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루사토 씨의 오른팔, 제가 이것의 소유자예요."
천을 팔 사이에 끼고 손목을 잡는다. 그리고 이마키에게 과시한다. 물론 그도 비슷한 물건을 소지하고 있겠지만, 나의 예상에 의하면, 그는 오른쪽 다리인가? - P37


이마키 일당의 동료이자 이 연립주택에 사는 가족 중 한 명...인데.
"내가 이걸 갖고 있다. 그거면 그의 상황설명으로 충분하지 않나요?"
설마 이런 것을, 평범하게 양보할 리 없잖아? - P38

한껏 눈을 내리깔면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마키는 주박을 회피하듯이 즉시 고개를 돌리면서도, 안구가 갈등에 의한 반복 가로뛰기를 연신 되풀이하고 있다.
"오늘도 날이 덥군요. 오랜만에 팥빙수가 먹고 싶네요. 레몬시럽을 좋아하는데." - P38

외양과 알맹이가 수상쩍은 인물은 지인들 사이에서는 호평, 가만? 그건 나의 구성요소를 전체적으로 커버하고 있잖아? 어딘가에 나온 약을 보고 배워서 절반 정도 아껴두는 편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본인 일이지만, - P39


"우선은 안으로 들어오세요."라며 초대를 받았기 때문에 "그럼 실례."라고 목례를 하며 츠루사토 씨의 집으로 들어갔다. 꺄아, 남정네의 자택에 용건이 있어 보기는 난생 처음. - P39

그 집주인이 이미 사망했다는 상태도 상당히 진기하다. 통로를 따라 안으로 들어가는 이마키의 뒷모습을 이정표 삼아 일정 거리를 두며 따라간다. 그래 봤자 연립주택이라서, 곧 그들이 기다리는 방에 도착하겠지만 집의 구조는 우리 집과 똑같군, 이라며 대충 관찰도 해본다. - P40

양손을 비스듬히 뒤로 뻗어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과 상공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맡긴다. 오오에 가에서 부자유스러운 사치를 만끽하며 살던 시절에는, 이깟 여름 따위는 에어컨에게 24시간 노동을 부과하며 살았다. - P40

"같은 연립주택에 사는 네코부시 케이코라고 합니다. 앞으로 잘좀 봐주세요."
유카타의 양쪽 옷자락을 잡고, 숙녀 풍으로 인사. 이 이름은 예명이나 별명 정도로 해석해 주십시오.
오오에 유나와 사나이 리카, 둘 다 널리 퍼지면 다소 문제가 발생하는 입장이므로,
"유카타 씨는.... 어어 아우, 으음, 노나미 에리나라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 P41

"이런 것, 말씀이세요?"
즉흥적으로 그려진 소라게는 고둥 스타일로, 생물도감의 사진을 흑백으로 만든 것처럼 정밀했다.
"잘 그리네." 키득키득, 요염하게 웃는다. 물론 그것은 주관일뿐. 어디에 사는 아무개 씨라면 ‘찢어진 고무줄을 쭉 늘려 놓은 듯한 미소‘ 라고 평했을지도 모른다. - P42

그래서 나는 아직도 분수 계산을 이해하지 못한다. 이제 와서는별로 중요하지도 않지만.
그러나 이 네 명이서 장소를 에워싸니 흡사 주술 의식 같다. 그나마 내장 같은 것이 사용되지 않아 무미건조하기는 하지만, 그리고 짬짬이 식사를 집어먹어서 그런가? 살림 냄새가 난다, 썩은 냄새가 아니라.
냉방과 이미 지나간 아침 햇살에서 탄생한 푸른 하늘, 그리고보리차. 그런 여름 풍경 속에서, 우리는 음침하게도 거품을 뿜으며 방에서 녹아내리고 있는 것 같았다. - P43

후키가미……. 유카 쪽은 묵묵히, 양쪽 귀에 이어폰을 꽂은 상태쭈그리고 앉은 자세도 무너뜨리지 않는다.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옆에 있는 페트병이나 식사를 입에 가져갈 때뿐.
아참! 아까부터 말한다는 것을 잊고 있었는데, 세 사람의 무릎앞에는 남아 있는 츠루사토 씨의 육체인 왼팔, 오른쪽 무릎부터 아래쪽 다리, 똑같이 왼쪽 다리가 한 개씩 진열되어 있다. 사실은 흉측해서 무시하고 있었다. - P44

