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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나간 마음을 찾습니다 - <유희열의 스케치북> 정민선 작가가 그려낸 선연한 청춘의 순간들
정민선 지음 / 시공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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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자꾸 내 마음을 들여다 보게 된다. 어떤 마음인지.. 내가 제대로 살고 있는건지. 상처 받는거 싫어해서 무엇하나 시작도 못하고 다가가지 못하고 꽁꽁 나만의 틀에 나를 가두고 사는건 아닌지.. 그래 어쩌면 난 그렇게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바보같이 다른사람들도 나랑 다를것 없는데 다른사람들도 똑같이 다 겪고 다 이겨냈는데 난 마음이 약해서인지 이겨내지 못할꺼라고 생각하고 그냥 벽을 만들어 아무도 못들어오게  하면서 살고 있는건 아닌지 생각해보게 된다.

 

이 책은 <유희열의 스케치북>의 작가 정민선님의 감성 에세이이다. 작가님과 나이때가 비슷해서인지 좀더 그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되고 나도 그랬는데 공감하게 되었다. 요즘들어 나와 공감된 이야기에 좀더 귀기울여 지는건 어쩔수 없나보다. 그리고 나 혼자 그런게 아닌데 위로를 받기도 하고 나도 그녀들처럼 씩씩하게 이겨내고자 아니 받아들이고자 노력해보려고 한다. 그녀의 일 이야기 사랑 이야기. 모든 청춘들에게 지나가는 아픔, 기쁨, 추억의 이야기가 책 속에 실려있다. 내가 해보지 못한건 부러워 하기도 하고 그녀가 견뎌냈던걸 나도 견뎌낸걸 보면서 그런 내가 잘 해내왔구나 생각해보기도 한다.

 

누군가 이십대를 지나오며 내게

가장 후회되는 게 무어냐고 묻는다면

제대로 놀지 못한 것.

멋지게 사랑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하리라.

학교 좀 결석한다고, 나쁜 남자와 사랑에 빠진다고,

친구와 노느라 외박을 한다고 내가 어떻게 되지는 않는데,

그냥 그러면 안 될 것 같았던 30년 모범생.

그게 바로 나였다.

조금의 일탈과 약간의 반항은 분명

나를 성장시키는 자양분이 되었을 텐데.

뭐가 그렇게 겁이 났던 걸까? p38

 

이 부분에서 가장 많은 공감을 했던것 같다. 내가 이십대에서 가장 후회되는게 바로 제대로 놀지 못했다는거다. 물론 나도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왔다. 남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닌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그 순간은 최선을 다해서 살아왔다. 하지만 역시 제대로 놀지 못했고, 멋지게 사랑하지 못한것이 가장 후회스럽다. 정말 내가 어떻게 되는것도 아닌데 뭐가 그렇게 겁이 났던 것일까? 오히려 아픔도 견디고 이겼냈다면 좀 더 인생을 똑바로 쳐다봤을지도 모를텐데..그 아픔을 외면하면서 살아왔다. 어렸을때부터 상처받는게 싫었고, 혹시라도 내가 잘 못되지 않을까 생각해서 정해진 규칙대로 살아왔던건 아닐까?

그렇다고 지금 내가 아주 유명하고 똑똑한 사람이 된것도 아닌데.. 조금 즐긴다고 내 인생이 달라지진 않았을텐데..

 

어제의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들만을 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좋아하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보고,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먹고, 좋아하는 책을 읽고,

좋아하는 친구와 수다를 떨었다.

이런 걸 두고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라고 하는 거겠지? p157

 

좋아하는 드라마를 보고,

좋아하는 커피를 마시고,

좋아하는 빵을 먹고,

좋아하는 책을 읽고,

마음에 맞는 친구와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간을 보내는것..

이런걸 두고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라고 하는거겠지?

 

나도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해본다. 지금 당장이라도 할 수 있는것에서 행복을 찾아본다. 그렇게 지친 나를 다독여 본다. 그리고 또 하루를 살아갈 수 있도록 힘내본다. 오늘도 열심히 살아보자 다짐해본다..

