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쳤다'는 말은 부정적인 의미가 강하다. 누가 나에게 미쳤냐고 말한다면 결코 기분이 좋지만은 않을테니 말이다. 하지만 이 말이 긍정적인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다른 누가 뭐라고 하든 어떤 하나의 분야에 몰두하는 것을 보고 거기에 미쳤다고도 하는데 이는 긍정 + 부정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무언가에 미쳤다는 것은 그만큼 그것을 좋아하고 그것을 원한다는 것을 말한다. 나의 경우를 곰곰히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긍정적인 의미가 포함된 미쳤다는 말을 들어본적이 없는거 같다. 그만큼 하나에 몰두한적이 없다는 뜻이 될거 같다. 사실 나는 미쳤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하나에 집중하는 그런 성격이 아니다. 좋은 의미로 미쳤다는 말을 한번은 들어봐야할텐데 들을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사진에 미친 포토그래퍼 신미식의 이야기이다. 포토그래퍼로써 신미식이 얼마나 유명한 사람인지는 잘모르겠는데 그의 전작중 <마치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이 책을 보면서 참 사진을 잘찍는 사람이구나 느꼈었다. 그런 그의 신작이 나왔다는 말을 듣고 만나보고 싶었는데 다행히도 읽을 기회가 주어졌다. 이 책에서는 사진보다는 신미식이란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카메라를 잡게 되었는지 이야기한다. 대학에서 응용미술을 전공한 그는 대학시절 사진 수업이 가장 싫었다고 했다. 카메라가 없었기에 늘 누군가에게 빌려야만했으니 말이다. 그것도 한두번이지 자존심이 상했고 결국 사진과목에서 F학점을 받았다고 한다. 그렇게 사진과 친하지 않았던 그였지만 출판사에 입사하면서 사진과 결코 뗄 수 없는 삶을 살게 된거 같다. 그는 여행을 다니는 것을 좋아했다. 여행을 다니면서 원하는 모습을 카메라 렌즈에 담는 것은 크나큰 기쁨이었다. 자연의 모습을 담는 것은 많은 이들이 할 수 있느나 인물을 담는 것은 쉽지가 않다. 아무래도 찍히는 사람이 카메라를 의식하다보니 부자연스런 모습이 담기기 쉬우니 말이다. 하지만 신미식 그의 사진 속 인물들의 모습은 그렇지 않았다. 마치 카메라가 없는 것처럼 사람들이 자연스런 미소를 띠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는 먼저 그 사람과의 관계에서 포토그래퍼와 모델의 관계가 아닌 친구로써 대한다. 그렇게 먼저 친해친후 자연스럽게 사진을 찍는 것이다. 사진은 교감이 먼저라고 저자는 말한다. 교감없이는 결코 좋은 사진이 나올수가 없으며, 교감을 하려면 기다려야한다. 교감을 하려면 내 마음이 낮아져야하며, 내 마음을 보여주어야한다고 말한다. 사진가는 우월한 존재가 아니라 빚을 지고 사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결국 그런 마음들이 감동을 불러오는 거라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신미식. 그는 단순히 피사체를 렌즈에 담아내는 사진가가 아닌 마음속의 진심을 담아내는 사진가였다. 사진가로써 그의 인생이 순탄치만은 않았지만 그러한 과정을 통해 더욱더 그는 사진에 미칠수가 있었고 진정성을 담은 사진을 찍어낼 수가 있었던거 같다. 책을 보면서 왜 그의 사진은 사람 냄새가 나는지 느낄 수가 있었던거 같다. 간혹보면 어떤 사진들은 왠지 보기가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그의 사진은 그런 감정이 들지 않아서 좋은거 같았다. 그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는 그가 부럽게만 느껴졌다. 나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 수 있었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못하다. 어려움이 있겠지만 나의 꿈을 향한 삶을 살도록 노력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원하는 삶을 위해 미쳐서 살아가는 내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아울러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