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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야생중독
이종렬 지음 / 글로연 / 2010년 6월
평점 :
아프리카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사막이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드넓은 초원을 뛰어다니는 야생 동물들이 떠오른다. 이것은 아마도 '동물의 왕국'이라는 TV 프로그램의 영향이 큰거 같다. 사자를 비롯한 맹수들의 모습을 성우의 목소리로 보여주는 그 프로그램은 내가 즐겨보던 프로그램이었다. 특히 사자와 같은 맹수들이 가젤과 같은 동물들을 사냥하는 모습은 가히 압권이었다. 최근에는 본적이 없는데 종영하지 않았나 생각했지만 검색을 해보니 요즘도 하는거 같다. 이외에 요즘 한창 아프리카 남아공에서 진행중인 월드컵으로 인해 아프리카에 조금더 관심을 가지게 된다.
아프리카는 살아가기에 그리 좋은 환경이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문명의 혜택을 최대한 누리고 살고 있는 나로서는 그런 혜택을 생각만큼 받을수가 없고, 뜨거운 태양 아래서 그것도 어디서 튀어나올줄 모르는 야생 동물들과 가까이 한다는게 말이다. 그리고 치안이 잘 되어 있을거 같지도 않고 여러모로 불편한 생활을 해야만할게 뻔해보인다. 그런데 이런 아프리카에서 살겠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아프리카의 매력에 중독된 사람. 바로 이 책의 저자인 이종렬이었다. 오래전부터 아프리카 초원의 야생을 렌즈에 담기시작하더니 결국에는 가족들을 모두 불러들여 아프리카에 아예 터를 잡았다. 과연 아프리카의 무엇이 그를 이렇게 만들었을지 궁금해졌다.
이 책은 저자가 머물고 있는 탄자니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탄자니아는 아프리카를 상하 절반으로 나누는 적도 바로 밑에 위치한 나라이다. 한반도의 4.3배의 면적을 보유하고 있는데, 아프리카 최고봉 킬리만자로가 탄자니아에 있고, 동물의 왕국에 등장하는 세렝게티 초원도 탄자니아에 있다. 가장 자연적인 생태가 잘 보존된 세렝게티 국립공원을 비롯해 세계문화유산이며 동물 백화점이라 불리는 응고롱고로,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빅토리아 호수를 가진 나라이다. 그 덕에 세계의 무수한 방송팀들이 다큐멘터리 소재를 찾아 이 나라를 방문한다고 한다. 세렝게티 국립공원은 우리나라의 경상북도 정도의 면적을 지니고 있는데, 마사이어로 '끝없는 평원'이란 뜻을 가지고 있는 드넓은 땅에 수많은 종류의 야생 동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세렝게티의 야생 동물을 따라다니는 것이 저자의 일상이기에 이 책에서는 많은 야생 동물들의 이야기를 사진과 함께 담아내고 있다. 동물의 왕국에서나 볼 수 있는 생생한 야생 동물의 사진들은 이 책의 값어치를 극도로 올려주고 있는거 같다. 백수의 왕이라 불리는 사자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는데, 야생에서 사자가 어떻게 생활하는지 그들 집단간의 관계와 다른 동물과의 공생관계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자하면 어느 동물도 두렵지 않을것만 같은데, 새끼 사자의 생존율이 15%밖에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에 놀라게 된다. 여기에는 수사자가 다른 피를 가진 새끼 사자를 물어 죽인다고 하고, 하이에나가 미래에 자신의 적이 될 새끼 사자를 찾아 죽인다고 한다. 사자의 개체수 유지에 하이에나와 들개가 역할을 한다는 것도 놀랍다. 맹수 사자를 작은 체구의 하이에나와 들개들이 사냥을 한다고 하니 말이다. 특히나 늙어서 권력을 빼앗기고 쓸쓸한 외톨이 생활을 하다 하이에나에게 사냥을 당해 삶을 마감하는 수사자의 이야기는 왠지 좀 짠하게 느껴진다.
사자 이야기외에도 치타, 코끼리, 코뿔소, 하이에나, 누, 톰슨가젤 등등 많은 야생 동물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들의 모습은 약육강식을 그대로 반영한다. 물론 강자라고 해서 무조건 약자를 공격하고 사냥하지는 못한다. 약자들도 강자들의 공격에 대비해 자신들 나름대로의 방어 전략을 가지고 있고, 때로는 약자로 생각했던 동물이 강자를 공격하기도 하니 말이다. 그들은 먹이사슬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나름대로의 생활을 유지하고 있었다. 생존을 위해 한곳에 머무를수가 없고 반복적으로 이동하고 또 이동을 한다. 그들의 공생 관계, 천적 관계가 밀렵이나 인위적인 개체수 조절같은 인간에 의해 깨지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책 속의 사진들을 보고 있자니 왜 저자 이종렬이 아프리카 야생에 중독되었는지 느낄수가 있다. 애초에 주어진 그대로의 모습을 가직한 아프리카의 드넓은 초원은 정말 지구상 어느곳보다 매력적이었다. 선진국의 사람들은 아프리카를 자신들과 같이 만들려고 한다. 하지만 아프리카 인들은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과거에도 지금과 같이 살아왔으며, 현재에도 미래에도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살아갈 것이다. 나 역시 아프리카의 대자연이 결코 서구 사람들의 바람대로 훼손되는 일이 없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애초에 주어진 그대로의 자연을 사랑하고 그것을 지키고자 하는 이들의 노력은 결코 훼손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아프리카의 수많은 야생 동물들이 그리고 아프리카 인들이 그들의 터전 속에서 행복한 삶을 영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