 있으니 사람이 서 있을 수없었고, 그렇다 보니 옥상은 사용할 수 없었다. 그런데 콘크리트는 기울이지 않고 평평하게 만들어도 균열이 없거나 표면에 방수 처리를 하면 비가 새지 않는 재료다. 철근 콘크리트로 집을 짓자 지붕을 평평하게 만들고 그곳을 사람이 사용하는 정원으로 꾸밀 수 있게 되었다. - P20
이러한 철근 콘크리트 기둥이 만드는 다섯 가지 특징인 필로티, 자유로운 평면, 자유로운 입면, 가로로 긴 창, 옥상정원을 ‘근대 건축의 원칙‘이라 부르고 이것을 르 코르뷔지에가 제창했다. - P20
이러한 근대 건축의 5원칙이 총결집된 결정체가 ‘빌라 사보아Villa Savoye‘다. -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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