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연주를 위한 이상적인 연습방법
M.Bruser 지음, 김명서 옮김 / 한양대학교출판부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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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문학 도서를 읽으면서 새겨둬야 할 것 같은 문장은 대부분 에버노트에 적는다. 이 책은 그러기에는 난해한 부류 중 하나라 일부만 여기 끄적이고 말기로 했다.


특히 분투의 위험한 형태는 몸이 아플 때까지 연습하는 것이다. 고통을 느낀다는 것은 근육을 지나치게 사용했거나 지나치게 힘을 주어 잘못 사용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많은 연주가들이 손, 팔, 목, 허리, 턱, 입술, 또는 성대에 부상을 입어 오랫동안 어떤 경우에는 영원히, 연주하거나 노래할 수 없게 된다. 가장 유명한 이야기가 피아니스트 Leon Fleisher의 경우이다. 그의 국제적 명성은 오른손의 부상으로 갑작스레 끝나게 됐다.(p.36)


지나친 완벽주의와 경쟁심을 지나친 연습과 긴장을 야기하여 아예 연주를 못하게 만들기도 한다. 의사들은 이것을 과용 신드롬 (overuse syndrome)이라고 부른다.(p.38)


속도는 점차 생깁니다. 같은 패시지를 열 번 정도 연습하면 더 빠르게 치려고 하지 않아도 빨라지게 됩니다. Artur Schnabel은 어떤 피아니스트보다도 실수를 많이 했지만 사람들은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그는 자연스럽게 연주했기 때문에 청중을 감동시킬 수 있었던 것입니다.(p.42)


연주하지 않는 손가락을 건반 위에 놓으면 손과 팔뚝에 긴장이 적어 손이 편안하고 좋은 소리를 낼 수 있다. 또한 손을 편안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손가락을 필요 이상으로 길게 펴고 있으면 안 된다. 손을 편 채로 연주하면 자연스런 손 모양으로 연주할 때보다 힘이 더 들게 된다.(pp.130-131)


독일어에는 '음악적'이란 뜻의 단어가 두 개 있다. Musikantisch는 생리학적으로 음악적이란 뜻으로 음악을 듣고 생각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유형의 음악성에는 초견이나 음감이 좋다거나 쉽게 암기하는 능력 등을 들 수 있다. 반면 Musikalisch는 예술적 음악성을 뜻한다.(p.260)


좋은 내용이 담겨 있는데, 옛날 책이다 보니 편집이 너무 구식이고 폰트 가독성이 처참하다. 신체 공학이 대주제인데, 사진 사용이 적어서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 힘든 것도 많다. 그래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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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내리는 산장의 살인
구라치 준 지음, 김은모 옮김 / 검은숲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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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라치 준이 완전히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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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듭과 십자가 버티고 시리즈
이언 랜킨 지음, 최필원 옮김 / 오픈하우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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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칭얼대기로 하자. 성경. 왜 그렇게 성경 이야기가 많은지, 난 신학에 조금도 관심이 없다. 의식의 흐름이 널려 있는데, 흥미로운 문장은 별로 없는 편이다. 그나마 관심을 끈 문장이 더러 있긴 했지만.


돌이켜보면 굉장히 암울한 나날들이었다. 그는 구약 성서 속 세상에 살고 있었다. 만행과 응징의 땅에.(p.33)


비이성적인 현실과 마주했을 때 합리성은 강력한 적이 될 수 있다.(p.226)


역자 말대로 중반부 이후로는 아주 빠르게 진행된다. 대화문의 기복은 너무나 들쭉날쭉해서 마치 다른 사람이 쓴 것 같기도 하다. 암호 자체도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독자들이 풀기 부적절한 턱에 분위기만 믿고 가는 것이다. 스토리라인이 치밀하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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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 타임 아이스
야마다 에이미 지음, 양억관 옮김 / 민음사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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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다 에이미의 책은 이걸로 세 번째인데, 볼 때마다 세심하고 감정적인 표현에 경탄한다. 굳이 인용해둬야만 할 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혀 이곳에 옮겨 둔다. 등장인물의 이름 일부는 인칭대명사로 대체했다.


