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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여행자
박준 지음 / 삼성출판사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방콕> 태국의 수도로서 전세계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국제적인 도시이다. 어릴적에는 집에 있다는 의미로 방콕에 있다고 농담처럼 말하곤 했었는데 어느덧 그곳은 내가 정말 가보고 싶은 곳이 되었다. 그리고 작년 가을 이후 실제 방콕을 경험해봐야겠다는 강한 다짐을 하고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엄청난 홍수가 발생하면서 그 계획은 실행에 옮길수가 없었다. 내 주변의 누군가는 방콕이 뭐가 좋냐고 굳이 아시아쪽으로 가려면 차라리 일본이 낫다고 주장한다. 물론 일본 또한 내가 가보고 싶어하는 나라중 하나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일본은 태국에 비해 재정적인 부담이 많이 들고 무엇보다도 방콕에 가보고 싶어하는 마음이 더 크다. 내 마음이 일본보다는 태국 방콕으로 더 쏠리는걸 어찌하겠는가.
이 책은 낯선 이방인의 시각에서 바라본 방콕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지난 15년간 거의 매년 방콕을 찾아왔고, 방콕에서 몇 개월을 거주하기도 하는 등 방콕이 상당히 익숙한듯 보였다. 그러다보니 단순히 방콕을 처음 방문하는 낯선 여행자의 시선이라기 보다는 마치 자신의 동네를 소개하는듯 했다. 방콕에서는 외국인으로서 불편함이 없다고 했다. 물론 말이 안통한다는 어려움이 당연히 존재하지만 방콕 사람들은 친절하고, 태국 사람이 아니라고 무시하지 않는다고 한다. 요즘엔 특히 한국 사람을 좋게 봐주는 경향도 있으며, 한국 사람은 비자 없이 태국에 입국하고 3개월동안 체류할 수 있다고 하니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없이 이방인으로 머무르기에 최적의 장소인 것이다.
내가 방콕을 좋아하는 이유중에는 우리나라에 비해 물가가 싸다는 점도 있다. 특히나 같은 돈으로 다양한 해산물을 양껏 먹을수 있다는 점은 나의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한거 같다. 하지만 월세 2000밧 짜리 맨션이 있는가 하면 1400만 밧짜리 주택광고가 거리에 나부끼고 있다. 또한 거리에 매춘 광고가 버젓히 붙어있고 주차 위반 과태료도 얘기만 잘하면 깍아주며 버스 기사가 길을 잃어 헤매기도 하는 곳이 바로 방콕이다. 근사한 뉴욕의 모습과 매력적인 도쿄의 모습 그리고 더러운 인도의 모습을 모두 갖춘 재미난 곳이 바로 방콕이라는 저자의 말이 잘 와닿는거 같았다.
책을 보고 있자니 그동안 내가 알고 있었던 방콕과는 또다른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그동안 몇몇 권의 책들과 TV 등을 통해 본 방콕의 모습은 불교 문화와 밤 거리의 화려함, 시장의 활기찬 모습 등이 떠올랐는데 저렴한 물가로 인해 즐거움을 가득 느낄수 있는 여행지로서의 방콕이 아닌 마치 그곳에 머무르는 사람의 시선에서 본 방콕이 모습은 신선하게 다가왔다. 화려한 치장을 걷어내고 그 속에 숨겨진 속살을 본 느낌이랄까 소박해보이는 그곳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는 방콕이란 곳을 더욱더 매력적으로 느끼게 해주는거 같았다.
책을 다보고 나니 방콕은 꼭 가봐야할 곳이란 것을 다시한번 느끼게 된다. 또한 그곳의 화려함만을 쫓을게 아니라 저자와 같이 머무르면서 편안한 시선으로 그곳을 바라보고 싶다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낯선 그곳에 내 몸을 그냥 던져보고 싶어진다. 태국말은 물론 영어도 자신있게 하지 못하기에 갈피를 잡지못하고 정처없이 떠돌아다닐지 모르지만, 괴상한 도시 방콕은 왠지 나를 반겨줄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그곳에서라면 차가 막혀 옴짝달싹 못하더라도 짜증내지 않고 여유를 가지고 세상을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열대과일들을 실컷 먹으며 그곳을 마음껏 거닐고 싶어진다. 어느누구도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그곳에서 낯선 이방인이 되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