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최인호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상도> 이후 오랜만에 최인호 작가님의 책을 접해본다. 사실 나는 작가님의 신간이 출간되었다는 것을 몰랐었다. 책이나 볼까해서 광화문 교보문고에 들렀다 이 책이 쌓여져있는 것을 발견했다. 투병중이란 이야기를 접했었는데 혹 완쾌되셨나 싶었다. 하지만 그런거 같지는 않았다. 비록 몸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글에 대한 작가님의 열정은 결코 사그라들지 않은거 같다. 책 앞부분 '작가의 말'만 봐도 그렇다. 정확히 2달만에 쓴 장편소설이라고 했고, 다른이의 청탁이 아닌 스스로의 열망으로 쓴 최초의 장편소설이라고 했다. 그리고 50년 작가 인생에서 쓴 소설중 하나를 꼽으라면 망설이지 않고 이 작품을 선택할거란 이야기도 있다. 독자를 의식해서가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해 쓴 작품이라는 이 책. 그래서 더욱더 궁금해졌다. 
 

K란 인물이 있다. 그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인물이다. 토요일 아침 자명종의 알람 소리에 잠을 깨곤 혼란스러워한다. 토요일은 회사에 출근하지 않는 날이므로 느긋하게 늦잠을 자고 게으름을 부릴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진 날인데 그 특권이 방해받았으니 말이다. 자기 자신이 자명종 버튼을 누르지 않았고 아내도 켜놓지 않은 자명종이 왜 울렸는지 K는 이해할 수가 없다. 그런 일은 자명종 뿐이 아니었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잠들었던 모습하며, 평소에 쓰던 스킨은 온데간데 사라지고 천박한 상표의 스킨이 놓여있는것도 그렇다. 도대체 K는 자기 자신이 어디에 와있는지 혼란스러워한다. 처제의 결혼식에서도 K의 혼란은 지속된다. 분명 낯익은 모습인데도 낯설게만 느껴진다.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 배우같기만 하다. 급기야는 자기자신조차 자기자신이 맞는지 혼란스럽다. 
 

이 책 속의 K는 빠르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속에서 자기 자신의 길을 잃고 혼란스러워하는 현대인의 표상을 보여준다. 자신만의 자아를 상실한 체 드라마 속 배우처럼 역할놀이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을 말이다. 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주위 환경들을 낯익게 생각한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그 속을 들여다보면 결국엔 모두 낯선 것들이다. 개인주의가 팽배하면서 사람들은 자기자신밖에 모른다. 나 외에는 모두 타인인 것이다. 그렇게 수많은 타인들은 현대 사회를 구성하고 있다. 이런 사회가 과연 인간들의 사회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동물과 다를게 없어 보이니 말이다. 시간이 갈수록 점점 삭막해져가고 낯설어져만 가는 사회속에서 이 책은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만든다. 또한 나 역시 K와 같은 모습으로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게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저자는 어떤 말을 전하고 싶었을까? 과연 그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나는 정확히 받아들였을지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