"그래서, 내 참가는 인정해 줄 수 있겠어? 기껏 어젯밤, 이 손을 양도받고 의기양양하게 달려온 건데."
거짓말이지만, 아 진실로 거짓말입니다. 나, 이래봬도 식물의인생 쪽을 더 좋아한단다.
나의 아첨에 이마키가 싱긋 웃으며 긴장감을 다소 완화시킨다.
"뭐, 예기치 못한 해프닝이 있으면 더 재미있을 것 같긴 하지만,
게다가 시로타가 없어지면 제가 유일한 남자가 되니까요." -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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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장
수용을 위한 문학교육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으로 널리 알려진 밀란 쿤테라(Kundera, M.)는자신의 작품에 대한 해석을 동반한 질문을 회피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작품의 의미를 규정하려는 대담자에게 종종 ‘그렇게 볼 수도 있겠군요‘라고 답한다. 얼핏 보아서는 성의 없어 보이기까지 한 그의 태도에는 작가의 몫이란 그저작품을 세상에 내어 놓는 일이며 그 작품에 대한 해석과 의미 부여는 어디까지나 독자에게 달려 있다는 신념이 담겨 있다. - P317

수용 미학

이저(Iser, W)와 야우스(JauB, H.
R.)로 대표되는 ‘수용 미학‘은
‘텍스트‘와 ‘작품‘을 구별하여 독자의 수용 과정에 의해서만 ‘작품‘이 완성된다고 본다. 독자에게 읽히기 전의 ‘텍스트‘란 불완전한 것이며, 모든 문학은 읽히는 동안에 그 중심이 되는 구조와 수신자간의 상호 작용을 유발하고, 텍스트를 읽고 이해하고 그것을 실현하는 텍스트의 구체화를 통해서만 ‘작품‘은 탄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 P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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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결함이 드러나면 언제나 사람들은 부모를 비난해왔다. 18세기에 나온 ‘상상주의(imaginationism)‘ 이론은 어머니의 마음속에 감춰진 음란한 욕망 때문에 아이가 기형으로 태어난다고 주장했다. 20세기에는 어머니가 고압적이고 아버지가 수동적일 때 동성애 성향이 생겨나고, 조현병(정신분열증)은 ‘아이가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하는 부모의 무의식적 소망 때문에 발생한다고 했다. - P8

범죄가 부모 탓이라고 생각하는 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로 심한 학대와 방치를 겪었을 때 취약한 사람이 비정상적인 행동을 할 수 있다. 취약한 아이들이 부모의 돌봄을 잘 받지 못했을 때에 약물 남용에 빠지거나 폭력 조직에 들어가거나 가정 폭력, 절도 등을 저지를 수 있다. 어릴 때 잔인한 취급을 받은 아이들은 애착장애를 흔히 보인다. - P9

둘째로, 범죄가 부모 탓이라고 믿고 싶은 더욱 강력한 이유가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우리 집에서는 아이에게 그런 나쁜 짓을 하지않으니 이런 재앙을 겪을 위험이 없다고 안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 P10

수클리볼드가 말하기를 자신은 콜럼바인 이전에는 교외에 사는 평범한 엄마였다고 한다. 그때는 몰랐던 사실이지만, 수 클리볼드는 비극적 사건 이후에 극단적 절망 속에서 지혜를 끌어낼 힘을 찾을 수 있었다. - P10

처음에는 클리볼드 부부가 자기 자식과 연관 지어지기를 거부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이제는 부모가 자식이 저지른 행동을 깊이 속죄하면서도 자식에 대해 변함없는 사랑을 유지하는 일이, 자식에 대한 책임을 부정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용기가 필요한 일임을 나도 알 것 같다.  - P11

다른 어떤 범죄보다도 큰 충격을 주는 범죄가 두 가지 있다. 아이들이 희생자인 범죄와 아이들이 가해자인 범죄다. 첫 번째 경우에우리는 순진한 아이들이 희생자라는 사실을 슬퍼한다. 두 번째 경우에는 아이들이 순진무구하다고 착각했던 것을 슬퍼한다.  - P12

살인자를 속속들이 알기란 불가능하다. 우리 사회는 원인이 무엇인지 누구를 원망하면 좋을지 찾으려고 한다. 희생자 가족들도 도무지 알 수 없는 ‘감춰진 해답‘을 내놓으라고 줄기차게 요구했다. 하지만 에릭과 딜런의 부모들은 자식들의 계획을 몰랐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다. 만약 알았다면 당연히 막으려고 하지 않았겠는가. - P13