오늘은 그녀가 적어내려간 책속의 노래를 들으면 즐겨볼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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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의 마지막 저녁 식사 - 살아가는 동안 놓쳐서는 안 되는 것들
루프레히트 슈미트.되르테 쉬퍼 지음, 유영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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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도 내 인생의 마지막에 어떤 음식이 먹고 싶은지 생각해본적이 없다. <내 생의 마지막 저녁식사> 는 마지막 순간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모인 호스피스'로이히트포이어'에서 일하는 고급 레스토랑 수석요리사 출신의 루프레히트 슈미트의 특별한 요리사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는 호스피스에서 죽음을 앞둔 환자들을 위해 요리한다. 충분히 고급레스토랑에서 부귀영화를 누리면서 살 수 있었다. 요리를 하면서 혹시라도 남겨져 있는 음식을 보면서 자신의 음식이 맘에 들지 않아 남긴건 아닌지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도 하면서 자신의 실력도 쌓고, 새로운것도 개발하면서 남들과 같이 평범하게 살 수 있는 길을 포기하고 사회에 무언가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모든걸 버리고 이곳 '로이히트포이어'라는 호스피스의 요리사로 들어오게 되었다.

 

우리는 영원히 살 것처럼 사랑하고, 꿈꾸고, 일을 한다.

죽음은 삶과 불과 한 발짝 떨어져 있을 뿐인데 말이다.

물론 가끔은 막연하게 '언젠가 죽게 되겠지'라고 생각할 수 있을것이다.

막연하게, 마치 그런 일은 아주 오랜 후에나 있을 것처럼. p7

 

난 호스피스라는 말을 최근에 알게되었다. 그런곳이 있구나. 그냥 요양원정도로만 생각했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살아가기 위해 일하고 있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우리는 죽어가는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건강한 사람들도 사고로 인하여 당장 내일이라도 죽을 수는 있지만 이들은 당장 내일죽을수도 몇달 뒤 죽을수도 몇년 뒤 죽을 수도 있다. 죽음을 앞두고 준비하는 사람들이 모인곳이다. 아픈사람들이 어떤 입맛이 있을까? 아프기 때문에 건강한 사람들보다도 입맛도 없을것이고 많이 먹지도 못하고 자극적인 음식들도 입에 댈 수 없을것이다. 또한 건강을 생각해서 가려먹어야 할것이다. 그래서 그들에게 그런 음식은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자신의 음식의 평가를 기다려서는 안된다. 루프레히트 슈미트는 처음 이곳에서의 생활 적응이 힘들었을것이다. 하지만 이곳 사람들을 이해하면서 하나하나씩 깨달아 간다.

 

정해진 식단대로 식단을 짜기보다는 한사람 한사람이 무엇이 먹고 싶은지에 귀 기울이며 그사람들의 의견을 존중하여 그들이 원하는것을 그리고 그맛을 살릴수 있도록 요리를 한다. 마지막 순간이여서 그런지 어린시절에 맛보았던 어머니의 맛이라던가 특별한 순간에 맛보았던 음식이라던가. 소중한 사람과 함께 먹었던 그 음식들.. 물론 함께 하는 사람이 그 사람이 아니고 그때 만들었던 요리사가 그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똑같은 맛을 낼 수는 없을것이다. 하지만 루프레히트 슈미트는 그때 그 상황을 생각하고 그때 그 맛을 내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그들이 원하는 음식을 만들려고 애쓴다. 누군가는 그에게 피해가 된다고 자신이 먹고 싶은것을 선뜻 말하기 힘들지만 이곳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는 음식을 말한다면 예산에 있어서도 힘들지 모르지만 모두 서로 양보하면서 요리사는 되도록이면 그들이 원하는 요리를 만들려고 애쓴다.

