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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역사, 버냉키와 금융전쟁
데이비드 웨슬 지음, 이경식 옮김, 장보형 감수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1929년 10월 24일 뉴욕 월가의 주가가 폭락하면서 시작된 공황은 세계 경제를 급속도로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아마 당시에 이 대공황의 영향에서 벗어난 나라는 없었을 것이다. 그로인한 불황은 지속될 수 밖에 없었고, 여기에서 빠져나오는데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려야만 했다. 만약 세계대전이 벌어지지 않았다면 이 기간은 더욱더 길어졌을 것이다. 그리고 2007년 4월 미국 2위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회사인 뉴센추리 파이낸셜이 파산하면서 새로운 경제위기가 닥쳐왔음을 알 수가 있었다. 뒤이어 아메리칸 홈모기지 인베스트먼트 등의 회사들이 파산하였고, 이는 단순히 부동산 시장만의 문제가 아닌 금융시장 전체의 위기로 확산되기에 이른다. 세계적인 금융회사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으며 위기에 몰리게 되었고, 결국 2008년 9월 미국의 투자은행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하기에 이른다. 이번 사태는 전 세계적인 위기임에 틀림없어 보였다.
세계 최강대국 미국. 그 미국을 현재 이끌고 있는 사람은 버락 오마바 대통령이다. 하지만 미국 경제를 이끌고 있는 사람은 오바마가 아닌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인 벤 버냉키이다.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권한은 실로 막강하다. 금융위기가 발생했을때 대통령은 화폐를 즉각적으로 만들어내지 못한다. 반드시 의회의 승인을 거쳐야만 하는 것이다. 반면에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인 벤 버냉키는 그런 권한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금융위기 이전에 비해 연방준비제도의 대차대조표상 자산은 2배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그렇기에 이번과 같은 금융위기에서는 대통령의 역할 보다는 FRB 의장의 역할이 훨씬더 중요한 것이다. 현재 상황으로 볼때 마치 전세계가 무너질것만 같았던 급격한 위기상황에서는 어느정도 벗어난듯 하다. 물론 100% 벗어난것은 아니고 아직도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만 말이다. 이러한 과정속에서 연방준비제도와 벤 버냉키는 일정한 역할을 해냈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러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다.
세계금융위기가 닥쳐오면서 여기저기에서 위기감이 팽배했었고, 그와 관련해서 많은 서적들이 출간되었다.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으로써 나름 이번 사태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그래서 여러권의 책도 읽어가면서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이 사태가 앞으로 어떻게 변해갈지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다. 사실 그동안은 중앙은행의 역할을 간과하고 있었던게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만해도 한국은행이 중앙은행으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정부에 종속되어 있는게 사실이다. 이번에 한국은행 총재가 새로 임명되었는데, 현 대통령의 취임때 대통령실 경제 수석을 지녔던 인물이었다. 그러다보니 과연 얼마나 독립적으로 역할을 할지 의문시 되는 것이다. 반면에 미국의 경우는 좀 다른거 같다. 물론 대통령이 FRB 의장을 임명하기는 하지만 연방준비제도의 활동에 간섭하지 않으니 말이다. 그렇기에 FRB 의장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이다.
벤 버냉키는 20세기 초의 대공황을 연구한 경제학자로써 그와 관련된 다양한 연구를 해왔던 사람이다. 그렇기에 어쩌면 이번 금융위기는 그의 능력을 펼쳐보일수 있는 기회인지로 몰랐고, 이번 사태를 극복할 최적의 적임자인지도 몰랐다. 이번 사태를 맞이하여 버냉키는 재무장관 헨리 폴슨,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 티모시 가이스너 등과 협력하며 위기를 대처해가고 있었다. 물론 그의 일처리가 모두 긍정적인 평가만 받는 것은 아니다. 2006년 2월 FRB 의장으로 취임한 이후 앞으로 발생할 금융위기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다는 비난이 가장 클 것이다. 물론 그가 의장으로 취임하기 전부터 그 싹은 자라나고 있었고, 미국의 금융감독체계가 이런 위기에 무방비 상태였기 때문일수도 있으며, 시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월가 거물들의 근시안적인 태도 때문일수도 있으니 말이다. 또한 베어스턴스와 리먼 브라더스 그리고 AIG 사태에 대한 대처 역시 이런저런 평가가 나온다. 과연 버냉키와 주변 사람들의 위기 대처방법이 적절했는가는 시간이 좀더 지난후에 평가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미국의 중앙은행이라 할 수 있는 연방준비제도에 대해 그리고 미국의 금융 시스템에 대해 좀더 이해할 수가 있었던거 같다. 미국 경제에서 아니 세계 경제에서 연방준비제도가 차지하는 역할은 실로 막강한거 같다. 그러하기에 이 책의 원서 제목인 IN FED WE TRUST 즉 우리는 연방준비제도를 믿는다라는 말이 나올만한 것이다. 아직 세계경제 위기가 끝난것이 아니므로 어떻게 변모해갈지는 모르겠다. 버냉키의 정책들의 얼마나 힘을 발휘할지는 시간이 지나봐야할 것이니 말이다. 500여 페이지의 두툼한 이 책은 금융위기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다. 처음 책을 받았을때는 왠지 머리가 아플것만 같았는데 다 읽고 나니 그동안 몰랐던 여러가지 것들을 알게 되었다는 즐거움이 큰거 같다. 유익한 책을 만나볼 수 있어서 좋았다.