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미식가의 집, 까사구르메 - 셰프 김문정의 맛있는 인생 레시피
김문정 지음, 강중빈.김나정 그림 / 페이퍼스토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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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어떤맛일까?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맛으로 책을 읽는내내 그 맛이 너무 궁금했다.

스페인음식을 먹어본 적이 없는 나는 김문정씨가 요리하는 음식을 이해하지 못했다.

식재료부터가 우리나라와 좀 다르다보니 그 재료들이 모여서 어떤 맛을 낼지 전혀 상상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더욱 먹어보고 싶은 스페인 요리. 그렇게 나는 그녀가 말하는 <바르셀로나의 미식가의 집 까사구르메>속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특별히 하고 싶었던게 없었던 김문정씨는 스페인으로 떠났다. 그리고 우연한 계기로 스페인요리를 접하게 되었다.

요리를 하고 싶었던건 아니고 동생과 함께 레스토랑경영을 해볼 생각이었다.

그리고 레스토랑을 경영 하려면 요리도 접해봐야겠단 생각에 요리를 배우게 되었다.

요리를 배우다보니 어느덧 스페인 요리에 빠지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스페인요리를 소개해주고 싶었다.

그렇게 그녀는 바르셀로나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게 된다.

그녀가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에는 두개의 방이 있다. 아침은 간단히 준비하고 저녁은 예약제로 운영된다.

손님이 원하는 음식을 해주긴 하지만 주로 그날에 어울리는 스페인 요리코스로 그녀만의 식단을 짜낸다.

이것이 그녀가 그녀의 집을 방문해주는 사람들에게 대접하는 스페인 음식의 시작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처음을 잊지못한다. 첫사랑, 첫키스, 첫여행, 첫월급 등.. 그 처음..

그리고 그녀역시 까사구르메를 들려준 첫손님을 잊지 못한다.

연인들을 위한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었으나 아쉽게도 첫손님은 남자 둘이었다.

로맨틱한 분위기 연출은 물건너갔지만 맛만은 최고인 요리를 만들기 위해 그녀는 분주히 움직인다.

까사구르메를 찾는 많은 사람들. 신혼부부, 사업차온 사람들, 가족, 부녀지간 등 많은 이들이 이곳을 다녀갔다.

일부러 이 음식을 먹기 위해 호텔에 들르지 않고 찾은 이들도 있었다.

때로는 불쾌함을 주는 손님들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그녀가 더욱 요리를 잘 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었던 사람들이다.

맛있게 먹는 모습만 봐도 '더 잘해야겠구나' 생각하게끔 해준 사람들이다.

 

 

책 속에서 그녀의 마음이 느껴진다. 그녀가 까사구르메를 찾는 사람들을 위해서 얼마만큼의 노력을 했는지 느껴진다.

요리를 잘하진 못해도 먹는 사람들이 맛있게 먹어주기를 바라는 마음과 상황에 어울리는 메뉴를 선택하는 과정들.

매일 장을 보며 항상 싱싱한 재료를 준비한다. 갑작스러운 예약에도 있는 재료를 가지고 최선을 다해 음식을 준비한다.

어머니가 해주는 집밥같은 한식도 있고 새로운 스페인 요리를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잊지못할 추억이 되는 스페인요리를 해준다.

여행지에서의 저녁은 여행하는 사람들에겐 특별한 시간이다.

맛있고 좋은 레스토랑도 많을텐데 소박한 스페인 가정식 요리를 찾아준 손님들에게 감사한다.

 

 

많은 사람들이 오고갔던 까사구르메. 이제 그녀는 스페인의 까사구르메를 정리하고 서울의 서촌에서'따빠스구르메'를 운영하고 있다.

테이블이 많지 않고 저녁타임에만 문을 여는 '따빠스구르메'는 그녀의 모든 것이 담겨있는 작은 식당이다.

손님들이 쉐프라고 부르면 부끄러워 하고 그냥 요리가 좋아서 요리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한국에 와서 스페인음식점을 차린다는게 쉽지는 않았다.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문제점들이 생겼다.

