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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의 규칙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혁재 옮김 / 재인 / 2010년 4월
평점 :
작가의 이름만으로 나에게 기대감을 가지게 하는 작가는 별로 없다. 국내 작가중에는 특히나 없는거 같다. 예전에는 김진명이 그러했고, 요즘에는 김탁환 정도. 그리고 전업 작가는 아니지만 유시민 역시 기대를 가지게 만드는 이름이다. 그나마 해외작가들은 여러명 있는거 같다. 무라카미 하루키나 온다리쿠, 베르나르 베르베르, 기욤 뮈소, 파울로 코엘료 등이 있으니 말이다. 그중에서도 나에게 가장 많은 기대감을 가지게 하는 작가는 단연 '히가시노 게이고'이다. 지금껏 그의 수많은 책들을 접하면서 늘 감탄했었고, 나를 즐겁게 만들어주곤 했었다. 그가 다작 작가라는것에 항상 감사할 뿐이다. 그런 그의 신간이 출간되었다는 문자를 받았다. 당연히 만나보고 싶었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차례를 보고 단편인가보다 했는데 프롤로그를 보니 그동안의 책들과는 무언가 다르다. 사건이 발생하고 이를 파헤치는 것이 아니라, 추리 소설속에 어떤 규칙이 존재하고 어떤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지 이야기하고 있으니 말이다. 추리 소설 해설서라고 하면 좋을듯 싶다. 아마도 많은 추리 소설들은 이 책 속의 패턴에 포함될 것이다. 물론 같은 패턴을 쓴다고 해서 같은 책이 아니다. 늘상 사용되더라도 작가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새롭게 창조된 뛰어난 추리 소설이 되기도 한다. 물론 판에 박힌 이야기 전개방법을 사용한다면 그 책은 아류작에 불과할 뿐이고 그 작가는 추리 소설계에서 도태되고 말 것이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 책을 통해 추리 소설 작가들의 분발을 요구하고 있고, 아울러 자기 스스로를 다그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을 보면서 예전에 어떤 마술사가 나와 마술의 비밀을 설명하던게 생각난다. 모르고 볼때는 환호성을 터트릴 정도로 대단하던 마술이 실상은 특별할게 없는 눈속임에 불과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때 실망했던 기억이 난다. 그 마술사는 그 후로 마술사들 사이에 공공의 적이 되었으며, 목숨을 위협받고 있다는 말을 들은거 같다. 그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처럼 마술사들의 타성을 비판한것이고, 좀더 발전된 마술을 위한 마술사들의 노력을 촉구했을 것이다. 이런 노력들을 통해 좀더 창조적인 마술이 탄생될 수 있는 것이고, 창조적인 추리 소설들이 탄생될 수 있을 것이다.
애초에 내가 기대했던 그런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이름값은 충분히 한 책이란 생각이 든다. 이 책이 대한민국에서는 최근에 출간되었지만 일본에서는 예전에 출간된것으로 알고 있다. 이 책 전후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 소설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한번 찾아봐야겠다. 분명 변화가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히가시노 게이고니까 말이다. 그의 책은 언제나 나에게 즐거움을 주고 만족을 준다. 다음번에는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가 되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