 

입맛이 없기때문에 정말 먹고 싶은 음식을 만들어도 한 숟갈 두 숟갈씩 밖에 못먹는 일들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 그저 그들이 먹고 싶은 음식이 있다는 것에 감사해하고 그들이 조금이라도 더 오래 살 수 있기를 바랄뿐이다. 그러다 자신이 만든 음식을 다 먹으면 더할 나위없이 기쁜것이다. 하루하루 사람들이 죽어간다. 죽은 사람들에게 가장 미안한건 그 사람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다거나 혹은 그 사람이 먹고 싶어했던 음식을 조금 미루다 만들어 주지 못했을때 루프레히트 슈미트는 더 마음이 아프다. 그래서 왠만하면 먹고 싶은 음식이 있는 환자에게 그 음식을 바로 맛볼 수 있도록 노력한다. 그가 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요리를 먹는 환자들도 또 그 가족들도 힘들다.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애쓰고, 힘들모습을 환자에게 보이지 않으려고 애쓴다.

 

그는 그가 할 수 있는 일을 최선을 다해서 하고 있다. 정말 쉬운일이 아닐수 없다. 자신이 잘 할 수 있는일을 누군가를 위해서 일한다는것. 그 자체가 쉬운일이 아니다. 하루하루 사람들은 죽어가고 그런 장면을 늘 봐야하는 일상이다. 잘 지냈던 사람이 내일당장 죽는다는게 당연한 곳이지만 그는 그래도 모두와 소통하려고 애쓴다. 일부러 정을 때려하지 않고 그 사람들의 말에 귀기울이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나도 생각해보았다. 내가 만약 죽음을 앞둔 사람이라면 난 어떤 음식을 먹고 싶을까? 사실 한번도 생각해본적이없다. 내가 죽어가는걸 알고 있다면 나 역시도 입맛이 없을텐데 먹고 싶은게 있긴 할까?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리고 정말 그런순간이 온다면 정말 특별한 누군가와 함께 먹었던 요리가 가장 생각나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다. 당신은 삶의 마지막 순간 어떤 식사를 하고 싶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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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걸과 초식남의 세상, 도쿄 - 일본 JP뉴스 기자의 톡톡 튀는 일본 남녀 엿보기
안민정 지음 / 창해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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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드라마를 보면서 일본이라는곳을 알게되었다. 우리나라에 비해서 일본드라마를 보면 현실적인 모습의 그나라의 생활풍습, 남녀의 이야기라던가, 사회의 모습이 많이 담겨있어 많은 것을 알게된다. 최근에는 일본드라마를  많이 접하지 못하고 있는데 <모리걸과 초식남의 세상, 도쿄>를 보면서 좀 더 리얼한 일본인의 남녀의 생활을 엿볼 수 있었다. 그리고 다른 지역에 비해서 점점 변화해가고 있는 도쿄의 모습이 왠지 모르게 씁쓸해지기도 했다.

 

도쿄는 물가가 비싸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드라마에서 봐도 일본은 월세가 만만찮다. 일본에서 살다 온 사람들도 월세값이 비싸고 교통비도 비싸고 여자들이 살기 좋은 곳일지 모르지만 역시 그 물가는 무시못한다는 얘기를 종종 듣곤했다. 그런 도쿄가 어떤곳인지 너무너무 가보고 싶지만 아직 일본은 여행해보지 못했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서 좀 더 일본 아니 도쿄인에 대한 시각이 좀 많이 부정적으로 바뀌게 되었다. 아니 부정적이기보다는 지금 일본이 많이 변화하고 있구나.. 그렇게 잘 사는 일본이고 또 그만큼 성장한것도 많이 배울점이라는것도 알고 있지만 또 그렇게 힘든만큼 많은 사람들이 어려워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오타쿠라는 말이 사실 부정적인 말이 아니였는데 어느순간부터 부정적인 말로 바뀌게 되었다. 무언가 하나에 빠진사람. 그로인해 사회적으로 적응하기도 힘든사람을 뜻하기도 한다. 그리고 히키코모리. 한장소 자신의 방에서만 살고 있는 사람. 사회와 단절하고 가족에게 의지하면서 자신의 방에서 나오지않고 생활하는 사람을 말한다. 이런사람들이 늘고 있다. 경제적으로도 힘들고 그로인해 사회생활에 적응하기 힘든사람들이 점점 이런식으로 변화하는 사람들이 생기고 있는것이다. 취업하기 힘들어서 니트족, 프리타족이 점점 생겨나고 자신의 미래에 대한 걱정없이 그냥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는것이다. 그로인해 몇년전에 아무죄도 없는 지나가는 시민을 그냥 칼로 죽이는 사태도 벌어지기도했다. 자살하는 사람의 수도 증가하고 있다. 잘 사는 나라인 일본도 경제상황은 안좋기 마찬가지고 그로인해 부정적인 사람들도 꽤 많아진것이다. 그런 사회현실이 너무 씁쓸하고 생각해보지 않을 문제가 아니였다.

