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섭과 투자 - 찰리 멍거처럼 사고하고 투자하라
마이클 J. 모부신 지음, 이건 외 옮김, 신진오 감수 / 에프엔미디어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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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철학에서 중요한 것은 지능이 아니라 기질이다. 적절한 기질이 높은 지능보다 더 중요하다. 기질이라는 것은 절제력과 인내심 등을 의미한다. 더불어 단기 실적보다는 의사결정 과정에 집중하는 편이 낫고 단기적 관점보다는 장기적 관점이 중요하며 확률적 기법에 통달해야 한다.

 

책에는 우승 확률이 가장 높은 말이 아니라 실제 우승 확률보다 배당률이 높을 만한 말을 찾아내는 것이 경마의 핵심 원리라고 언급한다. 말은 간단하지만 실제 경마에서 이 원리로 말을 선정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일부 액티브 펀드는 장기간 지수 수익률을 능가하는데 이들의 특징은 포트폴리오 회전율이 35%(전체 주식형 펀드 회전율 89%)에 불과했다. 평균 보유 기간도 3년(전체 평균 1년) 이었다. 포트폴리오 집중도도 10대 종목의 비중이 S&P 500은 20%였지만 승자 펀드는 평균 35%였다. 내재가치 보다 싼 주식에 투자했으며 운용사 위치도 뉴욕이나 보스턴 등 금융 중심지에는 소수였고 시카고, 멤파스, 오마하, 볼티모어 등에 많았다.

 

투자자에게는 단순히 확률을 넘어 기댓값을 생각해야 한다. 버핏은 '이익 확률과 예상 이익을 곱한 값'에서 '손실 확률과 예상 손실을 곱한 값'을 차감한다고 말한다. 물론, 이 각각의 확률과 이익과 손실을 계산하는 것은 쉬운 것은 아니다.

 

확률 관련 분야 대가들은 모든 게임에 참여하지 않는다. 자신의 능력 범위를 정확히 인지하고 특정 게임을 집중적으로 파고든다. 다양한 상황을 분석하며 정보를 최대한 많이 수집하고 매매에 신중을 가한다. 확률이 불리할 때는 소액을 걸고 유리할 때는 거액을 건다.

 

저자는 위험과 불확실성을 구분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위험에는 항상 손실 가능성이 포함되지만 불확실성에는 손실 가능성이 포함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회사에 투자할 때 어떤 경영진으로 구성되었는지를 파악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저자는 경영진과 관련하여 고려할 세 가지 분야로 리더십, 성과 보상, 자본배분능력을 꼽는다. 위대한 리더의 특징은 학습, 소통, 자각 능력(자신감과 겸손 사이의 균형)이다. 성과 보상 제도가 효과를 발휘하려면 경영진이 통제할 수 있는 변수를 평가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치알디니가 제시하는 인간의 본성 6가지는 상호성, 일관성, 사회적 인정, 호감, 권위, 희귀성인데 투자자들은 특히 일관성, 사회적 인정, 희귀성에 주목해야 한다. 경마꾼들은 돈을 걸기 전보다 걸고 나서 자신의 말이 우승할 거라는 확신이 더 커진다. 보유 종목을 동료에게 권유하거나 공개적으로 추천하면 의견 번복이 쉽지 않다.

 

투자자의 다양성이 부족해지면 쏠림 현상이 발생하여 시장은 효율성을 잃게 된다. 즉, '개인들이 비합리적인가?'보다 '개인들이 같은 시점에 같은 방향으로 비합리적이 되는가?'가 문제이다.

 

"고수익을 지속적으로 누리는 기업이 분명히 존재하고, 시장에서 이 같은 실적의 지속성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사례가 있는 점으로 미루어, 역동적 경쟁 요인을 확실히 이해하고 충분히 장기로 투자하면 탁월한 수익을 얻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식시장과 같은 복잡계에서 전문가가 되려면 먼저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실시해 여러 전략을 구상하고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메릴린치 인베스트먼트 매니저스의 전 회장인 아서 지켈은 투자 실적을 높이려면 회사의 핵심 인력이 창조적이어야 한다고 말하는데 창조적인 사람은 다음과 같다.

 

- 지적 호기심이 많다.

- 유연하며 새로운 정보에 개방적이다.

- 문제를 인지하고, 명확하고 정확하게 규정할 수 있다.

- 다양한 방법으로 정보를 취합해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다.

