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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여자의 인생에 답하다
마르기트 쇤베르거.카를 하인츠 비텔 지음, 김희상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책 속에서 책을 만나는 이야기는 언제나 반갑다. 내가 알지 못하는 책들이 수두룩하고.
그걸 누군가가 나에게 소개시켜준다. 어떤 책을 읽을지 모를때, 내 마음이 이런데 이럴땐 무슨책이 좋을까?
고민이 될때..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즐겁다.
그렇게 만난 '소설, 여자의 인생에 답하다'는 나의 책 읽는 즐거움을 한층 더해줬다.
낭만적인 사랑을 꿈꾸는 당신에게는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무기여 잘 있거라',
강한 여자로 낙인찍힌 당신에게는 펄S. 벅의 <여인들의 별채>를,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은 당신에게는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예고된 죽음의 연대기>를,
자신의 출신이 부끄러운 당신에게 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을,
나이드는 것이 두려운 당신에게 존 맥스웰 쿳시의 <추락>을 추천해준다.
낭만적인 사랑을 꿈꾸는 이들에게 추천해주는 <무기여 잘 있거라>는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소설이다.
전쟁으로 팔과 다리를 잃은 헨리는 틈만나면 술을 마신다. 그러던 헨리는 간호사 캐서린 버클리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몸을 회복한 헨리는 다시 전선으로 나가게 되는데 적에게 포로로 잡히게 된다. 하지만 간신히 탈출하고 캐서린을 찾아간다.
캐서린은 임신중이었다. 헨리는 그녀와 함께 하기 위해 스위스로 탈출한다. 행복하게 살려고 했지만 캐서린은 사산한뒤 사망하고 만다.
사랑을 위해서 모든것을 버리고 떠나왔는데 결국 그 사랑이 떠난 슬픔에 독자들도 눈물을 흘리게된다.
세상에 이런 사랑도 있구나 변하지 않는 그 사랑을 꿈꾸는 이들에게 추천해준다.
여인들의 별채는 1946년에 발표한 중국의 최상위층에 속하는 대부호의 집안을 그린 작품이다.
장부를 관리하는 인물은 '첫부인' 우 부인 이다. 우부인은 대궐 같은 집에서 많은 사람을 관리한다.
우부인은 남편의 생일날 둘째 부인을 선물할 생각이었다. 아내의 의무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자유를 얻고 싶어서였다.
그래서 자신이 읽고 싶었던 많은 책들도 읽을 생각이었는데 자신의 예상과는 달랐다.
자식들 결혼을 위해서 오히려 더 바빠지게 되었고,
남편에게 둘째부인을 선물하면 오히려 셋째부인을 데리고 들어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 마음을 고쳐먹기로 한다.
조금은 무능력한 남자와 강한여자. 하지만 이 소설의 주제는 사랑이다.
너무 강한 여자라는 부담감을 갖고 있다면 모든것에 완벽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어 그 부담감을 조금은 덜게 해주는 소설이다.
<예고된 죽음의 연대기>는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품으로 새벽의 몇 시간 동안 이뤄진 일을 사건 기록 형식으로 묘사한 작품이다.
이 작품의 중심은 결혼식에서 시작된다. 돈많은 남자가 백치미의 처녀와 결혼을 하는데 이날 신부의 형제들은 살인을 저지른다.
이유는 신랑이 신부가 처녀가 아니라는 소문을 듣고 친정으로 돌려보냈기때문이다.
작가는 이 사건의 목격자들의 이야기를 독자가 직접 귀로 듣고, 코로 냄새를 맡으며 맛보는것 같이 묘사해서
흡입력이 있는 작품을 만들어준다. 남자가 들은 소문때문에 생긴 일로 시작된 살인사건은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사람들에게 자유롭게 말해준다.
<위대한 유산>은 자신의 출신을 부끄럽게 여기는 핍의 이야기이다. 핍은 누나와 매형의 보살핌에 자란다.
농장에서 일하면서 소박하게 살고 있는 핍은 이상한 성격의 중년 여인을 알게 되면서 현재와는 다른 꿈을 꾸기 시작한다.
그 중년 여인의 딸에게 잘 보이는 멋진 신사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 여기서 핍이 할 수 있는것은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런던으로 가서 신사가 되는 교육을 받아 신사가 되면 유산을 주겠다는 후원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신사가 되기 위해서 돈을 빌리고 펑펑 쓴다. 그렇게 되면 자신은 유산을 물려 받을 수 있기때문이다.
하지만 알고보니 후원자는 미치광이에 지나지 않았다. 그래서 오히려 모든걸 잃게 되었다.
<위대한 유산>은 핍의 이야기를 통해 어려운 순간일수록 더 차분하게 살아가는 지혜가 필요함을 일깨워준다.
존맥스웰 쿳시의 <추락>은 늙어가는 인간의 심리를 그린 소설이다.
한 중년의 남성 루리는 인생에 있어서 섹스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런 그가 여대생과 맺는 관계는
낭만적 사랑이 아닌 성적 욕구에 가까웠다. 학교에서 이런 사실을 알게되고 루리는 학교에서 쫒겨나게 된다.
루리는 자신의 딸 루시를 찾아간다. 그곳에서 딸과 아버지는 서로를 이해하려 들지 않아 힘들어한다.
그런 찰나에 딸은 강간을 당하고 루리는 폭행을 당한다. 그리고 서로 다른 방식으로 더 괴로워하게 된다.
루리는 아무 반항도 못한채 늙어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늙어감의 심리를 묘사해준다.
그런 루리의 모습이 어쩌면 나이들어가는 것을 두려워 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읽고 싶은 책들이 참 많았다.내가 읽을책들에 공감도 해보고 읽어보지 못한책들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무더위에 지친 밤에 한번쯤 펼쳐보면 좋을 재밌는 책들이 다양하게 수록되어 있었다.
기회가 되면 읽어보고 싶은 책들부터 하나씩 읽어보고 싶다.
역시 문학을 통해서 문학을 알아가는 것 또한 재밌는 발견인 것 같다.
그리고 그 문학을 통해 인생을 배워가는 것도 즐거운 시간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