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녀의 유물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6-7 리졸리 & 아일스 시리즈 7
테스 게리첸 지음, 박아람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그가 나를 보러 오고 있다. 나는 그것을 뼛속 깊이 느낀다. 대기에서 냄새로 느낀다. 뜨거운 모래와 향긋한 향신료, 햇볕 속에서 힘쓰며 일하는 백여 명의 남자들의 땀 냄새 만큼이나 분명한 그 냄새. 이집트 서부 사막의 그 냄새가 거의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이 컴컴한 침실에서도 생생하게 느껴진다.'  p.15

 

 

이렇게 시작하고 있는 이 책은 첫장부터 마지막 장을 다 읽고 책을 덮을때까지 강렬하게 다가왔다. 최근에 이런저런 사정으로 시간을 많이 낼 수 없었고 그래서 밤 늦은 시간에 책을 읽을 수밖에 없었다. 이 책에 대한 소개를 접했을때 좀 많이 무섭다는 말을 들어서 가급적이면 밝은 대낮에 읽고 싶었는데 어쩔수가 없었다. 그렇게 책을 한밤중에 책을 펼쳤고, 잠자야 한다는 것도 잊은 채 단번에 읽어 나갔다. 결코 끊어 읽을 수가 없었으니 말이다. 그 덕분에 다음날 고생을 좀 했지만 중간에 끊어서 다음 이야기를 궁금해하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선택이었던거 같다.

 

 

사실 이 책을 읽기전에 좀 설레였다. 최근에 소설을 거의 접해지 못했기에 그랬다. 생각만큼 시간을 내지 못하다보니 한번에 쭉 읽어야하는 소설보다는 끊어 읽을 수 있고 좀더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비소설, 특히나 여행 관련 책들 위주로 만나왔었다. 그러다보니 소설에 고팠다고 해야할까 하여튼 그랬다. 게다가 단순한 소설이 아닌 복합적인 스릴러이기에 더욱더 기대를 하게 되었다. 역시나 책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이 책의 저자 테스 게리첸은 누군지도 몰랐고 당연히 그녀의 책은 접한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 책이 리졸리 & 아이스 시리즈의 일곱번째 작품이란 것을 알고는 믿을수가 있었다. 시리즈가 출간된다는 것은 그만큼 작품성이나 재미를 어느정도 보장한다고 생각했으니 말이다. 

 

 

박물관 지하에서 발견된 미라로 인해 이야기는 시작되고 점점 확장되고 있었다. 그 미라는 단순한 과거의 유물이 아니었기에 단순한 고고학적인 관심에서 살인사건으로 옮겨가면서 이 시리즈의 주인공들을 모두 등장하게 만든다. 특히나 리졸리 형사의 모습이 많이 등장할 수밖에 없다. 이 책의 전작이라 할 수 있는 6편의 이야기를 접하지 못했기에 등장인물들이 어떤 삶의 과정을 겪어왔고 어떤 사건을 헤쳐왔는지 알 수가 없다. 오로지 이 책 속의 내용만으로 그들의 모습을 파악해야한다. 리졸리는 강인한 여성이다. 강력반 형사로서 오히려 남자 파트너보다 훨씬더 유능해보이고 멋져보인다.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는데 이 책 속의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우월하게 느껴진다. 또한 어머니는 세상 그 무엇보다도 강한 존재라는것을 깨닫게 만든다.

 

 

다양한 고고학적인 이야기는 참으로 흥미롭다. 내가 고고학적인 지식이 전무하다보니 책 속의 이야기들이 실제와 얼마나 같은지 알 수 없다. 아니 그것은 내가 알 필요가 없다. 내가 즐겁게 책을 보았다면 그것으로 족하니 말이다. 이런 책을 볼때마다 드는 생각은 도대체 저자는 얼마나 많은 것을 알고 있어야하고 그것을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까이다. 책 표지 안쪽의 저자 소개를 보면 고고학이란 단어는 찾아 볼 수가 없다. 박사학위를 취득한 내과의사 였기에 의학적 지식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런 플롯을 이끌어가는 저자의 능력에 새삼 놀라게 된다. 아무래도 이 시리즈의 다른 책들을 만나보지 않을수가 없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시리즈는 미국에서 드라마로 제작 방영되고 있다고 한다. 분명 책과는 또 다른 모습일텐데 어떻게 다가올지 만나보고 싶어진다. 오랜만에 만나본 제대로 된 소설은 역시나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주었다. 이런 장르에 빠지면 쉽게 헤어나오지 못하는데 벌써 다음에 볼 책들을 고르고 있는 내 모습을 볼 수 있다. 시간과 주머니 사정을 생각하면 걱정이 앞서지만 어쩔수가 없다. 아무래도 연말 연초는 스릴러가 나를 붙잡아 둘거 같다. 어떤 이야기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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