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신은 어디에 있나요
요시다 슈이치 지음, 권남희 옮김 / 은행나무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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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다 슈이치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아마도 '사랑을 말해줘'라는 작품을 통해서인거 같다. 2009년쯤 읽었던 것으로 생각되는데 그 책의 내용이 100% 기억나지는 않는다. 다른 이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사는 남자와 다른 이들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는 여자의 이야기였는데 여타의 연애소설과는 좀 다르게 다가왔던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요노스케 이야기'라는 성장 소설을 만났었는데 요노스케의 모습을 보면서 즐거운 미소를 지었던 것이 떠오른다. 또한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악인을 통해서 또다른 요시다 슈이치를 만날 수가 있었다. 그러하기에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를 가지지 않을수가 없었다.

 

 

특히나 이번 작품에 눈길이 갔던 이유는 바로 여행집이라는 소개 떄문이었다. 여행을 많이 가보지는 못했지만 그 단어가 주는 설레임을 좋아한다. 특히나 지금껏 만났던 요시다 슈이치의 작품들이 마음에 들었었기에 그가 들려줄 여행 이야기가 당연히 궁금했다. 그런데 책을 펼치는 순간 좀 당황했다. 당연히 여행 이야기가 나올줄 알았는데 짧은 소설이 펼쳐지고 있었으니 그랬다. 알고보니 책 속에는 몇편의 단편과 에세이가 섞여 있었다. 이 책은 기내 잡지에 연재한 글을 모아 펴낸 책이라고 했다. 얼마전 KTX를 타면서 좌석 앞에 꽂혀있던 잡지를 보았던 적이 있었는데 그 속에는 편한 마음으로 가볍게 읽을수 있는 이야기들이 많이 실려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아마 요시다 슈이치 역시 그런 마음으로 이야기를 썼던거 같다.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그리 어렵지가 않다. 어릴적 처음 탄 비행기에서 교통사고가 난 형의 안위를 빈 것을 시작으로 비행기만 타면 항상 무언가 소원을 비는 한남자의 이야기부터 자전거를 도둑맞고나서 자신의 집 편지함에 잘못꽂힌 남의 편지를 뜯어보고 그것을 버리지 못하는 한여자의 이야기 그리고 어릴적 휴일에 비행기를 타고 낯선 마을에 다니는 것을 취미로 삼는 남자를 보면서 자신 역시 그런 취미를 가지게 된 한남자의 이야기 등 저자가 들려주는 평범한 이야기는 왠지 모르게 나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거 같았다. 특별한 무언가를 만들어내려고 하지 않는거 같은데 이상하게도 특별하게 다가온다. 이것이 요시다 슈이치가 가진 매력이 아닌가 싶다. 

 

 

단편과 실려있는 짧은 에세이들 역시 나를 즐겁게 만들고 있었다. 온갖 미사여구로 여행지를 소개하는 것도 아니고 무언가 혹할만한 특별한 사진이 실고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가 이야기하는 여행지에 한번쯤은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참 신기할 뿐이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여행은 결코 어렵지도 복잡하지도 않다. 해외로 떠나야하는 것도 아니고 멀리 떠나야하는 것도 아니다. 가볍게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는게 여행인 것이다. 집만큼 편안함을 주지 않고 때로는 불편함과 힘들다는 마음을 가지게 만들기도 하지만 그 과정에서 추억을 쌓고 삶의 묘미를 느끼게 하는 것 그게 바로 여행이 아닌가 싶다. 여행이란게 꼭 특별한 무언가를 가져야만 하는게 아니란걸 이 책을 보면서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역시 요시다 슈이치는 나에게 있어 평범한듯 하면서도 비범한 그런 이야기꾼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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