 장폴 사르트르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악은 현상이 아니다." 또 "악의 원인을 안다고 물리칠 수 없다"고 했다.
덴버 인근 지역에서는 사르트르를 많이 읽지 않는 모양이다.
에릭 해리스는 살해 성향 반사회적인격장애였던 것으로 보이고,
딜런 클리볼드는 자살 성향 우울증 환자였던 것으로 보인다. - P13

수 클리볼드는 아들의 죽음이 사실 자살이었다는 점에 몰두한다.
자살을 깊이 연구한 칼 메닝거는 "죽이고 싶은 욕구, 죽임을 당하고싶은 욕구, 죽고 싶은 욕구" 세 가지가 합해져야 자살이 일어난다고 했다. - P14

정신질환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옹호하는 입장에서는 대부분의범죄가 정신병과 무관하고 대부분의 정신질환자들이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한다. 콜럼바인 사건을 정신질환의 결과물로생각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사람들은 범죄를 저지르면 문제를겪기 때문에, 혹은 도덕적 기준에 어긋나기 때문에 범죄 충동을 억누른다.  - P15

이 책이 훌륭한 점은 딜런의 행동을 합리적으로 설명하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수 클리볼드는 이 일을 집단 괴롭힘이나 학교, 아들의 건강 상태 탓으로 돌리지 않는다. 쉽게 설명할 수 없음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수 클리볼드의 최종적인 결심이 드러난다. 클리볼드는 ‘악‘과 ‘병‘ 사이의 확정할 수 없는 경계를 명료하게 밝히려고 애쓰지 않는다. - P16

처음 만났을 때, 수가 1999년 4월 20일 콜럼바인고등학교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았던 그 순간에 대해 이야기했다. "리틀턴의 모든 엄마들이 아이가 안전하기를 기도하고 있을 때 나는 우리 아이가 남을 더 해치기 전에 죽게 해달라고 기도해야 했어요." - P17

부모는 어린 아이들이 들고 오는 사소한 문제들을 해결해주며 기쁨을 느낀다. 그러다가 아이에게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넘어서는 문제들이 생기기 시작하면 안타까운 상실감을 느끼게 된다. 누구나 겪는 이런 실망감이 이 책에는 엄청나게 확대된 규모로 담겨 있다. - P19

 수 클리볼드는 희생자가 된 것에 대해 결코 불평하지 않지만 수의 글을 읽다 보면 욥을떠올리게 된다. 욥은 "우리가 하느님께 복을 받았은즉 화도 받지 아니하겠느냐?" 반문하며, "내가 두려워하는 그것이 내게 임하고 내가무서워하는 그것이 내 몸에 미쳤구나. 나에게는 평온도 없고 안일도 없고 휴식도 없고 다만 불안만이 있구나."라고 탄식한다. - P20

1

충격

1999년 4월 20일 오후 12시 5분.
나는 덴버 시내에 있는 내 사무실에서 장애 대학생 장학금 관련회의에 참석하려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책상 위 전화기에 메시지가 와 있다는 빨간 불빛이 깜박거리는 게 눈에 들어왔다.
혹시라도 회의가 취소되었다는 메시지일지 몰라 확인해보았다.
그런데 남편 톰의 긴장한 듯 거칠고 다급한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수전, 긴급상황이야! 빨리 전화해!"
그게 전부였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알 수 있었다. 목소리 톤으로 보아 우리 아이들한테 무슨 일이 있는 게 분명했다. - P30

톰이 뭐라고 하는지 알아듣기가 힘들었다. 딜런의 절친인 네이트가 몇 분 전에 집에서 일하던 톰에게 전화를 걸어 "덜런 집에 있어요?"라고 물었다고 한다. 애들이 당연히 학교에 있을 시간에 이런 전화가 온 것도 놀랄 일이었는데, 네이트가 전화한 이유를 들으니 최악의 악몽이 실현되는 듯했다. 딜런이 다니는 콜럼바인고등학교에서총을 든 남자들이 사람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총을 쏘고 있다는 것이었다. - P31

톰은 떨리는 목소리로, 네이트 전화를 끊고 나서 딜런의 트렌치코트를 찾느라 온 집안을 다 뒤졌다고 말했다. 말이 안 되지만 코트를 찾을 수만 있으면 딜런이 무사하리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코트를 찾지 못했고 톰은 제정신을 잃고 있었다.
"지금 집으로 갈게." 내가 말했다. 공포로 몸이 마비되는 것 같았다. 끊는단 말도 없이 전화를 끊었다. - P32

