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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전쟁 3 - 금융 하이 프런티어 ㅣ 화폐전쟁 3
쑹훙빙 지음, 홍순도 옮김, 박한진 감수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화폐전쟁이란 제목을 달고 있는 세번째 책이다. 이 책이 3번째까지 출간될지도 몰랐지만 이렇게 흥미롭게 읽게 될지도 몰랐다. 사람의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런 국제 경제, 금융 분야는 내가 흥미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잘 읽히는 분야는 아니다. 몇 장 읽다가 읽히지 않아 포기한 책도 여러권 되니 말이다. 그런데 세번째 책까지 만나고 있다는게 나 자신이 봐도 좀 신기하다.
이전 두 권에서는 로스차일드 등으로 대표되는 미국과 유럽의 화폐와 금융을 다루었다면 이번에는 중국과 일본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보다는 중국이나 일본이 좀더 익숙한게 사실인지라 더욱더 기대를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저자가 중국의 국제금융학자이자 글로벌재경연구원 원장이었기에 더욱더 그러했다. 사실 앞의 두 권을 보면서 긴가민가 했던 내용들이 있었다. 물론 그런 내용들때문에 더욱더 흥미롭게 읽을수가 있었지만 정확한 이야기를 알고 싶기도 했기에 아쉽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자신의 조국에 대한 이야기이기에 조금더 구체적인 사실을 알 수 있을거 같았다.
지금 현재 중국은 강대국으로 성장하고 있고 머지않은 시기안에 미국을 제칠 것이란 말들이 많이 나온다. 그런데 시간을 좀 거슬러 올라가보면 중국은 예전부터 시대를 이끌어간 선진국이었다. 하지만 중국의 양무 운동은 실패했고 일본의 메이지 유신은 성공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에 대해 저자는 금융 권력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아편전쟁 이후 중국의 은본위제는 서양의 금본위제에게 밀리고 말았다. 서구 세력은 청나라 금융을 통제하는 중앙은행을 손에 넣었고 중국의 자본 및 신용의 유통경로를 장악함으로써 결국 중국의 금융 권력을 완전히 장악했다. 그로인해 나라의 발전을 위한 기본적 조건인 재정력이 뒷받침되지 못했고 서구 세력에 끌려다니다보니 성장이 멈출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반면에 일본의 경우는 중국과 달랐다. 중국에 비해 보잘것 없었던 섬나라 였지만 그들의 금융 시스템은 중국보다 훨씬 발달되어 있었다. 일본은 아시아 최초로 금본위제의 초석을 다졌고, 그들의 금융 네트워크는 자국 경제 시스템을 완전히 장악했으며, 중앙은행의 지원아래 제조업과 무역업이 창출한 부를 바탕으로 근대화에 성공했고 지금의 일본을 만들어 낸 것이다. 또한 중국 금융을 서구 금융 세력에 넘겨준 매판 계급들이 일본에는 없었던 점 역시 그들이 자국의 금융 권력을 서구로부터 지켜낼 수 있었던 요인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었다.
또한 책에서는 장제스의 국민당과 공산당 이야기라든지 일본 천황과 재벌 세력간의 대립, 인민 화폐의 등장 등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다. 그리고 점차 진행되고 있는 달러화의 몰락과 이를 대체할 새로운 화폐로 은의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사실 은이란 광물은 금에 비해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금과 은의 교환비율을 강조하며 지금은 여러가지 상황으로 인해 은의 가치가 억눌리고 있지만 점점 은의 가치는 높아질 것이며 결국엔 은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 벌어질것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현재 세계 최대의 은 생산국인 중국이 이를 통해 금융 전략을 잡을수 있을것으로 보고 있었다. 정말 15년 뒤에는 은이 금보다 비싸질지 궁금해진다.
저자가 강조하는 제4의 하이 프런티어 즉 금융 하이 프런티어의 중요성과 이를 통해 본 중국과 일본의 근대사는 흥미로왔다. 특히나 금융이라는 경제적인 분야가 역사와 어우러지다보니 훨씬더 이해하기도 쉽고 재미있게 읽을수가 있었던거 같다. 저자는 화폐전쟁 네번째 이야기를 출간할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60년대 이후 고속 성장을 한 한국을 다루려고 한다고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과연 그는 한국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어떤 시각으로 이야기를 하든 저자의 마음이겠지만 중국의 입장이 아닌 객관적 입장에서 쓰여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의 새로운 주장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