음식을 만들때는 싱싱한 재료들이 가장 중요하다. 유통과정에서 그만큼의 신선도가 있는 재료를 준비한는 것부터

스페인에서만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을 한국에서 어떻게 대체할지부터 생각해야한다.

그리고 한국인 입맛에 맞는 스페인요리를 준비해야한다.

그래도 그녀는 그런 많은 어려움들을 해결해가면서 '따빠스구르메'를 운영해가고 있다.

 

 

손님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만 봐도 행복할꺼라는 그녀는 바르셀로나가 아닌 서울에서 스페인을 기억할 것이다.

그리고 맛있는 음식들을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해줄 것이다.

그녀가 하는 요리는 안심하고 먹을 수 있을것 같다.

재료를 선택하는 과정과 그 재료가 가지고 있는 맛에 대한 연구부터 쉬지 않고 항상 공부하는것 같다.

그것만으로도 얼마만큼 먹는 사람을 생각하는지 그 마음이 전해진다.

특별한 날 이곳을 방문해 그녀가 만들어주는 마음이 전해지는 스페인의 음식을 맛보고 싶다.

특별하진 않아도 특별함이 느껴지는 <바르셀로나의 미식가의 집 까사구르메>

지금 서울의 서촌에서 그녀의 스페인 맛이야기가 다시 진행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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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열한 시 - 120 True Stories & Innocent Lies
황경신 지음, 김원 그림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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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나서> 그 후 삼 년 동안의 이야기를 적은 황경신의 신작 <밤 열한 시>

다른 사람들은 밤 열한 시에 무엇을 할까? 작가는 이 시간이 좋다고 한다.

'오늘 해야 할 일을 할 만큼 했으니 마음놓고 놀아볼까' 생각하는 시간이기도 하고

'오늘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했으니 밤을 새워볼까' 라고도 생각하는 시간.

내 머리 속의 생각들을 차곡차곡 서랍 속에 넣어도 괜찮은 시간이기도 하고 망설이던 마음도 밀어넣고 밤 속으로 숨어 들어갈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시간은 무언가를 마치기에 좋은 시간이기도 하고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좋은 시간이기도 하다.

 

 

나는  밤 열한 시. 잠자리에 들기 위해 준비를 한다. 오늘 하루를 무사히 잘 보냈고 편안히 잠들기위해 책을 읽기도 한다.

그렇게 잠 들기 전에 만난< 밤 열한 시>는 밤에 참 잘 어울리는 책이었다.

나는 <생각이 나서>를 읽어보지는 못했다. 작가의 생각들을 담은 한뼘노트라 불리었다는것 정도만 알고 있었다.

그리고 새로 출간한 그 한뼘 노트 이후의 이야기 <밤 열한 시>

낮에 읽었을때는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오롯이 책 속에 빠져들기가 힘들었다.

낮에는 이성이 나의 마음을 채우고 있어서 한 글자를 읽어도 감동하기 힘들었다.

우연히 잠들기 전에 이 책을 꺼내 읽었다. 그때는 뭔가 다른 느낌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읽었던 부분들을 다시 읽어보니 내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채워주었다.

생각해보면 그 단어 하나하나가 가지고 있는 힘이 있었다.

그리고 읽다보면 편안하게 잠들 수 있는 밤이었다.

 

 

어떤 이야기들이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나 생각해보았다.

어쩌면 우리가 생각은 하면서도 의미없이 흘려보낸 말들이 아니었나 싶다.

사는게 바쁘고 현실적인 생각들로 가득찬 하루를 보내는데 그런 하루의 날들에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시적인 말들이었다.

특별한 말들도 아니고 우리가 흔하게 쓰는 말들이다.