내 차에 올라타자 머리가 빙빙 돌았다. 라디오를 켤 엄두는 나지않았다. 사고를 안 내고 차를 몰기만 해도 다행이었다. 우리 집까지40킬로미터 남짓 달리는 동안 머릿속에는 이 한 가지 생각밖에 없었다. ‘딜런이 다치면 어쩌지.‘
아까 들은 파편적 정보를 계속 머릿속에서 굴렸다. 그럴 때마다 두려움으로 가슴이 조였다. 코트가 다른 데 있을 수도 있지. - P32

운전하면서 나는 소리를 내서 혼잣말을 하며 주체하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나는 분석적인 성격이라 스스로를 이런 말로 달래려고 했다. 아직 충분한 정보가 없어. 콜럼바인고등학교는 학생이 2000명이 넘는 엄청 큰 학교야. 혼란스러운 상황이라 네이트가 딜런을 못 찾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딜런이 다쳤거나 죽었다는 건 아니니까. 톰이 공황상태라고 해서 나까지 그렇게 되지는 말아야 해. - P33

한 가지는 확실했다. 딜런이 총을 갖고 있을 리는 없었다. 톰과 나는 총기에 대해 확고하게 반대하는 입장이고 콜로라도 주에서 총기를 숨겨 지니고 다니기 쉽게 법을 개정하려 한다는 말을 듣고 다른주로 이사 가려는 생각까지 했다. - P34

그날 아침, 4월 20일 아침, 동이 트기 전에 내 시계 알람이 울렸다. 나는 출근 준비를 하면서 시계를 봤다. 딜런이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싫어하는 걸 알기 때문에 아침 6시 15분 볼링 수업을 듣겠다고했을 때 톰도 나도 말렸었다. 하지만 딜런이 고집했다. 재미있을 거라고. 볼링도 좋아하고 친구들하고 같이 신청한다고. - P36

그런데 4월 20일 아침에는 내가 아직 옷 입고 준비하는 중에 덜런이 쿵쿵거리며 계단을 내려와 안방 앞을 지나 현관으로 가는 소리가 들렸다. 깨우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일찍 일어나서 준비를 마친게 뜻밖이었다. 후다닥 내려오는 품새가 빨리 나가려고 서두르는 것같았다. 조금 더 자도 늦지 않을 시간이었는데도. - P36

얼마 전에도 딜런이 힘든 상태라는 느낌을 받은 일이 있었다. 이틀 전인 일요일에 톰이 나에게 이렇게 물었다. "요즘 딜런 목소리 좀 이상하지 않아? 평소보다 좀 날카롭고 새된 것 같아." 톰은 엄지손가락과 가운뎃손가락으로 자기 성대를 가리키며 말했다. "딜런은 긴장하면 목소리가 높아져. 요새 뭔가 신경 쓰는 게 있나 봐." - P37

톰은 자리에 누운 채로 나를 안심시켜주었다. "오늘 딜런이 집에 오면 바로 이야기할게." 톰은 집에서 일하기 때문에 딜런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보통 둘이 함께 신문 스포츠면을 보고 간식을 먹곤 했다.
나는 마음을 놓고 평상시처럼 출근 준비를 했다. 내가 퇴근하고 왔을 때에는 톰이 딜런한테 무슨 일이 있는지 알아본 후이리라 생각하니 마음이 놓였다. - P38

변호사가 건 전화였다. 그전까지 나는 딜런이 위험한 상황일지 모른다는 것, 다쳤거나 아니면뭔가 아주 어리석은 일을 해서 곤란한 지경에 처했을지도 모른다는가능성 때문에 떨고 있었다. 나는 그제야 톰은 딜런이 변호사가 필요한 일을 저질렀을 가능성까지 고려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 P38

. 딜런은 착한아이고, 십대 남자아이들은 아주 훌륭한 아이라도 엄청나게 바보 같은 실수를 저지르곤 하지 않느냐고 했다. 하지만 전적이 있기 때문에 사소한 말썽 한 번만 부려도-예를 들어 학교 난간에 면도 크림을 발라놓는다거나-중죄로 취급되어 실형을 살 수 있다는 경고를 들었다. 그래서 톰은 딜런이 말썽과 연관이 있을 수도 있다는 암시를 듣자마자 유명 변호사에게 연락을 취해놓은 것이었다. - P39

서로 상충하는 정보들이 있어 아직 모든 게 확실하지는 않지만, 콜럼바인고등학교에서 총격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지방검사실에서 게리 로조에게 총기 소지자 가운데 한 명이 딜런으로 보인다고했다. 그래서 경찰이 우리 집으로 출동했다는 것이다.
전화를 끊은 뒤에 우리는 충격과 공포로 멍한 상태로 마주 보았다. 믿을 수가 없었다. 그게 사실일 리가 없었다. 그런데 사실이었다. - P40