- 탈권위주의적이며, 기존 방식을 고집하지 않는다.

- 정신적으로 활동적이고 열정적이며, 의욕이 넘친다.

- 지적 능력이 뛰어나다.

- 목표 지향적이다.

 

저자는 복잡계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집합(큰 규모의 행동), 적응 결정 규칙(최적화의 원칙에 따라 경쟁하다 가장 효율적인 것만 생존), 비선형성(부분의 합이 예상되는 것보다 더 복잡), 피드백 과정(증폭 혹은 축소)이다. 정부 조직, 대기업, 자본시장 등이 다 복잡계라고 설명한다.

 

주식시장을 복잡계로 보는 투자자는 두 가지 함정에 빠지면 안 된다고 조언한다. 먼저, 복잡계는 원인과 결과가 언제나 쉽게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작은 변화가 큰 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그러나 인간은 항상 모든 결과에 대하여 원인을 찾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다음으로 시장 자체를 이해하려 하기보다 개별 정보에 집착해서도 안 된다. 개별 정보에 집착하면 편향적인 의사결정을 하기 쉽다.

 

마지막으로 책의 마지막에는 부록으로 찰리 멍거처럼 정신적 격자 모형을 구축하기 위한 개념들을 소개한다. 일반적인 사고 개념, 수리 능력, 시스템, 물리의 세계, 생물학의 세계, 인간의 본성&판단, 미시경제학&전략, 군사&전략으로 나누어 개념을 소개하는데 여기 나오는 개념들만 제대로 익혀도 통섭적 관점을 익히는데 매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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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클럽 issue 1 - Becoming Warren Buffett 버핏클럽 1
김철광 외 지음 / 북돋움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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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이 주도하는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는 나도 한 번 가보고 싶다.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의 대담을 듣고 같이 웃으려면 영어 듣기 공부를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두 분 모두 고령이어서 빠른 시기 안에 가야 되는데 가능할지 모르겠다. 주주총회 하이라이트는 Q&A 시간인데 무려 오전 9시 15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진행된다고 한다. 주주총회 마지막 날은 5km 달리기를 한다고 한다.

 

멍거는 시즈캔디를 인수할 때 괜찮은 기업을 싼 가격에 사는 것보다 훌륭한 기업을 제값 주고 사는 게 낫다고 버핏을 설득한다. 버핏은 그때 교훈으로 지속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회사는 순자산가치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투자 방식을 바꾼다.

 

우리는 투자를 할 때 투자 기업이나 투자 대상이 장기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한다고 믿기만 하면 된다. 물론, 기업이 평생 좋은 실적을 낼 것인지 따지고 또 따져야 한다.

 

버핏은 웰스 파고를 언급하며 성과 보상 제도가 잘못되었다고 지적한다. 그런데 훨씬 더 심각한 문제는 성과 보상 제도가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모르는 체했다는 점이라고 비판한다. 이어서 버크셔에서 가장 심각한 죄는 잘못을 발견하고도 방관하는 행위라고 덧붙인다. 웰스 파고와 살로먼은 즉시 대응하지 않았다.

 

버핏과 멍거는 대규모 특별 배당을 지급할 가능성이 매우 낮음을 이야기한다. 기업 인수 기회를 계속 노리고 있기 때문이고 언제든 가장 합리적인 것을 선택할 것이라고 답변한다. 또한, 신흥시장보다 규모가 30조 달러에 이르는 미국 시장에서 우선적으로 기회를 탐색할 것이라고 말한다. 중요한 것은 지역이 아니라 시장 규모라고 덧붙인다. 멍거는 자신의 포트폴리오에는 이미 중국 주식이 들어 있다고 답변한다.

 

향후 장기 국채 발행량이 증가하면 금리가 어떻게 될 것으로 예상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버핏은 "나는 모릅니다. 다행히 연준을 포함해서 아무도 모릅니다."라고 답변한다. 버핏은 채권보다 주식 등 생산성 자산을 훨씬 선호한다.

 

자사주 매입은 주가가 내재가치보다 낮고, 여유 자금이 있으며, 매력적인 기업 인수 기회가 없을 때만 해야 한다고 버핏은 말한다. 그들은 애플 지분을 약 5% 보유 중인데 애플 주가가 떨어져서 자신들이 더 매수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하기도 한다.