 

 

아침의 인사/ 어쩔 수 없는 일은 어쩔 수 없는 일/ 사람을 녹이는 것들/ 언젠가, 언젠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 거죠?/

포옹/ 세상에...없다/ 이별/ 환상/ 뭐가 어떻게 되어도/ 기다리는 시간/ 시간의 속도/

흔적/ 두근두근/ 봄비가 내렸다/ 내가 너를 그릴 수 있을까/ 의미를 묻지 마세요/ 우리의 시간

이 세상 어딘가에는/ 당신이 원하지 않는 것/ 어떤 일요일/ 밤 열한 시/ 착한 연인 콤플렉스/ 사랑이라 부를 수 있나

 

 

시적인 제목들. 그리고 그 안에 담겨 있는 의미들.

갓 구운 빵과 신선한 커피. 아주 잠깐의 휴식만 허락되는 의자,  아침에만 느낄 수 있는 말들.

이런것들이 우리의 아침을 깨워준다. 우리는 그렇게 아침의 인사를 나눈다.

누구나 공평하게 시간을 똑같이 흐르는데도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시간의 속도,

홍고추, 마늘, 생강, 젓갈, 고추가루, 배, 양파 등 어떤 맛을 낼지 익기 전까지 모른다른 이유로 두근두근..

저마다 다른 세계에서 온 배추, 소금, 젓갈이 각자의 역할을 다하면서 어우러질 때 두근 두근..

자신도 몰랐던 예전의 글을 통해 다시는 그런 사랑이 없을 것 같은 사랑이라 부를 수 있나 등

 

 

그 안에 내포되어 있는 의미들. 그리고 다시 생각해보는 나의 시간까지..

짧은 글들이지만 읽다보니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너무 쉽게 지나쳤던 말들에, 흘려들었던 생각들을 다시 꺼내 볼 수 있었다.

어쩌면 이 시간이 지나고 나면 난 또 그런 생각들이 안 들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밤 열한 시가 되면 이런 저런 생각들이 들것 같다.

'오늘 하루를 무사히 보냈고 모든걸 털고 푹 자자' 라고 하루를 마감하거나

'아직 해놓은게 없네. 지금부터라도 해보자' 라고 다시 다짐을 하는 하루를 맞이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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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다는 것 - 가족상담 전문가가 알려주는 연애와 결혼의 기술
박미령 지음 / 북에너지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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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다는 것> 사람들은 결혼을 어떻게 생각할까? 어렸을때는 막연했다.

때가 되면 결혼을 하게 되고 아이를 낳아 키우겠구나. 그 아이가 자라면 나도 할머니가 되겠구나..

그렇게 항상 '때가 되면' 언젠가 하는 것 중의 하나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때가 되었을때'는 꼭 때가 왔다고 결혼하는건 아니구나 생각하게 되었다.

결혼하는 시기는 누가 정해주는 것도 아니다. 때가 왔다고 해서 내 옆의 누구라도 상관없다는 마음으로 결혼을 할 수는 없다.

남들이 말하는 그 '때라는 것' 그건 상대적이기에 누군가 '너 결혼할때 되지 않았니?'라고 말한다고해서 모두가 같은 그 결혼한때가 되는 건 아니다.

 

 

시간은 흐르고 남들이 말하는 그 때가 왔다. 하지만 난 결혼을 하지 않았다.

친구들은 하나둘씩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고 있다. 명절때 친척들과 가족들은 '언제 결혼하니?'라는 말로 안부를 묻는다.

사람들이 말하는 그 때가 되었기에 너도나도 결혼에 대한 안부를 묻기 바빴다.

그렇게 시간은 또 흘러갔다. 그리고 진짜 그 때가 왔다. 남들이 정한 그 때가 아닌 내가 정한 바로 그 결혼할 때가 왔다.

그래서인가 결혼에 관해 부쩍 관심이 많아졌다.

난 행복하게 살고싶다. 내가 무언가를 선택하는 것에 있어서도 가장 먼저가 행복이다.

내가 이 일을 하면서 행복하는지가 중요했고 누군가를 만나면서도 '내가 지금 행복한가?', 상대도 '나로인해 행복한가?'가 중요했다.

나중의 행복을 위해서 지금의 행복을 희생하고 싶진 않았다.

