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 디자인은 멈추지 않는다

동경, 디자인은 멈추지 않는다 - 보고 또 보고 싶은 매력의 도시
송화진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4월

 
'디자인'이라고 하면 건축물의 미관을 떠올린다든지 특정 물건의 모습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제 디자인이란 것은 그러한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냥 우리가 살아가면서 접하게 되는 모든게 디자인으로 귀결될 수 있다. 지금 내가 이글을 쓰면서 보고 있는 컴퓨터의 모니터도 그러하고 본체도 그러하며 본체에 붙어있는 자석달린 여러 전단지들 역시 제 각각의 디자인으로 시선을 끌고 있다. 또한 공간 디자인은 이미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고 경영에도 디자인이 접목되고 있는걸 보면 아마도 디자인의 한계는 없는게 아닐까 싶다. 만약 이 세상이 똑같은 생김새로 구성되어 있다면 정말 따분하고 재미가 없을 것이다. 사람들이 살아가는한 디자인의 변화는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동경의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한다. 디자인 하면 떠오르는 곳은 몇 군데 있는데 그 중에 도쿄 역시 빠지지 않는거 같다. 도쿄하면 엄청나게 복잡한 도시이면서도 일본 특유의 아기자기한 느낌을 전해준다. 저자는 전세계 수많은 곳들중 왜 도쿄의 디자인에 빠지게 되었는지 궁금했다. 도쿄는 내가 가보고 싶어하는 여행지 중 한곳이기도 하기에 더더욱 그러했다. 디자이너란 직업을 가진 그녀는 과연 도쿄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궁금해하며 책을 펼쳤다.

 

 

저자는 '상상을 뛰어넘는 소통의 시작 - Display', '크리에이티브한, 거리의 또 다른 예술품 - Sign Board', '진화를 거듭하는 디자인 아이템 - Design Goods', '디자인과 비즈니스의 결합, 패키지 - Package', '일상을 담은 푸드 디자인 - Food' 이렇게 총 5개의 파트로 나누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각각의 장마다 그 주제에 맞는 많은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었는데 평범해보이는 디자인도 있는가하면 무언가 특별함이 느껴지는 디자인도 있었다. 디자인의 목적은 그것을 창조하는 사람에 따라 달라질수가 있겠지만 이 책에서 보여주는 것은 주로 상업적 목적에 의한 것이다. 그렇다면 일단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게 중요한데 자꾸만 시선이 향하는 디자인이 많았다. 만약 내가 저곳을 지나간다면 분명히 쳐다볼 것이고 안으로 들어가보고 싶다고 생각할거 같았다. 역시 저런 디자인은 누구의 머리에서 나온것인지 참 대단해보였다.

 

 

디자인의 힘은 굉장한거 같다. 특정 디자인 하나만으로 도시의 이미지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사람들의 구매욕구를 불러일으켜 그 상품의 필요와 상관없이 손이 가게 만든다. 디자인은 단순히 예술의 경지를 뛰어넘어 자본주의 사회의 꽃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도쿄의 디자인을 보면서 그동안 내가 가지고 있던 도쿄란 도시의 이미지는 변하게 된다. 크고 복잡하면서 화려하단 느낌이 강했는데, 인위적인 꾸밈보다는 소박하면서도 자연스러운 느낌이 든다. 그래서 불편하지가 않다. 왜 저자가 도쿄의 디자인을 사랑하는지 알것도 같았다.

 

 

책 속의 다양한 디자인을 보고 있자니 고등학교 미술시간이 떠오른다. 미술 선생님께서는 기존에 존재하는 제품에 자신만의 생각을 입혀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어보라고 하셨다. 뭘 어떻게 해야하지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주위를 보니 친구들은 자기 나름대로의 상상력을 펼쳐가고 있었다. 현실에서는 도저히 불가능해보이는 모습의 디자인도 여럿 보였고 그래서 다른 친구들의 비웃음을 사기도 했으며, 큰 변화없이 살짝만 바꿔 별거 아닌거 같아 보인 디자인도 있었는데 스케치를 끝내고 색을 칠해 완성된 모습을 보니 놀라운 모습들이었다. 그리고 지금생각해보면 당시 친구들이 생각한 모습이 현실로 만들어진 경우도 있다. 디자인이라는게 그런거 같다. 현실의 모습에 안주하는게 아니라 좀더 발전된 모습을 상상하는 것, 때로는 그 상상력이 놀림을 받기도 하고 보잘것 없어보이지만 결국 그 새로운 디자인은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이 책을 보면서 디자인이란 것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을 해보게 되는거 같다. 그리고 도쿄란 도시를 더욱더 친근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