 

또한 남의 눈을 의식하는 습관도 어떻게 보면 너무 자신을 피곤하게 하면서 살고 있는건 아닌가 생각하게 만든다. 물론 중요하다. 다른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이기 때문에 남을 의식하지않고 자시만 챙기는것도 문제가 있지만 자기 스스로도 약속시간에 10분 이상 늦으면 용서할수 없는것이다.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신경쓰고 내가 좋다는것보다 남이 좋다고 줄서있는것만 보아도 어떤줄인지도 모르고 무작정 줄부터 서고 본다고 한다. 비지니스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것 같았는데 다음날만 되면 없었던 일로 하겠다고 하는것도 다른 사람 앞에서는 미소로 자신을 가리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늘 친절하려고 노력하는 그 모습이 가식이게 느껴질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그 또한 너무 남의 눈을 신경쓰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화장실에서 볼일 보는 소리도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물내리면서 볼일을 보는것으로 인해 물 사용량이 증가하고 그로인해 볼일보는 소리가 나오는 기계를 만들어 대박 히트를 하게 한 상품도 대단하지만 그만큼 너무 예의를 차려서 생기는 일이라고 생각하니 웃지 않을수 없다.

 

경제가 한창 좋을때는 한창 명품족이 많았었던 일본이였는데 지금은 저렴한 가격의 유니클로의 옷을 많이 입는다고 한다. 비슷한 옷스타일이 많아지니깐 리폼을 해서 입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고 한다. 디저트를 좋아하는곳이고 또한 디저트가 많이 발달한 나라답게 살이 쉽게 쪄서 다이어트에도 관심이 많다. 그들이 보기에는 한국여자는 먹는거에 비해 살이 많이 찌지 않는다고 생각하나보다.(실제로는 아닌것같은데..) 모델들이 현실적으로 입을수 없는 명품옷들의 패션쇼보다는 현실감 있는 모델들이 실제로 입을 수 있는 옷들을 입고 나오는 패션쇼에 더 열광하고, 더치페이가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고, 서서도 충분히 술을 먹거나 식사를 할 수 있고, 혼자서도 고기를 구워먹는것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나라. 좋은것에 그만한 기다림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 기다리는 인내심.남녀의 만남의 기회가 점점 줄어들어 결혼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젊은이들. 이 모두가 지금의 일본을 가리키고 있다.

 