지금의 행복이 미래의 행복도 가져다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결혼을 하겠다는 나의 결심은 더욱 행복한 삶.

나와 함께 하는 사람도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삶이라고 생각해서 결혼을 결심하게 되었다.

 

 

그래서 <결혼한다는 것>이 어떤것인지 다시한번 책을 통해 생각해보고 싶었다.

결혼이라는건 현실이다. 연애는 현실과 더불어 많은 요소들이 있다. 어쩌면 조금은 망상을 꿈꾸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기대에 결혼을 결정하고 막상 서로 다른 두사람이 만나 살을 부대끼며 살게되면 내가 생각했던 결혼생활이 그려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싸우게 된다. 서로가 변했다고 생각하고 그 나날들이 늘어가면 최악의 상황까지 오게 될지도 모른다.

<결혼한다는 것>의 저자 박미령은 이럴때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났는지를 물어본다고 한다.

그 만남으로 인해 그들이 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를 이해한다고 한다.

어찌보면 별것 아님 첫만남이었을지도 모르지만 그 만남이 많은 것을 좌지우지 하고 있는 것이다.

그때는 콩깍지가 씌여 아무 문제도 되지 않았던 일일지 모르지만 그 콩깍지가 벗겨지고 나면 현실이 되어 문제가 된다.

처음부터 이해를 하고 받아들였으면 좋았겠지만 그땐 상대의 어떤모습도 좋았기에 거슬리지 않았던 행동들이 나중에야 보이게 된다.

처음부터 상대를 잘 알고 이해했더라면 그리고 그 모습도 사랑했더라면 문제되지 않았을텐데 나중에 알게되어 실망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모든것이 처음부터 솔직해야 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모습들과 내 조건들도 솔직해야 결혼을 결심할때 결혼을 하고나서도 후회가 준다.

 

 

피가 섞인 가족들고 싸울때는 서로를 잡아먹을듯이 싸운다. 피붙이도 이런데 부부는 어떠할까?

피한방울 섞이지 않았다. 언제든지 맘이 돌아서면 남남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어렵게 결정한 결심에 다시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몇십년을 함께 살텐데 한번도 싸우지 않고 살아가리라는건 힘들다는건 알고 있다.

싸우더라도 상대에게 상처주는 말을 하지 않도록 대화로 잘 풀어나가야 하는 기술이 필요할 것이다.

지금 상황에서 내 감정을 컨트롤 하기 힘들다면 시간을 두고 다시 대화를 해보는 것도 좋다.

부부사이에서는 자신의 목소리만 높이는 것보다 듣는 것이 더 중요하다.

서로 자신의 목소리만 올리다보면 싸울일은 많아진다. 상대의 말에도 경청할 수 있다면 지혜로운 결혼생활을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많은 생각이 들었다. 결혼한다는 건 어떤 것일까? 내가 한 결정이 잘한것일까? 정말 많은 생각이 오고간다.

나의 보호자는 부모님이었는데 결혼을 하게 되면 나의 보호자는 상대로 바뀌게 된다.

하나부터 열까지 어쩌면 너무 다른 모습들일지도 모른다. 내가 생각했던 모습과도 너무 달라 속상한 날들이 많아질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때가 되면 결혼을 하면서 알콩달콩 살아간다.

서로 존중하고 서로 배려하고 양보하면서 사랑하면서 살아간다면 많은 시련들도 이겨낼 수 있을것이다.

 

 

상대를 속이지 말고 솔직하며 있는 그대로의 모습도 사랑하는것. 무엇을 받으려 하기 보다 내가 줄 수 있는 것을 주는 것.

그리고 함께 행복해지는 것. 그게 내가 생각하는 결혼이다.

어쩌면 많은 일들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그 모습도 기대하며 난 결혼을 하려 한다.

<결혼한다는 것>이라는 책은 결혼한 이들이게는 다시한번 결혼의 의미를 되새겨주고

결혼할 이들에게는 자신이 선택한 결정에 후회없도록 신중하게 결혼에 임하라고 말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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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내 인생
김애란 지음 / 창비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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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두근두근'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왠지 읽고나면 나의 인생도 두근거리게 만들어줄것 같은 느낌때문인지 읽어보고 싶었다.

