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49번째 주인 알래스카. 그곳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무한도전이다. 사실 알래스카라는 지명에 대해서는 여기저기에서 많이 들어보았지만 TV를 통해 실제로 본것은 무한도전이 처음이었다. 김상덕씨 찾기라는 이상한 미션으로 무한도전의 멤버들이 알래스카를 방문하면서 나 역시 그곳과의 첫 조우를 한 것이다. TV로 본 그곳은 역시나 하얀 세상이었다. 왜 알래스카를 미지의 대륙이라 부르는지 충분히 느낄수가 있었던거 같았다. 워낙 눈을 좋아하는 나에게 있어서 그곳은 정말 환상의 동산이 아니었나 싶다. 물론 그곳에서 생활하면서 하루종일 눈과 씨름하다보면 또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어차피 내가 알래스카에 가볼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니 알래스카에 대한 환상은 오랜기간 지속될거 같다. 이런 알래스카의 모습을 보여주는 책을 이번에 만났다. 영화감독이자 사진작가이자 산악인인 저자는 안나푸르나 원정대에 합류하면서 산에 매달리게 되었고 매킨리 합동 등반에 게스트로 참여할 기회를 얻으면서 알래스카와의 첫만남을 가질 수가 있었다. 비행기가 앵커리지 공항에 도착했고 저자는 에스키모와 이글루, 개썰매 이런것들을 기대했지만 썰렁한 앵커리지 시내가 저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매킨리를 등반하고 곧바로 귀국하지 않고 남아 알래스카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드디어 그곳의 매력을 알게 된거 같다. 조미료와 같은 짧고 강렬한 맛이 아닌 은근하면서도 진한 된장맛을 느낄수가 있었다고 이야기하고 있으니 말이다. 역시나 나의 예상대로 알래스카의 자연환경은 뭐라고 표현하기 힘들정도인거 같았다. 사진으로만 보아도 이럴진데 만약 실제로 접한다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거 같다. 특히나 눈덮힌 설원의 모습은 아름답다는 말을 연발하게 한다. 이러한 위대한 자연은 영원히 보존되어야하는데 그게 쉽지가 않으니 안타깝다. 과연 10년뒤 20년뒤에도 알래스카는 사진 속 모습을 간직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그 대륙에는 많은 천연자원이 묻혀있고 군사적 요충지로 가치가 부각되면서 사람의 손을 자꾸만 탈 수 밖에 없는 상황인거 같다. 알래스카하면 또 알려진게 개썰매 경주 '아이디타로드'일 것이다. 1925년 1월 앵커리지에서 1800킬로미터 떨어진 작은 마을에 디프테리아가 창궐했는데 디프테리아는 특히 어린이들에게 치명적이어서 항혈청을 맞지 않으면 목숨을 잃을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혈청이 앵커리지에 도착했지만 혹한의 추위와 눈보라를 헤치고 1800킬로미터를 운반할 방법이 없었는데, 스무명의 개썰매꾼이 목숨을 담보로 설원을 이어달리기식으로 헤쳐나갔다고 한다. 결국 25일은 족히 걸렸을 거리를 5일 8시간만에 주파하며 약품을 운반해 아이들의 목숨을 구할 수가 있었고 후대 사람들이 이들의 위대한 정신을 기리고자 개썰매꾼들이 달려간 그 길을 복원하여 세계적인 개썰매 대회를 연것이 바로 아이디타로드라고 한다. 이러한 배경을 듣고 나니 가슴이 뭉클해진다. 오늘도 바람도 많이 불고 엄청 춥다고 느꼈는데 이보다 훨씬 추운 상황에서 개와 함께 눈보라속을 달려나갔을 그 모습을 생각하니 많은 것을 느끼게 되는거 같다. 2011년이 시작된지 이제 한달정도 되었는데 벌써부터 몸과 마음이 지쳐온다. 29일이라는 짧다면 짧은 시간이 지났지만 그 기간중에 여러가지 일들이 내가 닥치면서 생기를 잃은거 같다. 며칠전에도 누군가 나에게 왜 얼굴에 어둠이 가득담겨있냐며 물었었다. 이 책의 제목처럼 영혼이 아픈 나는 알래스카로 떠나야하는건지도 모르겠다. 다행히도 이 책을 보면서 조금은 위로를 받은거 같기도 하다. 알래스카의 눈부신 자연은 나에게 여러가지 말을 하고 있는거 같았다. 눈덮힌 그곳에 나의 발자국을 남기며 걸어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