경제적인 부분만 많이 해결된다면 여자혼자살기에도 충분히 매력적인 나라가 아닐수 없다. 나도 드라마를 보면서 일본이라는 곳이 어떤곳인지 많이 알게되고 또 호감이 가게되고 동경했던 곳이였던 도쿄였는데 이 책을 통해서 더 많은 것을 알게 되었던것같다. 좀더 리얼하게 지금의 도쿄를 말해주고 있고 그로인해 지금 일본도 얼마나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지 젊은이들의 생각관이나 요즘유행하는 말들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가깝고도 먼 이웃나라 일본. 우리나라랑 같으면서도 다른점이 꽤 많은 일본. 다시 알게되는 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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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
공지영 지음 / 오픈하우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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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 어떤 학교일지 궁금했다. 무엇을 가르치는 곳일까? 그리고 난 이 학교의 세계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곳에서는 공지영이 만나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었다. 지리산에 귀농하여 살고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가장 많이 등장하는 버시인. 그는 말그대로 시인이다. 버시인은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혼자 살고 있는 버시인이 아프면 죽을 써다주는 여자들, 버시인 보겠다고 지리산에 오는 여자들.. 많은 여자들이 그를 보기 위해 어떻게든 인연을 만들기 위해 전화하고 귀찮게 한다. 그럼 그는 "...가보숏 ...마세욧.."이런말들로 차시남(차가운 시골남자)의 느낌으로 여자들을 내쫓곤한다. 그리고 낙시인. 낙장불입이라는 뜻으로 낙시인이라 불리는 그는 지리산에서 만나게 된 여자 고알피엠여사와 눈이 맞아 결혼해서 지리산에서 살고 있다. 긴머리에 수염에 오토바이를 몰고 다닌다.

 

그밖에도 종종 등장하는 여러사람들이 있다. 강남좌파, 꽁지작가, 최도사, 소풍주인, 도법스님, 수경스님, 연관스님등.. 그들중은 술을 무척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어 만나면 돈이 없어도 술을 마시면서 즐긴다. 연봉 200만원으로 먹고 사는 시인도 있고, 연세 50만원에 사는 사람들도 있다. 이 모든게 지리산이기에 가능하다. 소박하기 때문에 가능한것이다.

 

서울에서 돈잘벌고 잘 살다가도 앞으로의 노후를 생각하며 내가 왜 이러고 있지 의문을 품고 내려오는 사람들도 있다. 사람들은 서로 모여서 그렇게 살아가는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고 재미있는 인생을 산다. 비록 고기를 자주 먹지 못하지만 자신이 직접 가꾼 야채들로 식탁을 차리기도 하고 때로는 없는 살림이지만 그것을 나누어 함께 먹기도 한다. 이곳에 정착하게 된 사진작가는 자신이 사는곳에 마침 지리산 둘레길이 생겨 등산하는 사람들이 지나가다 자신의 사진전을 관람하며 또 기분좋으면 한컷 사기도 하는 그런일에 행복을 느낀다. 또 그들중은 악기를 잘 다루는 사람들끼리 모여 작은 밴드를 구성해 돌아다니며 연주를 하기도 한다. 지리산 근처 공방을 차려 자신이 하고 싶은 일도 하면서 '소풍'이라는 작은 카페를 만들어 5000원에 아주 맛있는 팥빙수를 먹을 수 있는곳도 있다.

 

지리산 인근의 사람들 하나둘 모여 학교를 열고,

웃으며 술도 마시고 사람도 알아가며 즐겁게 배우다

 

이런 그들이 모여서 학교를 차렸다. 지리산 행복학교. 이곳의 위치는 없다. 늘 어딘가에서 수업이 이루어진다. 수강료 석달에 10만원으로 강사들은 한달에 7만원의 강습비를 받는다. 그나마 시인은 둘이여서 3만5천원이라고 한다. 이곳에는 목공예반, 천연염색반, 도자기반, 사진반, 기타연주반, 퀼트반, 그림반, 숲속걷기반, 시문학반 등의 아홉개의 반을 꾸릴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여기저기 입소문을 타고 꽤 수강생이 모이게 되었다. 그리고 함께 배우며 즐기며 또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술도 마시고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서로를 알아가며 배우게 된다.