읽고나니 누군가에게 추천해주고 싶었다. 왠지 내가 좋은 사람처럼 느껴졌고 아름이 같이 밝은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아름이의 시점으로 이 소설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아름이가 당연히 기억할일 없겠지만 엄마뱃속에서부터의 자신을 둘러싼 가족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름이는 지금 17살. 엄마아빠는 34살이다.

엄마아빠가 딱 지금 아름이 나이일때 아름이를 낳았다.

바람이 부는날. 그런날은 짝짓기를 해야 한다는건 대수가 잘 알았고 바람부는날. 그런날 가출을 해야 한다는건 미라가 잘알았다.

그런날. 아름이의 엄마와 아빠는 아름이를 만들었다.

한창 공부해야 할 나이에 둘은 학업을 중단하고 결혼을 하고 아름이를 낳아 기르기로 했다.

아무것도 할줄 몰랐던 대수는 어떻게 아이를 키워야할지 어떻게 책임을 지고 살아가야할지 몰랐다.

사내아이인 아름이를 낳기전까지 몰랐던 일들. 어린나이지만 아름이를 낳고 나서 둘은 많은걸 배우고 알게된다.

너무 이뻤다. 너무 이뻐서 어쩔줄 몰랐다. 세살이 되던해부터 아름이가 이상했다. 계속 아프기만 했다.

아무것도 아니라는 의사들도 큰병원에 다녀오라고 말한다. 큰병원에 다녀온 아름이는 희귀병을 앓고 있었다.

그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 우리나라와 외국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병. 하루가 10년같이 지나가버리는 조로증에 걸린것이다.

아직 어린데 신체나이가 80살이다. 17년을 살고 있는 아름이가 지금까지 살아있는게 기적이라고 말한다.

 

 

처음 아름이가 이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때 미라와 대수는 너무 어렸다.

많이 힘들었던 순간들도 있었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고 그때 그 선택을 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도 안해본것도 아니다.

하지만 아름이는 생각보다 참 씩씩하고 밝게 잘 자라주었다.

17살 생일이 되던해 아름이는 엄마아빠에게 노트북이 갖고 싶다고 말한다.

한번도 무언가를 갖고 싶다고 말한적 없는 아름이를 위해 엄마아빠는 형편은 어렵지만 중고노트북을 선물로 주었다.

아름이는 자신때문에 힘들어하는 부모님을 위해 무언가 선물해주고 싶었다.

평소 책을 읽고 무언가를 쓰는것을 좋아하는 아름이는 자신의 이야기를 써서 부모님께 주고 싶었다.

 

 

아름이가 그러는사이에도 병이 깊어져갔다. 이제 시력까지 안좋아지고 있었다.

어서 수술을 받고 입원을 해야한다는 의사선생님의 말에 아름이의 엄마아빠는 당장 돈이 걱정하고 있었다.

더이상 가족들에게 손벌릴곳도 없었다. 근근히 먹고 살수는 있어도 병원비까지 감당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예전에 미라의 친구 남편이 '이웃에게 희망을' 이라는 프로그램의 PD를 하고 있어 한번 출연해보는게 어떻냐는 제의를 받았다.

그때는 자신의 아이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어쩌면 그로인해 상처받을일이 생길지도 몰라 거절했었다.

그러면 안되는걸 알기에 힘들어도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아름이는 그런 부모님의 마음을 알고 직접 출연해보겠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기왕이면 자신이 도와주는 사람의 병이 나아 다시 새로운 인생을 살기를 바란다.

하지만 아름이의 병은 나아지는 병이아니었다.

그래도 밝고 씩씩한 아름이의 모습에 많은 기부금을 받을수 있어 수술도 하고 병원에 입원도 할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아름이는 방송으로 인해 친구를 얻을 수 있었다.

어느날 자신도 병과 싸움을 하고 있다는 동갑내기 소녀 서하에게서 편지가 왔다.

