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루사토 씨의 오른팔, 제가 이것의 소유자예요."
천을 팔 사이에 끼고 손목을 잡는다. 그리고 이마키에게 과시한다. 물론 그도 비슷한 물건을 소지하고 있겠지만, 나의 예상에 의하면, 그는 오른쪽 다리인가? - P37


이마키 일당의 동료이자 이 연립주택에 사는 가족 중 한 명...인데.
"내가 이걸 갖고 있다. 그거면 그의 상황설명으로 충분하지 않나요?"
설마 이런 것을, 평범하게 양보할 리 없잖아? - P38

한껏 눈을 내리깔면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마키는 주박을 회피하듯이 즉시 고개를 돌리면서도, 안구가 갈등에 의한 반복 가로뛰기를 연신 되풀이하고 있다.
"오늘도 날이 덥군요. 오랜만에 팥빙수가 먹고 싶네요. 레몬시럽을 좋아하는데." - P38

외양과 알맹이가 수상쩍은 인물은 지인들 사이에서는 호평, 가만? 그건 나의 구성요소를 전체적으로 커버하고 있잖아? 어딘가에 나온 약을 보고 배워서 절반 정도 아껴두는 편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본인 일이지만, - P39


"우선은 안으로 들어오세요."라며 초대를 받았기 때문에 "그럼 실례."라고 목례를 하며 츠루사토 씨의 집으로 들어갔다. 꺄아, 남정네의 자택에 용건이 있어 보기는 난생 처음. - P39

그 집주인이 이미 사망했다는 상태도 상당히 진기하다. 통로를 따라 안으로 들어가는 이마키의 뒷모습을 이정표 삼아 일정 거리를 두며 따라간다. 그래 봤자 연립주택이라서, 곧 그들이 기다리는 방에 도착하겠지만 집의 구조는 우리 집과 똑같군, 이라며 대충 관찰도 해본다. - P40

양손을 비스듬히 뒤로 뻗어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과 상공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맡긴다. 오오에 가에서 부자유스러운 사치를 만끽하며 살던 시절에는, 이깟 여름 따위는 에어컨에게 24시간 노동을 부과하며 살았다. - P40

"같은 연립주택에 사는 네코부시 케이코라고 합니다. 앞으로 잘좀 봐주세요."
유카타의 양쪽 옷자락을 잡고, 숙녀 풍으로 인사. 이 이름은 예명이나 별명 정도로 해석해 주십시오.
오오에 유나와 사나이 리카, 둘 다 널리 퍼지면 다소 문제가 발생하는 입장이므로,
"유카타 씨는.... 어어 아우, 으음, 노나미 에리나라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 P41

"이런 것, 말씀이세요?"
즉흥적으로 그려진 소라게는 고둥 스타일로, 생물도감의 사진을 흑백으로 만든 것처럼 정밀했다.
"잘 그리네." 키득키득, 요염하게 웃는다. 물론 그것은 주관일뿐. 어디에 사는 아무개 씨라면 ‘찢어진 고무줄을 쭉 늘려 놓은 듯한 미소‘ 라고 평했을지도 모른다. - P42

그래서 나는 아직도 분수 계산을 이해하지 못한다. 이제 와서는별로 중요하지도 않지만.
그러나 이 네 명이서 장소를 에워싸니 흡사 주술 의식 같다. 그나마 내장 같은 것이 사용되지 않아 무미건조하기는 하지만, 그리고 짬짬이 식사를 집어먹어서 그런가? 살림 냄새가 난다, 썩은 냄새가 아니라.
냉방과 이미 지나간 아침 햇살에서 탄생한 푸른 하늘, 그리고보리차. 그런 여름 풍경 속에서, 우리는 음침하게도 거품을 뿜으며 방에서 녹아내리고 있는 것 같았다. - P43

후키가미……. 유카 쪽은 묵묵히, 양쪽 귀에 이어폰을 꽂은 상태쭈그리고 앉은 자세도 무너뜨리지 않는다.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옆에 있는 페트병이나 식사를 입에 가져갈 때뿐.
아참! 아까부터 말한다는 것을 잊고 있었는데, 세 사람의 무릎앞에는 남아 있는 츠루사토 씨의 육체인 왼팔, 오른쪽 무릎부터 아래쪽 다리, 똑같이 왼쪽 다리가 한 개씩 진열되어 있다. 사실은 흉측해서 무시하고 있었다. - P44

"그래서, 내 참가는 인정해 줄 수 있겠어? 기껏 어젯밤, 이 손을 양도받고 의기양양하게 달려온 건데."
거짓말이지만, 아 진실로 거짓말입니다. 나, 이래봬도 식물의인생 쪽을 더 좋아한단다.
나의 아첨에 이마키가 싱긋 웃으며 긴장감을 다소 완화시킨다.
"뭐, 예기치 못한 해프닝이 있으면 더 재미있을 것 같긴 하지만,
게다가 시로타가 없어지면 제가 유일한 남자가 되니까요." -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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