 

멍거는 가상화폐를 버핏보다 더 싫어한다고 말한다. 그저 광기일 뿐이라고 말하며 "남들이 똥을 사고파는 모습을 보고서, 자기도 빠질 수 없다고 똥 거래에 뛰어드는 꼴입니다."라고 강하게 비판한다.

 

버핏과 멍거의 말은 흘려들을 것이 없다.

 

"우리는 사람들이 따귀를 때리고 싶은 제품이 아니라 키스해주고 싶은 제품을 원합니다. 우리는 애플의 생태계도 높이 평가했지만, 제품 특성도 비범하다고 생각합니다. 1963년 샐러드유 스캔들이 터지고 나서 사람들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생존을 걱정했지만, 카드 사용을 중단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버핏은 투자는 그다지 복잡하지는 않지만 절제력이 중요하다고 언급한다. IQ는 아주 높을 필요는 없다. 펀더멘털이 중요하고, 회계를 이해해야 하며, 소비자처럼 생각하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고등교육은 꼭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덧붙인다.

 

책에서 버크셔의 근간은 보험업이라고 할 만큼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플로트는 보험사가 보험료를 수취하고 향후 보험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보유하게 되는 자금을 말하는데 이 플로트를 유가증권에 투자하여 투자이익을 거두는 것이 보험사의 중요한 이익 원천이라고 설명한다. 즉, 버핏은 버크셔 초기 보험사의 플로트가 강력한 투자 재원임을 간파한 것이다. 더불어 버핏은 보험금 정산에 오랜 시간 걸리는 '롱테일' 보험에 집중한다.

 

버크셔는 시가 기준 웰스파고, 애플, 뱅크 오브 아메리카, 코카콜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순으로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이 외에도 BYD, 차터 커뮤니케이션즈, 델타항공, GM, 골드만삭스, 무디스, 필립스66, 사우스웨스트항공, US뱅코프 등을 보유하고 있다. 대규모 지분투자였던 IBM 투자는 실패로 끝났다고 책에 나온다. 더불어 2016년 주주총회에서 버핏은 구글과 아마존 같은 기업을 미리 알아보지 못한 것을 실수로 규정하고 아쉬워했다. 버핏만의 관점이 나타나는 부분은 애플을 IT 회사가 아니라 소비재 회사로 정의한다는 점이다. 저자는 높은 브랜드 충성도에 따라 재구매율이 높다는 데 버핏이 주목했다고 설명한다.

 

책에는 최준철 VIP 투자자문 대표의 인터뷰도 나온다. 이 회사는 놀랍게도 15년 동안 2008년 한 해를 제외하고는 손실을 낸 적이 없다. 최준철 대표는 가치투자란 좋은 기업을 싸게 사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싼 가격, 배당 등으로 리스크가 줄어든 기업을 선호한다고 밝힌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비즈니스 모델이 뛰어난 기업을 찾는 것이라고 말한다. 내재가치가 주가에 반영되는데 평균 2~3년 걸린다고 하니 투자자들에게 인내심이 요구된다. VIP 투자자문의 대표 투자 종목 중 하나는 바로 동서다. 숨겨진 알짜 종목을 찾는 비결은 많이 읽고 많이 돌아다니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2008년을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고백하며 정신과 상담을 받고 종교 행사를 찾아다닐 정도였다고 회고한다.

 

"매일 국내 증권사에서 쏟아지는 보고서는 기본이고 내부 리서치 보고서까지 꼼꼼하게 읽어요. 보통 A4 복사용지 한 통가량을 하루에 읽습니다. 일주일에 두 차례는 기업 탐방을 다녀옵니다."

 

버핏은 분산 투자보다는 집중투자를 이야기한다. 집중투자라고 해서 몰빵은 결코 아니다. 그는 최대 자산의 40%까지 투자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런 경우는 매우 드물며 버핏 투자조합 9년 동안 25% 이상 투자한 경우는 대여섯 번 정도밖에 없었다.

 

"다시 말해 버핏의 집중투자는 자신이 가장 잘 이해하고 위험이 낮으며 이익 잠재력이 큰 종목에 많이 투자해야 하며, 그런 종목이 정말 싸다면(그런 기회는 1~2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데) 그 종목에 25%에서 최대 40%까지도 투자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겠다."

 

"안전마진과 분산 투자를 채택하고, 마켓 타이밍을 맞히려 하지 않고 장기 투자를 수용한다면 다음으로 우리가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능력보다는 품성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자신의 생각이 언제든지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겸손한 자세'가 필요하다."

