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리에 방영되던 드라마 <공주의 남자>가 어제부로 종영되었다. 근래에 들어 드라마를 보지 않던 나인데 휴일 집에서 쉬던중 우연히 <공주의 남자> 재방송을 보게 되었고 결국 본방을 시청하기에 이르렀다. 우리 역사에 관심이 많다보니 사극 역시 즐겨봤었는데 계유정난이란 역사적 사실 속에서 피어나는 등장인물들의 관계는 사람들이 이 드라마를 좋아하게 만들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드라마가 한창 방영중인 기간에 이 책이 출간된 것을 알게 되었다. 그동안 영화나 드라마의 원작소설이 많이 나왔었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책을 통해 먼저 만나본 경우가 많았고 그 반대는 거의 없었던거 같다. 하지만 이번에는 후자의 경우가 되고 말았다. 과연 책에서는 드라마 속 이야기를 어떻게 전해주고 있을지 궁금해하며 책을 펼쳤다. 현재 진행중인 드라마 속 이야기를 책으로 읽다보니 확실히 그 이미지가 선명하다는 장점이 있는거 같았다. 책을 읽는 중간중간 드라마 속 모습이 떠오르는걸 보면 말이다. 다만 그 이미지가 정해져있다보니 상상의 나래를 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도 있는거 같다. 어쨌든 책 페이지는 술술 잘넘어갔다. 아무리 생각해도 조선판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는 이런 설정은 진부한거 같으면서도 사람의 구미를 당기는 최고의 소재가 아닌가 싶다. 서로가 상대방을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 선명한 대립관계속에서 피어나는 승유와 세령의 운명적 사랑을 안타깝게 지켜보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면 말이다. 그들 등장인물들의 아련한 눈빛은 책을 보는내내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있었다. 그동안 드라마를 보면서는 특별한 생각을 하지 않았었는데 책을 통해 보다보니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특히나 이미지에 가로막혀 있었던 등장인물들의 생각들을 엿볼수가 있어서 좋았던거 같다. 또한 드라마를 보면서는 간과했던 부분들을 다시 상기시켜 주었다. 그리고 권력이란 것에 대한 생각도 해보았다. 군주제 국가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다는 것은 무엇과도 비교하기 힘들겠지만 그것을 위해 그렇게 피를 뿌려야만 하는 것인지 말이다. 물론 내가 그러한 입장에 놓인다면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장담을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편하지만은 않다. 어쩌면 그로인해 주인공들이 시련을 겪게 되기에 그들을 동정하는 입장에서 시퍼런 칼날의 서슬을 더욱 날카롭게 느끼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보는 누구라도 책 속의 이야기가 사실이라고 믿지는 않을 것이다. 어쩌면 어느 누군가는 역사적 사실을 곡해한다고 주장할런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이 우리 역사에 조금이라도 더 관심을 가지게 된다면 <공주의 남자>라는 이야기는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수양대군 일파에 의해 김종서가 제거되는 상황에서 끝이 난다. 드라마를 통해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되리란 것은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2권이 궁금하고 기다려진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