그렇지만 우리가들은 말을 도무지 머리로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때 톰이 학교 안으로 들어가야겠다고 말했다.
내가 소리쳤다. "안 돼! 미쳤어? 그러다 죽으면!"
톰은 흔들림 없는 눈으로 나를 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그게 뭐?"
우리가 서로 마주 보고 있는 동안 우리 주위를 빙빙 돌던 정신없는 혼란이 순간 딱 멈추었다. - P40

지금까지 살면서 좋은 일이 있을 때나 나쁜 일이 있을 때나 내가 가장 먼저 연락하는사람이 언니였다. 언제나 언니가 나를 챙기고 보살펴주었다.
언니 목소리를 듣는 순간 그나마 붙들고 있던 평정마저도 무너져내려 울음이 터져나왔다. "학교에 끔찍한 일이 있어 딜런이 누구를다치게 했는지 딜런이 다쳤는지 모르겠어. 딜런이 거기 있대" 언니가 무슨 말을 해도 내 울음을 그치게 할 수는 없었다. - P41

경찰이 왔다. (중략). 그런데 화창한 날씨가 내 뺨을 후려갈기는 것 같았다. "뭘 찾는 거죠? 뭘 원하는 거죠?" 나는 계속 물었다. "우리가 도울 일이라도 있나요?" 마침내 경관 한 사람이 폭발물이 있는지 우리 집과 세입자 집을 수색하고 있다고 말해주었다.
폭발물에 대한 이야기는 그때 처음 들었다. 경찰도 그 이상은 이야기해주지 않았다. - P42

초현실적인 상황이었다. 나는 매우 또렷하게 이런 생각을 했다.
‘우리가 이런 상황에 처하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우리는 몇 시간 동안 겁에 질린 짐승처럼 집 앞을 서성였다. 바이런이 그때는 담배를 피울 때라, 뭐라고 항의하지도 못하고 줄담배만 줄창 피우는 모습이 보였다. - P43

나는 주디를 보고 놀랐다. 딜런과 브룩스가 초등학교 1, 2학년 때 친하다가 고등학교에 오면서 다시 만났는데, 둘이 아주 가깝게 지내지는 않았다. 애들이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주디를 만난 일이 손에 꼽을 정도였다.  - P44

우리 ‘햇살, 착한 아이, 늘 내가 좋은 엄마라고 느끼게 만들어주던 아이. 딜런이 의도적으로 다른 사람을 다치게했다는 게 사실이라면, 대체 딜런의 삶 어디에서 그게 나온 걸까?
마침내 담당형사가 우리를 한 명씩 따로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톰과 나는 기꺼이 협조하고 싶었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뭐라도 하려고 했다. - P45

나는 딜런에게 옛날에 가지고 놀던 BB탄 총을 찾아보자고 했다.
딜런은 "엄마!" 하는 듯한 표정으로 웃으며 눈을 흘렸다. "전혀 다른거거든요." 딜런이 말했다. 나는 확고하게 고개를 흔들었다. "왜 이필요한지 모르겠다. 아빠나 내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잖아. 곧 열여덟 살이 될 테니 정말 갖고 싶으면 네가 직접 구하렴. 하지만 내가 총을 사주는 일은 절대로 없을 거야." - P46

형사는 이런 것도 물었다. 딜런이 폭발물에 관심을 보였나? 나는 폭죽 이야기를 하는 줄 알고 이렇게 대답했다. 딜런이 좋아해요. 여름방학에 폭죽 판매대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을 때 급료 대신 폭죽을 받은 적도 있다.(콜로라도에서는 폭죽 판매가 합법이다.) 그래서 집에 폭죽이 많은데, 딜런이 안전하게 차고 고무통 안에 보관해놓았다. - P47

나는 최대한 차분하게 말했다. "최악의 상황일 수도 있으니 마음단단히 잡고 들으세요. 집에 경찰이 와 있어요. 경찰은 딜런이 관련되어 있을 수 있다고 해요." 이모가 말이 안 된다고 반박하시길래 방금 한 말을 그대로 되풀이했다. 몇 시간 전에만 해도 생각할 수도 없었던 일이 벌써 비참한 새로운 현실로 굳어지고 있었다. 안과 검진대에 앉았을 때 의사가 렌즈 도수를 높여갈수록 흐릿하던 형체가 점차 글자나 숫자로 바뀌는 것처럼, 엄청난 공포가 조금씩 내 초점 범위 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 P50