 

더불어 탐욕을 버리고 인내심과 끈기를 갖고 장기 투자할 수 있어야 한다. 결국, 좋은 투자자의 기질은 겸손함과 용기, 인내심과 끈기라고 할 수 있다. 책의 저자는 최후는 운이 결정한다고 덧붙인다. 즉, 수십억 부자가 될지 수천억 부자가 될지는 하늘이 결정한다는 점이다.

 

책에는 버핏의 종목 선정 방식을 알려주는데 바로, 현금흐름과 이익의 지속적 동반 여부 및 자산의 실제적 현금 창출 능력을 분석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는 무형자산이 존재하는지 ROE가 15% 이상인지도 살핀다고 덧붙인다.

 

저자는 멍거의 '8할'은 공부라고 말한다. 멍거는 성공적인 투자자가 되려면 학습 기계가 되는 것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학습 기계 같은 사람들은 조금씩 더 현명해져간다. 멍거도 분산 투자에 반대한다. 멍거는 심지어 회사가 괜찮다면 자산의 90%를 투자해도 된다고 말한다. 멍거의 강점은 겸손하다는 점이다. 스스로를 박하게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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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oming 비커밍 - 미셸 오바마 자서전
미셸 오바마 지음, 김명남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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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오바마는 읽기를 미리 배워 초등학교 병설 유치원에 입학했을 때 또래에 비해 이점이 있었다고 말한다. 그녀는 반에서 제일 똑똑한 두 아이를 따라잡고 싶어서 안달이 났다고 그때의 심정을 이야기한다. 미셸 오바마의 어머니는 딸의 이야기를 차분히 잘 들어주었다. 화를 오냐오냐 받아주는 적은 없었지만 좌절감은 진지하게 여겨주었다고 회고한다. 새 선생님에 대한 불평을 진지하게 듣고 학교에 건의하여 월반을 하게 만든 것도 그녀 어머니의 작품이었다.

 

그녀의 부모님은 미셸 오바마와 `그녀의 오빠를 어른처럼 대했다고 한다. 가르치려 들지 않고 아이들의 질문에 끝까지 진지하게 대답해주었다. 대화가 몇 시간식 이어졌다고 하니 그 인내심이 놀랍다. 어머니는 한결같이 남매를 사랑했지만 결코 손아귀에 쥐고 흔들지는 않았다. 심지어 10대 때도 통금이 없었고 몇 시에 귀가하는 것이 좋을 것 같은지 물어보고 직접 스스로 결정을 내리며 지키도록 했다.

 

아버지를 따라 유권자들 집을 방문하며 보낸 많은 시간과 주말에 친척과 함께 한 나들이 시간들이 그녀를 차츰 더 외향적이고 사교적인 아이로 변화시켰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백인과 흑인의 구분과 차별에서 오는 혼란을 경험하며 인생의 숙제를 발견한다.

 

"나는 앞으로 내 출신과 내가 바라는 미래를 내 정체성과 조화시켜나가야 할 터였다."

 

프린스턴 대학에 입학할 때 신입생 중 흑인은 9퍼센트도 못 되었다고 한다. 프린스턴은 극도로 백인적이고 대단히 남성적이었다고 이야기한다. 흑인이 길을 걸어가면 앞에 있던 백인 학생들이 길을 비켜 주지 않기도 했다. 프린스턴에서 소수 인종은 너무 적어 어딜 가나 눈에 띄었고 미셸 오바마는 그 상황을 남들의 예상을 뛰어넘을 만큼 잘 해내야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며 성장의 원동력으로 삼는다. 오기가 발동한 것이다. 이후, 그녀는 하버드 법대로 진학하고 사다리의 가장 높은 발판인 '시들리 앤드 오스틴'이라는 일류 법률 회사의 시카고 지점에서 두둑한 급여를 받고 일하게 된다. 그리고 여기서 인턴의 멘토 역할을 맡게 되는데 그 인턴도 하버드 출신의 잘 나가는 법대생인데 이름이 희한했다. 바로 버락 오바마였다.

 

버락 오바마는 첫날부터 늦었다고 미셸 오바마는 이야기한다. 보통 2학년생을 인턴으로 고용하는데 버락 오바마는 겨우 법대 1년을 마친 상태로 인턴을 왔다. 그리고 오기 전부터 사내에서 파란을 일으켰다고 한다. 소문에 그가 특별하다는 것이다. 그는 미셸 오바마보다 세 살이 많았다. 미셸 오바마는 그에게 조언이 필요 없다는 사실을 금세 알 수 있었다고 한다.

