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거나, 뉴욕
이숙명 지음 / 시공사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뉴욕이란 도시는 많은 이들에게 로망으로 불리는 곳이다. 미국의 수도는 워싱턴이지만 세계의 수도는 뉴욕이라고 불릴 정도로 그곳은 대단한 위용을 자랑한다. 그래서 세계 각국의 사람들은 자신의 꿈을 이루기위해 뉴욕을 향하곤 한다. 또한 섹스앤더시티를 비롯한 여러 미국 드라마는 뉴욕을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들어 준거 같기도 하다. 사실 내 주위를 봐도 뉴요커를 꿈꾸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실제 뉴요커가 되기는 쉽지 않는거 같다. 현재의 일상에서 벗어나 그곳으로 떠나질 못하니 말이다. 그렇게 시간을 흘려보내다보면 결국 그 로망은 영원히 마음속으로만 간직하게 되는 이루지 못한 꿈이 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여기 뉴욕으로 떠난 사람이 있다. 과연 그녀에게 뉴욕은 어떤 모습으로 비춰졌을지 궁금해졌다.  

 

이 책의 저자 이숙명은 잘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내고 뉴욕으로 떠났다. 특별한 목적을 세우고 떠난 것은 아니었다. 7년간 직장 생활을 하면서 지치고 힘들었기에 새로운 세상에서 휴식을 취하고 싶은 생각이었다. 처음 그녀가 가고자 한 곳은 뉴욕이 아닌 런던이었다. 하지만 신청한 비자가 거절되면서 결국 뉴욕으로 목적지를 바꾼것이다. 물론 그녀에게 런던이든 뉴욕이든 큰 의미는 없었다. 그녀도 밝혔듯이 한국이냐 아니냐가 중요할 뿐이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그녀의 좌충우돌 뉴욕 생활이 시작되었다.  

 

뉴욕과 그녀는 상극이었는지 시작부터 좋지가 못했다. 남들은 뉴욕에 10년을 살고도 안 해본 법원 구경을 한달만에 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녀는 뉴욕에 단순히 여행삼아 며칠을 머무르는게 아니라 일정기간 체류할 생각이었기에 살 집이 필요했다. 그래서 후배 S의 도움을 받아 집을 구하는데 결국 사기를 당한 것이다. 국내에서 사기를 당해도 기분이 안좋은데 하물며 낯선 땅에서 사기를 당한다면 엄청 황당할 것이다. 결국 일부만 돌려받았는데 색다른 경험이라고 이야기하기도 좀 그런거 같다. 왠지 그녀의 뉴욕 스토리가 결코 평탄치만은 않을 것이란 짐작을 하게 하는거 같았다.  

 

예전에 누군가 뉴욕에 꼭 가고 싶다고 하기에 왜 가고 싶은지 물어봤더니 쇼핑을 위해서라고 했었다. 브랜드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국내에서 비싼 값에 팔리는 명품이 뉴욕에서는 절반 또는 그 이하에 구매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뉴욕 여행 책을 보면 쇼핑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데 역시나 이 책에서도 쇼핑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저자가 집을 사기당한 후 S의 집에 머무르게 되는데 S의 룸메이트인 L이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었기에 그녀를 따라 쇼핑을 다니게 된 것이다. 많은이들이 명품을 좋아하듯 그녀 역시 명품을 갖고 싶어했지만 비싼 가격에 엄두를 내지 못했었는데 국내에 돌아온 후 명품 가격을 비교해보면서 뉴욕에서 하나 사둘걸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한거 같았다.  

 

이외에도 부촌의 여학생 뒤를 쫒는 탐정놀이부터해서 클럽, 여배우 인터뷰, 브로드웨이, 우연히 만나게 된 이상한(?) 청년과의 이야기까지 흥미진진한 그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 책을 보면서 왜 사람들이 뉴욕을 사랑하는지 조금은 알 수가 있었다. 물론 뉴욕은 모든 조건이 완벽한 곳은 아니다. 특히 집값이 엄청 비싸다. 그녀가 집을 구하면서 1300, 1500을 이야기를 하기에 환율을 계산해보았더니 깜짝 놀랐다. 그렇다고 내가 생각하는 그런 집도 아닌거 같은데 말이다. 뉴욕에 한번 살아보려면 돈이 상당히 많이 들겠구나 싶었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뉴욕을 고집할만큼 충분한 매력을 지니고 있는거 같다.  

 

누구나 뉴요커로서의 로망을 현실로 만들수 있다. 저자처럼 용기가 있다면 말이다. 하지만 그 용기는 말처럼 쉽게 생기지 않는다. 만약 저자처럼 현재의 삶을 포기할 수 있다면 과감히 떠나면 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고해서 결코 낙담할 필요는 없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 지치고 힘들어 더이상 버티기 힘들다고 느낄때 그래서 새로운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느껴질때 그때 떠나면 되는 것이다. 나 역시 지금 당장은 아니고 먼 훗날 내 마음이 떠나라고 이야기 할때 낯선 세상으로 떠나고 싶다. 나를 알지 못하는 낯선 그곳에서 이리저리 방랑을 하면서 새로운 나를 발견하고 싶다. 그때가 언제일지 알 수는 없지만 낯선 곳에서 이방인이 되어볼 그날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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