나중에 딜런 친구들도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당시에 비슷한 방식으로 설명해보려 했었다고 나에게 말했다. 누구도 딜런이 자발적으로 그랬다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딜런이 실제로 어느 정도의 역할을 했는지, 마음속의 분노와 소외감, 절망의 깊이가 어느 정도였는지는, 이후 몇 달이 흐르기 전에는 아무도 몰랐다. - P51

리틀턴의 모든 엄마들이 그랬겠지만 나도 아들이 안전하길 빌고있었다. 그런데 뉴스에서 스물다섯 명이 죽었다는 말을 듣는 순간부터 나는 다른 기도를 했다. 딜런이 다른 사람들을 다치게 하거나 죽이는 일에 참여하고 있다면, 멈춰야 했다. 엄마로서 가장 힘든 기도였지만, 그래도 그 순간 내가 바랄 수 있는 최대의 자비는 내 아들의안전이 아니라 죽음이라는 것을 알았다.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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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조상 환경에서 행해진 장기적인 짝짓기로부터 남성은 한여성의 번식 능력을 독점함으로써 주로 이득을 얻었고 여성은 한 남성의 투자를 독점함으로써 주로 이득을 얻었다. 이렇게 장기적인 짝짓기로부터 얻는 이득에서 존재하는 성차는 별거와 이혼을 일으키는 원인과 관련해서도 중요한 함의를 던진다. - P341

 반면에 운이 나쁜 남성은 지위가 하락하여 원래의 배우자를 지키는 일에 필사적으로 매달리게 된다. 그러므로 조상 남성과 여성은 서로 상당히 다른 이유로 인해서 갈라섰으리라 예상할 수 있다. - P342

부정(不貞)

남편이 아내의 번식 능력에 대한 독점적인 위치를 잃어버렸음을 가장 강력하게 알려 주는 신호는 그녀의 외도이다. - P342

여성의 부정이 보다 광범위하게 나타나는 이혼 사유라는 사실은남성이 부정을 저지르기 더 쉽다는 점에서 특별히 흥미를 끈다.⁸ 예를들어 「킨제이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 조사에 답한 남편의 50퍼센트가그러나 아내는 단지 26퍼센트만이 부정을 저지른 적이 있다고 밝혔다.
부정에 대한 반응에서 보이는 이중 잣대는 미국이나 서구 문화만이 아닌 전 세계 보편적으로 나타난다.  - P343

파경

8, Daly and Wilson 1988, - P554

부정이 결혼 생활에서 파경을 초래하기 쉽다는 사실은 사람들 사이에서 워낙 잘 알려져 있는지라, 때때로 사람들은 원치 않는 결혼 생활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고의적으로 부정을 저지르기도 한다.  - P344

원치 않는 배우자를 치워 없애는 가장 흔한 방법 가운데 하나는 혼외정사를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노골적으로 외박을 한다든가 의심스러운시간과 장소에서 이성과 함께 있는 장면이 배우자에게 목격되게끔 하는 전술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 P334

불임

다른 많은 종들보다도 일부일처제를 지키는 산비둘기의 경우에도 한 해 약 25퍼센트의 이혼율을 보인다. 파경에 이르는 주된 요인은 불임,
즉 암수 한 쌍이 새끼를 낳지 못하는 것이다.¹⁰ - P345

자식을 낳지 못하는 것은 인간에서도 주된 이혼 사유이다. 자식이 없는 부부는 둘 이상의 자식을 둔 부부보다 훨씬 더 많이 이혼한다.
55개 사회의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조사한 국제 연합의 연구에 따르면,
이혼의 39퍼센트는 아이가 없는 가정에서 일어나고, 26퍼센트는 아이를 하나만 둔 가정에서, 19퍼센트는 아이를 둘 둔 가정에서, 그리고 3퍼센트 미만이 아이를 넷 이상 둔 가정에서 일어난다. 자녀가 없는 가정이 치르는 대가는 결혼한 기간에 관계없다.¹¹ - P346

10, Erickson and Zenone 1976.
11, Fisher 1992. - P554

일본의 많은 촌락에서는 결혼식이 끝난 지 한참 지난후에도 결혼 신고를 하지 않고 기다리며, 첫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야 비로소 마을 사무소의 호적에 결혼 사실을 등재하곤 한다.¹¹ 아이가 태어나기 전까지는 결혼을 법적으로 허용하지 않는 사회라면, 불임은 사실상 부부 간의 결별을 낳는 원인이 된다.
나이가 많으면 번식력도 감소하는데, 이런 연관 관계는 남성보다여성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한 번 사정 시 정자량은 나이를 먹으면서 다소 감소하지만 60대나 70대, 혹은 80대의 남성도 여전히 자식을 볼수 있으며 많은 문화권에서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진다.  - P347