 

버락 오바마는 법대 진학 전 3년 동안 시카고에서 지역사회 조직가로 활동했다. 미셸 오바마는 그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며 버락 오바마의 남다름을 이야기한다.

 

"버락은 도시공공주택 정책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혼자 밤을 보내는 편을 더 좋아했다. 그는 활동가로 일하며 가난한 시민들이 겪는 고초에 귀 기울이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낸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말하는 희망과 사회적 상승의 가능성이란 우리가 말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거니와 이해하기도 쉽지 않은 내용이었다."

 

버락 오바마는 젊었을 때부터 엄청난 연설가이자 달변가였던 것 같다. 사회 조직가로 일할 때 흑인 교구에서 주민 세미나에 가서 다음과 같이 말하며 청중의 마음을 흔든다.

 

"어느 쪽이 더 낫겠습니까? 지금 이대로의 세상에 안주하는 것입니까, 아니면 마땅히 와야 할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애써보는 것입니까?"

 

버락 오바마는 <하버드 로 리뷰>의 편집자로 선출되었는데 이 학술지는 미국 법조계에서 중요한 정기간행물 중 하나로 꼽힌다고 한다. 따라서 편집장으로 뽑힌다는 것은 엄청난 성취인데, 놀랍게도 이 학술지 101년 역사상 최초의 흑인 편집장이었다고 한다. 즉, 버락 오바마는 이미 대단한 인재이자 마음만 먹으면 두둑한 연봉을 약속하는 법률 회사에 취직할 수도 있는 위치였다. 그러나 그는 이런 것에 관심이 없었다. 미국의 인종 문제에 대한 책을 쓰고 싶어 했고 자신의 가치와 일치하는 일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미셸 오바마는 버락 오바마의 확신과 목적의식에는 감탄하며 응원하지만 그것과 함께 사는 것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그녀는 아버지의 죽음과 수잰의 죽음을 통하여 인생은 짧고 낭비할 시간이 없다는 교훈을 얻는다. 그리고 변호사가 아닌 시장의 보좌관으로 일하게 된다. 물론, 연봉은 기존보다 절반가량으로 줄어들었다.

 

그들은 부부가 되고 다른 연인들처럼 싸우는 법을 배우는데 그 과정을 이야기하는 부분이 매우 인상적이다. 한 쪽 또는 둘 다 지나치게 피로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에서 사소한 이유로 싸움이 시작된다. 서로를 이해하는 데 몇 년쯤 걸렸다고 회고한다.

 

"그래도 점차 짜증이나 가끔 치미는 화를 더 잘 표현하고 더 잘 참게 되었다. 요즘 우리의 싸움은 훨씬 덜 드라마틱 하고 더 효율적일 때가 많다. 그리고 아무리 팽팽하게 긴장된 상황이라도 서로에 대한 애정을 분명히 바탕에 깔고 있다."

 

버락 오바마는 1992년 여름 '프로젝트 보트!'라는 전국적 초당파 조직의 접촉으로 일리노이주에서 활동하게 된다. 소수자 집단의 투표를 장려하는 운동이었다. 이후, 미셸 오바마는 시청과 작별을 고하고 비영리단체인 '퍼블릭 앨라이스'라는 신생 단체에 합류하게 된다. 이 단체는 좀 더 많은 청년을 공공 부문과 비영리 조직으로 진출하도록 돕는 단체였다.

 

그들은 임신이 뜻대로 되지 않아 힘든 시기를 보낸다. 미셸 오바마는 임신만큼은 의지로 해낼 수 없고 정복해서 되는 일이 아니었다고 고백한다. 그 와중 유산도 한 번 경험하게 된다. 불임 클리닉에 가서 진찰을 받기도 했다. 힘든 시기 끝에 첫째 말리아를 가지게 된다.

 

버락 오바마가 정치에 입문하고 나서 정치와 가정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12월 23일 하와이로 휴가를 가게 되는데 의회는 연휴를 맞아 휴회에 들어간 뒤였다. 그런데 갑자기 회기에 돌입한다는 연락이 오고 투표를 하려면 48시간 안에 버락 오바마는 돌아가야만 했다. 그가 열렬히 지지해온 새 총기 규제 조치가 포함된 법안이라 중요한 투표였다. 그런데, 첫째 말리아가 밤사이에 불덩이가 되고 만다. 결국 그는 떠나지 않게 되고 그의 부재는 혹독한 정치적 고난이 되어 그에게도 돌아온다.