 

이곳이 바로 '지리산의 행복학교'이다. 비록 가진게 많지는 않지만 돈도없지만 있는만큼에서 사용하고 필요한건 직접만들기도 하면서 평온하게 하루하루를 즐기면서 산다. 돈이 필요하면 주말에 주차요원으로 알바를 하는 최도사도 있고, 국가 자격증이라고는 오토바이 면허증만 있는 낙시인, 그래도 꽤 귀하게 자랐는데 낙시인을 처음보고 이사람이다 생각하고 결혼하면서 소박하게 살고 있는 고알피엠여사, 늘 여자가 끊이지 않지만 여자를 싫어하는 버시인, 그리고 이들과 친구인 꽁지 작가까지.. 많은 이들이 지리산에서 살아 숨시며 살고 있다.

 

가끔 나도 시골에 가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적은 있다. 서울의  이 답답한 도시에서 벗어나 조용하고 평온한곳에서 돈걱정 없이 그렇게 살고 싶은 순간들이 오곤한다. 있으면 있는데로 없으면 없는데로 소박하게 사는것도 나쁘지 않은데 작은 욕심들이 점점 커져서 나를 괴롭히곤 한다. 그럴때 이런 지리산 사람들을 생각하니 왠지 모르게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사는 사람들이 더 행복해 보이네. 자신의 삶을 즐기면서 마음을 비우고 편히 살면 더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텐데 괜한 욕심을 부리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나는 시골에서 살면서 소박하게 사는 삶을 만족하면서 평생을 살아갈 자신이 있는건 아니다. 하지만 조금 맘을 편하게 하면 그래도 지금보다 더 인생을 즐기면서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악양에 산다

 

악양에는 없는 것이 너뭄낳아

삼층집도 없어 아파트도 없어

악양에는 없는 것이 너무너무 많아

색시집도 없어 비닐하우스도 없어(요즘 좀 생겼지만)

난 악양에 산다 난 악양에 산다.

섬진강가 은모래 반짝이는

지리산 자락 햇볕 쏟아지는

난 악약에 산다.

 

악양에는 좋은 것이 너무 많아

바람에 춤추는 청보리밭 키 낮은 돌담

악양에는 좋은 것이 너무너무 많아

맛있는 대봉감 뛰는 아이들의 맑은 웃음소리

난 악양에 산다 난 악양에 산다.

섬진강가 은모래 반짝이는

지리산 자락 햇볕 쏟아지는

난 악약에 산다.

 

