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리
나카무라 후미노리 지음, 양윤옥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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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을 통해 그리고 앞 표지의 그림을 통해 이 책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짐작하는 것은 어렵지가 않다. 이 책의 제목인 '쓰리'는 일본어로 소매치기를 뜻하는 말이다. '쓰리'란 말은 자주 사용하는 단어는 아닌거 같다. 간혹 고스톱에서 '판쓰리'란 말을 사용할때가 있지만 말이다. 소매치기하면 예전에 보았던 '젊은이의 양지'란 드라마가 생각난다. 1995년에 KBS에서 방영되었던 드라마인데, 그 속에 등장하는 인물중 소매치기 역할로 나왔던 이지은이란 여배우가 있었고, 그녀에게 소매치기 당한후 한패가 되어 소매치기를 하는 역할로 박상민이 나왔었다. 그 드라마를 보면서 도대체 저런 기술은 어떻게 습득하는건지 신기하기도 했었고, 무섭기도 했었던거 같다. 그리고 품안에 손이 들어갔다 나오는데 낌새를 못차리는게 이해가 안되기도 했었다. 아직까지 한번도 소매치기를 당해본적이 없어서 아직도 그 느낌은 이해를 못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지하철에서 지갑을 잃어버린 동생의 말이 전혀 못느꼈다고 하니 그들의 기술이 대단하긴한거 같다.

 

이 책의 저자는 누군인지 가만히 들여다보았는데 나카무라 후미노리였다. 처음 만나는 작가인가 싶기도 했지만 표지 안쪽의 작가 소개글을 읽어보니 구면인 작가였다. 바로 '모든게 다 우울한 밤에'라는 작품으로 말이다. 책을 워낙 많이 접하고 있고, 그 중에서도 일본 작가의 책을 많이 보다보니 여러권의 책을 접했다거나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 않는 이상 작가의 이름을 다 기억하기는 힘든거 같다. 이미 만나본 작가의 전작도 내용이 자세히 기억나지는 않는다. 불우한 환경에서 자라 교도관이 된 남자가 자신과 비슷한 환경을 겪고 사람을 죽여 사형 선고를 받은 소년과 만나는 이야기라는 것 정도 기억난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의 책이었고, 왠지 모르게 책 제목처럼 우울한 기분이 들게 만드는거 이야기였던거 같다. 과연 이번 작품에서는 어떤 느낌을 전해줄지 궁금해졌다.

 

소재가 소재인만큼 역시나 소매치기를 하는 것으로 이 책은 시작하고 있다. 그의 이름은 니시무라. 뛰어난 솜씨를 지닌 전문 소매치기꾼인거 같다. 그는 보통의 소매치기가 아니다. 가장 부유해보이는 사람의 지갑을 노리는가 하면 지하철에서 여학생의 몸을 더듬는 남자의 손목을 낚아채고 그의 손목시계와 지갑을 훔치기도 한다. 또한 슈퍼에서 물건을 훔지는 모자를 돕기도 한다. 악한 성정을 가진 인물은 아닌듯 하다. 그런 그에게 어둠의 그림자가 다가온다. 함께 작업을 하던 이시카와를 통해 우연히 만나게 된 낯선남자에게 작업 의뢰를 받은 것이다. 니시무라의 인생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미궁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이 책이 흥미로운 이유는 쉽게 접하지 못하는 소매치기란 직업(?)에 있다. 아무래도 호기심이 생기기 마련이고 그래서 더욱더 책 속으로 빠져드는거 같다. 저자는 마치 소매치기를 직접 해본것인양 주인공의 행동과 심리를 보여주고 있었다. 왠지 쓸쓸해보이는 니시무라가 우연히 만나게 된 어린 아이와의 동행이라던지, 엉망이 된 기분을 소매치기를 하며 해소하는 모습을 통해 그의 감정을 드러내고 있었다. 소매치기는 무조건 나쁜 행동이고, 훔치는 자는 무조건 나쁜 놈이다. 다만 무조건적으로 나쁜 소매치기를 더욱더 나빠보이는(책의 띠지에 의하면 절대 악의 화신이라 표현되는)이와 대비시킴으로써 단순히 소매치기란 행동에만 초점을 맞추게 하지 않고, 그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만드는거 같다.

 

저자는 글을 마치면서 '이건 내 대표작이다'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만큼 나름 심여를 기울여 썼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나 역시 작가가 이 책을 쓰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는것을 느끼게 된다. 특히나 고독한 존재인 인간에 대해서 말이다. 충분히 매력적인 책이란 생각이 든다. 다만 남의 인생을 조종하려고 드는 존재가 마음에 거슬린다. 앞으로 혼잡한 곳을 다니거나 출퇴근 시간에 대중교통을 이용할때 주의를 기울여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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