 

미셸 오바마는 놀랍게도 둘째를 낳고 새로운 직장을 얻는 과정에서 면접에 세 살 된 사샤를 데리고 간다. 더 놀라운 것은 미래의 상사가 그 상황을 이해해준 것이다. 탄력 근무 요구도 들어준다. 버락 오바마가 점점 더 바빠지며 미셸 오바마와의 갈등도 심해진다. 그러다, 저녁 먹으려고 버락 오바마를 마냥 기다리는 삶이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일과를 정하고 고수하며 주체적인 삶으로 전환하게 된다.

 

정치판은 흙탕물이라고 표현하고는 한다. 한국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미국이라고 다를 것이 없었다. 미셸 오바마는 자신이 아무리 굳은 신념으로 애쓰더라도 자신을 비방하고 자신의 존재를 왜곡하는 사람들을 결코 이길 수 없을 같았다고 고백한다. 야비한 인신공격에 지치고 상처받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만둘 수도 없는 길이었다. 버락 오바마는 이런 미셸 오바마를 위로하고 지지한다.

 

"미셸, 당신은 골칫거리는커녕 우리의 크나큰 자산이야. 그걸 잊지 말아야 해. 하지만 만약 당신이 선거운동을 그만두고 싶거나 줄이고 싶다면, 그것도 완벽하게 이해해. 이 문제는 당신 맘대로 해도 돼."

 

버락 오바마 재임 시절, 그가 일과 가족과의 시간을 구분하여 잘 지켰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거의 매일 위층으로 올라가 저녁을 함께 먹고 가족에게만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다.

 

백악관은 방이 무려 132개, 화장실이 35개가 있고 지하층 포함 총 6층 건물이라고 미셸 오바마는 이야기한다. 대통령이 되고 나서 그의 가족은 모든 행동을 사전에 경호팀과 일정 관리팀과 의논해야 했다. 놀랍게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우편물을 대신 읽고 답해주는 직원만 약 50명이나 되었다.

 

미셸 오바마는 퍼스트레이디로 있으며 다양한 활동을 한다. 그녀는 "너는 중요한 존재야"라는 단순한 메시지를 꾸준히 들려주는 부모님과 선생님과 멘토가 있었다는 점에서 자신은 행운아였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이제 다음 세대에게 그렇게 말해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는 '리치 하이어'라는 사업이 된다.

 

그녀는 "나는 어쩌다 그만 평범하지 않은 여정을 밟게 된 평범한 여성이다."라고 겸손히 이야기한다. 나아가, 많은 사람이 이 세상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게 되면 좋겠다고 희망을 밝힌다. 더불어 자신만의 목소리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힘이 된다고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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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을 뛰어넘는 자소서 - 취업 끝판왕 옴스에게 배우는
옴스 지음 / 원앤원북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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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자소서를 쓸 때마다 궁금한 점이 있었는데 인사팀에서 과연 이 모든 자소서를 다 읽고 검토한 다음에 서류 선발을 하는 것인가였다. 그런데 회사에 입사하고 인사팀의 업무를 보니, 자소서를 다 읽는 것이 아닌가! 물론, 회사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자소서를 다 읽는다는 사실에 놀랐다. 따라서, 자소서를 잘 쓰는 것은 생각보다 중요하고 서류 통과뿐만 아니라 면접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특히, 책에서도 언급하듯이 자소서는 서류 통과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면접관들이 질문할 때 기초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바로 자소서와 이력서다. 이를 바탕으로 질문을 하게 된다. 결국, 자소서를 대충 쓰게 되면 면접에서 관련 질문을 받게 되면 막힐 수밖에 없다.

 

"변화는 자소서와 면접이라는 형식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과 경험이라는 재료와 본질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된다. 이것이 바로 자소서와 면접을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자신의 생각을 글로 쓰면 자소서요, 말로 하면 면접이 되는 것이다."