악양. 그것은 지리산의 다른 이름, 그것은 경쟁하지 않음의 다른 이름, 그것이 지이(智異), 생각이 다른것을 존중하는 이름, 그것은 느림을 찬양하고 생명을 존중하는 이름.. p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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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을 읽고 리뷰를 작성해 주세요
그냥 - Just Stories
박칼린 지음 / 달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난 박칼린을 잘 몰랐다. 많은 국민들이 봤다던 <남자의 자격>도 띄엄띄엄 스쳐지나가듯 보았던게 전부였고 그 유명한 합창대회장면도 보지 못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남자의 자격>의 박칼린을 잘 알고 있을것이다. 얼굴과 이름이라도. 그녀는 한국인 아버지와 리투아니아인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아이다. 어린시절 한국의 부산에서 자랐고 학창시절은 엄마가 있는 외국에서 자랐다. 어린시절 그녀는 첼로를 배웠다. 첼리스트가 될 수도 있는 그녀였지만 그녀는 한국에서 국악과를 전공하게 되었다. 음악에 있어서는 남다른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듯 했다. 그녀는 여러 사람들과의 인연을 가졌다. 학창시절 자신을 가르쳐준 그리고 돌봐준 미세스 K, 그리고 미스터 M. 그들은 부모는 아니지만 학교와 집까지의 거리가 먼 그녀를 위해 집에서 직접 돌봐주기도 하고, 학교와 집까지 태워다 주신분들이다. 음악에 있어서 많은 지지를 해주고 도움을 주신분들이다. 그리고 지금 그녀와 함께 일하는 많은 음악하는 사람들. 그녀가 어린나이에 처음으로 맡게 된 뮤지컬 <명성황후>의 음악감독이 되기까지. 아무도 그녀를 신뢰하지 않아도 오로지 그녀의 실력으로 모두를 믿게 만드는 카리스마. 그녀와 같이 일하는 사람들은 그녀를 무서워한다. 하지만 그녀가 그렇게 되기까지 자신만의 철칙을 지키고 노력하면서 지금의 박칼린을 만든것이다. 사실 참 멋졌다. 어쩜 저렇게 카리스마 있을 수 있을까? 큰키에 뚜렷한 이목구비가 그녀의 성격을 말해주는듯 싶다. 어떤것이든 시작하면 확실히 한다. 그녀는 어린시절부터 학창시절 성인에 이르기까지 정말 판타스틱한 삶을 살아왔다. 외국인이라는 느낌도 있지만 한국가 외국을 오가면서 영어도 잘하고 또 한국어도 잘했다. 그리고 선생님이었던 그녀의 어머니의 교육방식이 그녀를 자신의 삶을 스스로 이끌수 있도록 큰 영향을 끼쳤다. 누군들 어느 부모 안그랬겠냐만은 다양한걸 보고 경험하고 직접 부딪혀서 일깨우게 하는것들이 그녀를 더욱 강하게 했다. 호기심 많고 그 호기심의 답을 알아낼때까지 도전하고 자신만의 생각 공상 하나 무시하지 않고 적고 기억하는 습관들.. 그리고 자신에게 온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고 찬스로 만드는 용기. 어느하나 버릴것 없는 그녀의 도전 정신. 자신의 사람들로 만드는 그녀의 매력. 참 많은 사람들과의 인연을 소중히했다. 어느 한 분야에서 꽤 이름 있는 사람부터 시작해서 그녀가 키우고 있는 제자들까지. 참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자주 만나지 못해도 항상 응원하고 스쳐가는 인연 하나 하나가 그녀에게 소중한 만남이었다. 그런점이 참 닮고 싶었다. 누군가와의 만남. 그리고 그 인연을 소중히하고 관계를 유지하고 항상 응원하는 모습. 사람을 좋아하는 그 모습이 좋았다. 그녀는 구름여행을 떠난다. 시간이 생기면 마음 맞는 사람끼리 무작정 떠나는것이다. 가고싶을 곳을 정하고 모두 둘러보고 아무 계획없이 훌쩍 떠나는 여행. 그런 자유로움이 그녀를 더욱 멋스럽게 했다. 그래서 또 더 열심히 일을 할 수 있는 힘을 주는것같다. 뮤지컬의 세계가 또 한편 멋졌다. 나도 뮤지컬은 너무너무 좋아한다. 너무 좋아하지만 제대로 된 공연 큰 공연은 너무 비싸서 감히 엄두를 못내고 있어서 그렇지 정말 보고싶은 뮤지컬은 참 많다. 참 멋있다. 무대, 노래, 춤, 연주, 조명, 배우 등 어느 하나 빠짐없이 다 멋있고 그 조화들이 내 심장을 뜨겁게 만들어주곤한다. 왠지 모르게 살아있는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런 살아있는 현장의 음악감독 박칼린. 무대에 오르는건 관객과의 약속이다. 무슨일이 있어도 쇼는 계속되어야한다. 사고가 나지 않도록해야하며 아프지말아야하며, 하다못해 누군가 돌아가셔도 무대는올려져야한다. 그게 다 자기관리인것이고 관객과의 약속이기에 하나하나 개인의 사정은 핑계가 될 수없는것이다. 조금은 냉정하지만 또 관객의 입장에서는 틀린말은 아니란 생각이들었다. 내가 느낀 그녀는 너무 멋지다는것이다. 일에 있어서도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최선을 다하며 혼자만의 시간도 즐길 줄 알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난 그녀처럼 살 순없지만 그래도 그녀만큼 삶을 즐길줄 알며 살고 싶었다. 한사람 한사람과의 인연을 소중히하고 나에게 온 기회를 두렵다고 무섭다고 놓쳐버리는일은 더이상 하고 싶지않았다. 여행도 많이 하면서 세상에서 가르침도 배우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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