13. Beardsley et al. 1959. - P554

진화적인 관점에서 전 세계적으로 불임과 부정이 이혼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사유라는 사실은 완벽하게 이치에 들어맞는다. 둘 다 장기적 짝짓기의 진화적 존재 이유인 번식 자원을 후대에 남기는 과업이직접적이고 총체적으로 실패함을 의미한다. 이런 사건을 겪는 사람들이 의식적으로 번식 적응도의 손실을 계산하지는 않는다. - P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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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절 반려동물 정책

1 의의

왜 동물인가? 황은정에 따르면, 2017년 국내 반려동물 보유 가구는 전체 가구의 28.1%(4가구 중 1가구)이며, 동물복지를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마련되고 있다(황은정, 2020:26). 2018년 실험동물의 보호와 윤리적 취급을 위한 동물실험윤리위원회는 385개가 설치됐다(농림축산검역본부, 2019). 이는 동물에 대한 관점이 인간의 ‘카운터파트(counterpart)‘로 받아들이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 P301

반려동물(companion animal) 개념은 1983년 10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최된 애완동물과의 관계(human pet relationship) 국제 심포지엄에서 처음으로 사용됐는데, 미국 동물학대방지협회(American Society for the Prevention of Cruelty to Animals)에서는 반려동물이 가정에서, 또는 인간과 밀접한 일상적 관계 속에서 신체적, 정서적, 행동적, 사회적 욕구가 쉽게 충족될 수 있도록 길들여지거나 길들여진 동물이라고 정의하고 있다(박수정 • 김영규, 2022: 93) - P302

2 변화의 방형과 주요 내용

(전략), 반려동물에 대한 소비자의 태도와 자존감, 힐링, 충성도와의 관계를 탐색한 연구(홍재원 외, 2015), 반려인의 고령화 추세에 따라 취약계층 고령반려인의 반려동물 양육경험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확인하려는 연구(이경미 외. 2022) 등이 있다.
물론, 이들 연구 외에도 반려동물을 위한 소비패턴(한희정, 2022) 등의 연구들이 이뤄지고 있으나 반려동물과 인간의 긍정적 관련성을 살피려는 연구들은 소수만이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
لم - P302

이러한 선상에서 지방자치단체는 반려동물과 유기동물의 증가에 따라 반려견의 휴게 공간과 산책로 마련, 반려동물 테마파크 조성, 유기견 보호관리, 공공동물장묘시설설치 등으로(황원경. 손광표, 2021: 14) 동물복지강화에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구체적으로, 동물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에 발맞춰 각 지자체에서도 반려동물 또는 동물복지에 대해 관심이 크게 증가했다. - P303

제 1절 정책의 의의

1 정책의 개념

정책이 과연 무엇인가를 단순히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 정책의 의의는 때로는 한국의 외교정책과 같이 매우 넓을 수도 있고, 또 어떤 경우에는 학교의 야간자율학습정책과 같이 그 범위가 매우 협소한 경우도 있다. 정책이라는 용어가 형성되는데영향을 끼친 다양한 어원들과 정책이라는 용어가 설명하는 범위의 방대함은 정책을 한마디로 정의하는 것을 어렵게 한다. - P21

 드로(Dror, 1968: 12)는 "주로 정부기관에 의해 결정된 미래의 행동지침"으로 정의했고, 다이(Dye, 1984: 1)는 "정부가하기로 혹은 하지 않기로 선택한 모든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코크란 외(Cochran etal., 1999)는 "누가 무엇을 갖는가에 대한 정부 내의 투쟁의 결과물"로 보고 있다. 또 피티스(Peters, 1999)는 "정책은 정부가 직접 하든 다른 기관을 통해서 하든 시민생활에영향을 주는 정부활동의 총합이라고 정의한다. 정정길(2000: 52)은 정책을 "바람직한사회 상태를 이룩하려는 정책 목표와 이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 수단에 대해 권위 있는 정부기관이 공식적으로 결정한 기본 방침"으로 정의하고 있다. - P21

둘째, 정책에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들이 규정돼 있다. 정책 수단에는 문제 해결을 위한 본질적인 실질적 수단과 실질적 수단의 실행을 위해 필요한 기타 수단인 보조적 수단이 있다. - P22

