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낯선 경험의 연속이다. 처음 태어나서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가는 것부터 시작해서 학교에 입학하고 졸업하여 일정 직업을 가지게 될때까지 말이다. 그리고 그 후 부터는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는거 같다. 낯선 모험을 하기보다는 안정을 택하는 것은 인간의 순리이고 또 나이를 먹어갈수록 그러한 경향이 더 강해지는거 같다. 변화를 두려워해서는 안되는데 왜 점점 현실에 안주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한때는 무모할 정도의 도전 정신이 있었고,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가 있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그러한 모습이 점점 사라져가는 것을 느끼게 된다. 과연 나만 이런 모습을 보이는건지 물어보고 싶어진다. 이 책의 저자 문성도는 현실의 삶에 무력감을 느꼈고 그동안 누려왔던 것을 과감히 포기한 채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새로운 시도는 위험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오히려 자신의 가슴은 요동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자유로울 것, 그리고 색다를 것. 이 두가지를 전제로 적합한 여행 방식을 찾던중 오토바이 여행을 떠올렸다. 물론 그는 오토바이에 문외한이었고, 그의 주위에는 오토바이 여행에 대해 조언해 줄 사람이 없었지만 우연히 알게 된 이의 도움을 받아 결국 2종 소혐 면허 취득후 3개월의 주행 연습 후 2007년 6월 21일 속초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하는 배에 올라타면서 아시아 - 유럽 횡단에 나섰다. 이 책을 보지 않더라도 오토바이를 타고 낯선 대륙을 여행 한다는 것은 결코 편하지 않을것이라는걸 짐작하는것은 그리 어렵지가 않다. 언어문제도 언어문제지만 가장 중요한 오토바이가 2만 킬로미터를 주행하면서 아무런 고장없이 버텨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 부품을 싣고 여행할 수도 없고 결국 현지에서 조달할 수 밖에 없는데 그가 여행하는 지역이 오토바이 수리를 편하게 할 수 있는 곳은 아니었다. 또한 주행 연습을 한 이후 떠났다고 하지만 역시나 위험한 여행임에는 분명해보였고 결국 사고를 당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그가 그 길을 포기할 수 없었던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거 같았고 그만큼 매력 넘치는 모험이 아니었나 싶다. 그는 로마를 끝으로 1차 여행을 마친후 다음 여행을 생각하게 되었고 4개월 정도가 지난 2008년 3월 1차때의 2배의 기간동안 2배의 거리를 오토바이로 주행하는 2차 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리고 2009년 7월 3차 여행을 통해 결국 5개 대륙 약 12만 킬로미터를 오토바이로 질주했다. 200여 페이지의 이 책 속에 그의 여정을 모두 담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1000 페이지 분량으로도 모자라지 않을까 싶다. 그의 여행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역시나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부러움이었다. 중학교 시절 사회과 부도의 세계 지도를 보면서 유럽일주와 미대륙 횡단을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외국어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도 했었는데 결국 지금까지 이러고 있다. 또한 과연 나에게 저자와 같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실행에 옮길수 있을까란 생각도 들었다. 지금까지 수차례 낯선 세상으로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오토바이를 타고서 질주하는 것은 상상조차 해본적이 없었다. 힘든길 보다는 편한길을 쫓고 있는 나로서는 쉽사리 발길이 떨어지지 않을거 같다. 하지만 또 오토바이 여행만의 매력을 느낄수 있을거란 생각도 들어 살짝 고민이 되기도 한다. 어쨌든 자유로운 방랑을 통해 행복을 느낄수 있는 저자는 나에게 부러움을 안겨주고 동시에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비록 그 길이 융단길처럼 편안하지만은 않더라도 그 속에서 자신의 살아있음을 느낄수가 있는거 같아 더욱더 그러하다. 역시나 이런 멋진 경험을 하기위해서는 그만큼의 희생이 필요하고 무엇보다도 용기가 필요하다. 아직까지 나에게는 그 용기가 없다. 하지만 평생 그렇지는 않을거라 믿고 싶다. 저자와 같은 대장정은 아니더라도 내 나름의 방랑을 즐겨볼 그날은 반드시 찾아올 것이다. 그날의 희망과 설레임을 안고 오늘도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