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봤어 - 김려령 장편소설
김려령 지음 / 창비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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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정수현은 어느 모임에서 신인작가 서영재를 만난다.

자신을 쳐다보는 당당한 시선에 그녀를 사랑하게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출판사의 편집자로서 그녀를 만나게 되고 개인적으로도 만나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수현에게는 부인이 있었다. 일하고 있는 출판사 사장의 소개로 만났다.

그녀도 글을 쓰는 작가였다. 성격과는 다르게 글을 잘써 책도 꽤 잘 나갔다.

그녀가 수현과 결혼하기로 맘먹고 그들은 사랑이 없는 결혼을 했다.

함께 있어도 다른 사람과 있는 것 같은 시간. 어쩌면 그것이 그들을 숨막히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수현에게는 미워할수도 사랑할 수도 없는 엄마가 있다.

어린시절 형은 아빠에게 죽어라 맞았고 그런 형은 수현을 죽어라 때렸다.

어렸을때의 안좋은 기억때문인지 수현은 밝은 사람은 아니었다. 그래도 인기 있는 소설의 작가가 되었다.

사람들은 개천에서 용났다고도 말한다. 지금의 아내는 개천에서 난 용을 가지기로 한것이다. 다른 가족이 아닌 딱 그만..

 

 

 

남들이 보기에도 부부같지 않았던 부부..

소설은 수현의 어린 성장시절과 지금을 반복해서 보여준다.

수현의 형이 아버지를 죽이고 수현은 자신의 형을 죽였다. 너무 반복된 매질로 인해서 힘들었던 형제들..

사고로 죽은것처럼 되어있지만 수현도 그 과거를 잊을 수는 없었다.

어린시절 따뜻한 밥상을 만들고 자신을 기다리는 엄마를 원했다.

하지만 언제나 공사판 소장들의 무릎에 앉아있던 엄마였다. 그에게 따뜻했던 성장시절은 없었다.

그런 아팠던 과거들과 사랑하지 않은 여자와 살고 있는 그에게 진짜 사랑이 찾아온것이다. 바로 서영재라는 여자.

 

 

 

처음봤을때부터 안고 싶었다. 누군가를 사랑해본적이 없는 그였기에 지금 이 감정이 사랑인지,

자신이 누군가를 사랑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 믿기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언제나 당당한 그녀의 모습. 자신의 생각을 솔직히 말했던 모습. 항상 보고 싶고 안고 싶었다.

어느날 수현의 아내는 자살을 한다. 더이상 힘들게 살고 싶지 않았나보다.

수현은 아내를 사랑하지도 않았고 딱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던것도 아니지만

결국 자신이 그녀를 죽인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그녀의 과거를 알아보게 된다.

그녀도 자신처럼 아팠던 과거들로 힘들어했다는 것을.. 그렇게밖에 살 수 없었다는 것을..

 

 

 

영재와 함께 부인의 납골당에 찾아가 지금의 사랑을 보여준다.

그게 그에게는 어떤 의미인지 모르지만 늦게 만난 자신의 사랑을 그녀에게 알려주고 싶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하지만 수현은 결국 그녀를 놓아줄수 밖에 없게 되었다.

그건.. 그가 살아온 환경으로 인해 사랑하는 영재를 때리고 말았기때문이다.

잘못됐다는걸 알면서도 멈출 수 없었다. 함께 있고 싶었는데 영재가 바쁘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그걸 받아들이지 못한 수현을 결국 그녀에게 손찌검을 한 것이다.

때리면서도 눈빛으로 그녀에게 도망가라고 말하고 있었는데 그녀는 꼼짝않고 맞았다.

결국 후배에게 전화를 걸어 일을 수습했지만 그녀를 다시 만날 자신이 없었다. 보고 싶었지만 볼 수가 없었다.

 

 

 

그녀는 여전히 수현을 사랑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함께 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한다.

수현은 후배와 그녀 영재에게 자신의 마지막 책을 맡긴다. 그리고 그 또한 자살을 한다.

많이 힘들었던 수현.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았지만 결국 그가 겪었던 성장과정이 다시 그를 묶어버리고 말았다.

이제야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행복하게 잘 살고 싶었지만 자신의 실수로 그 행복한 삶마저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그가 소설을 쓰게 되면 첫문장은 '너를 봤어'로 시작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바램을 후배와 영재가 완성해주었다.

 

 

 

김려령의 작품은 '완득이' 이후로 오랜만이다. 그때의 느낌과는 많이 달랐던 '너를 봤어'

지독한 사랑이야기가 아닌 한남자의 사랑. 하지만 그 사랑이 아름답지만은 않았던 과정이 안쓰러웠다.

어눌한 자신의 성장과정에서 빛을 내어주었던 그 사랑을 결국 스스로 버릴 수밖에 없었던 자신이 원망스러웠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결국 스스로 목숨을 버렸던게 아닌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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