썩은 냄새에 가까운, 그러나 결코 불쾌하지 않은, 아니 불쾌하지 않은 게 아니라 더러운 것에 침범당함으로써 나 자신이 맑은 존재임을 자각하게 하는 그런 냄새. 그의 냄새는 나에게 우월감을 주었다.(p.11)


그의 욕설은 아주 음악적으로 들린다. 욕이 안 든 우등생 영어는 지금의 나에겐 불능의 남자가 마시는 김빠진 맥주나 다름없다. 그가 나를 bitch라고 부를 때, 나는 사랑스러운 동지를 보는 기분이다. 그가 bitch 같은 남자라는 것을 전제로.(p.27)


마리아 언니에게 마음을 빼앗기다니 참으로 멋진 취향을 가졌다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한편 지금까지 느껴 보지 못했던 질투라는 감정을 강렬하게 맛보았다. 최후의 한 방울까지 나를 마셔 버리기 전에 컵을 놓아 버리다니. 행실이 나쁜 그를 경멸하려 해 보았다. 그렇지만 그를 경멸하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을 경멸하는 일이었다.(p.59)


마리아 언니는 입을 쩍 벌린 채 멍하니 서 있는 나를 곁눈으로 살피면서 옆에 있던 가운을 걸쳤다.
"네가 나를 이렇게 만들었어."
나는 그게 무슨 말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어 그녀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만일 그 말에 주가 달려 있었다면 나는 서둘러 다음 페이지를 펼쳤을 것이다.
"킴, 네 탓이야."
그래도 모르겠느냐는 듯 마리아 언니는 그 말로 나를 찔렀다.
"무슨 말이야? 모르겠어, 난."
말라 버린 입술을 억지로 적시며 나는 말을 이었다.
"난 우연히 언니에게 그를 만나게 한 것뿐이야. 내가 모르는 사이에 내 남자를 슬쩍한 건 당신이야."
태어나서 처음으로 나는 그녀를 "당신"이라고 불렀다.
"슬쩍하지 않았어."
"슬쩍했어! 그는 내 거야!"
그에게 지배당하고 있다는 자기만족이 사실은 그를 소유하고 있다는 만족감이었다는 사실을,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그리고, 넌 그의 것이고."
"그럼."
"……그러니까 내 것이기도 한 거 아냐?"
"?"
당신은 늘 나에게 어려운 문제를 던져.
나는 마리아 언니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100년간 창고에 잠들어 있던 황금색 숱같이 아득하니 젖은 눈을 하고 있다. 나는 늘 이 눈에 취해 나 자신의 추함을 자각하고, 내가 관계했던 남자를 그녀에게 맡겨 확인하고, 스스로를 열등생처럼 느끼면서 안식을 얻었다. 그녀는 버림받고 가련한 나에게 절대적 존재였다.(pp.61-63)


사랑하고 있다는 말의 의미를 나는 떠올릴 수 없다. 나는 마리아 언니에게 그 생각을 전했다.
"그건 네가 한가운데 있기 때문이야."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이 사람은. 한가운데 있는 건 그가 아닌가.(p.64)


"네가 한가운데 있는 거야." 하고 마리아 언니는 다시 말했다.
"둘이서 나를 괴롭히지 말아 줘."
나는 울었다.
"울면 안 돼, 베이비."
"울지 마, 나의 킴."
두 사람의 목소리가 겹쳤다.
"사랑해, 킴."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내가 오랫동안 동경해 왔던 여자가 가장 어울리지 않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게다가 내가 그녀에 대한 동경을 그만둔 후에.(p.65)


"사랑해?"
그는 대답하지 않는다. 늘 당연하다고 그냥 흘려 버리는, 우리 사이에서 가장 가볍고도 의미 없는 말. 그 말이 가볍게 내뱉을 수 없는, 농도 짙은 어떤 것으로 바뀌어 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p.71)


그는 내 얼굴을 올려다보며 징그럽다는 듯한 표정으로 혀를 찼다. 쯧쯧, 내 모든 것이 너를 위해 만들어진 것 같아. 이 피부를 좀 봐. 손가락으로 누르면 들어가잖아. 손가락을 떼면 같은 속도로 원래 자리로 돌아가.(p.73)


특히 가장 처음 인용한 부분인 "썩은 냄새에 가까운, 그러나 결코 불쾌하지 않은, 아니 불쾌하지 않은 게 아니라 더러운 것에 침범당함으로써 나 자신이 맑은 존재임을 자각하게 하는 그런 냄새. 그의 냄새는 나에게 우월감을 주었다."는 이야기 초반의 주제와도 맞닿아 있는데, 아주 훌륭하게 요약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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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그래픽 세계사 - 그림과 도표로 보는 세상의 모든 지식
제임스 볼 외 지음, 왕수민 옮김 / 민음사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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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그래픽인데 가독성이 몹시 나쁜 놀라운 책. 기획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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