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사사화>는 1545년(명종 즉위년) 명종의 외삼촌 윤원형이 속한 소윤파가 인종의 외삼촌 윤임이 속한 소윤파를 축출한 사건이다. 기묘사화로 인해 많은 피해를 봤던 사람들이 중종 말년부터 다시 등용되기 시작했고, 인종 등극 이후 좀더 많은 정치 참여가 이루어지는 듯 했으나 갑작스런 인종의 죽음 이후 명종이 등극하고 을사사화가 벌어지면서 다시 한번 큰 좌절을 겪고 만 것이다. 그 후 자신의 누이인 중종의 계비 문정왕후를 등에 업은 윤원형은 정적들을 제거하고 권력을 장악함으로써 온갖 영화를 마음껏 누렸다. 성내에 집이 열여섯 채에 남의 노예와 전장을 빼앗은 것은 너무 많아 헤아릴 수가 없었다고 하니 얼마나 많이 받아 드셨는지 짐작을 할 수가 있다. 하지만 영원할거 같았던 그의 영화도 문정왕후가 죽은 이후 사라지고 말았다. 결국 정실부인을 내쫒고 얻은 첩 정난정과 함께 도망자 신세로 살다 독약을 먹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니 말이다. 언뜻 보면 이 사건은 권력을 둘러싼 왕의 외척들간 싸움으로 보인다. 하지만 을사사화라는 명칭이 보여주듯 이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은 훈구파와 사림파간의 대립인거 같다. 무오사화로 시작되서 을사사화까지의 4번의 소용돌이를 통해 사림은 큰 시련을 겪었지만 이후 권력을 완전히 장악함으로써 자신들만의 붕당을 이루게 되었고 또 다른 권력 다툼을 하게 된다. 훈구파가 권력을 잡고 전횡을 벌였을때 사림들은 그들의 모습을 비판하며 이상적 도덕정치를 추구하려고 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상은 이상일뿐 사림이 자리잡은 이후 그들이 보여준 모습은 훈구파와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누가 정치를 하던지간에 백성들의 삶은 변화가 없었으니 말이다. 그냥 나라의 윗머리만 바뀌었을 뿐인 것이다. 조선 4대사화 시리즈 중 무오사화를 제외한 3권의 책을 읽어보았다. 3권의 책을 읽으면서 권력이란게 도대체 뭐기에 이렇게 인간을 추악하게 만드는지 싶었다. 한번 잡으면 죽을때까지 절대 놓치고 싶지 않은게 권력이라고 하던데 그래서 마약보다도 더 중독성이 강하다고 하는데 정말 그런가보다. 이 책을 보면서 자신의 부귀영화를 위해 남의 목숨을 파리목숨처럼 손쉽게 만드는지 놀랍기만 했다. 조선 사회가 이어진 500여년 동안 항상 그래왔던것은 아니겠지만 크고 작은 정쟁을 벌이면서 대립과 갈등을 벌여왔다. 그러한 모습이 더 큰 사회로의 발전으로 이어졌다면 좋았겠지만 결코 그러하지 못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백성들의 몫이었다. 지금처럼 선거로 지도자를 뽑는 것도 아니고 민란이라도 일으켜서 왕조를 바꾸지 않는 이상 백성들은 위에서 어떤 일을 벌이든 그냥 따를수 밖에 없었다. 양반이고 고귀한 신분을 강조하며 온갖 권세를 누리고 백성들을 고달프게 만들면서 말이다. 이미 지나간 시간앞에 만약이란 있을수가 없지만 그래도 만약 인종이 좀더 건강하게 오래살아 사림들을 적절히 기용하며 제대로 된 정치를 했었다면 문정왕후가 권력욕이 없이 인종과 명종을 잘 이끌어주었다면 그래서 명종 역시 외척의 간섭없이 자신의 뜻을 펼칠수 있었더라면 조선중기 사회가 어떻게 흘러갔을지 궁금하다. 그랬다면 임진왜란이란 큰 시련을 피할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렇게 흘러가 임진왜란을 피할수 있었다 하더라도 또다른 시련에 봉착했을것임은 분명하다. 인간의 이기심과 권력을 향한 욕망은 결코 사라지지 않으니 말이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그러한 권력 다툼은 조선시대 이전에도 빈번히 벌어졌고 조선이 멸망하고 일제가 패망한 후 독립과정에서도 벌어졌으며 대한민국이 건국된 이후에도 역시 그러했다. 그 과정에서 역시나 민중들이 큰 피해를 입은것 또한 당연했다. 그리고 현재에도 그 권력 다툼은 계속되고 있다. 비록 예전같이 남을 해하면서 벌이는 것은 아니지만 정치, 경제, 사회 등 전반적인 분야에서 가진자는 더 많은 것을 가지기위해 없는자를 더욱더 핍박하곤 한다. 그렇다고 모든 분야를 사회주의의 이상처럼 평등하게 만들수도 없는 것이고 영원히 풀지 못할 미제가 아닐까 싶다. 애초에 인간이란 동물이 만들어질때부터 그렇게 만들어졌으니 말이다. 어찌되었든 최소한 다른 이들 특히나 평범한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무언가를 얻기 위한 노력은 자제되어야할거 같다. 특히나 사회지도층이라면 보통사람들에게 더 나은 삶을 만들어줄 의무와 책임을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을사사화란 사건을 통해 우리 역사의 씁쓸함이 느껴지는거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