 

저자가 책의 서두에서 밝히듯이 이 책은 단순히 취업 준비생 만을 위한 책은 아니다. 경력직, 공무원, 수시를 준비하는 고등학생, 대학원생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대상, 업무, 목표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경험, 가치관, 생각을 논리적으로 풀어내어 상대방을 설득하는 게 자소서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그 본질이 동일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세 꼭지를 이야기하는데 바로 나, 회사, 직무이다. 이 세 꼭지에 대한 철저한 이해를 토대로 논리적으로 자신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자는 '취업은 결국 논리적으로 나를 세일즈 하는 것'이라고 정리한다.

 

많은 이들이 중심을 잘못 잡고 있다. 기업이 원하는 스펙을 맞추기 위하여 대학 생활을 정신없이 보낸다. 중요한 것은 본연의 개성과 경쟁력인데 이는 놓치고 만다. 결국, 모두가 비슷한 스펙을 가지게 되고 차별화에 실패한다. 저자는 이 점을 지적하고 있다. 더불어 나 자신을 찾고 충분히 매력을 소유한 존재임을 먼저 깨달아야 한다고 설명한다.

 

물건을 팔기 위해서는 그 물건에 대한 인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취업도 마찬가지이다. 나를 팔기 위해서는 나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이것이 바로 차별화의 시작이다. 나 자신에 대한 이해는 자신감으로 이어진다. 나에 대한 이해가 끝나면 이어서 회사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나와 회사와의 접점을 찾고 설득할 수 있는 핵심 논리를 도출해내는 것이다.

 

나를 이해하기 좋은 방법은 바로 인생 기술서를 작성해보는 것이다. 성장과정, 학창시절, 대학시절, 연수, 아르바이트, 봉사활동, 취미와 특기 등을 구체적으로 작성한다. 즉, 자소서 항목과 관련해서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제약도 없이 나에 대한 모든 것을 돌아보고 정리하는 것이다. 그다음에 자소서 항목에 맞게 뽑아 내면 된다.

 

저자는 에피소드의 단면이 아닌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성장 '과정'을 통하여 나의 삶의 가치, 철학, 방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저자는 과정이 없으면 그것은 성장과정이 아니라고 단호히 말한다.

 

사업보고서를 활용하는 방식도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수치나 비율보다는 비중과 추세에 집중하라고 조언한다. 현직자의 조언도 중요하지만 맹목적인 신봉은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현직자를 만나게 되면 부서 전체의 업무 전반과 프로세스에 대해 물어보라고 팁을 준다.

 

자소서의 핵심 3원칙은 바로 차별화, 논리와 설득력, 디테일과 심플이다. 차별화의 핵심은 바로 나만의 새로운 시각으로 경험을 재해석하는 것이다. 또한, 차별화는 소재의 신선함이 아니라 생각의 깊이에서 비롯된다고 이야기한다. 디테일하게 구체적으로 작성하되 핵심과 본질에만 집중하는 심플함도 필요하다.

 

책을 읽으며 경력직 이직에도 상당히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력직도 결국은 자신을 회사에 팔아야 하는 입장인 것이다. 다만, 자소서보다는 이력서와 면접이 더 중요한데 특히 면접에서 어떻게 준비하여야 하는지를 책을 통하여 익힐 수 있었다. 무엇이든 방향성과 열심 두 가지가 중요한데 책을 통하여 자소서와 면접에 대한 제대로 된 방향성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컬처 300으로부터 제품을 무상으로 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솔직하게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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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칠레 선생님의 물리학 산책
안드레스 곰베로프 지음, 김유경 옮김, 이기진 감수 / 생각의길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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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대중화에서 독자들이 적어도 어느 부분, 과학적인 개념을 재발견하면서 단락을 다시 읽도록 유도하는 것이 큰 도전이다."

 

저자는 과학의 대중화에 힘쓴다. 이를 위하여 대중이 자연스럽게 던지게 되는 우주에 대한 질문에 답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더불어 과학에 대한 즐거움과 열정을 대중과 나누고 싶은 열망을 가지고 있다. 저자는 과학은 과학자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말한다. 모두가 자연을 관찰할 때 과학이라는 도구를 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저자는 와인을 바라보며 우주의 빅뱅을 생각한다. 대폭발 이후 1만 분의 1초가 지나고 우주 온도가 충분히 내려가자 쿼크들이 응집되어 원자핵의 기본 구성 요소인 양성자와 중성자를 형성했다고 설명한다. 와인과 이 빅뱅이 무슨 관계가 있는지 궁금할 것이다. 놀랍게도 레드 와인의 신맛을 제공하는 것이 양성자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화학적으로 산도는 용액 속에 들어있는 양성자-또는 화학자들이 말하는 대로 하면 수소 이온-의 양을 측정한 것이다. 이 맛있는 이온으로 생기는 화합물, 이 경우는 주로 타르타르산은 초기 원시 우주에서는 생성될 수 없었다. 이를 위해 수십억 년을 기다려야 했고, 이로 인해 우주 모험에 속도가 붙었다."

