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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화살표 방향으로 걸었다 - 서영은 산티아고 순례기
서영은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언젠가부터 산티아고라는 곳이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원래는 주로 칠레의 수도로 많이 알려져있던 곳이다. 하지만 지금은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이 더 유명해지지 않았나 싶다. 왜 그렇게 되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나 같은 경우는 작가 파울로 코엘료의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고, 그 이후 산티아고 관련 책을 보면서 순례길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지금은 전세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그 길을 걷기위해 찾아온다고 한다. 그 길은 결코 평탄한 길이 아닐 것이다. 왜 사람들은 고난을 사서 하려고 하는 것일까? 사람에 따라 그 이유는 다르겠지만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기 위해서가 가장 크지 않을까 싶다. 몸은 힘들지만 마음의 안정을 찾고 새로운 에너지를 얻기 위해 오늘도 사람들은 순례길을 걷는게 아닌가 생각한다.
최근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와 관련된 책들도 여러권 출간되고 있는거 같다. 나도 이 책을 읽기 전에 산티아고 순례와 관련된 책을 한 권 읽은적이 있다. 그 당시 책을 보면서 만약 나라면 순례를 떠날수 있을까 생각해보았었다. 아무리 여행을 좋아하는 나지만 자신있게 말할 수가 없는거 같다. 하루 이틀 걷는것이 아니니 말이다. 물론 순례길을 걷는 사람이 모두 길게 걷는것은 아니다. 자기 사정에 맞게 코스를 선택해 짧은 기간동안만 걸을수도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기왕 걷는다면 제대로 걸어봐야 좋지 않을까 싶다. 오래 걷다보면 다리도 많이 아프겠지만 내가 힘들게 생각하는 것은 잠자리 문제이다. 나는 잠자리를 가리는 편이라서 축축한 상태의 찜찜한 잠자리는 기피한다. 그런데 순례 도중에는 아무래도 불편한 잠자리가 많은수 밖에 없고 그것을 버틸 자신이 없다. 하여튼 아직 나는 순례를 떠나기에는 여러가지로 부족한거 같다.
이 책은 이런 내가 부끄럽게 여겨지게 만든다. 바로 저자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는 서영은이라는 소설가인데, 그녀는 60대의 나이에 순례를 떠나고 있었다. 결코 쉽지 않았을 도전일텐데 정말 대단하게 느껴진다. 저자 자신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던거 같다. 유서까지 쓰고 순례를 떠났으니 말이다. 아마도 비장한 각오를 한 듯 했다. 그것은 책의 앞부분부터 군데군데에서 느낄수가 있다. 떠나기전 그리고 그곳에서 순례를 시작할때만 하더라도 그녀는 혼란스러워 보였다. 더욱이 함께하는 동행과 마음이 맞지않는 모습을 보이면서 더욱더 그러해 보였다. 하지만 노란 화살표가 안내하는 길을 따라 걸어가면서 점점더 편안해지는거 같았다. 마음에 담아두었던 무거운 짐들을 뒤에 놓아두고 앞으로 한걸음 한걸음 걸어가고 있었으니 말이다.
저자는 애초에 순례를 떠나면서 이루고자하는 바를 이룬거 같았다. 그 길을 걸으며 자기 자신을 바꾸는 사건이 일어나기를 기도했었고, 그 결과 어떤 방향으로 바꾸어야하는지 알게 되었고 지금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고 이야기하고 있으니 말이다. 노란 화살표는 단순히 어디로 가야하는지를 가르키는 방향표 역할만 한것이 아니라, 저자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한 지침표 역할을 한 듯 싶다. 나도 그런 노란 화살표를 발견해야하는데, 산티아고의 노란 화살표 역할을 할 그것은 어디에 있을지 모르겠다.
책 속에서 저자의 모습을 보면서 이래서 사람들이 산티아고 순례길로 떠나는구나 느끼게 된다. 과연 나도 저 길을 걷다보면 깨달음을 얻을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산티아고 순례길 전체를 걸을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안되면 짧은 코스라도 한번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분명 산티아고의 노란 화살표는 나에게 무언가 속삭이리라 생각한다. 그 속삭임을 들은 그날이 언제 찾아올지 알 수는 없지만, 그날이 반드시 오리라고 생각한다. 어서 빨리 그 날이 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