답장을 보낼까 말까 망설였던 아름이는 답장을 보낸다. 둘은 짧은 글들로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무도 모르게 비밀로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아름이는 마음을 조금씩 키워갔다.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그 마음. 두근거리게 하는 마음. 지금 이대로가 좋았다.

하지만 어쩌면 상처받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두렵기도 했다. 서하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했다.

사진을 보내줄수 있냐는 말에 소식이 갑자기 끊어져 괜한 욕심을 부렸구나 라는 생각으로 아름이는 두려웠고 후회스러웠다.

PD아저씨가 그 소녀의 연락처를 알아보다가 감독지망생의 36살의 청년이라는 사실을 알고 아름이에게는 말하지 않았다.

그저 아름이라 상처받지 않도록 서하가 많이 아프다고 그래서 연락하기 힘들다고 전해주었다.

아름이는  아저씨가 거짓말을 했다는것을 알고 있었다. 그 모든 사실에 많이 힘들었다. 하지만 그순간만큼은 행복했었다고 말하고 싶었다.

아름이는 계속 병과 싸우고 있다. 이제 자신의 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직감하게 된다.

 

 

자신도 힘들게 병과 싸우고 있으면서도 어린 아빠엄마가 힘들지 않게 배려해주는 그마음에 마음이 찡해졌다.

방송에 나갈때 작가누나가 아름이에게 또래아이들에게 가장 부러운게 언제냐고 질문을 했었다.

그때 아름이는 실패를 해볼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성공할 수 있다는것보다 실패를 할 기회조차 없다는것.

그래서 그 실패에 울어도 보고 싶은데 자신은 그걸 할 수 없어서 그것조차도 아름이는 부러워했다. 

우리는 실패하기 싫어서 그렇게 발버둥치는데.. 성공하는것만이 최고라고 생각하면서 살아가는데..

한번도 실패해 볼수 있다는 기회가 있다는것만으로 다행이다라고 생각해본적 없었는데 아름이의 말에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어린대도 자신의 운명을 탓하지 않고 오히려 아직 철이 덜든 엄마와 아빠가 의지할 수 있게 해주고

자신의 인생이 언제끝날지 알면서도 더 씩씩해지려한다.

주변의 따뜻한 사람들과 마음이 착한 엄마 아빠가 있어서 아름이는 아프지만 밝게 자랄수 있었구나 생각해본다.

 

 

조만간 영화로 제작될거라는 소식을 접했다. 엄마역할에 송혜교가 캐스팅되었다고 한다. 그녀의 새로운 변신이 기대된다.

소설만큼 따뜻해지고 뭉클한 그러면서도 희망을 주는 영화가 만들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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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에게 말을 걸다 - 외롭고 서툴고 고단한
신현림.신동환 지음 / MY(흐름출판)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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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신현림의 <엄마 살아계실때 함께할 것들>이라는 책을 읽었었다.

그때의 신현림은 엄마를 보내고 그제서야 엄마가 살아계실때 많은것을 함께 하지 못했던 아쉬움들을 이야기했다.

그 내용들은 나중에 후회하지 말라고 독자로 하여금 일깨워주었다.

언제까지나 내곁에 계시는 것도 아닌데 지금은 언제나 내 곁에 있을것 같고 내편이 되어 줄것 같아 그 소중함을 잊고 지내게 된다.

이번에 신현림은 엄마에 관한 책이 나왔을 때 서운해 할 아빠를 위해서 또 한권의 책 <아빠에게 말을 걸다>를 내놓았다.

아빠보다 엄마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다보니 무관심하게 되어버린 아빠에게 미안함을 느낀다.

 

 

 

나의 엄마와 아빠와의 관계를 보았을때 다른 딸들처럼 엄마와 친구처럼 지내는 스타일도 못되고 아빠에게도 그리 살갑지는 않다.

하지만 다른친구들의 아빠와의 관계를 들어봤을때 난 그래도 아빠를 어렵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걸 알았다.

