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3

813 - 최신 원전 완역본 ㅣ 아르센 뤼팽 전집 4
모리스 르블랑 지음, 바른번역 옮김, 장경현.나혁진 감수 / 코너스톤 / 2015년 3월

코너스톤 출판사의 아르센뤼팽 전집 시리즈를 1권부터 차례차례 읽어오다보니 이번에는 뤼팽의 어떤 모험담을 그려낼지 궁금해진다. 그리고 제목과 차례를 보면서 그 내용을 상상해 보게 한다. 이번 4번째 이야기는 <813>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었다. 과연 무슨 의미일까? 뤼팽이 훔치려는 보물과 관련 있을까? 일단 책의 두께가 이전에 만났던 책들의 두배 정도 되는만큼 풍부한 이야기를 담고 있으리라 짐작되었다. 전작에서 '이지도르 보트를레'라는 인물을 통해 흥미를 유발시켰던 저자가 이번에는 어떤 인물을 통해 즐거움을 전해줄지 궁금해하며 책을 펼쳤다.

다이아몬드의 왕 또는 희망봉의 주인이라 불리는 억만장자 루돌프 케셀바흐, 그가 자신이 묵고 있던 팔라스 호텔에서 살해된 채로 발견된다. 그리고 그의 셔츠에는 피범벅이 된 명함 하나가 발견된다. 바로 아르센 뤼팽의 명함이었다. 또한 호텔 직원 귀스타브 뵈도와 케셀바흐의 비서 채프먼 역시 연이어 살해된다. 세 사람은 똑같은 무기에 의해 똑같은 상처를 입고 살해된 것이었다. 이렇게 죽었다고 알려졌던 아르센 뤼팽이 케셀바흐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4년만에 다시한번 세상에 등장한다. 역시나 뤼팽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은 예전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기상천외하고 신출귀몰하며 영웅적 이미지를 지닌 괴도신사에 대해 사람들은 호의적으로 대했지만, 살인사건으로 돌아온 그를 대중은 증오했고, 두려워했으며, 비난하고 있었던 것이다.

살인사건을 맞게 된 치안국의 '르노르망' 국장은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며 서서히 사건에 다가가고 있었다. 포르므리 예심판사를 비롯해 많은 이들이 아르센 뤼팽을 범인으로 생각하지만, 르노르망 국장은 뤼팽이 아닌 제3의 범인이 있음을 확신하고 사건을 풀어나간다. 뤼팽 또한 자신을 범인으로 몰고간 살인자를 쫒으면서 한편으로 케셀바흐가 숨기고 있던 비밀에 차근차근 접근해가고 있었다. 케셀바흐가 찾고자 했던 인물은 과연 누구이며,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813>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또한 L.M. 이란 인물은 누구이길래 뤼팽을 계속 위험속으로 몰아가고 있는지 궁금함을 감출수가 없었다.

역시나 저자가 펼치는 이야기는 광대한 스케일과 함께 최고의 몰입도를 자랑하고 있었다. 특히나 1권보다는 2권이, 2권보다는 3권이 그러했으며, 이번에 만난 4권은 최고의 이야기였다. 두께를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로 단번에 읽어나갔으니 말이다. 그리고 예상치 못했던 반전은 더욱더 이야기속으로 빠지게 만들었다. ​이번 편이 나를 이렇게 매혹시키는 바람에 5권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더 커져만 간다. 기대한 만큼의 이야기를 들려줄지 아닐지 어서빨리 5권을 통해 확인하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