 

이처럼 저자는 일상에서 과학 원리를 끄집어 낸다. 샐러드의 초록색과 붉은 살 생선을 보며 별을 떠올린다. 별이 초록색을 만드는 기본 원소인 마그네슘, 붉은색을 띠는 철(Fe) 등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특히, 별은 더 이상 융합 에너지를 얻을 수 없는 철을 만들기 시작하면 죽음이 임박했다는 뜻이라고 설명한다. 초신성도 요리 축제를 돕는다고 말한다. 굴 요리 속에 있는 구리와 아연이 바로 초신성이 만들어내는 원소들이다.

 

우월한 숫자 10에 대한 고찰도 흥미롭다. 우리는 왜 화폐 단위를 10의 거듭제곱으로 보통 만들어 사용할까? 1,353원짜리 지폐를 안 만들고 1,000원짜리 지폐를 만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손가락이 10개이기 때문이다. 손가락이 8개였다면 10단위가 아니라 8단위였을 거라고 저자는 예측한다. 여기서 드는 의문은 '왜 1년은 10개월이 아니라 12개월이고 연필 한 다스도 10자루가 아니라 12자루일까'이다. 이에 대하여 저자는 12는 1,2,3,4,6,12로 나누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360도도 마찬가지로 다양한 숫자로 나누어지기 때문이라고 덧붙인다.

 

나뭇잎이 초록색인 이유는 엽록소가 아주 효율적으로 빨간색과 주황색, 파란색과 보라색을 흡수하지만 초록색은 반사되어서라고 설명한다. 즉, 우리에게 보이는 색은 바로 그 물체가 흡수하지 못하고 반사하는 색인 것이다. 색의 신비와 관련해서 빛의 가산혼합을 이야기한다. 빛은 색을 섞을수록 더 밝아지는 가산혼합이다. 반면, 우리가 쓰는 물감 같은 것은 색을 섞을수록 더 어두워지는 감산혼합이다. 물감 같은 색료는 빛을 흡수하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저자는 커피를 보며 엔트로피를 생각한다. 엔트로피라는 개념은 독일의 물리학자인 루돌프 클라우지우스가 열역학에 부족한 요소를 보완해 만든 개념이다. 우주의 엔트로피는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하는데 다른 말로 하면 뜨거운 커피는 점점 식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가만히 놔두었는데 다시 뜨거워지는 커피는 존재할 수 없다. 왜냐하면 엔트로피는 증가하기 때문이다. 엔트로피가 증가한다는 것은 확률이 더 큰 방향으로 진행한다는 뜻인데 다른 말로는 무질서가 증가하는 것이다.

 

초콜릿과 관련된 과학도 흥미롭다.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데 초콜릿의 특징은 바로 입에서 녹는다는 점이다. 항상 입에서 잘 녹았기 때문에 이 점이 특징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실온에서 고체를 유지하다가 입에 들어와서 녹는 물질이 엄청 많지는 않다. 저자는 초콜릿의 탄소발자국(어떤 주체가 일상생활을 하는 과정이나 영업을 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이산화탄소를 만들어내는지를 양으로 표시한 것)에 주목한다. 카카오 원자재 운송에서도 탄소를 배출하고 포장지를 만들 나무를 지을 때에도 발전소에서 석탄을 태운다. 눈에 보이지 않는 탄소 배출량이 어마어마하다. 결국, 우리가 죄책감 없이 맛있게 초콜릿을 먹으려면 기술혁명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이 이에도 백신, 미소 장국의 물리학, 호루라기의 과학 등 일상에서 만나는 다양한 과학 원리를 알려준다. 책을 읽고 나니, '흐르는 물이 얼기 위해서는 얼마나 온도가 낮아야 할까'라든지 ' 일상에서 만나는 다양한 현상에 대하여 괜히 호기심이 더 생기고 질문이 떠오른다. 질문이 떠오르면 그냥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파고들어서 그 안에 들어있는 과학의 원리를 하나씩 깨우치는 즐거움도 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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