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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여신 백파선
이경희 지음 / 문이당 / 2013년 6월
평점 :
남편이 사고로 죽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버리고 조건이 맞아서 했던 결혼이었다.
함께 사는동안 그렇게 행복하진 않았다. 그렇다고 결혼을 깰 생각은 없었다.
남편도 사랑하는 사람과 여행을 다녀왔다 사고를 당한 것이다.
시아버지는 여자에게 위자료를 주기 위해 조건을 내걸었다.
백파선이라는 사기장이 연인에게 만들어 주었던 사발을 찾아달라고 부탁한다.
여자는 사발의 행적을 찾기 위해 일본 아리타로 향한다. 그리고 오래전의 시간여행이 시작된다.
파선은 남편 상근과 가맛골 사람들과 함께 배를 타고 일본을 가는 중이다.
시게마사 영주가 좋은 자기를 만들어내면 지금보다 더 많은 것을 먹고 나은 삶을 살게 해준다고 약속했다.
그 말만 믿고 상근은 마을사람들을 설득해서 산골의 한 마을에 도착했지만 그들을 기다리는건 죽어라 일하는 것뿐이었다.
열심히 자기를 만들어도 자기를 만들기 위해 낸 빚들과 세를 내느라 입에 겨우 풀칠 할 정도였다.
여기로 오기까지 힘들었던 고생들이 이곳에 오면 나아질 줄 알았다.
하지만 시게마사 영주는 그들이 반항하면 그의 무사 다다오가 사람을 죽여 자신의 말을 듣도록 두려움을 주었다.
상근은 자신의 말만 믿고 고향을 버리고 따라온 마을사람들의 원망을 무시할 수 없었다.
하지만 더 나은 방법을 찾을 수도 없었다. 겨우 매해를 버티며 살 뿐이었다.
파선의 아이들은 어느덧 훌쩍 커가고 마을 사람들도 어느덧 그곳의 생활에 적응하며 살고 있었다.
그러다 파선의 남편 상근 마저 병을 앓고 자신의 곁을 떠나고 말았다.
파선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이제 자신이 가맛골 사람들을 통솔해야했다.
그들이 굶어 죽지 않도록,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해야했다.
파선은 직접 시게마사 영주를 찾아가 거래를 하였다.
좋은 자기를 만들어 줄테니 영주에게 바치는 세금을 줄여달라고..
파선은 상근보다 자기를 잘 만들었다. 원래 똑똑하고 눈썰미도 좋았다.
이제 더이상 그녀가 기댈 곳이 없었기에 파선은 누구보다 강해져야겠다.
아이들은 친동생처럼 아끼는 원숙 어미에게 맡기고 쉬지 않고 일을 했다.
그리고 더 좋은 자기를 만들기 위해 가마에서 나오지 않았다.
실패를 거듭하며 원하는 자기를 만들고 영주에게 바쳤다. 영주는 흡족해했다.
하지만 그로인해 가맛골 사람들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 시작될지도 몰랐다.
영주의 무사 다다오는 파선의 주위를 맴돌았다.
칼을 차고 있어 무서운데 이상하게도 파선에게는 달랐다. 남들 모르게 챙겨주고 따뜻하게 대해주었다.
처음 파선도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언제부터인가 그가 그리워지기 시작한다.
가맛골 사람들을 못살게 구는 영주의 무사여서 마음을 주면 안되는데 그를 향한 마음을 숨길 수는 없었다.
둘은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지만 서로 다른 길을 가야만했다.
영주는 전쟁을 맞기 위해 파선에게 자신의 여자가 되라고 명령하지만 파선은 마을 사람들을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한다.
마을 사람들은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약속한 마을로 보내고 자신의 아이들과 원숙어미는
고향에 진주에 있는 자신의 친엄마에게 편지와 함께 진주의 흙으로 만든 사발과 함께 보내기로 한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 다다오를 위한 사발도 그에게 전해준다.
백파선이라는 여자는 참 용기있는 여자였다.
남편에게 의지하면서 힘이 되어주고 지혜롭게 위기를 대처했는데 남편이 죽고난 후 가맛골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힘쓴다.
자신도 모르게 의지해버린 다다오를 사랑하게 되어버리지만 함께 할 수 없는 운명이라는걸 알고
여자 백파선이 아닌 가맛골의 사기장이 되기위해 그도 놓아준다.
이야기는 한 여자가 자신의 위자료를 얻기 위해 시작되는 이야기였지만 백파선이라는 대단한 여자를 만나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