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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
공지영 지음 / 오픈하우스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 어떤 학교일지 궁금했다. 무엇을 가르치는 곳일까? 그리고 난 이 학교의 세계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곳에서는 공지영이 만나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었다. 지리산에 귀농하여 살고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가장 많이 등장하는 버시인. 그는 말그대로 시인이다. 버시인은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혼자 살고 있는 버시인이 아프면 죽을 써다주는 여자들, 버시인 보겠다고 지리산에 오는 여자들.. 많은 여자들이 그를 보기 위해 어떻게든 인연을 만들기 위해 전화하고 귀찮게 한다. 그럼 그는 "...가보숏 ...마세욧.."이런말들로 차시남(차가운 시골남자)의 느낌으로 여자들을 내쫓곤한다. 그리고 낙시인. 낙장불입이라는 뜻으로 낙시인이라 불리는 그는 지리산에서 만나게 된 여자 고알피엠여사와 눈이 맞아 결혼해서 지리산에서 살고 있다. 긴머리에 수염에 오토바이를 몰고 다닌다.

 

그밖에도 종종 등장하는 여러사람들이 있다. 강남좌파, 꽁지작가, 최도사, 소풍주인, 도법스님, 수경스님, 연관스님등.. 그들중은 술을 무척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어 만나면 돈이 없어도 술을 마시면서 즐긴다. 연봉 200만원으로 먹고 사는 시인도 있고, 연세 50만원에 사는 사람들도 있다. 이 모든게 지리산이기에 가능하다. 소박하기 때문에 가능한것이다.

 

서울에서 돈잘벌고 잘 살다가도 앞으로의 노후를 생각하며 내가 왜 이러고 있지 의문을 품고 내려오는 사람들도 있다. 사람들은 서로 모여서 그렇게 살아가는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고 재미있는 인생을 산다. 비록 고기를 자주 먹지 못하지만 자신이 직접 가꾼 야채들로 식탁을 차리기도 하고 때로는 없는 살림이지만 그것을 나누어 함께 먹기도 한다. 이곳에 정착하게 된 사진작가는 자신이 사는곳에 마침 지리산 둘레길이 생겨 등산하는 사람들이 지나가다 자신의 사진전을 관람하며 또 기분좋으면 한컷 사기도 하는 그런일에 행복을 느낀다. 또 그들중은 악기를 잘 다루는 사람들끼리 모여 작은 밴드를 구성해 돌아다니며 연주를 하기도 한다. 지리산 근처 공방을 차려 자신이 하고 싶은 일도 하면서 '소풍'이라는 작은 카페를 만들어 5000원에 아주 맛있는 팥빙수를 먹을 수 있는곳도 있다.

 

지리산 인근의 사람들 하나둘 모여 학교를 열고,

웃으며 술도 마시고 사람도 알아가며 즐겁게 배우다

 

이런 그들이 모여서 학교를 차렸다. 지리산 행복학교. 이곳의 위치는 없다. 늘 어딘가에서 수업이 이루어진다. 수강료 석달에 10만원으로 강사들은 한달에 7만원의 강습비를 받는다. 그나마 시인은 둘이여서 3만5천원이라고 한다. 이곳에는 목공예반, 천연염색반, 도자기반, 사진반, 기타연주반, 퀼트반, 그림반, 숲속걷기반, 시문학반 등의 아홉개의 반을 꾸릴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여기저기 입소문을 타고 꽤 수강생이 모이게 되었다. 그리고 함께 배우며 즐기며 또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술도 마시고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서로를 알아가며 배우게 된다.

 

이곳이 바로 '지리산의 행복학교'이다. 비록 가진게 많지는 않지만 돈도없지만 있는만큼에서 사용하고 필요한건 직접만들기도 하면서 평온하게 하루하루를 즐기면서 산다. 돈이 필요하면 주말에 주차요원으로 알바를 하는 최도사도 있고, 국가 자격증이라고는 오토바이 면허증만 있는 낙시인, 그래도 꽤 귀하게 자랐는데 낙시인을 처음보고 이사람이다 생각하고 결혼하면서 소박하게 살고 있는 고알피엠여사, 늘 여자가 끊이지 않지만 여자를 싫어하는 버시인, 그리고 이들과 친구인 꽁지 작가까지.. 많은 이들이 지리산에서 살아 숨시며 살고 있다.

 

가끔 나도 시골에 가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적은 있다. 서울의  이 답답한 도시에서 벗어나 조용하고 평온한곳에서 돈걱정 없이 그렇게 살고 싶은 순간들이 오곤한다. 있으면 있는데로 없으면 없는데로 소박하게 사는것도 나쁘지 않은데 작은 욕심들이 점점 커져서 나를 괴롭히곤 한다. 그럴때 이런 지리산 사람들을 생각하니 왠지 모르게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사는 사람들이 더 행복해 보이네. 자신의 삶을 즐기면서 마음을 비우고 편히 살면 더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텐데 괜한 욕심을 부리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나는 시골에서 살면서 소박하게 사는 삶을 만족하면서 평생을 살아갈 자신이 있는건 아니다. 하지만 조금 맘을 편하게 하면 그래도 지금보다 더 인생을 즐기면서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악양에 산다

 

악양에는 없는 것이 너뭄낳아

삼층집도 없어 아파트도 없어

악양에는 없는 것이 너무너무 많아

색시집도 없어 비닐하우스도 없어(요즘 좀 생겼지만)

난 악양에 산다 난 악양에 산다.

섬진강가 은모래 반짝이는

지리산 자락 햇볕 쏟아지는

난 악약에 산다.

 

악양에는 좋은 것이 너무 많아

바람에 춤추는 청보리밭 키 낮은 돌담

악양에는 좋은 것이 너무너무 많아

맛있는 대봉감 뛰는 아이들의 맑은 웃음소리

난 악양에 산다 난 악양에 산다.

섬진강가 은모래 반짝이는

지리산 자락 햇볕 쏟아지는

난 악약에 산다.

 

악양. 그것은 지리산의 다른 이름, 그것은 경쟁하지 않음의 다른 이름, 그것이 지이(智異), 생각이 다른것을 존중하는 이름, 그것은 느림을 찬양하고 생명을 존중하는 이름.. p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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