넷째, 정책은 동태적이다. 한번 수립된 정책의 내용은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주변 환경의 변화에 따라 변동할 수 있다. 예산이나 자원이 부족한 경우, 정책 집행 과정에서시민들로부터 극심한 저항을 받는 경우, 또는 정책문제를 야기했던 사회적 환경이 변화된 경우에는 정책의 내용이나 집행 방식도 변화해야 한다. - P22

다섯째, 정책은 갈등을 수반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국민에게 혜택을 주는 정책은 극히 드물다. 코크란 외(Cochran et al., 1999)는 "정책은 누가 무엇을 가질 것인가에 대한투쟁의 결과"라고 말했는데, 이는 정책이 사회적 가치들의 재분배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의미한다. - P22

제2절 정책연구의 필요성

1 정책학의 특징

행정 현상이 행정학의 핵심적인 연구 대상인 것처럼, 정책학은 정책 현상을 핵심적인 연구 대상으로 삼아 정책 내용과 정책 과정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려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정의하면 정책학은 "정책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을 실현하기 위해 정책 내용과 정책 과정에 관한 지식을 문제 지향적, 철학과 행동의 통합지향적 맥락 지향적, 그리고 연합 학문적 방법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다.²


2) 정책학의 주창자인 라스웰은 정책학을 "체계 질서 차원에서 일어나는 공공 및 민간 부문의 정책 과정과 정책 내용에 관한 지식을 다루는 학문"으로 정의했다. 그의 정책학 개념 규정은 ‘체계 질서 차원의 문제 취급‘
을 중시한다. - P24

첫째, 정책학은 정책연구를 통해 인간 존엄성을 좀 더 충실히 구현하는 것을 궁극적인 목적으로 하는 윤리적 학문이다. 인간 존엄성 실현은 민주주의 이념과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라스웰이 주장했듯이 ‘민주주의 정책학(the policy science ofdemocracy)‘이라 부를 수 있다(Lasswell, 1951: 15). - P25

넷째, 정책학은 문제 지향성(problem-oriented), 시간성과 공간성의 맥락성(contextuality),
그리고 순수학문이면서도 응용학문으로서 연합학문 지향성(interdisciplinary) 등의 독특한 패러다임에 따라 정책을 연구한다. - P25

제1절 정책참여자의 의의

정책은 "정부의 문제 해결을 위한 지속적인 의사결정"으로 정의되며, 정책은 환경과 끊임없는 상호작용을 통해 완성된다. - P46

다만, 최근에는 공식적 참여자보다는 비공식 참여자의 역할이 강조되는 추세이고,
그중에서도 정당·이익집단보다는 정책공동체나 NGO 등의 참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즉, 정통적 의미의 공식적 참여자로 대통령(행정수반), 입법부(의회), 사법부,
지방자치단체 등이 중시됐다면, 현재는 비공식적 참여자로 정당, 이익집단, NGO 및시민, 전문가 및 정책공동체, 언론 등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 P47

제2절 공식적 참여자

1 입법부(의회)

정책 과정에 대한 의회의 역할은 국가에 따라(즉, 대통령중심제 국가인가 아니면 내각책임제 국가인가에 따라), 정책 과정에 따라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대통령중심제보다 내각책임제에서 행정부의 발안 비율이 높고, 또 행정부가 제안한 법안의 통과 비율도 높다. 따라서 내각책임제에서는 내각의 권한(정책결정권)이 더 강하고, 대통령중심제에서는 의회의 권한(견제권)이 더 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P47

그러나 18세기 산업혁명을 거쳐 제1,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행정국가화 현상, 즉행정에 대한 전문성 강화, 정책적 대응의 적시성 강조, 행정의 현지화(현장 중시) 등의강조로 의회의 입법기능이 과거보다는 약화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의회에서 법률을의결할 때, 의원입법보다 행정입법이 늘어나는 등 전통적인 정책 집행 기능이 핵심인행정부의 정책 결정에 대한 재량권이 커지고 있다. - P48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회는 정책 과정 전반적인 분야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정책을 직접 만들 수 있는 권한도 가지고 있어의회의 정책 과정에 대한 참여는 매우 적극적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의원들은 지역주민들의 민의(民意)를 대표하는 만큼 지역 주민들의 중지(智)를 의정활동을 통해 적극적으로 반영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한 국회사무처는 19개의 위원회별로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돕기 위해 필요한 전문지식과 정보를 수집·분석하며, 의회의 취지인 행정부의 통제와 감시 기능을 돕고 있다(류지성, 2007). -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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