친구같은 사이는 못되지만 무슨 일이 생겼을때 오히려 편하게 말할 수 있는 쪽은 아빠였다.

부모님을 생각하면 가슴한켠이 항상 뭉클해진다. 내가 받은것보다 많이 해 드리지 못해서 기대만큼의 인생을 살지 못해서..

부모님이 나에게 무언가를 바라고 나를 키운건 아니시지만 받은만큼 해드리지 못한 미안한 마음은 어쩔수 없는것 같다.

 

 

 

<아빠에게 말을 걸다>는 이세상의 아빠. 가장의 이야기를 그려주고 있다. 아빠란 존재는 참 많이 외롭고 쓸쓸하다.

한 가정의 가장인데도 예전만큼 큰소리치지 못하고 살고 있는 우리들의 아빠의 모습에 왠지 모르게 미안해졌다.

자식이 어렸을땐 교육을 시키기 위해 돈을 버느라 자식과 함께 하지 못했던것뿐인데 자식은 그 마음을 알지못한다.

한창 자라나는 시절 자신의 곁에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자식에게는 거리감이 있는 존재가 되어버린다.

 

 

 

신혼초에는 그렇게 함께 하고 싶었던 것이 많았던 아내였지만 나이가 들면 남편이라는 존재는 덩어리가 되어버린다.

가족을 위해 온몸 바쳐 희생하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일해왔는데 집에 두고 나오면 근심덩어리, 밖에 데리고 나오면 짐덩어리,

집에 혼자 두고 나오면 골칫덩어리, 같이 앉아 있으면 웬수덩어리, 요즘은 남편을 우스갯소리로 낙엽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물론 농담삼아 하는 이야기이겠지만 너무 쓸쓸한 아빠의 또다른 이름들이 놀라웠고 슬펐다.

 

 

 

아빠들도 많은걸 함께하고 싶어한다. 자식이 다 컸어도 부모에게는 그저 자신이 보호해줘야 하는 자식이다.

어린시절 아빠와 함께 하는 시간이 부족했다면 커서도 자식과의 관계는 서먹해진다. 필요한 말 외에는 잘 안하는 사람들도 여럿보았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아빠들은 외로움을 탄다. 이제 가족들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이 필요할때다.

그럴때는 자식들과 밥한끼 먹는 것도 아빠의 기분을 들뜨게 한다. 무슨말을 꼭 할 필요는 없다.

같이 있다는것. 같은 공간에서 같이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것만으로도 아빠는 든든해지는 것이다.

 

 

 

같이 여행가기, 보고 싶어서 찾아왔다고 갑자기 방문해보기, 아빠가 해보고 싶었던것들 같이 하기,

요즘 유행하는 스마트폰 사용법 알려드리기, 때로는 같이 노래방도 가보기 등등

당연히 싫어하실것이라고 생각해서 한번도 권해본적 없었던 것들이 의외로 좋아하신다는걸 알았을때 '아빠에 대해서 많이 모르고 있었구나'

느끼게 되고 그로인해 아빠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모르는게 참 많구나 반성하게 된다.

싫어하실줄 알고 지금까지 해보지 않았던것을 원래 좋아하신다는걸 알았을때 그동안 많이 해드리지 못해서 미안해지곤 한다.

 

 

 

나는 어떤 딸인가 생각해본다.

독립한 이후로는 자주 연락드리지도 자주 찾아뵙지도 못했다. 가까이 살고 있어도 살다보면 그게 쉽지 않다는걸 알게되었다.

같이 있을때도 사실 별반 다르진 않았다. 기계처럼 출퇴근길에 인사드리고 방에서 나오지 않고 같이 식사할수 있을때도 따로 먹기 일쑤였다.

이제 내가 결혼을 하게 된다면 더 많이 아빠와 함께 할 수 있는것들이 줄어들것이고 어쩌면 그나마의 연락도 줄어들진 않을까 걱정이다.

지금 나의 곁에 있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고 충실하면서도 부모님을 챙기는 것도 잊지 말아야겠다.

오늘 아빠에게 안부연락이라도 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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